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07 0 Responses

PR컨설턴트와 의사 (2002) 수정 | 삭제

PR컨설턴트와 의사 (2002)
수정 | 삭제
이미 몇 년 전부터 PR컨설턴트를 의사에 비유한 글을 몇 번 올린 기억이 납니다.

각종 국내외 기업, 공사, 정부부처, 심지어는 NGO들에게 이르기 까지 소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정말 PR컨설턴트라는 사람은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적 질병을 고치는 의사 같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번 PR컨설턴트와 의사가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1. 생생할 때는 아니다가도 아프면 생각이 난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사실이지만 몸이 개운하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충만할 때에는 절대 병원을 찾거나 의사에게 상담을 하는 경우는 없는 듯 합니다. 갑자기 자기의 몸에 이상이 생긴다든지, 특정부위가 이유없이 아프면 의사를 원하게 되지요.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관련 실무자들도 마찬 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쩔 때는 경영진 스스로 자기 회사의 문제점을 가지고 컨설턴트들을 찾아 오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점(증상)들을 토로합니다. 이 때 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병명이 무어냐 하는 것이지요. 병에 대한 정의를 빨리 내릴 수록 환자(의뢰인)나 컨설턴트가 헤매지 않고 빨리 결론을 얻게 되지요.

워낙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않으시고 신경을 안 쓰신 분들이 많아서 일단 컨설턴트들을 찾아 오시는 분들은 정말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하시더라도 가끔씩 의사를 찾아 건강진단도 받아 놓으시는 회사 및 조직이 되셨으면 할 때가 많습니다. 안타깝지요.

2. 여러 환자를 다룬다.

이건 컨설턴트의 이야기입니다. 환자들은 자기 자신이 제일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데 사실 컨설턴트들은 의사들과 같이 여러 환자들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한 기업의 심각한 커뮤니케이션적 문제들을 실컷 듣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른 기업의 엄청난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나누어야 합니다. 가끔씩 회의 중에 클라이언트사의 개요를 헷갈려 하거나 문제점들을 기억해 내려 자신의 다이어리와 메모 책자들을 뒤적일 때도 있습니다. ^^

3. 전문분야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한두 명의 컨설턴트가 다 맞아 시골 동네 보건소 의사선생님 처럼 돌보지는 않습니다. 같은 종류의 문제점들을 몇 명의 특정 컨설턴트들이 도 맡아 하긴 하지요. 겉으로는 차이를 모르겠어도 사실 자신의 전문분야가 다 따로 있습니다.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담당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조사 담당도 있고, 정부관계 담당도 있고, 순수 언론관계 담당도 있습니다. IR담당이나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담당도 있고… 흡사 종합병원의 전문의 시스템 같은 그 무언가가 컨설팅 회사 내에는 존재합니다. 각자 자신의 Specialty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도 전문의들과 비슷하다고 할 까요.

4. 답은 환자에게 있다.

일단 문제에 찌든 기업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과연 누가 더 문제에 대해 잘 알까요? 그건 기업(환자쪽)입니다. 자신이 어디가 어떻게 아프고 어떤 증상이 반복되는지에 대해 앞에 앉아있는 의사보다는 더 생생하게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환자입니다. 가끔씩 아프긴 아픈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약간 무딘 환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 저것 유사 증상들을 되짚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틀림없이 환자가 알고 있는 증상들이 나오곤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증상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도 환자와의 대화 속에서는 다 표현이 됩니다. 그럼 컨설턴트들은 뭐 하는 녀석들이냐고요? 컨설턴트들은 “그게 병이다” “그러니 고쳐야 하겠다”라는 개념을 클라이언트에게 심어주고 나아가서는 “완쾌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물론 실제로 그 문제점들을 고치기 위한 상세한 치료법을 알려주고 치료 받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5. 다 고치는 건 아니다.

모든 의사들이 모든 병들을 다 고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기가 치료하던 환자가 죽음을 맞는 케이스도 목격해야만 하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수술 중에 명을 달리하거나, 상담 받고 간 환자가 다시는 못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요. 단 의사와 컨설턴트가 약간 다르다면 상담결과 “위중하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기업)은 얼마 안가서 신문에 그 부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종종 부고와 비슷한 부정적 기사들을 가지고 상담을 오시는 좀비 클라이언트들도 계시지요… 어쨌든 컨설턴트나 의사나 클라이언트와 환자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인연이 맞지 않거나, 환자 또는 환경이 도와주지 않아서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들에 대해서는 언제 날 잡아서 길게 토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6. 환자의 역할이 제일 크다.

무엇보다도 큰 역할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환자인 클라이언트의 몫입니다. 자신이 자신을 아는 만큼 그 문제(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면 스스로 치료의 과정에 대한 실행을 책임져야 합니다. 컨설턴트에게 당신이 알아서 이 문제를 풀어 보라 하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포기일 뿐입니다. 컨설턴트들은 단지 강력한 인하우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시각과 해법을 제시하는 조언자일 뿐입니다. 시계는 인하우스가 차고 있고 그 시간을 읽어주는 일을 컨설턴트가 한다는 것이지요. 참 이상한 세상 이야기 같지만 현실을 보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왜 자기 손목에 찬 시계의 시간을 읽을 수 없는 건지…

7. 돈을 지불하면 일단 끝이다.

일단 의사에게 검진이나 수술을 받고 돈을 지불한 환자가 그 다음에 와서 다시 검진이나 수술을 받으려면 그에 해당하는 검진료 또는 수술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일부 클라이언트들은컨설팅 서비스를 마치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평~생 책임지는” 무한 AS의 서비스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 한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싶으면 그와는 유사하지도 않은 문제들을 다시 제시하며 일종의 “서비스(?)”를 요구합니다. 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라는 단어가 공짜봉사 또는 선물 등으로 의미가 변용되었는지 모르지만 암튼 이런 클라이언트들이 종종 계십니다.

흔히 컨설턴트는 Problem Solver라고 합니다. 그 Problem이 경영적인 사안이라면 경영 컨설턴트를 찾고, 그 Problem이 세무적인 것이라면 세무 컨설턴트를 찾지요, 회계적인 문제점은 회계 컨설턴트를, 기술적인 문제라면 기술 컨설턴트, 법률적인 문제라면 법률 컨설턴트들을 찾아 그들의 전문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해당 문제들을 해결 (Problem Solving)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하우스 인력들의 당연한 업무입니다.

아직은 우리들에게 낮설고 어색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 내외부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들을 주렁주렁 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을 올바로 실행한다면 세상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고 할 때, 기업을 도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도와주는 우리 PR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은 Happy Maker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약쪽에서는 비아그라를 생각하시겠네요…)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나실까봐 약간 헛소리를 남김니다. ^^

by 우마미 | 2006/12/05 13:58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