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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8편] 위기 시 본사와 협업이 어려운데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유럽에 본사가 있고요. 평시 경영부터 위기 때까지 모든 것을 본사 지시에 따르고 있습니다. 골치 아픈 건 위기가 발생했을 때인데요, 무조건 하나부터 열까지 본사의 가이드에 따라야 하니 너무 어렵습니다. 좀 쉽게 위기관리 안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마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거의 모든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똑 같은 고민과 바램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평시에는 잘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해외 본사의 우려와 관여 그리고 여러 요청들이 위기관리 매니저들을 매우 힘들게 합니다. 어찌 보면 해당 위기 보다 본사에서 오는 여러 위기관리 지시 사항이 더 무서운 경우까지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내부에서는 국내기업들과 다른 몇 가지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첫 번째, 위기 발생 후 최초대응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부는 최초대응을 하더라도 해당 상황을 본사 위기관리팀이나 고위임원들에게 보고하느냐고 상당한 시간을 소비합니다.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본사 임원들과는 시차나 물리적 거리 없이 실시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해도, 수시간 시차가 있고 물리적 거리가 먼 해외 본사와의 상황 공유는 당연히 어렵습니다.

두 번째, 문제가 있는 해당 위기상황을 본사는 한국 현지보다 잘 이해하질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봐도 그 어려움이 이해는 됩니다. 한국기업이 아프리카 어떤 나라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나라 일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 판매시설들이 훼손되었다 상황을 상정해 보시죠. 서울 본사 임원들이 아무리 컨퍼런스 콜을 하고 이메일 보고를 받아도 현지 상황을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주체에 대한 사전 이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훼손된 시설의 정도나 사후 추가 문제 발생 가능성도 서울에서 점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도 똑같이 서울에서 발생한 위기를 그런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세 번째, 의사결정에 있어서 보다 긴 시간이 걸립니다. 앞에서 시차와 물리적 거리를 이야기했었지만, 본사 차원에서 한국에서 발생한 위기의 위급성을 판단하기 또한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맞물려 실시간 변화하는 위기관리 환경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본사 위기관리팀도 한국 지사 위기관리팀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서간 협업체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상호간 의견교환과 외부 전문가 자문 그리고 통합적 의사결정에 당연히 일정 시간이 추가적으로 소요됩니다. 일종의 조직적 옥상옥(屋上屋)이 존재하는 셈이라 이 문제는 어쩔 수 없겠습니다.

넷째 상황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대한 본사 관여가 상당합니다. 일개 표현 하나 단어 선정 하나에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은 거의 목숨을 거는 듯 해 보입니다. 문제는 본사에서 이해하고 느끼는 언어적 단어와 표현이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사에서는 훌륭한 메시지로 보여도, 한국에서는 전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홍보팀은 위기 시 이 때문에 메시지 작성과 변역, 수정, 번역, 수정을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최종 결과로 얻은 메시지의 품질은 그리 훌륭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국내 지사 차원에서 본사의 가이드에 따라 상당히 ‘강력한’ 위기관리팀과 프로세스를 평시에 세팅 해 놓는 것뿐입니다. 이를 통해 본사 위기관리팀으로부터 한국 지사의 위기관리팀 역량을 탄탄하게 인정받아 놓아야 합니다. 본사에서 정한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업데이트 하고, 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면서 본사의 주목을 끌어야 합니다. 본사 최고임원들이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의 경험 많은 위기관리팀과 그들의 역량을 어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에 있어서 본사로부터 국내 현지 위기관리팀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초기대응과 의사결정에 있어 한국 지사장의 리더십을 본사 위기관리팀이 인정하고 권한이양하게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끊임없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하지만, 본사 위기관리팀이 현지 위기관리팀을 신뢰하지 못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는 스타일의 위기관리로는 절대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본사와 공유해야 합니다. 본사의 위기관리팀이 한국 지사의 위기관리팀에 대해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가에 답이 있습니다. 그것이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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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글로벌 기업들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하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나이티드 항공이 또 다시 위기를 경험했다. 이번에는 오버부킹을 이유로 이미 기내에 탑승해 있던 승객을 폭력적을 써 끌어 냈다는 논란이다. 소셜미디어 시대인지라 현장의 폭행 장면이 생생하게 전세계로 방영 되었다. 반면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받지 못한 CEO는 너무 급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이내 상황이 전혀 달랐음을 깨달았고, 감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자 여러 번 재차 사과를 구하면서 동분서주 했다.

당연히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CEO는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피해를 입은 베트남계 의사는 폭행과 인종차별 등의 여러 이유를 들어 거액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그를 대리하는 최고의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며 유나이티드 항공과의 중장기전에 돌입했다. PR업계를 비롯한 수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은 유나이티드의 위기관리가 실패했다고 평한다.

저명한 PR업계지인 PR Week은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한달 전 유나이티드 항공의 CEO 오스카 무노즈(Oscar Munoz)를 올해의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of the Year)로 선정하기도 했었다. 이런 좋은 평가를 받던 CEO와 회사는 어떻게 이토록 어처구니 없이 위기관리에 실패했을까?

약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이런 신화들이 존재했었다. “글로벌 기업은 한국 토종 기업들 보다 훨씬 위기관리에 대한 마인드가 좋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비롯해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위기대응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꾸준히 받는다” 이런 환상적 이야기 (fairytale)가 여러 글로벌 기업 PR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상식처럼 통용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그 이야기는 정말 환상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이 제공한 제품으로 인해 수 많은 한국 고객들의 생명이 위협 받는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십 년간을 침묵하며 위기를 재앙으로 키웠다. 세계적인 리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한국 시장에서는 법을 내세우며 맞서던 글로벌 기업도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키워오면서 한국을 이해한다 했지만,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죄로 최악의 고통을 받았다. 왜 이들과 같이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 시 어이없는 실패를 자초하는 것일까?

한국이라는 국가적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국내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라면 보다 관심 가져야 하는 위기관리 체계와 역량을 종합 정리해 본다. 왜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에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

첫째, 위기 시 로펌에 대한 의지 수준이 너무 높다.

국내 토종 기업들도 그렇지만, 외국기업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위기 시에는 로펌의 이야기를 듣는다. 대형 위기는 항상 법정에서 끝나기 마련이라 이를 대비해서가 아니다. 로펌이 자신들의 위기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항상 믿고 있다. 심지어 위기 시 언론대응에 대한 가이드도 로펌에게 받는다. 리콜이나 QC(Quality Control)같은 이슈에서도 변호사에게 길을 묻는다. 한국 지사의 의사결정 권한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의지 수준이 과도한 기업들이 많다. 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기본에만 머무르는 게 최선은 아니다. 그 기본을 바탕으로 여론과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까지를 케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대부분 크게 실패한 글로벌 기업들의 위기관리 케이스를 들여다 보자. 공통점이 보일 것이다.

둘째, 한국에서 돈을 벌지만, 한국인을 이해하지 않는다.

한국 지사장이 외국인이고 주요 임원들이 외국인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인 지사장을 임명하고 있고, 사내 임원들의 수만 보아도 한국인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졌다. IMF시절에는 이해되던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몰이해가 20년인 지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면 문제다. “왜 한국 언론은 저렇지?” “왜 한국 소비자들은 그리도 감정적이고 공격적인가요?” “왜 규제기관들은 법에 근거해서 이야기하지 않죠?” 이런 질문들이 글로벌 기업 위기관리 위원회 미팅에서는 아직도 흔하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 질문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위기관리는 주요 이해관계자를 이해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어도 성공하기 힘든 도박이다.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는 해결 될 문제가 없는 게 당연하다.

셋째, 글로벌 본사의 훈수가 너무 많다

글로벌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을 만나보면 항상 ‘컨퍼런스콜’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한다. 시차를 거스르며 집과 회사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컨퍼런스콜 압력은 그 자체가 ‘위기’다. 한국적 시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이슈에 대해서도 글로벌 본사에서 일하는 위기관리팀은 큰일이 난 것처럼 관여 할 때가 많다. 각종 질문을 쏟아내고, 자료를 요청하고, 조언을 한다. 물론 큰 원칙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감사하지만, 현지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경영진과 실무자에게는 적용 불가능한 가이드라인이 많다는 게 문제다. 사실 본사에 있는 그들도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그들이 현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리는 가이드라인이 적절한지 아무도 검증하지 못한다. “대체 초.쑨.아일.보(Chosun Ilbo)라는 매체가 어떤 곳이야?”라는 질문을 영어로 받아 답변하면서 시작하는 위기관리 미팅이 생산적이기는 힘들다.

넷째, 한국 지사 리더의 의사결정 한계가 너무 뚜렷하다

한국 지사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다. 본사의 가이드라인을 받아 충실히 그에 따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내 경영을 맡고 있는 리더들이 위기 일수록 중요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데, 그게 힘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사장 자신의 상황 파악과 대응 전략 의견이 본사에게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주저함과 고민이 있다. 순수하게 로펌에 의지하거나, PR대행사에 의지해서 의견을 정리하는 습관도 그래서 반복된다. 수많은 컨퍼런스 콜과 수백 장의 서면 보고가 진행되기 이전에도 한국 지사장과 본사와의 담판 통화는 중요하다. 상황에 대한 공감대와 대응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한 컨펌은 그 대화에서 신속하게 정해져야 도움이 된다. 실무자들끼리 밤을 새우는 컨퍼런스 콜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권한 위임 없이는 위기관리 없다.

다섯째, 위기 시 언어 장벽은 넘기 힘든 해자(垓子)다.

글로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번역업체들만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도 실제로 위기대응 시간의 상당부분을 ‘번역 감수’에 할애한다. 기자가 요청한 공식 스테이트먼트를 개발해 번역하고 본사 컨펌 받아 재 수정하고 재 컨펌 요청하고 하면서 하루 이틀이 지나간다. 본사의 컨펌을 득한 공식 스테이트먼트를 한국어로 다시 번역하면 문장 논리나 구성이 엉성하다. 이미 기자들이 정한 데드라인은 수일을 넘겼다. 사용 불가한 메시지들만 남았다. 상황이 다시 진전되거나 변수가 나타나 완전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처음부터 개발과 번역은 다시 시작된다. 또 시간은 흐른다. 번역이 곧 위기관리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해야 좋은 위기관리 매니저란 의미다. 토종 기업들은 결코 이해하기 힘든 해프닝이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을 ‘해자’라 부른다. 위기 시 언어장벽은 성공적 위기관리를 막는 큰 ‘해자’다.

여섯째, 글로벌 원칙이라는 것을 위기관리 실행에 적용한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회사라서 그렇게 못 합니다.”라는 말은 글로벌 기업 실무자들에게는 어찌 보면 핵심메시지다. 이해가 갈 때도 있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위기관리 실행에 대해 그리 이야기하면 옵션이 줄어든다. 몇 십 년 비슷한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몇 명은 그 ‘원칙’이 실제 글로벌 본사의 원칙이 아닌 경우도 있다. 그냥 실무 임원과 실무자들이 그리 ‘믿고 있는 것’들인 경우도 있다.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윤리’를 따지는 기업 실무자도 있다. 순수 ‘저널리즘’을 논하거나, ‘컴플라이언스’를 언급한다. A라는 실행을 당장 하지 않으면 해당 위기가 재앙이 돼버린다 해 보자. 글로벌 회사의 원칙이라며 A실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단순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되었을 때 글로벌 본사는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비록 그런 재앙을 만들었지만, 원칙을 지켰으니 훌륭하다” 할 것인가? 유나이티드 항공사도 최초 자사 직원들에게 그랬으니, 한국 지사도 그렇게 평가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일곱째, 평소 스트릿 파이터가 되길 거부한다

“저희는 외국기업이라 언론관계에 대해서 당당합니다” “오보가 나면 바로 언론중재위로 가거나 소송을 하게 되어 있어요” “기자와 식사를 하거나 술을 같이 하는 것은 저희 컴플라이언스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본사에서도 한국 기자들의 기사는 크게 개념하지 않는 편입니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면 저희는 그냥 맞습니다. 개선의 기회로 삼죠” 한국 토종 기업 실무자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이야기다. 영어만 잘하면 외국기업 가서 실무자를 하고 싶다는 일부 토종 기업 홍보담당자들의 하소연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위로부터 평소에도 별반 적극적인 언론대응 압력이 없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물론 한국 지사장의 캐릭터에 따라 그 대응 압력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 실무자들은 평소 이해관계자 관리에 스트리트 파이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는 게 더욱 정확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관계(relationship)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PR대행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덟 번째, 막연하게 잘되어 있다 믿는다

“글로벌 회사는 원래 위기관리에 철저하죠” 그건 본사의 이야기인 경우가 참 많다. 본사와 한국 지사는 다르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우선 사람이 다르다. 본사에서 훈련 받고 있다면, 지사에서도 동일하거나 더욱 더 로컬 지향적인 훈련이 있어야 맞다. 그들에게 잘 구조화된 수십 년짜리 매뉴얼이 있다면, 한국 지사에도 진출 이후 갈고 닦인 매뉴얼이 있어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몇 년마다 바뀌는 임원과 실무자들은 5~6년전 자사에게 발생했던 위기 케이스를 잘 모른다. 해당 위기를 관리했던 에이전시 임원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그 때 상황을 설명 해 주는 경우가 있다. 매뉴얼은 수년마다 새로 만들지만, 담당자가 바뀌면 온데간데 없다. 일부는 본사에서 만든 매뉴얼을 번역해 보유하고 있다. 잘되어 있다는 자신감 자체를 정확하게 다시 돌아보자.

아홉 번째, 마케팅 근육만 강하다

한국에서 글로벌기업들은 본사와 동일한 법인 구조와 경영 목적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시장’으로 본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 시장을 위해 가장 강력한 근육에 먼저 집중한다. 마케팅과 영업이다. 반면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행을 해야 하는 근육들은 기본적인 형태만으로 유지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수십 조 매출을 올리고, 한국 시장에서도 수천억 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 한국 지사가 이런 말을 한다. “저희 홍보팀 예산이 없어요…싸게 해 주세요.” “아시잖아요. 저희 신문에는 광고 안 하는 거요. 광고대행사에서 효과 없다고 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정무감각이나 여론 감각, 이해관계자/언론에 대한 관계 자산 같은 위기관리 기본의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크게 잃지 안으려면 먼저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진짜 경영인데 아쉽다.

열 번째, 평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 국회, 시민단체, 언론, 소비자, 각종 단체 및 기간들, 커뮤니티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아주 일부 한번은 가능할 수 있어도 그것을 지속시킬 수는 없다. 급할 때 잠깐 도움을 받고는 이내 사라져 버리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사회 내 이해관계자들이 불편함을 토로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원래 그렇느냐 묻는 이해관계자들도 많다. 다음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나쁜 기억들은 부메랑이 된다. 관계는 투자다. 국내 토종 기업들 중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런 관계 투자를 일관성 있게 해 자산화 한다. 관계에 대한 투자를 범법이라거나,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각을 견지하고 있기만 해서는 실제로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길은 영원이 없다. 보다 현명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더욱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못하게 되어 있다’는 말보다, ‘어떻게든 해 나가야죠’ 라는 위기관리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자. 만약 유나이티드 항공과 유사한 사건이 우리 회사 일선에서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들 보다 더 잘 응대할 수 있을까? 그들보다 더 정확한 정보 공유와 입장 정리가 가능할까? CEO가 일선에 나서서 단박에 문제를 해결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법적 대응이나 언론 및 여론에 대한 케어에 있어서도 최소한 그들 보다 나을 수 있을까? 신속하게 로컬 차원에서 의사결정 해서 상황을 초기 관리할 수 있을까? 돌아보고 확인해 보는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훌륭한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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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1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위기관리,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라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위기’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에 서투른 기업이나 조직의 내부에 들어가 진단 인터뷰를 해보면 CEO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 까지 위기에 대한 전혀 서로 다른 정의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내 위기에 대한 동일한 정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조직은 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지 않을 뿐 더러 여러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과 다른 기능들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현실때문이다. 각자 맡는 책임과 역할 그리고 분야가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또는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각기 다른 기준 때문에 위기대응에 있어서 편차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공장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해 용역 직원 몇 명이 화재진압 도중 사망한 사건 보고를 한번 설정해 보자. 현지 관리팀장에게는 이 보다 심각하고 막중한 위기가 없다. 사건 보고를 하고 대응 일지를 작성하고, 소방서와 경찰등과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공장장도 책임이 있는지라 노심초사 밤새워 현장을 방문하고 보고를 받고 본사와 논의 한다.

본사는 어떤가? 본사 영업부에서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공장화재사건 소식을 듣는다. 자신들에게 관심 있는 생산일정이나 차질여부를 확인하니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그 때부터는 관심이 없어진다. 마케팅은 “우리 공장에 어제 저녁 화재가 났데…”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신제품 론칭 플랜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에게 지역 공장의 화재와 용역직원의 사망은 별반 ‘위기가 아닌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CEO는 어떤가? 화재진압이 마무리되었다는 보고, 생산에는 별반 차질이 없다는 보고, 사망한 용역직원들에 대해서는 파견업체와 상의해 잘 마무리하겠다는 보고, 지역언론에서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전국방송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는 보고 등등을 받고 케이스를 종료 한다. CEO에게도 그 화재와 사망사건은 불행 중 다행일 뿐 각별하게 큰 위기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회사에서 오직 현장 일선들과 사후 처리 담당자들에게만 위기이고 찜찜하며 골치 아픈 업무로서만 남게 된다.

물론 어느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다 CEO부터 ‘모든’ 직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밤을 지새워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회사 위기의 기준이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직책과 관심사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흔히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사소한 위기발생시 조직 내부 정보 공유에 빈 공간이나 누락이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일선에서는 사건이나 사고를 목격하고 파악하고도 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는 경우다. 보고 없이도 일선에서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 보려는 습관이 발동된다. 일선에서 조차도 각자 ‘이게 무슨 보고 사항이냐?’ ‘아니야 이건 보고해야 해’ 등등 논란이 발생한다.
단순해 보이는 지역 사건으로 밤늦게 서울 본사 임원들을 깨우거나, 회사로 모이게 하는 것이 지역 일선에 있는 실무자들에게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다가 CEO나 고위 임원들에게 불호령이라도 떨어지면 그 때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 해결하면서 보고 누락한 사건이나 사고는 그 다음날이나 몇 일 후 보도가 되거나 CEO 귀에 들어가 다시 위기가 된다. “왜 이런 사고가 보고 조차 되지 않았는가?” CEO가 소리치신다. “왜 우리가 보도를 보고 우리 회사의 사건을 알아야 하느냐?”하고 고위 임원들이 지역 담당 임원을 몰아세운다. 이는 사내에서 공유되어 있는 정확한 위기에 대한 판별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나 상황이나 환경이나 특수성이 감안되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정한 위기의 명확한 정의에 따라 보고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만을 점검하는 것이 옳다. 명확한 위기 판별 기준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 있게 위기관리 활동들을 유지 관리 해야 한다. 그래야 시스템의 기본이 살아난다.

CEO나 오너의 위기에 대한 정의에도 항상 일관성이 필요하다. 실무진들이 모두 “이것은 분명 우리가 정한대로 ‘위기’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정한대로 위기관리리더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한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 그런데, CEO가 그 보고를 듣고 “그것이 무슨 위기냐? 내가 보기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고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하는 의견을 내 놓으면 시스템에 일관성이 훼손된다.
더 심각한 경우는 CEO나 오너의 그러한 정의가 매번 상황에 따라, 분야에 따라 달라지고 그 정의의 다양성과 변화가 심각한 케이스다. 그런 현실에서는 실무자들이 매뉴얼에 의지하기 보다는 CEO나 오너의 정의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려는 수동성을 보이게 된다. 멀리 출장 중인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이나 사고를 위기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무마하고 넘겨 지나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뒤에야 대응을 시작한다. 분명 독립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한계가 만들어진다.

오너나 CEO로부터 일선 많은 직원들까지 하나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어야 위기가 효율적으로 관리 될 수 있다.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고 일관된 실행이 전제되어야 위기는 관리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마음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는 게 옳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런 명확한 정의와 공유가 없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래서 위기관리가 아주 못할 짓이라는 내부 평가를 안고 지내게 된다.

3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현장과 일선: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할까?

 

일선에다가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야. 우리 일선 직원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냐 하는 거지.  사람들에게는 그냥 언론에서 취재가 나오면 인터뷰하지 말아라. 홍보실 연락처를 가르쳐 주고 그쪽으로 연락하라 그래라.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세가지만 가르쳐주면 되는 건데 트레이닝까지 하냐 이거야” (컨설팅 기획 회의시 / 기업 임원 말씀)

 
시스템적으로 맞는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문제는 학(學)과 습(習)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데 있다. 일선에다가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면 다 학습이 되리라 생각하는데…현실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제대로 학이나 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 일선에 내려 보내는 그 수많은 가이드라인과 정책들이 대부분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기업 위기라는
것이 발생되기 힘들다)

가이드라인은 (學) 기회일 뿐이다. 배움을 익힐(習) 기회가 없으면  가이드라인은 그냥 종이 쪽지로 남고, 휴지통이나 책갈피에서 생명을 다하게 된다.

본사나 임원들은 일선의 수준이나 교육상태, 준비수준을 현실보다 높이 평가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현실과 다른 이해가 분명 존재한다.

여러 기업들을 진단하고 현실과 동일한 드릴을 진행해 보면 99.99%의 일선들은 언론 취재에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협조한다. 몰래 카메라에도 자연스럽게 응하고, 취재진의 자극에 적나라하게 반응한다. 방송용으로 부적합한 험한 말도 무의식적으로 내뱉을 뿐 아니라, 취재진을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한다.

그들의 책상 위에 언론 취재 대응 가이드라인이 아주 심플하게 붙여져 있어도, 그들은 자신들의 본능과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본사의 임원들이나 대변인 일부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가이드라인 줄에 위기시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되겠나.

일선에게 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위기가 실제 발생했을 때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질책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 시간의 준비와 토론 그리고 또 다른 수백 시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방문해서 후다닥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라서 그렇다. 클라이언트는 그 준비와 토론의 과정에서 성장한다. 깨달음을 챙겨가는 거다.

10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일선의 이야기를 들어라

위기관리, 일선의 이야기를 들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06일 (화) 14:45:48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많은 CEO들과 임원들은 착각을 한다. 본사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마인드가 지사나 지점 그리고 공장 일선 인력들에게도
충만하리라 믿는다. CEO는 위기발생시 공장 계약직 직원이 자신에게 맡겨진 그대로를 당연히 실행해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리라
믿는다. 임원들은 매장에서 캐셔를 보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고객불만을 적절히 처리하는 게 옳다 생각한다. 본사 직원들은 어떻게
목포지점의 직원들이 이렇게 당연한 위기 관리 프로세스를 모를 수 있겠냐며 반문한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생각들은
대부분 현실과 다르다. 조직의 일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와 환경 그리고 현실들이 존재한다. 강력한 심장의
힘으로 인해 온몸의 피가 몸 구석 구석을 돌아 조직이 활기차게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피가 돌지 못하는 구석이
분명 있는 게 현실이다.

종종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것을 본사에서 정하면
지역이나 일선에서는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일부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서 라고 진단을 한다. 또 일부는 일선에 위기관리 마인드가 부재라고 손가락질 한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충청도 산골 수 만평 부지의 고즈넉한 공장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직원들을 기억해 보자. 그들에게는 하루 일과가
항상 정해진 대로 진행되고, 그런 정해진 일과를 10-20년 정도 반복해 왔었다. 생산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면 되는 부분이다.
그들에게는 지금까지 이해관계자 대신 생산설비와 원자재 그리고 물류망이 주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그들에게
위기관리를 이야기하고, 생소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라 하는 것은 마치 초식동물들에게 고깃덩어리를 가져다 주는 격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나? 이는 반대로 본사 마케팅이나 홍보담당자들에게 원자재의 품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보자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연히 지루하고 재미 있을 리 없다.

일선에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일부는 “우리가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나? 본사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또 일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낯선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우리에게 언제 그런 훈련이나 세부 지침을 내려 준
적이 있나?”

그렇다. 이것이 현실이다. 성공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본사의 CEO와 임원들이 일선의
위기관리 마인드와 실행체계에 대해 확실한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냥 추측하기 보다는 실제적으로 측정을 해야만 한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소리에 따라 지원을 해야 한다.

클라이언트사를 위해 위기관리 시스템 진단을 하며 일선 직원들을 만나보면 대략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지역 언론이나 정부 그리고 지역 NGO같은 이해관계자들을 잘 관리하라는 지침이 본사에서 자주 내려오는데……우리 지사에 관련 예산이 있나요? 평소에 밥 한끼라도 먹어야 하잖아요”

“몇
년 전 우리 공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지역 방송에서 기자 여럿이 달려 오더라고요. 우리가 나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여기서 자칫 잘 못하면 회사가 잘 못 되는 거 아닐까 하니 흥분이되 마구 그 사람들을 낚아 채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보고만 잘 해도 성공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보고하면 본사 어디에서인가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게 문제죠. 지난번에도 지역 언론 취재요청이 있었는데 허가 맡는 데만 2주 걸렸어요. 이래서 어떻게 관리를 합니까?”

“공장장이 일선에서 위기를 관리하라 하는데 공장장이 지역 언론이나 NGO를 만나고 다닌다는 게 현실적이지 않아요. 공장직원 중 하나
둘을 정해 임무를 줘야 하는 거죠. 평소에 간단한 지역 샘플링도 잘 안 되는데 무슨 위기관리에요…”

거의 모든
기업들이 비슷한 일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문제는 그 목소리를 받아들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문이 홍보부문이 아니라는
거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종종 위기시 언론관리 시스템으로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은 이 때문이다. 일단 제일 시끄러운(?)
언론만 어떡해서든 막고 보자 하는 발상도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다. 원인치료나 대비보다 그 때 그 때 증상 치료에만
매달렸던 기업들은 하루 빨리 일선의 목소리를 더욱 소중히 듣고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하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7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What If?’ 마인드 가지기

위기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항상 ‘What If?’ 마인드를 가지라 강조를 하고 있다. 천성이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일부 분들은 이런 What if? 같은 생각이 일상화되어 있으신 분들도 계신 듯 하다.

오늘 간만에 Emergency Drill이라는 Field Simulation을 실시했다. 고객사 PR팀과 함께 사전 플래닝을 하고 본사와 공장 그리고 몇개의 대표전화를 통한 POC상 위기관리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이번 Drill을 진행하면서 새로 얻거나 다시 한번 확인 한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본사 사무실의 경우

  • 기자들이 사무실과 임원실까지 아무런 제지 또는 필터링을 받지 않고 직접 입성할 수 있는 회사들이 예상외로 많다.
  • 평온했던 사무실이 TV크루들과 기자가 입장하면 금새 패닉에 빠진다. 문제는 아무도 오너십을 가지지 않은 채 패닉에 빠진다는 부분이다.
  • 일부 직원들은 기자에게 상당히 공격적이고 사무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취재를 거부하려 최초 시도한다. “찍지마세요” “누구 허락받고 이러세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당신 누구야?” – 기자는 잡상인과는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한다.
  • 기자의 취재에 대응하는 속력 또한 빠르지 않다. 물론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담당자 연결이 잘 안되고 협조 또는 의견 공유 확정이 힘들지만 덩그라니 기자들과 TV크루들을 회의실에 남겨두고 회의를 하면 안된다.
  • PR팀이 부재중이거나 연결이 가능하지 않을때도 방문기자들의 처리는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방문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함에 있어서 관련답변을 하지 않을 인사들이 여러명 기자앞에 앉아 있는 것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POC가 많으면 실수를 하거나 서로 말이나 의견이 상충하기가 쉽다.
  • 가능한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와 TV크루들이 다양한 장면연출과 직원 인터뷰를 어랜지 해 달라 요청을 해고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 방식과 의도에 대해 코칭을 할 수 있는 담당직원들이 항상 따라 붙어야 한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 직원들과 기자를 마주 앉혀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 방문한 기자에게 전달할수 있는 자료는 급조한 것이거나, 아주 평범한 브로슈어류의 것이면 안된다. 가능한 취재목적과 질문에 맞고, 그들의 기사라인이나 편견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들로 특수하게 디자인되어져야 한다.


공장의 경우

  • 일반적인 공장의 경우 외부 방문자들의 신분증 요구와 입구 필터링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는 공장들도 의외로 존재한다.
  • 지방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 정문 필터링 없이 기자들이 입장을 하면 100% 비의도적인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특히 훈련받거나 교육받지 않은 공장 업무직원들의 경우에는 본사보다 더욱 더 당황하거나 또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한다.
  • 일부 공장직원들이 공장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자와 TV크루들에게 너무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생산시설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응한다던지, 공장내부 촬영을 안내한다던지,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 공장임원이 기자와 만나게 되면 일단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공장임원이 정위치에 자리하지 않는 경우(what if)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누가 대리인이 될 것인가?
  • 몰래 카메라를 조심해야 한다. 취재거부시에는 더더욱 몰래카메라 취재의 가능성이 커진다. 몰래카메라에 찍혀 나가느니 차라리 당당하게 공식 인터뷰를 할 것.
  • 공장 외부로 기자와 TV크루들이 나가고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가능한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도록 예의를 갖출 것.
  •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본사 PR팀의 코칭을 받아 충실하게 따를 것

일단 예기치 않았던 언론과 조우. 그리고 충분한 준비와 컨펌이 없었던 인터뷰는 일단 진행이 되면 다시 거두어 드릴 수가 없다. (갑작스러운 attack의 경우 100% 이럴 수 밖에 없다)

“일단 인터뷰하고 나중에 PR팀더러 어떻게 해보라고 하지”

보통 실무자들은 이런 혼잣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일단 엎지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사람을 묵묵히 관찰하는 것이다. 그 관찰 결과가 그 사람이나 조직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What If? 마인드를 팔고 있는 셈이다.

5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맺기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이번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나눈 토론의 주제들 중 몇가지를 추려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과 실무자들이 비단 이 한 곳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 없이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이와 동일한 고민들을 반복하고, 또 솔루션을 구하고 있다. 왜 일까? 왜 정답이 없을까?

Budget vs. Actions

[컨설턴트/본사CRO임원]
자, 이제 여러분들의 실행이 중요합니다. 각자 공장과 지역에 돌아가셔서 실제로 실행 가능한 액션 플랜들을 한번 고민해 보세요. 그 액션플랜들을 가지고 내년 우리 회사의 전사적 CRO 프로그램들을 전체적으로 구성합시다.

[공장장들]
예산이 있어야 하는 데 그 예산은 어디에서 오나요?

[본사CRO임원]
본사 차원에서 CRO 예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가용한 예산 범위내에서 액션플랜을 가능한 현실적으로 짜세요. 그 예산은 본사 코드로 지출결의하면 됩니다.

[공장장들]
그 가용한 예산의 범위가 각 지역별로 어떻게 되냐 하는거지요…

[본사CRO임원]
아직 로컬과 그 하부 지역별로 예산을 미리 할당한 게 아닙니다. 일단 지역에서 필요로하는 활동들을 구성해서 예산안과 함께 취합을 한 뒤 전체 예산에서 배분을 할 생각입니다.

[공장장들]
항상 그러잖아요. 지역에서 필요한 예산을 제안하면 어짜피 로컬 차원에서 역배분되는 방식이고, 어짜피 100% 반영되질 못하죠. 만약 5000만원을 제안했는데 1000만원을 배분받으면서도 왜 1000만원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본사측에서는 별로 논리적인 설명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려면 처음부터 그냥 1000만원을 내려보내면서 거기에 맞는 활동을 보고해라 하는 게 나은거 아닌가요?

[본사CRO임원]
첫 해니까 일단 그렇게 합시다. 다음 해부터는 무언가 기준이 잡히겠지요.

[공장장들]
‘그러니까…우리에게 얼마를 내려주겠다는 거냐구… 답답하네…’
‘돈을 줘…돈을…그러면 할께’

항상 액션은 버짓 다음이다. 일부 액션 플랜이 먼저 서야 버짓이 책정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실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버짓이 액션을 규정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게 많은 제안과 실행을 반복했지만…사실 나는 아직도 버짓과 액션의 뒤죽박죽인 타협이 어떤 프로세스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지 헷갈린다.

Code of Conduct vs. Building Relationship

[공장장들]
질문이 있는데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공장주변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형성하라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예를들어서 지역 공무원들과 함께 골프 같은 걸 치는 것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겁니까?

[본사CRO임원]
왜 못할께 있습니까. 적극적으로 하세요. 그래야 한다면 하십시오.

[법무임원]
아니 잠깐만…그건 우리 윤리강령위반 일 수 있어요. 특히나 정부관계자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 사례가 있다면 미리 법무팀의 조언을 얻으셔야 합니다.

[공장장들]
그럼 결국 인간대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는 일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군요. 회사규정에 한끼 식사비용이 1만원이 넘으면 안된다고 하니까 그 범위에서나 가능한 거구요.

[본사CRO임원]
흠…제가 보는 시각은 다릅니다. 우리 CRO 프로그램은 그 목적성에 있어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규정하면 안될겁니다. 따라서 회사윤리강령 적용범위는 아닌것 같아요. 그냥 프로그램에 넣어서 사전 품의를 받고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법무임원]
이 이슈는 근본적으로 공히 회사윤리강령 범위하에 들어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본사 법무쪽의 의견을 들어야 하겠어요.

[공장장들]
‘뭐야…결국 못한다는 거잖아. 아무것도…’
‘지금과 뭐가 달라질 수 있단 말이야???’

관계는 돈에 관한 문제다. 어마어마한 향흥이 아니더라도 돈 없이 관계 없다는 법칙은 비지니스를 하면서 100% 피부로 깨닫는 진리다. 특히나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로 의사결정의 많은 부분이 대체되는 우리나라 같은 상황에서 회사의윤리강령은 항상 홍보담당자들이나 커뮤니티 관계 담당자들에게는 길로틴의 낯선 칼날의 의미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중에 목이 잘려나갈 각오 없이는 적극적인 관계 맺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다.

System vs. Role & Responsibility

[본사 CRO임원]
적극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가능한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이 부분들을 좀더 자신을 일로 받아들여 주세요.

[공장장들]
알겠는데요. 만약 지역 언론측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가지고 취재를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럴때는 본사에서 커버를 해 주시는 건가요? 아니면 저희가 지역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하는건가요?

[본사CRO임원]
기본적으로 지역의 이슈는 본사에 보고 후 본사의 가이드라인과 코칭에 따라서 지역에서 관리하는 것을 시스템으로 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여러분들이 리스크 매니저들이 되는 거지요.

[공장장들]
사실 저희는 대언론 위기관리 경험이나 훈련이 되어 있지 안잖아요. 대NGO관계에서도 그렇구요. 대 지역정부도 마찬가지고…본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실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껍니다. 지리적으로도 너무 떨어져 있구요.

[본사CRO임원]
앞으로 교육과 훈련을 해 드릴겁니다. 지역에서 지역의 이슈들과 위기들을 관리해 주는 것이 시스템이니까요. 너무 걱정마세요.

[공장장들]
‘그런 부정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풀 커버해 주어야 하는 거 아냐?’
‘죽겠네…이거…앞으로 어떡하나…’

시스템은 정해 놓고 따르는 것이라기 보다는 만들어 놓은 그 상태를 말하는 법이다. 본사에서 R&R을 종이에 적어 놓는다고 실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선에서 그러한 역량이 될 때 그런 역량들의 구조적 조합이 시스템이 된다. 일선에서 자신 없어하고 두려워하는 시스템은 시스템이 아니다. 

Headquarter vs. Local

[본사CRO임원]
중국같은 경우에는 이런 이런 NGO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공장장들]
저희 NGO들은 다릅니다. 또 지역 NGO들의 특성도 한층 더 복잡하구요.

[컨설턴트]
그래요? 아주 흥미롭네요. 그런 특성들이 있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데요…

[공장장들]
‘아니 왜 우리가 저 컨설턴트를 가르쳐야 하나? 우리에게 실제적으로 어떻게 그들의 습성을 활용해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어야 하는거 아닌가?’
‘본사 저 임원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게 뭐야 도대체…’

절대 해외본사는 한국의 특수성을 세세하게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의 공장장들이 본사의 환경을 100% 이해 못하는 것과 같이. 문제는 로컬에서는 결코 본사를 100% 이해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본사는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로컬 프로그램을 짜고 코칭을 해 주겠다고 외국인 전문가들을 one size fits all 형식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워크샵을 한다.

Obligation vs. I don’t want to do it

[본사CRO임원]
여러분들이 핵심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을 유지, 점검, 관리, 활용해야 합니다. 힘내세요.

[공장장들]
‘참…얼마나 할일들이 많은지 알기나 해? 지금도 정신 없는데 또 큰일을 하나 더해주네. 불가능 해 이건…’
‘나는 사람들 만나고 신경쓰는 거 싫어서 생산쪽에서 지낸건데…지금 이 나이에 홍보담당자들이 해야 할일들을 하라고? 그럴러면 20년전에 홍보팀 자원을 했지 내가 왜…’

모든 사람들이 관계맺기에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지 말 것. 쉬는날이면 혼자 벽을 보고 앉아 있는 게 더 편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이해할 것. 와이프와 하는 이야기도 일주일에 열마디가 넘지 않는 사람에게 지역 NGO와 지역정부 그리고 언론과 만나 즐겁게 이야기 하라 강요하지 말 것. 당신의 직위가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해 봤자…실행하지 않는 분들이 더 많다는 현실을 받아 들일 것.

In-house vs. Coach

[공장장들]
만약에 이런 이런 리스크가 발생하면 지금 앞에 계신 코치님들에게 연락을 해도 될런지요? 도움을 조금 받으면서 일을 처리하면 좀 더 나을 것 같아서요

[본사CRO임원]
예산이 허락한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요.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결정을 할 일입니다. 일단 우리 리스트에 넣어 놓고 필요시 자문을 얻을 수는 있겠지요.

[컨설턴트]
‘혹시 이 분들이 시시때때로 지역 이슈들을 가지고 전화를 할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큰일인데…이거…빌링도 불가능 하고 말이야’

[공장장들]
코치님, 연락드릴께요. 저희 지역에서 일단 상의 드릴 일들이 조금 있어서요

[컨설턴트]
…………………………………..

[본사CRO임원]
자…자…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고…저녁이나 같이 합시다 모두.

본사 임원은 코치에게 추가적인 업무를 맡길때 fee를 추가 지급해야 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공장장님들을 그런 사실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고 경험도 없다. 그들에게는 본사에서 지시하는 목적을 이루어내야 하고 자신들의 KPI를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치에게 전화를 하고 자문을 구하고 도와달라 손을 내민다. 그런 환경에서 코치는 그 손을 잡아주기도 어렵고, 뿌리치기는 더 힘들다. 본사임원은 그냥 모른척하면 그만이다. 그게 전략은 아닐까.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하는 기업은 일단 앞서가는 곳이다. 이런 답 안나오는 고민 조차도 없이 마냥 편안한 기업이 문제다. 문제인 것을 모르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