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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2002) 수정 | 삭제

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2002)
수정 | 삭제
정말 창피해서 PR 못해 먹겠다..
이름 정용민 소속 CK 조회 3
정말 우리나라에서 PR은 왜 이런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쓸려 들어오는 스팸 이메일들을 걸러내기 위해 수신 거부규칙을 정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쳐넣는 글자 “광고” “홍보” “PR”… 제목이나 본문에 이런 글자가 있으면 일단 지운 편지함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내린답니다.

TV를 켜 볼까요? “연예인과 PD간의 “PR비” 그 진상은..” 짜증이 납니다. 제작비 3억들이고 PR비 2억이면 괜찮은 거죠..라고 말하는 연예기획사 사람의 인터뷰가 슬픕니다.

간간히 신인 가수들이나 배우들이 나오면 앵커가 하는말 “1 분동안 자기 PR한번 해주시죠” 그 풋내기 연예인은 자기에 대해 PR을 하기 위해 “성대모사”나 “맹구흉내내기” 또는 “도리도리춤”등을 추지요. 몇몇 심하게 오버하는 친구들이 있을라 치면 도저히 역겨워서 이사람 PR은 못듣겠다며 “구토”하는 표정을 짓는 주변 연예인들도 비춰집니다.

회사나 조직의 어떤 회계감사 과정에서 “홍보비”등으로 쓰여진 항목은 마치 “검은돈”으로 느껴지기도 하지요.

“우리 새로 나온 양념통닭을 홍보하러 다니느냐고 요즘은 정신이 없답니다.” 몇 년 전 어떤 연예인이 양념통닭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뒤 한말입니다.

집안 식구들이 모여서 “제는 무슨 일 하나 요즘?” “홍보대행사다닌데요..” “무슨 회사?” “홍보요 홍보” “그게 뭐하는 데야?” “뭐 기자도 만나고 회사 광고 해주는데래나 봐요..” “응..?” (마치 별볼일 없다는 표정으로 정수기 영업사원같은 거군..하는 생각을 하시는 듯 합니다.)

큰 기업에서 임원정도 지내셨던 어른들은 “거…힘든일 하는군. 술먹구 잘 놀아야 하는데…제는 그게 체질에 맞는가 보지?”하십니다. 표정은 ‘너 그거 오래 할 짓 못된다..’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돌아 보면 제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내” 한명 뿐인 듯 합니다.

홍사모에서나 어디가서나 홍보인들이 2명 이상만 모이면 다 이런 이슈에 공감을 하곤 합니다. “문제야 문제..” “정말 문제지..” 근데 이런 한탄스러운 대화는 수년전이나 지금이나 그 톤과 표현의 수위가 동일합니다. 이 상태로 나가면 이런 한탄섞인 대화는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습니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죠.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이담에 제가 늙어 이세상을 떠나면서 “아빠는 평생 PR을 했다. 그래서 행복했다”라고 말할 때. 우리 아이가 “아빠 자랑스러워요. 아빠가 하신 PR이 자랑스러워요”하는 게 아니라… “아빠 그게 뭐예요? 다 잊어요 됬어요. 창피해요”하면 어쩔까..?

약간은 신파같지만 요즘 돌아가는 PR과 홍보등의 오용 및 남용실태를 보면 그리 작위적인 상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주변에 있는 비PR인들에게서 그루닉 교수가 가진 PR관이나 커틀립이나 센터 교수님들의 PR에 대한 정의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PR을 한다 하면 “좋은 일 또는 중요한 일 하십니다” “행복하시죠”하는 이야기라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동료들을 바라보고, 주변을 바라보고, 윗 어른을 바라보고, 아내와 자식을 바라 볼 때 내가 PR을 한다는 것이 마냥 자랑스러웠으면 한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일찍 들어와서도 직업병이 도져 여러 방송의 뉴스를 보니 우연히 하도 “PR”이야기가 많이 나와 아마 제 머리가 잠시 돌았나 봅니다. 더운 여름 짜증나시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04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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