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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혁신을 향한 진정한 굴뚝 기업문화 (2002) 수정 | 삭제

3M, 혁신을 향한 진정한 굴뚝 기업문화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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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일류기업 (5)

 

3M, 혁신을 향한 진정한 굴뚝 기업문화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미국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3M이 무슨 상품을 가지고 나올지는 이세상 아무도 모른다. 3M 조차도 그들이 무엇을 새로 개발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3M이 계속해서 성공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100년간의 혁신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HP가 존경하는 3M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손꼽히는 휴렛팩커드(HP)의 창업자 빌 휴렛은 자신이 가장 존경할만하고 배울만한 기업으로 3M을 꼽았다. 3M은 우리가 잘 아는 스카치 테잎, 자동차용 마스팅 테잎, 포스트잇, 설거지용 수세미 등 약 6만 여 가지의 잡동사니(!)들을 매일 쉴 새 없이 만들어 내는 거대한 ‘공장’ 기업이다. 어떻게 보면 제조업, 소위 우리가 ‘굴뚝’이라고 부르는 이 산업에 무슨 ‘혁신’이 존재하겠냐는 생각을 하겠지만, 3M은 장장 100년간동안이나 ‘혁신’이라는 자양분을 머금고 자라났다.

 

3M의 초대 회장이었던 윌리엄 맥나이트는 ‘기업의 진화와 성장의 힘은 CEO 개인으로 부터가 아니라 회사 구성원 하나 하나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가치는 개개인에게 스스로 진취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이는 곧 이념으로서의 가치인 ‘혁신’이 되었다.

 

누구나 어떤 아이디어라도

 

3M에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어떤 아이디어라도 회사에 제안을 한다. “말이 안된다…불가능하다” 일부 이런 반응이 나와도 괜찮다. 일단 몇 명이라도 확신이 선다면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화 하고 시장의 반응을 본다.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하면, 이 아이디어를 상품화 시킨 직원들은 판매성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는 부서의 책임자가 된다.

 

3M에게 10계명 이외에 제 11번째 계명이 있다면 아마 “누구의 아이디어라도 죽이지 말라” 일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러한 3M의 기업문화를 대변한다.

 

만약 실패를 한다면? 괜찮다. 3M에서는 어떤 실패도 하나의 학습일 뿐이다. 심지어 “직원들의 아이디어 하나가 실패한 것이, 고집 센 경영자가 여러 아이디어를 죽이는 것보다 낫다”고 까지 할 정도다. 사실 이는 3M의 총 매출 중 30%가 최근 3년간에 시장에 소개된 아이디어 상품들이 차지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제안제도를 더욱 장려하기 위해 3M은 직원들이 일과업무시간의 15%를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회사차원에서 배려할 정도다. 일반기업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욱이 굴뚝기업에서 일과시간의 15%라니…

 

‘아이디어가 많으면 많을 수록 회사의 매출은 올라간다’는 확신이 3M 구성원 각자에게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일들은 지난 100년간 끊임없이 계속될 수 있었다.

 

혼자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만이 아니다. 3M 사내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세미나와 심포지엄들이 열린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3M 본사에서 근무하는 박사급 연구원만 1200명이다. 그들은 매일 300만 달러(약36억원)를 연구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4.5회의 세미나와 심포지엄이 쉬지않고 열린다. 이곳의 연구자들의 말을 빌리면 “3M은 연구원들에게 최상의 대접을 하고, 결과에는 관대하다”고 한다. 독특한 기업문화임에 틀림없다.

 

아이디어를 주고 명예를 받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개발해 상품화 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3M에는 신제품, 신기술의 개발자에게 현금으로 보상하는 제도는 없다. 인센티브라면 3M 전사원의 기억 속에 남는 ‘명예’다.

 

그 최고봉은 동료의 추천으로 회사에 대한 공적, 독창성, 고결성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칼턴 소사이어티 (Carlton Society)의 회원으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고, 그것은 3M 내부에서 노벨상 수상에 필적하는 명예로 인식된다. 이외에도 판매, 이익에 크게 공헌을 한 제품을 개발한 팀에게 수여되는 ‘골든 스텝상’이나,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기술 우수상’, 해외에서의 신제품 개발팀을 표창 하는 ‘패스파인더(Pathfinder)’ 등이 있다.

 

미국기업의 평균 연령이 20년 정도 인데 반해 3M은 1902년 창사이래 100년을 성장해 왔다. 또한 약 10~30여년 동안 근속한 직원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기업은 직원의 아이디어를 사고 직원은 기업으로부터 명예를 부여 받는 3M의 독특한 시스템은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반복되며 진화하고 있다.

 

역시, 핵심이념은 변함없이 고수 되는 법이다

 

3M의 기업문화를 정리해보면 역시 “핵심이념의 변함없는 고수”라는 성공적 기업문화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제품화로 인한 끊임없는 사업 다각화 속에서도 3M은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나가는 듯 보인다. 이는 3M 창사이래 변함없이 지켜졌던 핵심 이념인 “혁신”에 대한 강력한 힘 때문이다. 3M에게는 자신들의 핵심 이념인 ‘혁신’을 해치는 어떤 가치도 의미가 없었다.

 

혁신이라는 이념 하나만으로 인해 3M은 스타가 많은 회사, 자유가 있는 회사, 흥분과 희망이 있는 회사, 불굴의 의지가 넘치는 회사, 실패에서 가치를 찾는 회사, 흥미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었다. 한 갓 이념 하나가 이 많은 성공의 원인이라면 너무 간단한가? 그렇다. 기업문화로 인한 성공은 이렇게 간단하다. 실천만 한다면 성공은 이리도 간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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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마미 | 2006/12/05 14:08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마케팅 공부? PR 공부? (2002) 수정 | 삭제

마케팅 공부? PR 공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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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에이전시와 PR 에이전시가 다 같은 말입니까? 원래는 마케팅과 PR은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습니다. 마케팅은 고객이라는 언어를 사용했지만, PR은 공중이라는 언어를 말했었지요. 마치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가 언어는 달라도 서로 의미가 통하듯이 언제 부턴가 마케팅 언어로 PR을 말하거나 PR의 언어로 마케팅을 논하는 현상이 흔해지더군요.

혼동(Chaos)의 시대라고나 할 까요. 좋게 말하면 Fusion이지요. 또는 Synergy라거나….

정말 안타까운 것은 우리 PR인들이 마케팅을 공부하는 시간이 기업을 공부하는 시간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매일 마케팅적인 일을 하면서도 모자라 마케팅을 공부하지요…근데 정말 알아야 하는 기업에 대한 공부에는 관심이 별로 적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개인적으로 Good to Great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위해 큰 도움을 받았던 Buil to Last (국역본: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두번째 책입니다. 그 제목이 얼마나 맘에 드는지요.. Good to Great.

이 세상에 좋은 기업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 위대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 PR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과연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인가? 좋은 회사란게 무언가? 어떻게 해야 좋은 회사가 될 까? 그를 넘어 위대한 회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질문이 나올 수 있겠지요. 이는 PR인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PR을 하면서 내가 몸담았던 기업이 위대해질수만 있다면….멋지지 않습니까? 기업 하나를 위대하게 만들수 있는 힘이 우리 PR인에게 상당부분 있다는 것. 참 매력적인 Job Description입니다.

PR인이라면 마케팅을 공부하는 시간의 반이라도 기업을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스터디를 해도 기업을 스터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PR인이라면 우리 밭에다가 무엇을 심어 어떻게 팔 것인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먼저 우리 밭을 어떻게 비옥하게 매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을 공부하다 남는 시간에 마케팅을 공부하셔도 충분합니다. 왜냐구요? 마케팅은 마케터들이 하기 때문입니다. PR은 우리가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구하나 PR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회의때는 한마디씩 다 합니다. 그 만큼 PR이라는게 만만한 일인가요? 섭섭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먼저 PR을 공부하고 기업을 연구해야 합니다.

PR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다보면 경영자와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비전있는 경영자는 PR이라는 언어를 이해합니다.

이번 여름 기업에 대해 공부를 시작해 보심이 어떠신지요..PR인 여러분.

by 우마미 | 2006/12/05 14:06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2002) 수정 | 삭제

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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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이름 정용민 소속 CK 조회 3
정말 우리나라에서 PR은 왜 이런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쓸려 들어오는 스팸 이메일들을 걸러내기 위해 수신 거부규칙을 정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쳐넣는 글자 “광고” “홍보” “PR”… 제목이나 본문에 이런 글자가 있으면 일단 지운 편지함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내린답니다.

TV를 켜 볼까요? “연예인과 PD간의 “PR비” 그 진상은..” 짜증이 납니다. 제작비 3억들이고 PR비 2억이면 괜찮은 거죠..라고 말하는 연예기획사 사람의 인터뷰가 슬픕니다.

간간히 신인 가수들이나 배우들이 나오면 앵커가 하는말 “1 분동안 자기 PR한번 해주시죠” 그 풋내기 연예인은 자기에 대해 PR을 하기 위해 “성대모사”나 “맹구흉내내기” 또는 “도리도리춤”등을 추지요. 몇몇 심하게 오버하는 친구들이 있을라 치면 도저히 역겨워서 이사람 PR은 못듣겠다며 “구토”하는 표정을 짓는 주변 연예인들도 비춰집니다.

회사나 조직의 어떤 회계감사 과정에서 “홍보비”등으로 쓰여진 항목은 마치 “검은돈”으로 느껴지기도 하지요.

“우리 새로 나온 양념통닭을 홍보하러 다니느냐고 요즘은 정신이 없답니다.” 몇 년 전 어떤 연예인이 양념통닭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뒤 한말입니다.

집안 식구들이 모여서 “제는 무슨 일 하나 요즘?” “홍보대행사다닌데요..” “무슨 회사?” “홍보요 홍보” “그게 뭐하는 데야?” “뭐 기자도 만나고 회사 광고 해주는데래나 봐요..” “응..?” (마치 별볼일 없다는 표정으로 정수기 영업사원같은 거군..하는 생각을 하시는 듯 합니다.)

큰 기업에서 임원정도 지내셨던 어른들은 “거…힘든일 하는군. 술먹구 잘 놀아야 하는데…제는 그게 체질에 맞는가 보지?”하십니다. 표정은 ‘너 그거 오래 할 짓 못된다..’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돌아 보면 제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내” 한명 뿐인 듯 합니다.

홍사모에서나 어디가서나 홍보인들이 2명 이상만 모이면 다 이런 이슈에 공감을 하곤 합니다. “문제야 문제..” “정말 문제지..” 근데 이런 한탄스러운 대화는 수년전이나 지금이나 그 톤과 표현의 수위가 동일합니다. 이 상태로 나가면 이런 한탄섞인 대화는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습니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죠.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이담에 제가 늙어 이세상을 떠나면서 “아빠는 평생 PR을 했다. 그래서 행복했다”라고 말할 때. 우리 아이가 “아빠 자랑스러워요. 아빠가 하신 PR이 자랑스러워요”하는 게 아니라… “아빠 그게 뭐예요? 다 잊어요 됬어요. 창피해요”하면 어쩔까..?

약간은 신파같지만 요즘 돌아가는 PR과 홍보등의 오용 및 남용실태를 보면 그리 작위적인 상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주변에 있는 비PR인들에게서 그루닉 교수가 가진 PR관이나 커틀립이나 센터 교수님들의 PR에 대한 정의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PR을 한다 하면 “좋은 일 또는 중요한 일 하십니다” “행복하시죠”하는 이야기라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동료들을 바라보고, 주변을 바라보고, 윗 어른을 바라보고, 아내와 자식을 바라 볼 때 내가 PR을 한다는 것이 마냥 자랑스러웠으면 한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서도 직업병이 도져 여러 방송의 뉴스를 보니 우연히 하도 “PR”이야기가 많이 나와 아마 제 머리가 잠시 돌았나 봅니다. 더운 여름 짜증나시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04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환경에 적응하는 컬트문화, IBM (2002)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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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일류기업 (4)

 

환경에 적응하는 컬트문화, IBM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엄격한 행동지침과 형식으로 컬트적 (일종의 종교적) 기업문화를 이루었던 IBM. 세계 최대의 컴퓨터 기업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떻게 기업문화를 변화시켰는지를 알아본다.

 

기업정신은 형식으로 전달된다

 

‘판매직원은 항상 말끔하고 짙은 신사복을 착용하라’, ‘결혼하라’, ‘음주와 흡연을 삼가라’. 사원들은 매일 아침 모토와 슬로건 포스터로 가득 찬 방에서 IBM 사가를 부르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내 학교를 통해 사원들에게 회사의 신조와 업무요령 나아가 기업철학을 전수 한다. 중역이 되기 원하는 사원들은 학교 현관에 걸린 회사 모토인 “생각하라 (Think)”을 보며 회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마치 종교단체의 규율 같아 보이는 이 것들은 그 유명한 컴퓨터 기업 IBM의 초창기 기업문화적 ‘형식’이었다. 이러한 IBM의 ‘형식’들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사내의 포스터, 사원 교육 프로그램, 복장규율, 사가제창 등 내용은 다르지만 그 기본적 형식들은 우리나라의 그것들과 매우 비슷하다. 이러한 기업문화적 형식들은 아직도 사원들에게 회사의 철학을 불어넣어주는 데는 가장 효과적인 듯하다.

 

창업주의 가치관이 기업정신이 되었다

 

1914년 토마스 왓슨 1세가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을 창업하며 제일 먼저 한 일은 사원들의 행동규범을 설정하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관을 반영한 회사를 만들기를 바랬다. 그리하여 그의 가치관은 곧 IBM의 기업정신이 되었다

 

그의 개인적인 가치관은 간단했다. (1)개인을 존중한다; 회사에게는 돈이나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다.  (2)고객에게는 가능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의 모든 활동은 고객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탁월성과 뛰어난 업적을 추구한다;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방법으로 일을 하면 목표가 달성된다.

 

IBM은 이러한 철학을 그 당시로는 독특한 ‘형식’들을 통해 완벽하게 전사적으로 공유할 수 있었고, 외부로부터는 종교적인 집단이나 군대조직으로 까지 비유 당하기도 했었다. 이는 IBM의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신조를 회사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승화했다는 의미다. IBM은 당시 ‘강력한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IBM은 수십 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기업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것은 형식일 뿐

 

시대가 지나고 시장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90년대 초 과거 공룡으로 불리던 IBM은 시장에서 여러 경쟁사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존의 ‘강력한 IBM의 기업문화’는 더 이상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 못하는 듯 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IBM에는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었던 거스트너가 CEO로 영입 되었다. 그는 부임 직후 IBM의 핵심역량과 핵심이념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 IBM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였다.

 

그의 경영활동의 시작은 기존 IBM의 일부 ‘기업문화적 형식’들을 과감하게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일단 무해고 정책을 없앴다. 사원들에게 간편 복장을 권하고,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부단한 자기변화를 요구하였으며, 회사에 긴박감을 불어넣었다. 곧 그는 과거 IBM의 ‘기업문화적 형식들’을 개선함으로 활기차고 창의력 있는 기업문화 개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개혁 중에서도 IBM의 기업정신만은 철저하게 계승되었고 더욱 강화되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초 왓슨1세의 기업신조는 1956년 아들인 왓슨2세에게 그대로 계승되었고 거스트너 회장이 기업문화를 개선한 이후인 오늘날까지 IBM의 변함없는 기업정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기업정신은 최근 e-business를 중심으로 한 IBM 경영의 근간으로 까지 존중되어 현장에서 실천되고 있다.

 

IBM의 컬트적 기업문화 개선사례의 교훈은 ‘기업정신 불변의 원칙”이다. 비록 성공을 위해 기업 문화적 ‘형식이나 시스템’은 적절히 변화시킬 수 있어도 기업 초기부터 강력하게 공유된 ‘기업정신’은 절대 변화 시킬 수 없고 변화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 IBM성공의 핵심이었다.

 

초심불변(初心不變)의 가치

 

기업정신은 곧 사람의 혈액형과 같다. 그 누구도 자신의 혈액형을 바꿀 수는 없다. 비록 몸에 살이 찌거나 허약해지거나 병에 걸렸어도 우린 혈액형을 바꾸려 하지는 않는다. 흔히 기업문화 개선에 있어서 기업들은 기존의 공유된 기업정신을 변경하거나 새로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고 무모한 것이다.

 

IBM이 외에도 기업문화 개선에 성공한 많은 기업들의 특징은 초창기에 가졌던 그들만의 초심(初心), 즉 기업의 정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고수하며 일관되게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강력하게 공유된 기업정신은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수 십년 또는 수 백년을 지나도 한결 같은 (종교 수준의) 기업정신. 이게 바로 기업을 통해 인간들이 함께 이룰 수 있는 가장 숭고한 가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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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마미 | 2006/12/05 14:03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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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가족문화, 사우스웨스트 항공 (2002) 수정 | 삭제

즐거운 가족문화, 사우스웨스트 항공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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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림 제지 사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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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가족문화, 사우스웨스트 항공 (Southwest Airlines)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급여도 그리 높지 않고, 일이 많아 눈코 뜰 새가 없어도 마냥 행복한 직장.  지원자 25명 당 겨우 한명만이 이곳에서 일할 수 있다. 사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매일의 일이 곧 놀이인 곳. 미국 최우량 항공사 사우스웨스턴의 이야기다.

 

미국 제7위의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은 1만 4,000명 종업원 중 86% 이상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수의 항공사들 보다 이윤과 종업원의 생산성이 탁월하게 높고, 20여년간 지속적 흑자를 낸 유일한 미국의 항공사다.

 

이러한 성공은 바로 이 회사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기인한다. 소위 “놀면서 일하는 (Work and Play) 기업문화”가 그것이다. 이 기업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바로 이 기업의 CEO (최고경영자)다.

 

놀면서 일하는 CEO?

 

사우스웨스트의 CEO 허브 켈러허는 즐겁게 일한다. 종종 엘비스 플레슬리 스타일의 청바지를 입고 공항 게이트에 나타나 승객들과 농담을 나눈다. 어느날 갑자기 직원들과 사냥을 떠날 때도 있다. 하루에 다섯갑의 담배를 피우고 밤새 직원들과 술도 즐긴다. 큰 체육관을 빌려 전 직원들과 레슬링 대회나 팔씨름 대회를 벌여 자신도 하루종일 땀을 뺀다. 하루에 접수되는 1000개 이상의 고객 불만과 제안에 일일이 답변을 하는 고객담당 직원들과 함께 직접 손으로 편지를 쓰기도 한다. 

 

직원들은 어떤가. 핑크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승객 앞에서 노래를 열창하는 아줌마 스튜어디스가 있는 가 하면, 어떤 스튜어디스는 옛날 우리나라 고속버스 안내원, 혹은 공장 작업복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  패션을 무시한 편안한 바지에 굽 없는 운동화 차림 그대로다. 가슴에 붙은 이름표로 겨우 승무원을 식별할 수 있다. 이착륙시에도 승무원들은 기내 방송으로 승객들과 짓궂은 농담을 나눈다. “기내에서는 금연이지만 특별히 날개 위에 흡연구역을 만들었다”는 류의 농담이다. 실제 승객들은 이상하게도 이런 농담에 재미있어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그 사장에 그 직원들이다. 나아가서 승객들까지 그 사람들을 닮아가고 즐거워한다.

 

직원이 먼저 고객은 다음?

 

사우스웨스트는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한다”는 직원중심주의 가치가 기업문화의 기반이다. 고객우선 또는 고객만족만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행복한 직원들만이 고객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에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 우선 우리가 상상 할 수 있는 것은 높은 급여일 것이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신입사원에 대한 임금은 그리 매력적인 편이 아니다. 직원들의 업무량도 다른 여타 항공사들에 비해 훨씬 많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느 회사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우수한 미국의 젊은이들을 이 회사로 몰려들게 한다.

 

매년 12만 4천여명이 지원하지만 단지 5천명 가량만이 고용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채용시 유머 감각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순전히 즐겁게 가족같이 일하기 위해서다. 유머라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켈러허 사장이 직접 면접을 해 두 세가지 이상의 유머를 구사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은 뽑지도 않는다. 이렇게 뽑은 직원들을 회사는 25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한명도 해고 한 적이 없고 이직률 또한 7.4%로 타 경쟁업체에 비하여 적다.

 

즐겁게 일하는 가족이 성공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회사다. “즐겁게 일하면 성공한다?” 이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세계의 많은 경영학자들이 이 회사의 기업문화를 연구했다.  그 결과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성공적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사우스웨스트로 대표되는 “즐겁게 일하는 가족”적인 기업문화 형태는 최근 미국에서 성공한 다른 주요 기업들에게서도 상당부분 발견 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직원들 생일 등 모든 기념일에는 축하파티를 함께 열고, 승무원들이 바쁘면 기장이 직접 나와 게이트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발권업무를 하는 사람이 수하물을 나르는 것을 돕는 하나의 즐거운 가족. 이런 회사에서 직원들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생겨나 있었던것이다.

 

사우스웨스트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최고경영자의 유연한 경영철학과 직원들의 애사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시 이곳의 성공의 비결도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곤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 기업들도 ‘먼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면, 고객들이 행복하게 되고, 나아가 회사가 성공할 수 있다’는 윈윈(win-win)적 경영철학으로 스스로의 변신을 꾀할 때가 된 것 같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9·11 테러 이후인 올해 초 4000명정도의 신규 채용 계획을 내놓아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들 고유의 즐거운 가족적 기업문화로 성공한 이 회사는 항공업계 초유의 위기시에도 감원은 커녕 예년과 비슷한 대규모 신규 채용을 함으로써 직원들의 충성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니 참으로 부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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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마미 | 2006/12/05 14:02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PR 컨설턴트와 의사 (이종혁씨와의 대화)(2002) 수정 | 삭제

PR 컨설턴트와 의사 (이종혁씨와의 대화)(2002)
수정 | 삭제

정부장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제언을 드린다면 진정으로 PR이 말씀하신 외과의사와 같이 병든 조직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과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해결방법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의사들은 진단된 결과를 수치화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고 그에 대한 검증된 방법으로 투약 및 수술을 하게 되죠. 예로드신 법조인, 세무사 등등 전문직으로 구분되는 업종의 사람들 대부분도 정해진 틀 속에서 명확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PR컨설팅이 하나의 산업분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필수적 요소는 바로 이와같은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 그리고 이를 분석하고 적용하는 타당하고 신뢰성 높은 방법과 이론적 근거가 그것일 것입니다.

저는 PR컨설팅이라는 영역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업계 나름대로도 여건이 된다면 (사실 이 부분은 저도 판단이 어렵습니다.) 최소한 이러한 분야에 재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까지는 이러한 여건을 마련했던 준비기였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컨설팅 업체라고 하는 각 분야의 기업들이나 조직에서는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은 관련 보고서, 연구실적, 분석자료 등을 발표하고 이를 공유하기 마련입니다. 컨설팅 업체는 “지식집단”이며 그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스스로의 평판과 사회에서의 위상, 그리고 나름대로의 지식활동에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자체적인 논리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죠.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데 있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분석활동, 연구활동,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업계의 노력없이는 기본 마케팅, 경영 컨설팅 업체들과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PR업계는 적어도 두가지 부류로 성격을 명확히 나누고 특화되어야겠죠. 컨설팅업체, 세부 실행업체로, PR컨설팅 능력을 보유한 업체는 언론홍보 및 기타 활동은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PR회사에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업계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형태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흥미롭게 PR컨설턴트와 의사를 비교해 주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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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팀장님의 제언에 동감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부딪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틀’이 없다는 것일 것입니다. 이는 경영컨설팅과 우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좀처럼 무언가 넘버(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누구든 수치앞에서는 경건해지는 경향이 있더군요, 객관성이라는 엄청난 선입견에 사실 부정확하거나 오도된 수치들까지 무조건 수용하는 현상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에 있어서는 이러한 수치가 별로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는 외국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들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들은 약간은 억지춘향식의 “수치 개발”에 컨설팅 인프라 노력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홍길동”이라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컨설팅을 한다고 칩시다. 이 사람 자체를 분석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 태도를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이사람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좀처럼 수학적인 수치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길동씨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이라고 제시를 할 때 “대인관계, 특히 여성과의 대면시 상당히 불안한 안면 증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으며 상당기간 이 증세가 지속되므로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분석됨”이라는 말이나 “홍길동씨의 여성대면시 홍길동씨의 눈깜박임 횟수가 평상시 3초당 1번에서 1초당 1번으로 급격히 증가하며, 이는 여성대면관계가 원활한 김개동씨의 여성대면시 눈깜박임횟수 5초당 1번에 비해 5배가 빈번한 수치임. 고로 이러한 과도한 눈깜박임이 상대여성에게 부담을 줄 소지가 있음”이라는 분석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DB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커뮤니케이션 연구방법론에 있어서 그리고 컨설팅적 분석틀에 있어서 너무 숫치와 경영컨설팅적 기준에 근거한 발전방향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실무상의 느낌입니다. (물론 정확한 느낌이 아닐수도 있다고 봅니다.)

경영컨설팅적 기법들 중에 많은 부분 수용해야 할 우수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너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양적인 접근과 과학적인 접근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현상의 순수성과 무제한적 특성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거대한 기업의 위기관리 컨설팅에 있어서 과학적인 수치와 두꺼운 위기대응전략 및 실행파일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평생 수많은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성공적으로 컨설팅한 노년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의 “공중에게 정직하라!”는 한마디가 더 클라이언트 기업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에게는 이 때문에 스스로의 Reputation Management가 심각하게 요구되며 컨설턴트로서의 철학적 소양도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의 사업적 숙제와 극복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 앞으로 더욱 심도 깊은 논의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이 팀장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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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장님 답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항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로의 생각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PR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이러한 논의가 즐겁습니다.

정부장님께서 말씀하신 “컨설팅에 있어 양적연구방법, 과학적 접근”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 저도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며 꼭 이것이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PR컨설팅이라는 분야의 전문성 그리고 진입장벽을 어느정도 확보한 나름대로의 영역수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접근이 궁극적으로는 업계에서도 수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 일 수 있겠지만, PR업계에서 “컨설팅” “컨설턴트”라는 부분에 있어 그 진입장벽이 거의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듯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지난 몇년간 숫적으로 증가한 PR대행사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PR대행사들은 “Media relations”라기 보다는 “언론홍보”서비스를 근간으로 하는 곳들입니다. 이들 서비스도 물론 중요한 영역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PR업계가 컨설팅 그룹과 테크니션 그룹으로 나뉘지 않고 모두 하나로 혼재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모두 컨설팅 서비스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을 저는 차별화의 문제, 그리고 그 차별화를 실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툴의 부재로 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성을 기하고 좀 더 논리적인 컨설팅을 위해서는 나름대로 짧은 식견을 갖고 판단하기에 결국에는 양적연구방법 차원에서 많은 접근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업계와 학계의 연결고리로서 역할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최근 “PR 컨설팅 그룹”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CK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좋은 시도이자 나름대로의 명확한 비젼제시에 저도 PR인의 한사람으로서 성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제시해주시는 의견과 문제제기를 통해 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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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님께서 제기하신 진입장벽관련 이슈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일단 이 진입장벽이라는 것이 기존 시장점유업체에게는 후발진입업체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갖으며, 또 반대로 후발진입업체에게는 선발업체의 횡포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말그대로 양면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외부적인 평가에서 볼 때 무언가 경쟁력있는 진입장벽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틀림없이 동감합니다.

현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서비스는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아무도 변변히 할 수 없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시장에서의 문제점은 컨설팅 펌을 이끄시는 경영진들께서 진짜 컨설팅 비지니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또한 담당 컨설턴트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마지막으로 컨설턴트 각자가 역량을 극대화 하기 위한 이론적, 실무적 노력이 그렇게 많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시장은 첫걸음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당면문제는 “시장의 확장”과 함께 “시장에 대한 인식의 수립”이라고 봅니다.

없는 시장을 일단 만들고, 또 그 시장을 확장시키려는 노력이 우선한다는 말입니다.

이 과정에 있어서 인위적인 진입장벽은 아직은 무의미하다고 보겠습니다. 시장이 부실하면 무슨 진입장벽이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보다 더 필요한 것은 기존의 Specialist들을 조직화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컨설팅 펌의 기치를 세워서 대내외적으로 인물들을 흡수하고 그들이 중심이되어 자생적인 서비스 및 틀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진입장벽은 인위적일 수도 있지만 시장질서에 맡겨 놓으면 자연스레 구축되는 이상한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 정도 능력과 편제를 가지고는 저 시장에 들어가서는 게임조차 않된다”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그것입니다.

IT붐이 일때 많은 대행사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희박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좀더 체계화된 시스템의 확립은 이런 심리적 진입장벽의 근간이 되리라 믿기에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결론은 사람입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기를 간절히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끼리의 이런 대화가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01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대행사 홈페이지들 (2002) 수정 | 삭제

대행사 홈페이지들 (2002)
수정 | 삭제
우리나라 에이전시들의 홈페이지를 보고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그렇습니다. 물론 잘 못된거죠 솔직히 말하면. 옛말에 대장간에 식칼이 없다라던가, 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거나 하는 말이 우리나라 대행사들에게는 꼭 맞는 말이랍니다.

홈페이지를 왜 만들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나 관심보다는 그 홈페이지를 만들 때 들어가야하는 금액과 투자인력에 대한 계산이 앞서야 하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고 금전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은 별로 적절치 않습니다. 차라리 금전적인 제약이 있을 듯한 소규모 에이전시들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 즉 미지에 대한 거부감을 항상 갖기 마련입니다. 일종의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될 수도 있고 불편함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지요. 몇몇 에이전시 경영진분들의 마음에 혹시나 홈페이지 개발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가지신 분은 안계신지 궁금합니다.

공무원분들께서 흔히 하시는 말씀이 인력이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하며, 예산이 부족해서 해당 계획이 지지부진하다고 종종 하십니다. 대행사들도 이에 못지 않지요. 똑같은 3부재의 현실이지요.

일부 대행사 경영진분들께서는 “해야지…암…해야하는데..”하시면서 진짜로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기왕 사업을 시작하셨으니 한번 완벽하다는 소리는 들어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는 생각이 너무 가혹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행사의 홈페이지 수준을 보면서 이 얼마나 솔직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인가 하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에이전시들은 그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역량에 대한 “진실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역발상(!)도 가능케 하는 현실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글이라고 평가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해도 아무도 끄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by 우마미 | 2006/12/05 14:01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PR 리서치 2 (2002) 수정 | 삭제

PR 리서치 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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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이라는 것이 일단 사회과학적 조사방법들로 리서치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생각하실 수 있는 거의 모든 양적 또는 질적 조사방법들이 모두 PR 조사방법론에 해당이 됩니다.

단 언제 어떤 이슈를 어떤 공중들을 대상으로 실시 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론을 도출할 수 있겠죠.

정치관련 여론조사나 마케팅 조사가 Tool은 같아 보여도 그 전반적인 디자인이 틀린 것과 같이 PR조사에도 독특한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PR적 이슈를 발견, 측정, 예측, 평가하기 위한 PR리서치를 하기 위해서는 필히 PR전문가의 리서치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마케팅 리서쳐는 정확한 PR 리서쳐의 역할을 할 수 없고 반대로 PR 리서쳐도 마케팅 리서쳐의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 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남의 분야에서는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물론 망치가 없으면 콜라병으로도 못을 박고는 하지만(^^) 제대로되고 알맞은 연장 또는 인력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지요. PR은 PR인에게!

실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국내 PR대행사에서도 PR조사를 실행하는 곳은 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PR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행사들의 경우 관련 인원도 있고 경험들도 다양하지요.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들이 실행하고 대행사측에서 제공하는 PR 리서치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 기사분석 (내용분석 포함)
– 미디어 오딧 (Media Audit)
– 기업명성 오딧 (Corporate Reputation Audit)
– 특정이슈관련 여론조사 (서베이, 전화조사 등)
– 특정이슈관련 FGD 또는 FGI
– 여론지도층 One-on-one Interview
– 사원 커뮤니케이션 오딧 (Employee Communication Audit)

등이 있고 이외에도 공중에 따라 이슈에 따라 다양한 이름의 리서치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진행방법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PR전문가가 PR 리서치 목적에 맞는 리서치 분야 및 질문내역들을 도출하여 가장 이상적인 조사방법을 선정하여 실시를 합니다.

실사단계에서는 외부실사대행사를 이용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전화조사 같은 경우에 전화조사담당자들을 수십명이상 고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런 공간이나 인력을 급조하는 것 보다는 기존의 실사대행사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리서치 감독과 조정, 지휘는 PR전문가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단계인 리서치의 분석단계에서는 PR전문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같은 수치와 챠트를 보다라도 마케팅전문가와 PR전문가의 분석에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PR전문가가 제대로 된 분석을 해 내야 그 이후로 제대로된 PR기획이 서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의 PR전문가의 관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리서치와 관련 해 인하우스 PR인력에게 요구되는 것은 일반적인 조사방법론적인 지식 뿐 아니라 조사 결과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분석해내는 자신만의 능력입니다.

수치들을 나열로만 보지 않고 그 의미를 해석해내는 작업은 거의 외국어 독해의 수준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능력을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 해야 합니다.

그 이외에는 모두다 PR전문회사에 맞기면 됩니다. 가끔씩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 가면서 말입니다. 참고하시지요. ^^

by 우마미 | 2006/12/05 13:59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11월 162007 0 Responses

PR 리서치 (2002) 수정 | 삭제

PR 리서치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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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물어오신 질문을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어떻게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가?”

이 것 맞으신가요? 만약 다르다면 다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우선 언제 리서치가 실행이 되어야 할까요?

첫째, PR기획을 할 때 필요한 제반 Fact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할 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때, 또는 어렴풋이 감으로만 알때, 알지만 얼마나 심각한 건지 궁금할 때 등등이 그럴때가 되겠지요.

둘째, PR기획에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을 만들기 위해서 할때

일정한 PR프로그램을 실행 한 후에 “이것봐라, 이 PR프로그램을 하기전과 후가 이렇게 달라졌잖나..”할 수 있기 위해서이지요.

리서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마디로 감으로 쓰는 기획서가 됩니다. 대충 상황분석이라고 하긴 하는데 이게 진짜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기획서를 작성하는 담당자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건지 도통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담당자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 위에 분들도 함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좋은 기획서”라고 하고 넘어 가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목표공중들이 그 문제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지 아니면 다른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누가 알겠습니까?)

또 나름데로 만들어 실행 한 프로그램을 마쳐도 어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그리 탐탁지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직내의 평가를 가치기준으로 삼고는 합니다만… 사장님이 “아 우리 홍보담당 좋았어…조중동이 참석했으니 됬어..내일 기사도 한 2-3개 나오면 선방이지 뭐..”이런식으로 말씀하시면 감사하고 기뻐 웃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리서치를 하면 무엇이 좋을 까요?

1.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해당 이슈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3. 그러한 이슈의 관리와 극복을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적 투자의 필요양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4.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적 역량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하는 키메시지의 아웃라인도 잡을 수 있지요)

5. 보유역량을 가지고 해당이슈를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들을 2-3가지로 압축 시킬 수 있습니다.

6. 그 압축된 방법들 중 어떤 방법이 그중 최선인가를 알아 낼 수 있습니다. (각 방법들간에 장단점을 비교하고 말이죠)

7. 가장 최선이라고 선정된 방법, 소위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적 접근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8. 각각의 프로그램적 접근이 어느시기에 어떻게 이루어 져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9. 각각의 계획에 따른 예산과 투입인력을 계산해 낼수 있습니다.

10. 실행 후에 가장 처음 단계에서 발견했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가 과연 해소되었는지, 되었다면 얼마나 되었는지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혹시 해소 되지 않았다면 왜그랬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상의 10단계에 걸친 이득이 리서치로 부터 옵니다. 다시말하면, 리서치가 곧 기획이 되는 셈입니다.

그 좋은 리서치를 왜 우리는 안하고 있지요?

담당자들이나 윗분들의 개념이나 관심이 적다?
실행 하기가 너무 어렵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
예산상의 제약이 있다?
적절하게 실행을 할 대행업체가 부족하다?

등등의 문제가 있지만…이 중 무엇보다도 가장 핵심적인 걸림돌은 “예산”입니다. 예산문제만 해결되면 담당자가 열정을 가지고 못할 께 뭐 있겠습니까? ^^

몇년전에 정부일을 하면서 연말을 맞아 정부 20여개 부처의 홍보수행평가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해 각 부처들이 수행한 홍보활동들 중에서 가장 잘된 홍보 프로그램을 하나씩 제출을 받아 최초 리서치 기획 부터 실행평가부분까지를 트랙킹하며 평가를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중 리서치를 실행하여 홍보이슈도출, 홍보목표설정, 홍보 메시지 및 홍보전략 도출을 한 정부부처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뭐, 당연한 걸 가지고 돈 써가며 리서치야 리서치는 보면 몰라 이게 문제인지 어떤지?” 하는 투가 담당자들에게서 무언으로 풍기는 불만이었습니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는 격”이 었습니다. 이를 더듬으면서 아마 충치문제가 가장 심각할 꺼야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발을 더듬으면서 무좀을 해결하자고 외치는 사람도 있고, 크끼리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소화불량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고..이런식이죠.

외국의 성공적인 PR 프로그램들을 보면 리서치를 통해서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이전에는 담당자들이 모두 상식적으로 A가 문제인 것으로 인식하고 고민을 했었는데, 리서치를 해보니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하고 핵심적인 문제점은 B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그냥 감으로 A에 대한 플랜을 실행했었다면 그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았을 것이고, 또한 그 담당자도 인정을 받지는 못했을 테이죠.

우리나라 기업들의 일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지만, 솔직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핵심이 아니라 지원적인 기능을 할뿐이기 때문에 그리 많은 투자와 관심은 필요가 없다하는 게 일반적인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실행을 한 후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도 윗분 또는 핵심인사들의 개인적 평가에 많이 의존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겠지요…

말씀드리다 보니 삼천포를 헤메고 있는 듯 한데…

일단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PR기획에 대한 “맛뵈기”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했습니다.

만약 다른 질문이셨다면 다시 올려주셔요…감사합니다.

P.S. 요즘에는 영문 사례나 기사들을 잘 안올립니다. 그래서인지 테마가 딸리네요…빨리 우리도 컨텐츠를 가져야 하는데….

by 우마미 | 2006/12/05 13:59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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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컨설턴트와 의사 (2002) 수정 | 삭제

PR컨설턴트와 의사 (2002)
수정 | 삭제
이미 몇 년 전부터 PR컨설턴트를 의사에 비유한 글을 몇 번 올린 기억이 납니다.

각종 국내외 기업, 공사, 정부부처, 심지어는 NGO들에게 이르기 까지 소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정말 PR컨설턴트라는 사람은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적 질병을 고치는 의사 같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번 PR컨설턴트와 의사가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1. 생생할 때는 아니다가도 아프면 생각이 난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사실이지만 몸이 개운하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충만할 때에는 절대 병원을 찾거나 의사에게 상담을 하는 경우는 없는 듯 합니다. 갑자기 자기의 몸에 이상이 생긴다든지, 특정부위가 이유없이 아프면 의사를 원하게 되지요.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관련 실무자들도 마찬 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쩔 때는 경영진 스스로 자기 회사의 문제점을 가지고 컨설턴트들을 찾아 오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점(증상)들을 토로합니다. 이 때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병명이 무어냐 하는 것이지요. 병에 대한 정의를 빨리 내릴 수록 환자(의뢰인)나 컨설턴트가 헤매지 않고 빨리 결론을 얻게 되지요.

워낙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않으시고 신경을 안 쓰신 분들이 많아서 일단 컨설턴트들을 찾아 오시는 분들은 정말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하시더라도 가끔씩 의사를 찾아 건강진단도 받아 놓으시는 회사 및 조직이 되셨으면 할 때가 많습니다. 안타깝지요.

2. 여러 환자를 다룬다.

이건 컨설턴트의 이야기입니다. 환자들은 자기 자신이 제일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데 사실 컨설턴트들은 의사들과 같이 여러 환자들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한 기업의 심각한 커뮤니케이션적 문제들을 실컷 듣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른 기업의 엄청난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나누어야 합니다. 가끔씩 회의 중에 클라이언트사의 개요를 헷갈려 하거나 문제점들을 기억해 내려 자신의 다이어리와 메모 책자들을 뒤적일 때도 있습니다. ^^

3. 전문분야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두 명의 컨설턴트가 다 맞아 시골 동네 보건소 의사선생님 처럼 돌보지는 않습니다. 같은 종류의 문제점들을 몇 명의 특정 컨설턴트들이 도 맡아 하긴 하지요. 겉으로는 차이를 모르겠어도 사실 자신의 전문분야가 다 따로 있습니다.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담당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조사 담당도 있고, 정부관계 담당도 있고, 순수 언론관계 담당도 있습니다. IR담당이나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담당도 있고… 흡사 종합병원의 전문의 시스템 같은 그 무언가가 컨설팅 회사 내에는 존재합니다. 각자 자신의 Specialty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도 전문의들과 비슷하다고 할 까요.

4. 답은 환자에게 있다.

일단 문제에 찌든 기업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과연 누가 더 문제에 대해 잘 알까요? 그건 기업(환자쪽)입니다. 자신이 어디가 어떻게 아프고 어떤 증상이 반복되는지에 대해 앞에 앉아있는 의사보다는 더 생생하게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환자입니다. 가끔씩 아프긴 아픈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약간 무딘 환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 저것 유사 증상들을 되짚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틀림없이 환자가 알고 있는 증상들이 나오곤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증상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도 환자와의 대화 속에서는 다 표현이 됩니다. 그럼 컨설턴트들은 뭐 하는 녀석들이냐고요? 컨설턴트들은 “그게 병이다” “그러니 고쳐야 하겠다”라는 개념을 클라이언트에게 심어주고 나아가서는 “완쾌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물론 실제로 그 문제점들을 고치기 위한 상세한 치료법을 알려주고 치료 받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5. 다 고치는 건 아니다.

모든 의사들이 모든 병들을 다 고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기가 치료하던 환자가 죽음을 맞는 케이스도 목격해야만 하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수술 중에 명을 달리하거나, 상담 받고 간 환자가 다시는 못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요. 단 의사와 컨설턴트가 약간 다르다면 상담결과 “위중하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기업)은 얼마 안가서 신문에 그 부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종종 부고와 비슷한 부정적 기사들을 가지고 상담을 오시는 좀비 클라이언트들도 계시지요… 어쨌든 컨설턴트나 의사나 클라이언트와 환자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인연이 맞지 않거나, 환자 또는 환경이 도와주지 않아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들에 대해서는 언제 날 잡아서 길게 토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6. 환자의 역할이 제일 크다.

무엇보다도 큰 역할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환자인 클라이언트의 몫입니다. 자신이 자신을 아는 만큼 그 문제(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면 스스로 치료의 과정에 대한 실행을 책임져야 합니다. 컨설턴트에게 당신이 알아서 이 문제를 풀어 보라 하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포기일 뿐입니다. 컨설턴트들은 단지 강력한 인하우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시각과 해법을 제시하는 조언자일 뿐입니다. 시계는 인하우스가 차고 있고 그 시간을 읽어주는 일을 컨설턴트가 한다는 것이지요. 참 이상한 세상 이야기 같지만 현실을 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왜 자기 손목에 찬 시계의 시간을 읽을 수 없는 건지…

7. 돈을 지불하면 일단 끝이다.

일단 의사에게 검진이나 수술을 받고 돈을 지불한 환자가 그 다음에 와서 다시 검진이나 수술을 받으려면 그에 해당하는 검진료 또는 수술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일부 클라이언트들은컨설팅 서비스를 마치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평~생 책임지는” 무한 AS의 서비스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 한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싶으면 그와는 유사하지도 않은 문제들을 다시 제시하며 일종의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라는 단어가 공짜봉사 또는 선물 등으로 의미가 변용되었는지 모르지만 암튼 이런 클라이언트들이 종종 계십니다.

흔히 컨설턴트는 Problem Solver라고 합니다. 그 Problem이 경영적인 사안이라면 경영 컨설턴트를 찾고, 그 Problem이 세무적인 것이라면 세무 컨설턴트를 찾지요, 회계적인 문제점은 회계 컨설턴트를, 기술적인 문제라면 기술 컨설턴트, 법률적인 문제라면 법률 컨설턴트들을 찾아 그들의 전문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해당 문제들을 해결 (Problem Solving)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하우스 인력들의 당연한 업무입니다.

아직은 우리들에게 낮설고 어색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 내외부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들을 주렁주렁 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을 올바로 실행한다면 세상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고 할 때, 기업을 도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도와주는 우리 PR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은 Happy Maker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약쪽에서는 비아그라를 생각하시겠네요…)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나실까봐 약간 헛소리를 남김니다. ^^

by 우마미 | 2006/12/05 13:58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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