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시원하게 말이다 2

그럼에도 정부는 그들의 지적을 부인만 할 뿐이다. 동유럽에 투자된 한국의 금융자본은 19억달러에 불과하다거나 동유럽에 금융위기가 발생해도 국내에서 서유럽 자본은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며 외환보유액이 2015억달러나 있어 별 문제가 아니라고만 한다.

설 혹 해외언론의 평가가 근거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지표를 내세워 적극 반론을 펴고 우리의 확고한 대응책을 펼쳐내보여 논란을 잠재우려는 노력이 아쉽다. 정부 정책과 경제 현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해외홍보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일보]



국민일보는 이런 구도에서도 좀 더 속시원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작년에도 정부가 국내언론의 오보나 예측보도에는 엄격한 대응을 하면서, 해외언론에는 맥을 못춘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국정홍보처에서 해외언론을 대상으로 반론이나 정정보도를 요청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대응 주체가 모호해져서인지 기력이 없어 보인다.

차라리 그런 정부기능을 설치하지 못하겠으면 해외에서 현지 유력 PR 대행사들을 쓰는게 좋겠다. 매일 한국경제에 대한 기사들을 현지 모니터링하게 하고, 즉각적으로 그런 오보나 예측보도에 반론과 정정 요청 대응을 하게 하면 된다.

사실 이 문제는 체계의 문제라기 보다는 의지의 문제다. 대통령께서 한마디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는 이야기다.

2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12 Responses

강호동의 뿌연 가슴팍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시계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프랭크 뮐러의 수천만원짜리 시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게 ‘비방전’으로 비화하자,
한나라당이 나서 “수천만원짜리 고급 시계가 아니라, 북한공단에 입주한 로만손이 만든 통일시계”라고 해명했고, 이어 소송에도
나섰다.


그렇다면 애초에 김윤옥 여사가 직접 언론에 나서서 “이 시계요? 아, 로만손이에요”라고 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것도 ‘역풍’을 맞았을 확률이 크다. “특정업체를 홍보해준다”는 비난이 강하게 일었을 테니까.


랜드 언급을 꺼리는 우리의 체면 문화는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는 데는 악재다. 브랜드는 자본주의의 꽃씨다. 그걸 언급하는 걸
천하게 생각하는 문화라면, 백년이 더 흘러도 우리나라에서 ‘J.크루’ 같은 히트 상품은 안 나올 것 같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박은주 엔터테인먼트 부장께서 아주 공감가는 글을 써주셨다. PR일을 하면서 가장 스트레스가 쌓이고, 반대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부러운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성장하거나 국가경제가 활발해 질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

박부장의 글에서 박부장은 미국 정치권과 Gap, Crocs, J Crew등의 브랜드간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셨다. 오바마의 아내인 미셀과 그의 딸들이 중산층 브랜드인 J Crew를 입었다는 사실 때문에 J Crew가 인기 품목으로 떠 오르고, 부시가 Crocs를 신고 휴가를 즐기는 사진으로 Crocs가 인기를 끌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윤옥 여사의 로만손 케이스를 들어 주셨지만, 우울하게 거기 까지 가지 않더라도 TV에서 항상 받는 스트레스가 바로 그거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에서는 분명히 North Face와 같은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 오는데 제작진은 철저하게 그 로고 부분을 안개 처리한다. 심지어 실생활이 조명되는 인생극장류나 VJ특공대 같은 경우에도 안개가 화면 절반을 차지 할때가 많다. 드라마는 어떤가… 심각한 멘트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배우의 스웨터에 어처구니 없이 붙어있는 녹색 테잎에 눈길이 자꾸간다.

이렇게 노출을 막는다고 실제 시청자들이 그 브랜드를 모르는 게 아니고, (알 사람, 살 사람은 사실 다 안다…) 외국인들이 이런 비주얼을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상당히 젠틀하구나”하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 하는거다.

국민들이 소비를 열심히 하는 가 하면 바로 언론에서는 ‘흥청망청 소비’라고 꼬집는다.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도 있는 국민들에게 연말연시를 조용하게 보내라 주문한다. 발렌타인즈 데이를 ‘외국산 뿌리 없는 소비 문화’라고 비판한다. 심지어 일부 과자업체들이 고안한 빼빼로데이 같은 경우에도 ‘과자업체들의 괴상한 상혼’이라고 뿌리를 뽑아야 속이 시원들하다.

무슨 무슨 데이를 챙기면서 즐겁고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의 정서적인 소득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언론이나 정부와 규제기관들이 오직 경제와 공정경쟁에만 집중해 왔나 말이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통 같다)

 나라전체가 그냥 조선시대 이전으로 돌아가 (먹을게 없으니) 검약하고, (쓸돈이 없어) 절제하고, (선정적인 TV 없이) 글이나 읽으면서 살면 좋다는 건지 알수가 없다.

지금도 TV에서는 뿌연 화면이 강호동의 가슴팍에 어른거린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이 참 불행하다. 그 뿌연 화면과 철지난 100여년 전 어설픈 선비정신이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없는 하나의 큰 걸림돌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