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2007 0 Responses

PR 컨설턴트와 의사 (이종혁씨와의 대화)(2002) 수정 | 삭제

PR 컨설턴트와 의사 (이종혁씨와의 대화)(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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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장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제언을 드린다면 진정으로 PR이 말씀하신 외과의사와 같이 병든 조직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과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해결방법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의사들은 진단된 결과를 수치화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고 그에 대한 검증된 방법으로 투약 및 수술을 하게 되죠. 예로드신 법조인, 세무사 등등 전문직으로 구분되는 업종의 사람들 대부분도 정해진 틀 속에서 명확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PR컨설팅이 하나의 산업분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필수적 요소는 바로 이와같은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 그리고 이를 분석하고 적용하는 타당하고 신뢰성 높은 방법과 이론적 근거가 그것일 것입니다.

저는 PR컨설팅이라는 영역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업계 나름대로도 여건이 된다면 (사실 이 부분은 저도 판단이 어렵습니다.) 최소한 이러한 분야에 재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까지는 이러한 여건을 마련했던 준비기였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컨설팅 업체라고 하는 각 분야의 기업들이나 조직에서는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은 관련 보고서, 연구실적, 분석자료 등을 발표하고 이를 공유하기 마련입니다. 컨설팅 업체는 “지식집단”이며 그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스스로의 평판과 사회에서의 위상, 그리고 나름대로의 지식활동에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자체적인 논리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죠.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데 있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분석활동, 연구활동,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업계의 노력없이는 기본 마케팅, 경영 컨설팅 업체들과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PR업계는 적어도 두가지 부류로 성격을 명확히 나누고 특화되어야겠죠. 컨설팅업체, 세부 실행업체로, PR컨설팅 능력을 보유한 업체는 언론홍보 및 기타 활동은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PR회사에 아웃소싱하는 형태로 업계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형태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흥미롭게 PR컨설턴트와 의사를 비교해 주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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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팀장님의 제언에 동감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부딪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틀’이 없다는 것일 것입니다. 이는 경영컨설팅과 우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좀처럼 무언가 넘버(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누구든 수치앞에서는 경건해지는 경향이 있더군요, 객관성이라는 엄청난 선입견에 사실 부정확하거나 오도된 수치들까지 무조건 수용하는 현상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에 있어서는 이러한 수치가 별로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는 외국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들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들은 약간은 억지춘향식의 “수치 개발”에 컨설팅 인프라 노력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홍길동”이라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컨설팅을 한다고 칩시다. 이 사람 자체를 분석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 태도를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이사람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좀처럼 수학적인 수치가 필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길동씨의 커뮤니케이션적 문제점이라고 제시를 할 때 “대인관계, 특히 여성과의 대면시 상당히 불안한 안면 증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으며 상당기간 이 증세가 지속되므로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분석됨”이라는 말이나 “홍길동씨의 여성대면시 홍길동씨의 눈깜박임 횟수가 평상시 3초당 1번에서 1초당 1번으로 급격히 증가하며, 이는 여성대면관계가 원활한 김개동씨의 여성대면시 눈깜박임횟수 5초당 1번에 비해 5배가 빈번한 수치임. 고로 이러한 과도한 눈깜박임이 상대여성에게 부담을 줄 소지가 있음”이라는 분석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DB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커뮤니케이션 연구방법론에 있어서 그리고 컨설팅적 분석틀에 있어서 너무 숫치와 경영컨설팅적 기준에 근거한 발전방향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실무상의 느낌입니다. (물론 정확한 느낌이 아닐수도 있다고 봅니다.)

경영컨설팅적 기법들 중에 많은 부분 수용해야 할 우수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너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양적인 접근과 과학적인 접근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현상의 순수성과 무제한적 특성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거대한 기업의 위기관리 컨설팅에 있어서 과학적인 수치와 두꺼운 위기대응전략 및 실행파일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평생 수많은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성공적으로 컨설팅한 노년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의 “공중에게 정직하라!”는 한마디가 더 클라이언트 기업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에게는 이 때문에 스스로의 Reputation Management가 심각하게 요구되며 컨설턴트로서의 철학적 소양도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의 사업적 숙제와 극복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 앞으로 더욱 심도 깊은 논의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이 팀장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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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장님 답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항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로의 생각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PR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이러한 논의가 즐겁습니다.

정부장님께서 말씀하신 “컨설팅에 있어 양적연구방법, 과학적 접근”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 저도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며 꼭 이것이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PR컨설팅이라는 분야의 전문성 그리고 진입장벽을 어느정도 확보한 나름대로의 영역수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접근이 궁극적으로는 업계에서도 수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 일 수 있겠지만, PR업계에서 “컨설팅” “컨설턴트”라는 부분에 있어 그 진입장벽이 거의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듯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지난 몇년간 숫적으로 증가한 PR대행사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PR대행사들은 “Media relations”라기 보다는 “언론홍보”서비스를 근간으로 하는 곳들입니다. 이들 서비스도 물론 중요한 영역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PR업계가 컨설팅 그룹과 테크니션 그룹으로 나뉘지 않고 모두 하나로 혼재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모두 컨설팅 서비스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을 저는 차별화의 문제, 그리고 그 차별화를 실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툴의 부재로 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성을 기하고 좀 더 논리적인 컨설팅을 위해서는 나름대로 짧은 식견을 갖고 판단하기에 결국에는 양적연구방법 차원에서 많은 접근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업계와 학계의 연결고리로서 역할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최근 “PR 컨설팅 그룹”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CK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좋은 시도이자 나름대로의 명확한 비젼제시에 저도 PR인의 한사람으로서 성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제시해주시는 의견과 문제제기를 통해 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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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님께서 제기하신 진입장벽관련 이슈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일단 이 진입장벽이라는 것이 기존 시장점유업체에게는 후발진입업체에 대한 견제의 의미를 갖으며, 또 반대로 후발진입업체에게는 선발업체의 횡포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말그대로 양면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외부적인 평가에서 볼 때 무언가 경쟁력있는 진입장벽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틀림없이 동감합니다.

현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서비스는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아무도 변변히 할 수 없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시장에서의 문제점은 컨설팅 펌을 이끄시는 경영진들께서 진짜 컨설팅 비지니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공부를 많이 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또한 담당 컨설턴트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고, 마지막으로 컨설턴트 각자가 역량을 극대화 하기 위한 이론적, 실무적 노력이 그렇게 많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시장은 첫걸음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당면문제는 “시장의 확장”과 함께 “시장에 대한 인식의 수립”이라고 봅니다.

없는 시장을 일단 만들고, 또 그 시장을 확장시키려는 노력이 우선한다는 말입니다.

이 과정에 있어서 인위적인 진입장벽은 아직은 무의미하다고 보겠습니다. 시장이 부실하면 무슨 진입장벽이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보다 더 필요한 것은 기존의 Specialist들을 조직화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컨설팅 펌의 기치를 세워서 대내외적으로 인물들을 흡수하고 그들이 중심이되어 자생적인 서비스 및 틀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진입장벽은 인위적일 수도 있지만 시장질서에 맡겨 놓으면 자연스레 구축되는 이상한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 정도 능력과 편제를 가지고는 저 시장에 들어가서는 게임조차 않된다”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그것입니다.

IT붐이 일때 많은 대행사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희박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좀더 체계화된 시스템의 확립은 이런 심리적 진입장벽의 근간이 되리라 믿기에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결론은 사람입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기를 간절히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끼리의 이런 대화가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01 | 옛글들(20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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