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에서 소통을 하라는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3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게 며칠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최초 해명은 했는데, 언론에서는 회사가 더 나서서 소통하라 요청하고 있습니다. 추가 의혹에 대해 답을 계속 내 놓으라는 거죠. 저희가 다시 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침묵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이슈가 발생했을 때 침묵이냐 대응(커뮤니케이션)이냐 기본적 입장을 정리하는 데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말씀드린 것과 같이 ‘무조건’ 정해진 원칙은 없습니다. 소통이라는 말이 평소에는 상당히 긍정적 의미로 들리지만,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그 의미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침묵이냐 대응이냐 하는 입장을 결정할 때에는 해당 이슈의 성격을 잘 살피셔야 합니다. 이슈 성격상 회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할수록 논란이 커지는 유형이 있고, 그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지금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했을 때 ‘얻는 것’이 많을까, ‘잃는 것’이 많을까 하는 판단입니다. 만약 회사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논란이 잦아 들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면 차라리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어떤 이해관계자인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규제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회사가 다양한 쟁점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하는 것은 자칫 관련 기관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실컷 기관을 자극해 놓고, 그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소비자들이었다고 해명한다 해도 기관과의 관계는 좋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다음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어떤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를 제시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필요합니다. 일반적 이슈관리 경험상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회사가 그 엄청난 불을 잠재울 수 있는 양질의 메시지, 논리와 근거를 마련해 제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제시 가능한 메시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이 부분적이거나, 상충되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일부 회사는 ‘깊은 사과’를 합니다. 사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을 꺼보려 하는 것이지요.

그에 더해 예상하셔야 하는 것은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각각 예상하여 어떤 대응이 현재 논란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기사를 줄어 들 게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초반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그 후 추가로 여러 번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시간이 흘러 갈수록 언론의 기존 관심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회사가 계속 해명 하고, 반론을 제시하고, 새로운 반박을 하고, 가시적 행동을 하면, 언론의 관심은 장기화되고 기사량은 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부정 이슈와 연관된 회사에게 ‘소통하라’ 요청하는 것은, 회사측 시각에서 보면 더 많고 다양한 기사 주제를 내 놓으라는 언론의 주문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침묵하는가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가 하는 결정에는 많은 변수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비유적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끄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땔감을 더 이상 넣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약 무언가를 던져 넣어 불을 끌 수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리 하는 것이 나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로드맵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대표님과 고위 임원들께서 계속해 로드맵을 만들어 보라 하시는데요. 부정 이슈가 발생한 이 상황에서 로드맵이라고 하면 어떤 형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로드맵을 완성한다 해도 실제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잖아요? 이슈관리에서 로드맵이 진짜 중요 한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에 있어서 ‘로드맵’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향후 해당 이슈가 전개될 방향과 형태 그리고 관련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예측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말씀대로 물론 완성된 로드맵이 실제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측도’의 의미이지, ‘예언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드맵에는 크게 상수(常數)와 변수(變數) 요인이 두 축을 이룹니다. 변하지 않는 수, 항상 성립하는 수라는 뜻의 ‘상수’란 이슈관리 로드맵에서는 이슈가 발생해 진화되는 ‘정해진 패턴’을 의미합니다. 큰 방향성입니다. 그 방향으로 나감에 있어 정해진 절차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규제기관의 조사 프로세스나 소송의 진행 프로세스 등이 정해진 상수 요인이 되겠습니다. 일종의 이슈 진행 캘린더라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그 외 가변적 요인으로서 변수란 이슈관리 로드맵에서 주로 예상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되겠습니다. 언론의 움직임이 대표적이지요. 돌발적으로 발생 예상되는 새 이슈도 그 중 한 종류가 되겠습니다. 또한 자사의 대응방식에 따라 생겨날 수 있는 이해관계자 환경 변화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정이슈가 발생하여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또는 한다면 언제 하는가, 책임 인정 범위에 오너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대표이사 선에서 해야 하는가 등등이 종종 변수가 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수들을 가로축으로 놓고, 변수들을 세로축으로 놓아 각각 교차점에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분석내용과 옵션을 제시하는 형태로 로드맵은 완성됩니다. 이 로드맵의 가장 큰 가치를 꼽자고 하면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불안함을 상당 부분 경감시켜준다는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부정 이슈만으로도 놀란 마음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에 더해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시시각각 혼란한 상황이 전개되며 고통받다 보면, 그분들은 대부분 일희일비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이때 정해진 로드맵이 제시된다면, 그분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예상은 가능 해 집니다. 그에 더해 그 상황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변수 관리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혼란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통제 가능한 변수들을 찾아 내, 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로드맵은 절대 실제로 그대로 전개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목적으로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언제 어느곳에서 어떤 교통수단에 탑승할 것인지, 그 교통 수단은 목적지를 어디로 향하는지, 얼마의 시간이 예상되는지, 어느 휴게 지점을 지날 것인지를 알면 우리는 심리적 안정을 찾기 쉬워집니다. 그에 더해 탑승자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무엇을 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나 영향이 발생할지를 정리해 이해할 수 있다면 더욱 더 그 여행은 안정적인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안정감이 바로 로드맵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일단 납작 엎드려야 하겠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악당’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해 큰 일입니다. 저희 오너와 대표이사들도 여기저기 불려 다니기 시작했고요. 주변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일단 납작 엎드려서 살려주십시오 해야 겨우 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게 맞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물론 정치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회사를 공격하는 측에서는 해당 회사가 납작 엎드려 제발 살려달라고 한다면 더 이상 극단적 압력까지는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권에서까지 그러한 공격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공격 측에 확실한 공격 명분이나 의지가 이미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지요.

공격받는 회사가 그에 대응하며 그들의 명분에 충분히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그들의 공격의지는 감소될 수 있습니다. 공격측의 정치적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보여 질 환경을 기업이 나서서 조성해 주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들의 공격 명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름대로의 법적 또는 합리적 논리로 대응하면서 공격측과 다투려 한다면, 오히려 그들의 공격의지는 더욱 자극될 것입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정치적 목적이라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일부 무리한 추가 공격까지도 서슴지 않겠지요.

결론적으로 보면 사회적, 정치적 강한 압력이 회사에 가해질 때에는 ‘살려주십시오’하는 대응과 메시지가 전략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반의 관점에서 보면, 왜 회사가 그렇게 강력해진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는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회사 구성원 모두가 그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위기관리를 사전에 또는 미연에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못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 정치적 압력이 어느 하나의 사건이나 쟁점 때문에 갑작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압도적 압력이 단박에 형성되었더라도, 그 압력 형성의 이유는 비교적 장시간 동안 해당 회사의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 누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당 기업에서 현재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의사결정자라면, 왜 이전 여러 문제들이 있었을 때 정확하게 해당 이슈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왜 그런 실수와 실패들이 누적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왜 당시에는 각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않거나 못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그때그때 대응의 의사결정에 기반이 된 기준이나 철학, 또는 원칙은 무엇이었는지를 궁금해해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사회적,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된 기업은 이상과 같은 위기관리 관점의 돌아봄보다, 단순하게 현재 상황에 대한 원인을 직관적으로 정의해 버리곤 합니다. 정권에 우리가 탄압받고 있다. 정치권에 미운 털이 박혀서 그런다. OOO의원이 우리를 죽이려 해서다. 특정 정치 성향 단체가 우리를 해하려 한다 등과 같은 발전적이지 않은 처방을 내려버리는 것이지요.

그런 단순 처방만 마구 내려지면, 현재 같은 곤란은 앞으로도 반복되고,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때마다 ‘살려주십시오’라는 유사한 대응만 할 수밖에 없게 되지요. 일부 사업을 정치적으로 포기해야 할 경우도 계속 생길 것입니다. 여러 의사결정자도 개인적으로 책임을 추궁당하겠지요. 그런 반복 속에서 계속 피해자로 자사를 포지셔닝 하는 것이 과연 발전적인 위기관리일까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 때문에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하게 취급받는 것 같아서죠. 그 회사에서는 계속 생산사고가 이어지고, 노조와의 관계도 안 좋고, 제품이나 여러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대체 저 회사는 왜 저렇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아포리즘 중 “기업은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를 예로 드셨는데요, 자사에도 이 아포리즘은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이런 위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경쟁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데 왜 하지 못할까요? 위기를 반복 경험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경쟁사 구성원의 면모를 보면, 수십년간 그 회사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현재까지 지휘하는 임원이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간 안전 문제를 책임지며 일해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직접 담당하며 노심초사 해 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 그 업무를 그 회사에서 담당해 왔던 그 사내 전문가들이 과연 위기관리에 대해 알지 못할까요?

그 회사 임원 중에는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 대기업에서 자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커리어를 키워온 임원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해야 당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 것이지요.

대표이사나 심지어 오너의 경우에도 그런 사정은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점진적으로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도 알고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위기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장기간 관심을 쏟아 부을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나 조직 운영이 부담 되고, 여러 경영적 문제들이 새로 발생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의 위기관리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을 볼 때 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잘 몰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서 잃는 것이 개선이나 방지 작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적거나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유익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더 내부 경영적 위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위기관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저는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이 회사 대표가 되기 전 여러 번 대기업 대표를 거쳤을 때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경영 퍼포먼스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언론을 통해 홍보하거나 제 개인이 알려지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습니다. 제가 언론을 안 만나도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기업 대표이사가 언론과 가깝게 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대표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기반한 실행이라고 봅니다. 국내 그룹사 상황을 보아도, 오너가 계신 상황에서는 계열사 대표들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기자들과 가깝게 지내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 것도 그러한 판단 때문이지요. 이는 개인 커리어 전략일 수도 있고, 개인 성향이나 여러 이유가 있어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주제입니다.

그룹에서 성공적인 계열사를 이끌고 계시던 경우에는 굳이 언론을 통한 개인이나 회사관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기업에게 굳이 딴지(?)를 거는 언론이 일부 있다고 해도, 무시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기반 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는 개인 성향이나 선호를 넘어 회사 상황과 조건 등 여러 전략적 판단도 함께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롭게 부임한 중견기업 상황이 예전 그룹 계열사 경우와는 전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과의 관계, 노조와의 관계, 대형 거래처와의 관계, 지역 정부와의 관계, 국회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예전 경우와 많이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경우지요. 심지어 그룹 시절에는 홍보실이 알게 모르게 언론과의 관계를 잘 유지 관리했는데, 중견기업에 와 보니 홍보실이 적절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며 다양한 논란을 방치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담당기자들도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 대하여 궁금해할 것입니다. 새 대표이사가 추구할 회사 비전이나 투자전략에 대한 질문도 많을 수 있습니다. 이전 대표가 제대로 된 이해관계자 관리를 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면 새롭게 부임한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도 있지요. 딱히 언론뿐 아니라 직원이나 노조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대표이사에 대한 비슷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장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방식들 중 하나가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담당기자들과 자리를 마련하여 새로운 회사의 방향성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지요. 깊이 있는 인터뷰를 하기도 합니다. 여러 데스크를 만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의견도 주고받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대표이사의 메시지가 의미 있게 전달되고 확산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새로운 기업 상황을 보았을 때 대표이사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이 있다면 그 이전의 기조는 유지하실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게 될 상황이 아니라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주시는 것이 회사를 위해 필요한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절대) 하지 않는다’ 보다는 상황에 따라 ‘마다하지 않겠다’가 이상적인 대표이사의 입장입니다. 보다 전략적인 대표이사의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 플레이가 좀 효과가 있을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위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경쟁사의 적대적 시장 행위를 분쇄하라고 하시는데요. 저희가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하여 언론 플레이를 하면 그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언론 플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용하시는데 조금 더 신중하셔야 하겠습니다. 그 표현속에는 기업이 언론을 단순히 플레이의 도구로 생각하거나, 최소한 언론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격한 기자 앞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실 때는 상당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질문 내용만 들어서는 어떻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 그 효과 유무를 미리 예상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보다 먼저 이해하셔야 할 부분은 자사가 그런 적대적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사의 상황 통제력은 지속해서 약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자사가 경쟁사를 겨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초기 성과를 만들면, 일반적으로는 그 경쟁사도 자사를 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곧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자사에게는 그에 대한 방어나 해명 커뮤니케이션까지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추가됩니다. 양사간 상호전이 심각해지면, 자연스럽게 해당 쟁점과 관련한 전문가들도 커뮤니케이션에 참전하게 됩니다.

언론이 여러 전문가 시각들을 계속해서 보도하는 한 규제기관, 시민단체, 정치단체와 고객들까지 쟁점에 관여하며 연이어 참전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이해관계자 각각의 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충돌하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쟁점이 진화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초 자사가 목표했던 상황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합니다.

물론 운이 좋거나 전략적으로 탄탄한 로드맵을 가지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쟁점 형성에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단순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해 보자 했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새롭게 부상한 여론과 공중의 시각에 당황 해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일반적 수준을 넘어서는 과격하고, 극단적인 쟁점화 시도는 대부분 사후 후유증까지도 초래합니다. 쟁점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마무리된 이후까지 소송이나, 부정적 이미지, 소문, 업계 평가와 같은 후유증이 이어집니다. 더욱 재수가 없으면, 경영진이 주요 쟁점과 관련하여 실행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활동 때문에 법적 조치까지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싸움에는 공격과 반격이 오고 가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강력하게 언론을 활용하여 쟁점을 만들고, 경쟁사의 적대적 시도를 초기에 꺾어 버리겠다는 생각 그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메타적 관점에서 경쟁사 반격과 그 주변 이해관계자 그리고 공중의 순차적 또는 돌발적 개입 등에 대한 선제적 예측과 대응방안 수립 없이는 함부로 그러한 활동을 시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면 하에서 기사 몇 개 내서 경쟁사를 견제해 보겠다는 수준의 생각만으로 시작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계열사 창구도 일원화해야 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투자한 계열사들이 여럿 됩니다. 회사에 따라 홍보팀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본사와 계열사들이 관련된 이슈가 종종 있는데, 이 계열사 언론 창구들을 어떻게 체계화 해야 하는 건지요. 창구일원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본사와 계열사를 하나의 창구로 묶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창구일원화를 홍보팀을 하나로 합친다 거나, 언론 창구 부서를 하나로 하거나, 담당자를 한명으로 지정 한다 거나 하는 체계로만 알고 계시는데요, 사실 복수 회사간 창구일원화란 ‘사전 공유되어 합의된 동일한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체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 창구도 중요하지만, 메시지의 일원화 및 조정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연루된 이슈가 발생하면, 일반적으로는 본사는 계열사측에 정리된 핵심 메시지를 공유하게 됩니다. 공유된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 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케이스마다 본사가 해당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할 창구 역할을 할 것인지, 계열사가 할 것인지를 정해 창구일원화를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전 공유 합의된 핵심메시지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창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이 체계만 제대로 운용 가능하다면 창구를 항시 일원화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질문 전에 잠깐 말씀 들어보니 본사에 홍보실이 없어서, 본사와 계열사간 메시지를 정리하거나, 체계를 나누고, 창구일원화 대응을 관리할 부서나 담당자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대행사를 고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와 관련해서도 창구일원화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여러 대행사를 고용하시는 것은 창구일원화를 어렵게 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사가 A대행사를 고용하고, 계열사들이 각각 B, C, D 대행사를 고용한다면, 물리적으로 대언론창구는 종전의 두배가 되는 것입니다. 창구일원화의 두가지 전제가 ‘통제’와 ‘합의’입니다. 물리적 창구 확대는 통제의 개념에 반합니다. 물론 상호간 메시지 합의에 있어서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대행사 활용 체계는 본사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하나의 대행사를 고용해 ‘외부에 있는 홍보실’ 체계를 먼저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 해당 대행사를 통해 계열사 홍보팀들과 전체적 메시지를 정렬하는 체계로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홍보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은 본사의 대행사가 해당 계열사 창구 역할까지 함께 해주면 됩니다. 본사는 해당 대행사를 통제하고, 대행사를 통해 창구와 메시지들을 일관되게 관리하게 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각 이슈대응에 있어서 사전 개발된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공유하게 되고, 합의를 거쳐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본사와 계열사가 함께 또는 나누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슈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본사에 구축하는 것과 같습니다. 창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통제 가능할 때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글로벌기업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크게 이슈화 될 일은 없는데요. 일상적으로 언론을 만나고, 언론대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요? 언론과 관계를 일단 맺게 되면 골치 아픈 일도 많아지고,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도 계속 문제될 상황이 생길 텐데요. 저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상황을 예상하시는지 이해가 됩니다. 사실 이 같은 고민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국내 중소 중견기업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언론관계에 관심을 두었다가 여러 부작용(?)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을 접은 기업도 있습니다. 반대로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언론을 간주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기업도 물론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우선 자사가 시장에서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과 형태 그리고 비전이 되겠습니다. 그러한 근본적 경영 아젠다를 두고 이전 전례들을 돌아보게 되면, 자사에게 언론관계가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어느 정도 가늠될 것입니다.

일단 언론관계를 시작하려 했다면, 어느 수준까지 관계를 형성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의 정리가 다음입니다. 사실 기업 대부분은 일부 대형 그룹사의 언론관계 수준까지 따라하거나, 비교할 만큼 수준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가치도 대형 그룹사에 비해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 수준이나 관계 목표도 자사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규 또는 중소형 글로벌 기업의 경우 언론과의 파이프라인(pipeline)을 형성해 놓는 것을 1차 목표로 합니다. 자사를 커버하는 담당기자와 데스크들을 전혀 모르는 것과 알고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이는 상시 언론홍보 차원은 물론,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그 차이가 크게 나뉩니다.

일단 언론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 관계를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관리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 그 다음 고민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언 드리는 것은 최소한 경영적 주제를 가지고 언론과 전문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관계 수준으로 유지하시라는 것입니다. 기자가 관련 주제에 대하여 기사를 쓰게 되었을 때 자사 경영진에게 연락해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관계 수준을 지향하라는 것입니다. 상호신뢰를 우선 형성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는 업종과 기업형태 그리고 경영진 스타일과도 연결되어 있는 아주 변수 많은 주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셔야 할 것은 언론관계가 단순한 인간관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영적 주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상호 신뢰 하에 전문적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호 의지 관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일상적 관계 관리를 위한 관심과 최소한의 투자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언론관계는 곧 기업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기자와 데스크를 한 명의 인간이라고 보기 보다는 언론사라는 법인체와 동등한 개념이라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관계 형성과 관리의 목적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피해야 할 개념은 관계를 돈으로 살수 있다는 것과, 일상적 관리가 힘드니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그룹을 필요할 때만 단순 고용해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며 철학적인 주제이기도 하지요.

# # #

3월 312025 0 Responses

언론을 움직이는 게 어려운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스타트업이지만, 창업 대표님이 유력 가문 출신이시라, 언론계, 정치계에 두루 발이 넓으십니다. 아는 언론사 임원들도 꽤 계시죠. 그래서 저희 대표님께서는 현재 이슈 관련해서 언론을 핸들링 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모르겠다 하시네요. 언론을 움직이기는 게 그리 어려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일단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또는 언론홍보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관점을 보다 정확히 정돈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소위 언론관(言論觀)이라고 하지요. 기업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이 공히 정확한 언론관을 수립하는 것은 언론과 관련된 기업 니즈가 있을 때 대응 이전 가장 먼저 필요한 선제조건이라고 봅니다.

저희는 업의 특성상 언론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생각을 다양하게 접할 때가 많습니다. 언론을 단순 사회악이라 폄하하는 임원도 있는 반면, 언론을 사회와 기업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로 간주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언론이 아주 부패했고, 엉터리 같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생각하는 임원도 있지만, 언론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언론이 그나마 견제해 주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는 임원도 있습니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어느 쪽이 주로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핵심은 기업 경영을 해 나가는데 있어 과연 어떤 언론관이 회사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은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경영자로서 언론관에 대한 의미 있는 고민과 설정이 없는 경우입니다.

언론과 전혀 관련 없이 기업 업무만 묵묵히 해 나가면 언론관이라는 것에 그리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해 보신 분들은 아시지만, 어느 정도 기업의 수준이 되면 언론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의 이해관계자가 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해관계자로 부상하는 언론을 내내 낯설어 하거나, 무조건 피하거나, 폄하하거나, 공격하려 한다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언론관은 경영자 스스로 미리미리 챙겨 놓아야 하는 주제일 것입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시기로는 대표님께서 언론계에 발이 넓으셔서 웬만한 부정이슈의 경우에는 간단하게 언론을 핸들링 하실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부정이슈가 기사화되지 않도록 언론사의 여러 아는 임원들에게 연락도 하시고, 만나 하소연도 하시면 관련 내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례를 들어 대표님이 다시 생각하시게 노력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현재 의미 있는 조언은 가능한 범위와 수준 내에서 대표님이 해당 부정 이슈를 잘 관리해 보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다 정확한 언론관은 경험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많은 대기업 홍보임원들은 그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과 자신에게 유익한 언론관을 스스로 구성했습니다. 그를 위해 수십년을 보내신 분들도 있습니다. 핵심은 무엇이 현실인지를 먼저 경험하시면, 그를 기반으로 어떤 언론관을 가져야 회사와 자신이 발전적이 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외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드리면 언론은 기업이 컨트롤이나 핸들링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 # #

3월 312025 0 Responses

타운홀 미팅, 무슨 준비를 해야 하죠?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2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이 조만간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시는 이벤트에 참석하십니다. 대표께서 직접 직원들 질문을 받으실 거고요, 허심탄회하게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너무 준비를 하면 부자연스러울까 걱정인데요, 그래도 준비를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 기고문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댓말은 곧 ‘허심탄회’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를 너무 하면 직원들이 부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도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할수록 직원들은 만족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블라인드나 소셜미디어, 언론에 회자되었던 여러 기업 대표님들의 타운홀 미팅 후담을 돌아보시지요. 완벽하게 준비해서 진행했더라면 그러한 이상현상과 반응은 발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부분 그와 연관되신 대표님들은 사후에 후회를 하십니다. 일부는 직원들이 오해했고, 제대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결과에 큰 문제가 생겼다면 주된 직접적 원인은 화자의 준비부족이나 실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타운홀 미팅에서 큰 아픔을 겪으신 대표님들의 공통점을 정리해 보자면, 일단 직원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주로 거론하는 질문 주제에 대한 사전적 이해와 적절한 답을 주기 위한 깊은 고민이 부족했던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만들어 보았어도, 그 답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주변인들에게 미리 평가받아보는 과정을 생략하신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자신의 평소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힌다는 생각은 적절한 소통을 방해하는 큰 원인입니다. 주변인들에게 다각도로 평가받아 본 뒤 긍정적인 내용으로 정리된 메시지를 답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 소통이지요.

그와 함께 대표님들의 공통적 실수는 타운홀 장소에서 말씀하시는 방식, 제스츄어, 발음이나 복장 같은 부분에 대한 준비를, 질문을 예상하고 메시지를 가다듬는 준비보다 훨씬 더 많이 하신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여지는가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말씀을 하시는 가보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말씀이 전달되어야 그와 함께 제대로 보여 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타운홀 미팅이라는 이벤트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소통은 목적이 아니라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소통이 중요한 것이지, 소통을 위한 소통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정확하게 직원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그들의 주된 질문을 꼽아 정리해 보는데 시간을 투여하시기 바랍니다. 그 질문 각각에 대한 답을 정성껏 정리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답을 여러 주변인들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검증받아 보십시오. 이런 모든 준비와 절차가 완성되었을 때 소통의 진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직원들을 언론사 기자들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준비와 절차가 어때야 하는지를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 # #

1 2 3 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