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5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팔려 가는 당나귀의 포지션…

모 대형 유통체인이 AI 이슈에 대해 결정한 닭과 오리제품에 대한 판매장 철수 결정은 무참하게 언론의 질타와 양계업자들의 대응으로 무색해졌다.

이 또한 해당 유통업체의 포지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지션에 있어서 항상 대중과 같은 편에 서라고 했다. 이 업체가 ‘대중’이라고 생각했던 그룹은 과연 어디일까?

대부분 소비자편에만 서면 포지션에는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데. 사회라는 것 그리고 맥락이라는 것에 어떻게 흑과 백이 존재할까 말이다.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AI와 현재 유통중인 닭과 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1. 저 닭과 오리는 분명히 AI에 걸렸을 꺼야.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
2. 닭이랑 오리매장이구나, 요즘 AI 때문에 잘 안팔리는 구나…먹고 싶어도 조금 참아야지…
3. 뭐 어때 먹구 죽어…이거 얼마예요?

아마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두번째 포지션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시장점유율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라고 본다. 1, 3번과 같이 매장에서 극단적인 두려우과 공포 또는 배짱을 투영하는 소비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majority는 아니지 않나…

또한 많은 소비자들이 몇도 이상 가열을 하면 AI에 안전하다던지, 계란의 경우에는 AI에 감염된 닭이 달걀을 나을 수 없으니 일단 안전하다는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번 모 유통업체의 매장철수 결정을 같은 유통업계에서도 ‘튀는’ 행동이었기에 그 포지션에 의문이 간다. 이런 일종의 industry issue에서는 동업종사들의 포지션과도 그 맥을 같이 하는게 안전한데 이런 극단적이고 성급한 포지션을 정해 실행한 이유가 뭘까. 아이디어 차원의 결정이었을까?

소비자들에게도 별반 인상을 주지 못하고, supplier들에게도 비난을 받고, 동종업계에서도 눈총을 받고, 언론에게도 비난을 받는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걸까? 팔려가는 당나귀의 마지막 발길질 같아 씁쓸하다.

 

5월 132008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국민과의 소통 정상화 방안

오늘자 문화일보를 시작으로 보도되는 뉴스들을 보면 대통령은 홍보기획통 측근들과 오찬을 하면서 “국민들과의 소통문제에 있어서 다소 문제가 있지 않았나…”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제2 그리고 제3의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소통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조선일보 내일자를 보면 대통령의 정치 DNA부재에 대한 쓴 소리가 실려있다. 기존에 정치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포지션에 대해서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는 남이 어떻게 봐 주느냐는 것’”이라고 정치를 정의했다는 흥미로운 소개가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人事難’을 거론하면서 새로운 홍보 전문가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보도도 나온다.

여러 보도 속 대통령의 의지를 엿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점은…

아직까지 ‘국민과의 소통’ 즉 달리 말하면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한 방향성에 있어 몇 가지 부정확 한 전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1. ‘본질은 완벽하기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만이 문제’라는 뉘앙스의 전제다.
2. ‘특단의 대책’과 같은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전제다.
3.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정치적 DNA를 가진 (진정한) 홍보 전문가’가 존재 할 것이라는 전제다.

이는 단순하게 정리를 하면, 1. 본질 2. 시스템 3. 홍보 실행 주체에 대한 전제들이 모두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서도 CEO의 리더십이 기업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을 규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CEO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에 대부분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시스템도 CEO의 비전과 전략을 담아내기 위한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개선된다. 또한 일선 담당자들도 작은 CEO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한다.

앞으로 제 2와 제3의 동일한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기 위한 ‘국정 홍보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의 첫 걸음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어야 할 ‘국민 중심 철학’의 본질에 대한 재회복이 되야 할 것이라고 본다. Political Mantra를 강력하게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시스템의 구축이다. 아이디어 중심의 프로그램이 절대 아니다. 대통령의 본질을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과 물꼬들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서로 핑거 포인팅을 하고 있는 여러 부처들을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DNA를 가진 홍보 전문가는 대통령이 보시기에는 편할 찌라도 국민에게 욕을 먹는다. 일부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본질을 전달하는 데 ‘진실성’은 부족해 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과 같은 CEO형 대통령에게는 ‘쓴소리와 정확한 전략’을 옆에서 이야기 해 주는 ‘국민 DNA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된다.

5월 13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CEO가 나서야 할 때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업의 위기관리를 보면서 각 기업간에 가장 큰 차이점은 CEO가 앞에 나서느냐 아니냐 인 것 같다. 특히 외국 기업들은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초대형 기업들도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시에는 CEO 자신이 직접 나서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도 아이포드의 가격하락과 관련된 논란시 직접 자신이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했다. 마텔의 밥 에카르트 회장도 자사의 중국산 장난감에 납 성분이 검출되자 앞에 나서서 사죄를 구하고 리콜에 협조해 달라 요청했다.

무조건 CEO가 위기시 나서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CEO가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비전략적 선택이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나서기 싫고 주저할 수 있다.

   

언제 CEO가 나서야 하는가? 사례들을 대분 해 보면 첫 번째가 자사의 핵심 사업 가치와 관련 된 위기다. 이런 위기는 보통 논란의 수위와도 많이 연동 되는 데, 해당 위기를 가만히 놔 두거나 CEO가 직접 다루지 않으면 향후 더 큰 문제가 생길 만한 논란에 관련이 있다.

자사 핵심사업 가치와 관련된 위기 사례 및 CEO 리더십
-2006년 오비맥주 김준영 사장,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출입기자들을 만나 해명
-2005년 아시아나항공 박찬범 사장, 자사의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 발표
-2005년 한국토요타 오기소 이치로 사장, 렉서스 3개 모델 엔진출력 과대표기에 대해 직접 공개 사과
-2004년 풀무원 남승우 사장, 풀무원 녹즙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

   

그 다음은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모종의 피해를 입힌 경우다. 물론 사망사건과 각종 형사사건이 개입된 부분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CEO의 리더십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사 제품 및 서비스 관련 사건 사고
-2007년 일본 린나이 나이토 야스히로 사장, 자사 제품의 가스 순간온수기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 사과 성명 발표
-2006년 일본 소프트 뱅크 손정의 사장, 시스템 장애로 소프트뱅크 휴대전화 가입자뿐 아니라 경쟁사인 NTT도코모, KDDI(au) 측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사과
-2007년 에스원 이우희 사장, 자사 직원이 일으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
-2006년 하나로텔레콤 박병무 사장, 자사 서비스 해지지연·하나TV 사업자간 사전협의 미흡에 대해 사과
-2006년 한국코카콜라 이명우 회장, 자사 제품과 관련 한 협박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

그러나, 준비되지 않았거나 사과할 마음이 없는 CEO들이 공개적으로 나서 논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미국에서 대표적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꼽히는 엑슨 발데즈 호 원유 유출 사건 시 보여준 엑슨사 CEO의 자세는 차라리 앞에 나서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해프닝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 의 식중독 위기 시 이 회사 CEO 반응도 남달랐다.

위기시 CEO가 나서 리더십을 가져가야 할 때가 분명 있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이나 조직적인 차원을 넘어서 전략적인 기준을 가지고 선택되어야 한다. 꼭 CEO가 나서야 할 때 CEO 스스로 또는 실무자들이 주저하거나, CEO에게 리더십을 가지도록 제안하지 않는 것은 진정 회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다.

공개적인 CEO 리더십을 표현하면, 언론과 공중들은 그 기업의 진정성과 개선의지에 대한 더욱 큰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군’하는 믿음이 심어지게 마련이다. 심각한 위기 시에도 앞에 나서지 않는 CEO들을 바라보면서 언론과 국민은 딱 그 반대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기업은 이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13일 12:02:58 / 수정 : 2008년 05월 13일 12:04:08
5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에서의 포지션

조선일보에 광우병 관련으로 기고를 하나 했는데, 기고문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기고문 내용중에서 ‘핵심 메시지들이 과연 적절한 포지션을 담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라는 문장 표현을 읽고 ‘포지션’이라는 단어 옆에 굵게 (?)표시를 해서 그 의미를 물어왔다.

사전적인 의미로 포지션(position)이란: <네이버 사전>

라고 한단다. ‘경기등에서 선수의 위치’라는 정의가 눈에 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절한 우리말로 한다면 ‘입장’이 되겠다. 어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견지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Position Paper, Position Statement, Position Pack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우는 여러가지 ‘입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자료’들을 만들게 된다. 이는 꼭 외부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와 외부를 다 함께 아우르는 ‘입장’이다.

기자들이 물어보는 ‘정부의 공식입장은 어떤것입니까?”할 때 이 ‘입장’이라는 것과도 뜻이 맞닿는다.

위기가 딱!하고 터지면, 일단 위기관리팀이 소집이 되고,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초기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된다. 팀의 구성과 평소 시뮬레이션을 통한 반복적인 훈련과정을 통해 소집과 상황파악 분석의 절대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건너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아주 중요한 단계다.

모든 상황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고, 이 핵심 이슈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이 정리가 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인 포지션의 정리다. 입장정리다. 우리 회사가 어떤 입장을 견지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다.

이 포지션에는 정답이 없다. 100개의 위기상황들 중 하나도 똑같은 상황들은 없다. 그 위기를 마주한 기업이나 조직의 상황에도 결코 100% 공통점은 없다. 따라서 이럴 때는 이런 포지션이어야 한다는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지션에 대한 중요한 원칙은 분명 존재한다.

1. 다수 stakeholder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포지션을 정해라.
2. 될 수 있으면 같은 편에 서라.
3. 일관되게 지켜나가라.
4. 통합적으로 관리해라.
5. 그 포지션을 직접 눈으로 보여줘라.

이러한 원칙이 위기시 기업과 조직을 살리는 포지션의 근본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를 이해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한다.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할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 이지만, 내 경험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corporate mantra의 공유 정도다. 실현 정도다. 평소에는 거의 병적으로 떠들다가도 위기가 터져버리면 헌신짝 처럼 mantra를 내 던지는 기업들이 바로 이 실패의 초이스를 하는 곳들이다.

그래서 corporate mantra가 위기관리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초기 정부의 포지션은 무엇이었을까? 정부는 초기에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루머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필요한 반대입장을 확산 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 일부 국민들을 관리하고 사실관계를 이해 시키면 우리의 수입 재개 결정을 대부분 찬성할 것이다.”는 생각에 기반해 그들의 포지션을 정했던 듯 보인다.

요약하면 ‘우리는 성의껏 결정을 내렸다. 문제 없다. 한우농가들도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어 문제없다. 문제는 일부 국민들이 일으키고 있다’는 포지션이었다. <사실 일반 기업들의 대부분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초기에 이런 포지션을 정한다, 그러고 보면 정부만을 욕할 것도 없다.>

이 포지션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해결은 간단해 보인다. 문제가 뭐가 있어…할꺼다.

이 포지션의 맹점은 정부의 상황분석에 오류에 기반한다. 온라인상에서 정보의 확산성을 미처 정확하게 간파 예측하지 못했었던 거다. media 1.0의 시각에서 media 2.0 환경을 해석했기에 이런 초기 포지션이 정해진 듯 하다.

정부는 초기 이런 포지션을 실행으로 보여주었다.
 
<광우병이 복어독 수준이라니..> 연합뉴스 경제 | 2008.04.22 (화) 오후 3:34
靑 “쇠고기 수입은 지난 정부때 일 마무리한 것”  뉴시스 정치 | 2008.04.29 (화) 오후 3:58
[기자의 눈] 설익은 쇠고기 발언… 광우병은 서민 몫? 한국일보 경제 | 2008.04.29 (화) 오전 2:57
정부, “미국 쇠고기 믿어도 된다”(종합)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4:53
[일문일답]”과학적 근거에 의한 쇠고기 수입”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6:51
정운천 농림수산장관 “광우병 공포 선동 때문” 조선일보 사회 | 2008.05.02 (금) 오전 9:01

이런 분석적 측면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자신들의 포지션에 나름 충실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포지션 보다는 정부가 원하는 포지션을 택했다는 것과 될 수 있으면 같은편에 서라 했는데 반대편에 선 것이 오류라면 오류다. 큰 오류다.

그 포지션의 영향은 더욱 더 논란을 키웠고, 정부 포지션의 변화는 후반기에 들어 대통령 발언을 시작으로 180도 선회 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두가지 원칙을 뒤 늦게 나마 주워 들었다. 처음부터 이런 포지션이었으면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을 텐데 포지션 전략에서 안이했다.

다시 기업으로 돌아가 논의를 해 보면, 보통 위기관리팀이 일정시간 분석과 논의를 거쳐서 합의된 포지션을 결정한다. 이 포지션을 결정할 때는 여러가지 포지션의 옵션들을 앞에다 띄워 놓고, 하나 하나의 pros & cons들을 분석 한다. 이를 통해 phase별로 position을 달리 갈 것인지, 아니면 몇개의 포지션을 섞어서 그 범위를 넓히거나 줄일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을 가지고 끝까지 가볼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보통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해 밀고 나가는 케이스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예로 들자면 수년전 모 식품사의 유기농 녹즙 논란이나, GM 콩 사용 논란등에서 보여준 그 회사의 포지션이 그 예라고 할 것이다. 자사의 결백함을 철저하게 믿을 때만 선택된다. 그러나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phase를 나누어 단계적인 포지션을 선택한다. 그러나 앞서의 기본 원칙은 꼭 지키는 범위내에서 포지션을 정할 때만 성공한다.

일단 포지션이 결정되면, 이에 근거해 holding/official statement을 만든다. 또 이에 근거해 충분한 분량의 세부적인 expected Q&A 또는 FAQ를 만든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통합적으로 공유한다. 그리고 이 범위내에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만큼 실행에서도 벽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애초 이 포지션은 ‘완벽’해야 한다. ‘모순’이나 ‘헛점’ 그리고 ‘비논리적’인 포지션이면 실패는 따논 당상이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5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9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기고)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얼마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약간 손 봐서 기고를 했다. 기업과 미디어.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기고]정용민 위기관리 컨설턴트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위기에 대해 관리 방식의 성패를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초반 정부의 대응방식은 꼭 사례연구의 소재로 삼아야겠기에 주요 분석결과를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 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MBC 등과 같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반향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 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워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국민들과 같은 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 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유연성 없는 포지션을 결정 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못 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워보이는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라 해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단순한 논리적 대응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 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失期)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 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헌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 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 명은 튈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 십 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 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 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집는 자극이다.

오늘에서야 대통령께서 새로운 포지션을 정하고 나오셨다. 진작 그런 포지션이 필요했다. 시기를 놓치니 그 효과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포지션이 섰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국정홍보처를 폐지할 때부터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렸었다. 이러한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있었다.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위기관리 컨설턴트

입력 : 2008년 05월 07일 17:46:57 / 수정 : 2008년 05월 07일 17:47:43
4월 162008 Tagged with , , , , , , 9 Responses

있다. 정말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하지 말아야 할 표현들. 이런 말 하면 꼭 기사 야마가 된다. (전략적으로 원하면 이말을 써라.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쓰지 말 것)

이런 말씀드리긴 뭐 하지만…  –> 뭐 하면 하지 마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 그 이전에는 솔직하지 않았던가 보군요
사실 저희도 그렇고 싶지 않지만…  –> 그렇고 싶지 않았는데 왜 그랬죠?
저희라고 그러고 싶겠습니까…  –> 누가 시킨겁니까?
그게 사실은…  –> 내막이 뭐죠?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 모르면 말 하지 마세요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 적절하지 않는 비유는 들지 마세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개인의 생각을 물어본 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우리가 말씀 못 드리는 부분이 조금 있다…  –> 그 구린 부분에 대해 말해보시죠?
어떻게 생각 하실찌 모르겠습니다만… –> 모르면 하지 말라니깐…
누가 뭐라해도… –> 그래서 한판 해 보자는 겁니까?
제가 틀리면 말해주세요…  –> 틀려요. 말하지 마세요.
아니 막말로… –> 어따대고 막말입니까?

이런 Don’ts 표현들을 보여드리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시는 분들은 다 웃으신다. “에구…그런 말을 대놓고 쓰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있다. 정말 있다. 웃을일이 아니다.

3월 05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베이글에서 배우는 전략과 전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베이글을 구입.
베이글 세트와 커피를 펼쳐 놓고 전략에 대해 생각 함.

Situation Analysis

  • 플레인 크림 치즈 1통 net 23g
  • 야채 베이글 구운 버전으로 하나. 슬라이스해서 두쪽.
  • 비에니스 커피 스몰 한통

Insight

  • 지금까지의 사례분석 결과 베이글 두쪽을 다 먹지 못하고, 항상 마지막 부분 3분의 2지점에서 물려 나머지 부분은 버린적인 대부분이었음
  • 커피는 두쪽을 먹기 위해 분배를 하다가 항상 남아 베이글과 같이 식어 버림

Key Learning and Strategy

  • 어짜피 베이글의 두쪽 다 맛있게 먹지 못함
  • 그러니 한정된 크림 치즈와 커피의 분배를 전반부에 집중해서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음
  • 나머지 부분에 대한 효과적인 활용 방안 고안해야 할 것

Tactics and Execution

  • 베이글의 첫번 반쪽에 크림치즈의 3/2 이상을 넉넉히 도포함
  • 커피의 경우에도 첫번째 베이글을 먹으면서 3/2이상을 음용
  • 나머지 한쪽의 베이글을 약간 더 먹고 싶어지는 Plan B시에는, 남은 크림치즈 3분의 1과 커피 3분의 1만을 감안해 먹을 수 있는 부분 만큼만 크림치즈를 도포해서 그 부분만을 절단 섭취할 것
  • Plan A 실행으로 인해 온전히 남은 나머지 반쪽 또는 Plan B 실행으로 깨끗하게 잘려나간 나머지 부분은 사무실의 다른 남자 AE에게 도네이션.
    – 전술상 타겟 AE는 자취를 하는 남자 AE로서, 아침에 항상 배가 고파야 하고, 베이글에 대해 잘 몰라 크림치즈나 커피 없이도, 콜라에다가 감사히 받아 먹을 수 있는 자로 함

Result

  • 내가 먹을 수 있는 만큼만을 푸짐한 크림치즈와 함께 알맞게 먹기 때문에 아침식사 만족도 극대화
  • 항상 아까와 하던 잉여부분이 남지 않아 주변이 깨끗해 짐
  • 사무실내 남자 AE에게 아침식사를 나누어 주는 좋은 상사로 인식전환 가능

Points to improve

  • 다음부터는 커피빈에서 베이글을 사면서 크림치즈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 추진 해야 할 것
  • 추가된 크림치즈와 함께 잉여 베이글을 다른 AE에게 주면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임

직업병이라도 좋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건 아니지만, 살기위해 만족스럽게 먹고는 싶지 않은가…

12월 10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PR전략이라는 것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아마 전략(strategy)라는 것이다. ‘전략적(strategic)’이라 하면 그냥 밋밋한 단어도 그럴 듯 해 인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 배포’라고 쓰면 재미없지만, ‘전략적 보도자료 배포’ 하면 뭔가 있어 보인다. (희망이기도 할 것이다)

경험에서 배운 ‘전략’이라는 가치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본다.

전략은 사장님의 머릿속에 있다

교과서적으로 전략이라는 것은 다각도의 리서치를 통해서 개발 된 직관이나 개념을 뛰어 넘는 ‘안전한’ 로직이라고 하겠다. 보통 PR전략을 세울 때에도 여러가지 수치들을 놓고 여러각도로 분석을 하곤 한다. 몇일동안 실무자들간에 논의를 거치고 거의 논쟁의 수준까지 가면서 도출해 낸 전략. 이 ‘완벽해 보이는’ 전략도 사장님 앞에가면 추풍낙엽일 때가 많다. 사장님의 마음속에 있는 전략이 제일 강한법이다. 리서치, 논쟁, alignement, 컨설팅, 카운셀링…사장님의 insight가 곧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들은 그냥 training 받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뒤돌아 서곤한다.

전략은 말장난(?)이다

특히 마케팅 백그라운드가 있는 선수들이 전략을 말장난으로 여겨 가지고 논다. 처음 마케팅부서에 배치를 받고 브랜드관련 회의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접근 전략이라고 논의되는 것들이 너무 ‘관념적’이었기 때문이다. PR은 먼가 피부에 와 닿는 메시징을 해야 속이 시원한 법인데, 브랜드에 있어서는 너무나 관념적인 메시지들이 많았던 거다. (회의후반에는 내 팔에 닭살이 돋는 것도 느꼈다) 예를들어 ‘내가 살아 있는 소리 톡! 카스’ ‘Just Do It’ ‘Enjoy Coca Cola’…이런 것 들이 브랜드 메시지인데. 이게 곧 전략을 나타낸단다. PR과는 다르게.

전략은 때때로 실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전략은 그냥 그래로의 가치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실행에 연결되든 되지 않든 문제될 것은 없다는 투다. 그냥 집 간판처럼 전략은 세우는데 만족하고 잘된 전략이라고 자랑한다. 활동이 성공하면 당연히 성공적인 전략이었고, 실패하면 실행이 잘 못된 거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전략과 프로그램을 혼동할 때도 많다

종종 마케팅서적들을 보면 OOO사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는 내심 ‘아! OOO사는 뭔가 특별한 자신들만의 스타 마케팅 전략이 있겠구나..’했다. 그러나 결론은 OOO사는 세계적 운동선수 OOO, 연예인 OOO등 다양한 스타들을 활용해 성공적인 스타 마케팅을 실행했다고 나와있다. 이건 아닌 듯 한데.

전략은 없다?

전략이라는 게 사실 방향성을 말하곤 하는데, 실제 실행을 하다보면 전략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때가 많다. 전략이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그냥 Do’s and Don’ts라던가..실행 가이드라인 정도로 표현해도 그 기능은 똑같아 보인다. 일선에서는 전술이 있다는 말도 있다. 이것도 개념상 흐리멍텅하다. 최소한 전략은 사장실에 존재하는 듯 하다.

만약 보쓰나 인하우스에게 ‘당신은 전략적이지 못 해’ 이런 말을 듣는 다고 치차. 굉장히 자존심 상한다. 게다가 그런말을 하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비전략적이거나’ ‘몰전략적’인 선수라면 더더욱 자존심 상한다.

과연 전략은 무얼까…어디에 있는 걸까…제대로 된 전략을 구경 해 보고 싶다.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관심과 노력은 경험을 이긴다!

관심과 노력은 경험을 이긴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CEO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을 규정하는 4가지 요건들인 언론에 대한 고정관념(Stereotype), 언론 접촉 경험(Experience), 성격(Personality), 커뮤니케이션 습관(Habit) 중 오늘은 ‘CEO의 언론 접촉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CEO 중에는 비교적 기자들과의 네트워크가 좋은 분들이 있다. 반대로 일부 그룹 계열사 CEO들 중에는 반대로 언론을 일부러 피하는 분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 나름대로의 ‘전략(!)’에 근거한 포지셔닝이다. 따라서 이 두 경우의 CEO들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그래도 ‘안전한’ 영역에 있는 분들이라 말할 수 있다.

기자들과의 긍정적이고 오랜 네트워크는 CEO에게 득이 될 때도 있지만,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 트레이너들은 무조건 언론과의 네트워킹에 CEO들이 발벗고 나서라는 조언은 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사가 예기치 못했던 부정적 이슈나 위기에 봉착했을 때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가장 중요한 회사의 가용 자산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CEO들은 공고한 언론 네트워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언론을 실제로 가까이서 충분히 이해하고, 기자들의 취재방식에 익숙해져 있을 필요는 있다.

기자들의 취재방식에 익숙해야
오늘 분석할 CEO 타입은 위의 두 경우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우다.

●과거 언론 접촉 경험이 없었지만 향후 언론 접촉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CEO
●과거 언론 접촉 경험이 약간 있었지만 아직 언론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CEO
●과거 언론 접촉에 있어 ‘실패’나 ‘실수’한 안 좋은 경험들이 많은 CEO

첫번째 CEO 유형은 앞으로 언론 접촉 기회가 많아짐을 대비해 빨리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예를 들어 외부 출신으로 새롭게 취임하게 된 상장사의 CEO라든가, 실무 부문 임원을 하다가 전격 승진해 CEO자리에 오르게 되신 분들이 이런 분 들이다.

한번은 모 회사 신임 CEO 취임 한 달에 즈음 해 출입 기자들과의 상견례를 위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 이 신임 CEO께서는 외부에서 부임하신 분으로 예전에는 기자들과의 접촉이 거의 없었던 분이었다. 당연히 홍보 담당자들은 이 CEO를 위해서 그날 저녁식사를 같이 할 출입 기자들의 리스트와 기자 각각의 분석 자료들을 놓고 사전 브리핑을 했다. 또한 그 회사의 당면 이슈들과 관련해 예상 질문들을 전부 뽑고, 각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을 마련해 보고를 했다.

그러나 막상 긴장하신 CEO께서는 식사자리에서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시고,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당황해 했다. 그리고는 급기야 답변 내용을 채 꺼내보지도 못하고 ‘예’ ‘아니오’ 같은 단답식 답변을 연이어 해 기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새로 막중한 역할을 맡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한 경제지 기자가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물었다. “예…. 좋습니다” “………” 이 CEO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동안 그 기자는 물론 다른 주변 기자들도 귀를 기울이면서 침묵이 흘렀다. 결국 ‘왜 좋은지’에 대한 적절한 답변은 없었다. 만약 그 CEO가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었다면 나중에 생각해도 뻘쭘한 그런 답변을 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글로벌기업 CEO, 정기적 미디어 트레이닝 받아
모 회사 CEO는 모 종합지 산업부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 부장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면 이 신문사에서는 부장님이 제일 높으신 겁니까? 국장인가 편집국장인가 그런 분들과는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 건지?” 물론 CEO의 언론 상식 수준에는 홍보팀의 책임이 많다. 언론사 기자들과 자리를 가질 때에는 언론사 구조라든가 출입기자 라인들을 브리핑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부장은 웃으면서 자세히 편집국 구조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지만, 같이 배석했던 홍보담당 임원은 ‘웃음’ 꺼리가 되어 버렸다.

한번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한 임원분의 질문을 받았다. “기자랑 전화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내용이 앞뒤가 바뀌고 마구 임의대로 해석돼 다음날 신문기사로 떡 하니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요?” 필자는 답변 대신 역으로 질문을 했다. “그 이후에 비슷한 경우 기자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으시면 어떻게 하시나요?” 그 임원은 말했다. “아휴, 아주 그 다음에는 기자 전화를 피해요. 말하면 뭐합니까. 나만 이상한 사람 되는데…”

이분은 이런 안 좋은 경험 한번 때문에 미디어 포비아(Media-Phobia)가 돼 버렸다. 그러나 이분도 실제 언론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받으신 후에는 한결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되었고, 기자와의 인터뷰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언론 접촉 경험의 많고 적음으로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판단하면 안 된다. CEO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얼마나 전문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얼마나 준비했고, 얼마나 연습했는가에 달려있다. 대형 글로벌 기업 CEO들이 본사의 지원으로 1~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이유가 모두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10월 22일 15:42:52 / 수정 : 2007년 10월 22일 15: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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