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12월 22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분석하라

마케팅에서도 그렇고 홍보에서도 그렇지만 기업과 이해관계자가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메시지들이 이들에게 닿게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 커뮤니케이터에게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며, 중요한 일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런 류의 이해관계자 미디어 소비 패턴에 대한 공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기본적인 질문을 몇 개 던져보자는 거다.

“얼마 전 전국단위로 갑작스러운 정전이 되었을 때 당신은 그 상황에 대한 첫번째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최초 상황과 관련된 정보 취득 이후 어디에서 세부적인 원인들과 여러 조치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까?”
“해당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설명과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상황인식을 규정하게 영향을 준 곳은 어디입니까?”

최근 모 지인이 이야기해 준 상황과도 비슷한 이야기다. 그는 저녁 송년 모임에서 1차를 끝내고 거래처 사람들과 함께 스크린 골프장을 찾았다고 한다. 김정일 사망이 발표된 당일이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스크린 골프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스크린 골프장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 폰을 동시에 켜 트위터와 페이스북등을 체크했다고 한다. 무언가 일이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속보성(?) 매체를 소비한 경우다.

10년 전만 해도 동일한 상황에서 이들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그 공간에서 소비할 수 있는 미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달라 졌다. 물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도 아직 많고, 소위 말하는 속보성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인구들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위기 시에는 새로운 미디어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인구들은 대부분 새로운 미디어 소비에 익숙한 인구들을 의지하게 된다. 그들이 전해 주는 구전 속보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는 뉴스 수요의 격차에 관한 이야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주목해야 하는 인사이트가 아닌가 한다.

단순하게 말해서 일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 관한 긍정적인 뉴스들에게는 그렇게 큰 관심도 없을뿐더러 미디어나 뉴스 소비에 있어 그리 적극적인 니즈를 품지 않기 마련이다. 위기시에는 조금 다른 상황이 된다. 훨씬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과 부정적인 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뉴스 소비에 나서게 된다는 게 기업에게는 문제다.

기업이 왜 뉴스를 전하는 미디어보다 빨리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게 직접 사실(facts)을 듣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프레임 된 설명(framed explanation)을 듣고 해당 상황을 규정해 버린다. 그래서 이전에는 해당 상황에 대한 미디어의 프레임에 기업의 보이스를 반영시키는 것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업무였다. 극단적으로 우리 기업의 프레임을 그대로 투영하기 힘들다면, 프레임 속에서 우리 기업의 목소리가 균형적으로 자리잡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도래한 새로운 기회이자 위협은 이런 프레임을 정하는 미디어가 더욱 다양화 되었다는 부분이고, 기업 스스로가 통제가능 한 미디어를 가지게 되었다는 부분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행태는 계속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단순하게 빨라야 했던 예전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더해, 이제는 통합적으로 여러 창구를 통해 한가지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내부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기업 스스로 통제 가능한 기업 SNS를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전환(convert)시키는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전처럼 위기 시 단순 언론 브리핑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은 이제 장례를 치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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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12 Responses

강호동의 뿌연 가슴팍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시계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프랭크 뮐러의 수천만원짜리 시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게 ‘비방전’으로 비화하자,
한나라당이 나서 “수천만원짜리 고급 시계가 아니라, 북한공단에 입주한 로만손이 만든 통일시계”라고 해명했고, 이어 소송에도
나섰다.


그렇다면 애초에 김윤옥 여사가 직접 언론에 나서서 “이 시계요? 아, 로만손이에요”라고 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것도 ‘역풍’을 맞았을 확률이 크다. “특정업체를 홍보해준다”는 비난이 강하게 일었을 테니까.


랜드 언급을 꺼리는 우리의 체면 문화는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는 데는 악재다. 브랜드는 자본주의의 꽃씨다. 그걸 언급하는 걸
천하게 생각하는 문화라면, 백년이 더 흘러도 우리나라에서 ‘J.크루’ 같은 히트 상품은 안 나올 것 같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박은주 엔터테인먼트 부장께서 아주 공감가는 글을 써주셨다. PR일을 하면서 가장 스트레스가 쌓이고, 반대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부러운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성장하거나 국가경제가 활발해 질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

박부장의 글에서 박부장은 미국 정치권과 Gap, Crocs, J Crew등의 브랜드간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셨다. 오바마의 아내인 미셀과 그의 딸들이 중산층 브랜드인 J Crew를 입었다는 사실 때문에 J Crew가 인기 품목으로 떠 오르고, 부시가 Crocs를 신고 휴가를 즐기는 사진으로 Crocs가 인기를 끌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윤옥 여사의 로만손 케이스를 들어 주셨지만, 우울하게 거기 까지 가지 않더라도 TV에서 항상 받는 스트레스가 바로 그거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에서는 분명히 North Face와 같은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 오는데 제작진은 철저하게 그 로고 부분을 안개 처리한다. 심지어 실생활이 조명되는 인생극장류나 VJ특공대 같은 경우에도 안개가 화면 절반을 차지 할때가 많다. 드라마는 어떤가… 심각한 멘트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배우의 스웨터에 어처구니 없이 붙어있는 녹색 테잎에 눈길이 자꾸간다.

이렇게 노출을 막는다고 실제 시청자들이 그 브랜드를 모르는 게 아니고, (알 사람, 살 사람은 사실 다 안다…) 외국인들이 이런 비주얼을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상당히 젠틀하구나”하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 하는거다.

국민들이 소비를 열심히 하는 가 하면 바로 언론에서는 ‘흥청망청 소비’라고 꼬집는다.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도 있는 국민들에게 연말연시를 조용하게 보내라 주문한다. 발렌타인즈 데이를 ‘외국산 뿌리 없는 소비 문화’라고 비판한다. 심지어 일부 과자업체들이 고안한 빼빼로데이 같은 경우에도 ‘과자업체들의 괴상한 상혼’이라고 뿌리를 뽑아야 속이 시원들하다.

무슨 무슨 데이를 챙기면서 즐겁고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의 정서적인 소득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언론이나 정부와 규제기관들이 오직 경제와 공정경쟁에만 집중해 왔나 말이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통 같다)

 나라전체가 그냥 조선시대 이전으로 돌아가 (먹을게 없으니) 검약하고, (쓸돈이 없어) 절제하고, (선정적인 TV 없이) 글이나 읽으면서 살면 좋다는 건지 알수가 없다.

지금도 TV에서는 뿌연 화면이 강호동의 가슴팍에 어른거린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이 참 불행하다. 그 뿌연 화면과 철지난 100여년 전 어설픈 선비정신이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없는 하나의 큰 걸림돌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12월 222007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Media Consumption과 소비 의사 결정

최근 온라인 쇼핑 업체 홍보담당자와 인하우스 프로모션 팀장, 마케팅 중역 등의 지인들과 만나 최근의 화두에 대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어떻게 온라인 미디어에서 메시지를 관리 할 수 있을까?”였다.

최근에 나는 몇몇 2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해 보았다. “자네에게 지금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멋진 수입차를 하나 선정해서 구매해보라”는 가정적인 주문을 해보았다.

이들의 경우 수입차나 국내 고급차들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이 실제 구매자들(30-40대 전문직 종사자) 보다 적은게 사실이다. 물론 길거리에서 보면서 군침을 흘리던 멋진 차들은 있겠지만, 세부적인 상식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그들이 소비의사결정을 위해 가장 먼저 접근하는 1차 매체는 바로 ‘온라인’이었다. 온라인 광고는 아니고, 브랜드 홈페이지도 아니었다. 1차 접근은 지식검색이나 전문 사이트, 블로그, 까페등이 주요 접근 미디어였다.

1차 미디어 접근을 통해 소비자들은 어떤 차들이 요즘 가장 인기가 있는지, 그리고 그 차의 외향은 어떤지를 살피고, 구매 타겟 브랜드와 모델을 2-3가지로 압축한다.

2차 단계에서 접근하는 미디어는 무엇일까?  이번 면접에서 그들이 대부분 온라인에 1차 접근을 하고, 2차로 접근하는 매체는 ‘매장’이었다. 차를 잘아는 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해서 점찍어 놓은 차량을 직접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시승도 해 보겠다는 답변을 한다. 이때 차를 잘아는 친구로 부터의 ‘구전’ 또한 큰 미디어가 되겠다.

2차 단계에서 해당 소비자들은 더욱 타겟 브랜드와 모델을 줄여 2개 정도의 파이널 리스트를 만든다.

3차 단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는 다시 ‘구전’이었다. 온라인으로 다시 들어와 해당 타겟을 재검색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동호회 또는 까페의 평판을 재검색하는 것이다. 또한 해당 차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유사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해당 차량을 ‘구전’으로 다시 한번 컨펌을 받고 조언을 듣는다.

4차 단계에서는 마음을 정하고 매장을 방문 해 실제 구매가 이루어진다. 여러명의 20대들이 이런 비슷한 답변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소비에 대한 의사결정은 거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스피어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소비를 위해 TV광고를 보거나, 신문 광고를 보거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거나, 잡지를 들쳐 보지 않았다. 이는 분명히 예상외의 답변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마케팅 부문에서 마케팅 예산의 주요부분을 차지하는 4대 매체 광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광고가 판매를 촉진하는 역할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광고는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브랜드 자산이라는 것은 브랜드의 가치라는 것은 어떻게 측정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온라인상의 브랜드 빌딩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내가 보면 많은 회사들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온라인에서의 브랜드 빌딩 접근 방식을 전통적인 4대 매체에 대한 접근방식과 유사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본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익숙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의심이 가는 것보다 그냥 검증된 실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해가 된다.

PR담당자에게 남겨진 Key Learning은 “PR담당자로서 어떻게 온라인상의 브랜드를 관리 할 것인가? 어떻게 소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였다. 다른 부문의 고민들과 거의 비슷한 것들이었다.

인하우스 여러명들의 공통된 의견들 중 하나는 “이에 대해 속시원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이전시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솔직히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여러 유사 에이전시들을 불러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그들의 솔루션을 구경했지만, 인하우스가 원하는 정확하게 온라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에이전시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었다고 한다.

전체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온라인상에 마케팅, PR 공히 투자하는 예산이나 퍼포먼스 측정 기준이나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다. 버려져있는 미디어 분야…그러나 점점 커가는 영향력과 메시지 아웃렛.

Shel Holtz가 이야기하는 ‘가로등 밑에서 동전을 찾고 있는 사람’이 바로 우리 PR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