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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림 제지 사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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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가족문화, 사우스웨스트 항공 (Southwest Airlines)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급여도 그리 높지 않고, 일이 많아 눈코 뜰 새가 없어도 마냥 행복한 직장. 지원자 25명 당 겨우 한명만이 이곳에서 일할 수 있다. 사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매일의 일이 곧 놀이인 곳. 미국 최우량 항공사 사우스웨스턴의 이야기다.
미국 제7위의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은 1만 4,000명 종업원 중 86% 이상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수의 항공사들 보다 이윤과 종업원의 생산성이 탁월하게 높고, 20여년간 지속적 흑자를 낸 유일한 미국의 항공사다.
이러한 성공은 바로 이 회사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기인한다. 소위 “놀면서 일하는 (Work and Play) 기업문화”가 그것이다. 이 기업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바로 이 기업의 CEO (최고경영자)다.
놀면서 일하는 CEO?
사우스웨스트의 CEO 허브 켈러허는 즐겁게 일한다. 종종 엘비스 플레슬리 스타일의 청바지를 입고 공항 게이트에 나타나 승객들과 농담을 나눈다. 어느날 갑자기 직원들과 사냥을 떠날 때도 있다. 하루에 다섯갑의 담배를 피우고 밤새 직원들과 술도 즐긴다. 큰 체육관을 빌려 전 직원들과 레슬링 대회나 팔씨름 대회를 벌여 자신도 하루종일 땀을 뺀다. 하루에 접수되는 1000개 이상의 고객 불만과 제안에 일일이 답변을 하는 고객담당 직원들과 함께 직접 손으로 편지를 쓰기도 한다.
직원들은 어떤가. 핑크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승객 앞에서 노래를 열창하는 아줌마 스튜어디스가 있는 가 하면, 어떤 스튜어디스는 옛날 우리나라 고속버스 안내원, 혹은 공장 작업복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 패션을 무시한 편안한 바지에 굽 없는 운동화 차림 그대로다. 가슴에 붙은 이름표로 겨우 승무원을 식별할 수 있다. 이착륙시에도 승무원들은 기내 방송으로 승객들과 짓궂은 농담을 나눈다. “기내에서는 금연이지만 특별히 날개 위에 흡연구역을 만들었다”는 류의 농담이다. 실제 승객들은 이상하게도 이런 농담에 재미있어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그 사장에 그 직원들이다. 나아가서 승객들까지 그 사람들을 닮아가고 즐거워한다.
직원이 먼저 고객은 다음?
사우스웨스트는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한다”는 직원중심주의 가치가 기업문화의 기반이다. 고객우선 또는 고객만족만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행복한 직원들만이 고객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에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 우선 우리가 상상 할 수 있는 것은 높은 급여일 것이다. 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신입사원에 대한 임금은 그리 매력적인 편이 아니다. 직원들의 업무량도 다른 여타 항공사들에 비해 훨씬 많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느 회사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우수한 미국의 젊은이들을 이 회사로 몰려들게 한다.
매년 12만 4천여명이 지원하지만 단지 5천명 가량만이 고용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채용시 유머 감각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순전히 즐겁게 가족같이 일하기 위해서다. 유머라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켈러허 사장이 직접 면접을 해 두 세가지 이상의 유머를 구사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은 뽑지도 않는다. 이렇게 뽑은 직원들을 회사는 25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한명도 해고 한 적이 없고 이직률 또한 7.4%로 타 경쟁업체에 비하여 적다.
즐겁게 일하는 가족이 성공한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회사다. “즐겁게 일하면 성공한다?” 이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세계의 많은 경영학자들이 이 회사의 기업문화를 연구했다. 그 결과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성공적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사우스웨스트로 대표되는 “즐겁게 일하는 가족”적인 기업문화 형태는 최근 미국에서 성공한 다른 주요 기업들에게서도 상당부분 발견 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직원들 생일 등 모든 기념일에는 축하파티를 함께 열고, 승무원들이 바쁘면 기장이 직접 나와 게이트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발권업무를 하는 사람이 수하물을 나르는 것을 돕는 하나의 즐거운 가족. 이런 회사에서 직원들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생겨나 있었던것이다.
사우스웨스트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최고경영자의 유연한 경영철학과 직원들의 애사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시 이곳의 성공의 비결도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곤 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 기업들도 ‘먼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면, 고객들이 행복하게 되고, 나아가 회사가 성공할 수 있다’는 윈윈(win-win)적 경영철학으로 스스로의 변신을 꾀할 때가 된 것 같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9·11 테러 이후인 올해 초 4000명정도의 신규 채용 계획을 내놓아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들 고유의 즐거운 가족적 기업문화로 성공한 이 회사는 항공업계 초유의 위기시에도 감원은 커녕 예년과 비슷한 대규모 신규 채용을 함으로써 직원들의 충성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니 참으로 부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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