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10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위험한 칼 – 비유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이 자사 제품의 안전성 등과 관련 된 위기에 봉착했을 때 첫 번째로 주장하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실 이 함유 물질이라는 게 인체에는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을 해서 문제에요…’이다.

일단 제품에 들어가거나 함유되지 말아야 할 것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그게 사실 영향이 없이 미미하기 때문에…이렇게 까지 난리를 칠 문제는 아니다 라는 포지션에 최초부터 무게를 많이 둔다. 사실 억울하기도 하겠다.

이 상황에서 커뮤니케이터들은 오디언스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을 하고 ‘좀 더 알기쉽게 이해’ 시키기  위해 ‘비유’라는 날선 칼을 섣불리 뽑아드는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

예를들어, (사실과는 관계없음)

  • 우유에 든 OOO은 60kg 성인이 하루에 100리터씩 연속 10년에 걸쳐 마셔야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 이 제품에 든 호르몬의 함유량은 아주 적어서 인체에 흡수 되더라도 태평양에 소주잔 하나 정도의 물을 붓는 것과 같다.
  • 이 와인에 든 살충제 잔여 성분은 무시할 수 있는 정도로 매일 2-3병씩 20-30년에 걸쳐 마셔도 문제가 없다.
  • 이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골퍼가 맑은 날씨에 골프를 치다가 벼락에 맞을 확률 보다 더 적다.
  • 이번 처럼 비행기가 추락한 경우는 여러분들이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당할 사고의 10만분의 1이다.

뭐 이런 식의 그럴듯한 비유를 하곤 한다.

내심 커뮤니케이터들은 모여서 이런 메시지를 보고 무릎을 탁 치면서 ‘역시 프로야. 이렇게 알기 쉽게 비유를 멋지게 하다니 말이지. 자…이런 우리의 메시지를 듣고도 이해를 못 하는 오디언스들은 다 문제가 있어…좌익이나 변태들일 꺼야…’ 이런 공감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핵심은 오디언스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고 적절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면서 피부에 와 닿는 비유라고 해고 오디언스의 마음이 닫혀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콩으로 메주를 쓴다 해도 안 믿는다는 데 어쩔껀가.

닫힌 마음에 대고 아무리 메시지라는 창을 날려 봤자 힘만 드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일단 오디언스의 마음에 공감 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닫힌 문을 함께 천천히 열어가라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비유도 그다음이라는 말이다.

아직 말도 못하는 아기가 먹어치운 우유병을 보면서 불안해하는 엄마의 마음을 열라는 거다. 그 엄마의 머리통을 때리면서 ‘이 바보야…인체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니까…이 빙신아…;하는 기업이 되지 말자는 거다. 그 엄마의 불안함을 같이 진정성을 가지고 느끼고 그 엄마와 대화를 하려 노력하려는 거다. 같은 입장이 돼서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공감을 하자는 거다.

그 이후에 그 엄마가 눈물을 닦고 기업에게 ‘진짜 이 우유가 안전한 게 확실한가요? 진실을 말해 주세요. 네?’ 할 때 …그 때 적절한 비유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거다. 그때 가야 메시지의 흡수가 가능하고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아닌가.

멋진 비유. 좋다. 하지만…커뮤니케이션에는 순서와 타이밍이 있다. 이 부분에 민감하게 신경을 쓰지 않고 메시지의 배열을 교과서적으로 때려 넣어 날리는 커뮤니케이터는 진정한 프로가 아니다.

관련글: 위험한 비유와 지식의 저주
관련글: 포지션을 정해야 메시지가 통한다
 

9월 27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항상 사족이 문제다. 큰 문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구모임 ‘국민통합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와 관련,
욕을 먹겠지만 불합리한 것은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한다”며 “10월 중 수도권 공장 신·증축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수도권 규제 내달 풀겠다”]

좋다. 불합리한 것은 푸는 게 맞다. 수도권 공장 신증측 규제 완화도 어떻게 되던 사실 대부분 국민들은 별 상관이 없다. 그런데 정 장관님은 사족 메시지로 ‘진짜 욕’을 되레 자초하는 듯하다. 꼭 필요한 말만 해도 힘든데, 꼭 사족을 앞에 깔아 문제다. 정책으로만 말씀하시는 게 좋다. 제발 사족으로 자초하시지 말고.

9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완벽한 위기 시나리오가 존재 하나?

매뉴얼이나 시뮬레이션을 준비하면서 위기 시나리오를 개발하다 보면 줄 곳 하나의 공통된 장벽에 부딪히곤 한다. (위기 시나리오라는 것은 특정 위기 발생을 예상해보고, 그 위기가 실제 어떤 전개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스토리 전개 라인) 시나리오가 과연 실제 위기 발생 시 정확하게 그 파장의 방향과 소스를 예측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위기란 혼돈(chaos)인데 어떻게 수천 수백의 변수들을 예측해 정확한 시나리오를 개발할 수 있나 하는 부분이 한계다. 그러나 많은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위기를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보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를 하나의 정형화 된 무생물 조각 덩어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는 실제로 위기관리를 많이 해 보지 않은 실무자들이 종종 이런 시각들을 견지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위기는 절대로 정형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종종 이런 비유를 들곤 한다.

“끓고 있는 기름에 갑자기 찬 물 컵을 부었다고 생각해 봐. 기름방울들과 물방울 수천 수만 개가 사방으로 튀겠지. 위기가 발생한 이후 확산이 바로 그 모습이다”

사실 위기가 관리의 대상인가 하는 것도 의문이다. 변수들 대부분을 전혀 예측 통제할 수 없는데 관리라는 의미가 존재하기는 할까?

위기 시나리오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위기 시나리오는 실제 위기 발생과 그 이후의 전개 방식을 ‘일부’ 경험해 보기 위한 하나의 샘플 (맛보기)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다. 아주 일부를 실제 환경에서 한번 시뮬레이션(모의실험) 해 본다는 의미다.

매뉴얼에 제시된 위기 예상 시나리오들은 하나의 큰 그림일 뿐이다. 확률상 그대로 전개되는 위기도 없고, 그대로 관리되는 위기도 없다.

이렇게 예측이 불가능한 위기 확산 형태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자산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위기를 일부라도 관리할 수 있다.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자산들은 우리의 포지션, 조직, 역할과 책임, 그리고 메시지다. 시나리오는 하나의 그러한 자산들을 관리하는 경험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9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vs. 서구적 커뮤니케이션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에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위기 시에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여러 가지 수사들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강화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많다. 많은 부분에서 정서적인 접근에 익숙하고, 또 그에 대한 결과 및 반응이 좋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에 외국기업들은 상당히 dry 한 태도를 종종 보여준다. 어구 하나하나에 법적인 책임 여부를 꼼꼼히 다지다 보니. 결과물인 official statement를 한국인이 직접 접했을 때는 상당 부분 ‘쌀쌀맞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외국기업에서 인하우스 생황을 해보면서 느낀 바로는 국내기업들과 외국기업들 간의 태도의 차이는 그 근본적인 문제가 언어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그다음 원인은 아마 커뮤니케이션 환경 및 문화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화려한 그들의 언어도 한국말로 번역을 해 놓으면 별 것 아닌 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반대도 종종있다. 외국에 위치한 본사측에서는 가능한 자신들의 의중이 정확하게 저멀리 한국이라는 나라에 전달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들을 정제하고 정제해서 정확히 구성 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한국에 넘어와 한국말로 변환되 전달 될 때에는 ‘아주 낯선’ 메시징이 되버린다. 언어간의 이질감이다.

그러나 많은 인하우스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 언어의 이질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완화하여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문장자체를 바꿀수는 없지만, 배경을 부드럽게 설명하거나, 적절한 표현의 애드립을 통해 기자들에게 가능한 수용성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려 애쓴다.

반면 일부 인하우스들은 그냥 그대로 외국발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그게 원칙이라고 믿는다. 대체적으로 finance 및 banking 기업들이 이런 커뮤니케이션 플로우를 준수한다. 이쪽 영역에서는 기자들도 그런 dry한 메시지에 워낙 적응이 되어 있어서 그리 큰 문제는 없다. (처음 출입을 시작한 기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메시지임에는 틀림없다)

국내기업들은 official statement가 세워졌다고 해도 보통 그대로를 문어적인 방식으로 전달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뼈와 살을 붙여서 아주 먹기 좋은 메시지로 포장을 한다. 누가 뭐래도 국내 기업 인하우스들의 말기술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태생적인 입심에 의지하기 때문에 모방할 수 없는 능력이다.

국내기업이 잘한다 외국기업이 잘한다 하는 유치한 비교보다는 특성에 그런 다름이 있다는 비교는 재미있다. 중요한 것은 PR 담당자들이 상대하는 1차 오디언스가 기자이고, 그들의 대부분이 토종 한국인인 관계로 그들에게 인간적인 면을 보이지 못하면 적절한 위기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파란눈 노랑머리의 인간적인 면을 보이느냐 검은 눈 검은 머리 얼굴을 보이느냐는 기업의 자유다. 단, 낯설지 않음이면 된다. 

9월 16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리먼브러더스 단상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이로서 전설적인 기업 리먼브러더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New York Times]

기업은 어디로 가는걸까? 무엇을 남기는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AP]

직원들과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고 사라져가는걸까?
이 시기에 PR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까?

아무것도 없었던 것 처럼 소리없이 사라지기에는 너무 덧없지 않은가?

9월 12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같은 결정 vs. 다른 대응

한편 업계는 공정위 이번 조치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여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신세계는 “잘못을 인정하며 이번 조치가 유통질서 확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수긍의사를 밝힌 반면 가장 많은 과징금을 물게 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에 대해 이견이 있으며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고문 변호사와 협의를 통해 공정위 결정에 승복할지 항소할지 논의중이며 추석 이후 구체적 액션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법정소송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국일보, 백화점 3사 ‘도둑 정보 장사’, 입점업체 강요해 경쟁사 매출정보 알아내, 공정위 13억여원 과징금]

공정위측의 거의 유사한 결정에 대해 신세계와 롯데 백화점의 반응이 180도 다르다. 대응 메시지만을 그대로 놓고 보면 신세계는 아주 잘못 했다는 것이고, 롯데는 억울하게 당했다는 표정이다. 어떤 포지션과 전략에 의해 이렇게 각기 다른 대응이 실행됬는지 내부적인 원인은 모르겠지만…

오디언스들이 공정위가 발표한 해당 업체들의 불법적인 행태 하나 하나를 보면, 생기업을 때려잡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따라서 롯데의 대응은 법률적이거나 대정부 대응은 될찌 모르지만, 일반 공중, 소비자, 납품업체등을 향한 메시지는 아니라고 본다. 만약 “왜 우리만 7억대고 신세계와 현대는 3억대 과징금인가?”하는 과징금 액수에 관계된 항소라면 더 어처구니가 없다고 본다.

9월 11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메시지를 신뢰하지 않는 까닭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설에 대해서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발표를 했다. 이 발표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언론들의 반응을 보면 이 발표에 대한 신뢰는 0% 인듯 하다. 왜 일부 국가나 기업들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메시지에 신뢰를 두지 않을까? 그 이유를 한번 정리해 보자.

조직의 메시지에 신뢰를 주지 않는 원인들:

  • 조직이 신뢰할 만한 조직이 아닌 경우
  • 그 이슈 또는 다른 이슈들과 관련 해당 조직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왔던 경우
  • 해당 이슈가 그 조직의 존립자체를 위협하는 경우
  • 해당 이슈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 공식적으로 발표된 메시지에 세부적인 실체적 근거들이 함께 제공되지 않은 경우
  • 조직을 대표해 메시지를 발표하는 인사의 직위가 조직을 대표할 수준이 안되는 경우
  • 상식적으로 대다수의 오디언스들이 생각하는 바에 대해 정면으로 대치되는 메시지인 경우
  • 메시지 자체에 대해 모순 또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

또 어떤 원인들이 있을까…?

9월 092008 Tagged with , , , 3 Responses

왜 그러냐는 거다

회사원인 A씨(30·군산시 미장동)는 지난 4일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고등어를 조리하려다가 표면에서 수십마리의 이상한
물체를 확인했다. A씨는 곧바로 고등어를 구입했던 마트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뒤 마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마트측은 생선이 죽은 후 표면으로 나와 기생하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으로 70도 이상, 영하 20도 이하에서 조리 및 보관시
자연소멸되는 것이라는 답변을 해왔다. 마트측은 또 생선을 판매하는 곳에서 심심치않게 발생하는 문의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마트
관계자는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면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대형마트 고등어 기생충 발견… 시민들 “불안해서 못먹겠다”]

이전 꽁치 통조림 케이스에서도 그랬지만 생선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발견한 소비자가 제조회사나 판매업체에 공식적으로 컴플레인을 할 때에 각 회사들이 대응하는 방식이 참 아쉽다.

커뮤니케이션 원칙 같은 것을 다 차치하고 입장을 바꾸어 놓고 말해 보자는 거다. 자신이 마트 직원이거나 통조림 회사 직원이 아니라 그냥 소비자라고 생각해 보자는 거다. 자신이 산 생선을 구워 먹을라고 하는데…기생충이 득시글 득시글하다고 생각해 보자는 거다.

거울을 보고 답변을 해보자는 거다. “생선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심심찮게 발생하는 거니까 그냥 먹어”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해 보자는 거다. “괜찮아, 날것으로만 안 먹으면 그 꿈틀대는 것들은 전혀 인체에 해가 없어…히히” 말해보라는 거다.

왜 기업의 메시지가 그렇게 전략성 없이 전달되나 하는 거다. “죄송하다. 얼마나 놀라셨냐. 우리가 최선을 다해 관리 검사를 하는데도 일부 그런 상품이 발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소비자이기 때문에 전부 교환해드리고 규정에 의해 보상해드리겠다. 맘 상하셨고, 놀라셨던거 이해한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소비자분들께 커뮤니케이션 해서 그렇게 놀라고 당황해 하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죄송하다”

왜 이렇게 메시지가 안되냐는 거다. 왜 자꾸 소비자들과 한판 하려 하냐 하는거다. 안타깝다.

9월 092008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보는 사족

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종교중립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하고 앞으로는 종교편향 오해가 없도록 인식을 시켜주기
바란다”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중략)

불교계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요구와 관련해서는 “경위야 어찌됐든 불교계의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BS, 李대통령 “경찰청장은 불교계 지도자 찾아 사과하라”]

빨간 부분들이 사족이다. 사과는 토가 없는게 좋다.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진다. 토를 다는 사과는 100번해도 소용없다. 진정으로 사과(apology)한다는 포지션이 섰다면 그냥 사족없이 토없는 메시지로 가는게 좋다.

오해. 부정적인 단어다. 특히 상대방인 오디언스를 향한 부정이다. 오해의 원인에 대해 사과를 하는 메시지에서 결과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권장 수정 메시지

  •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적이라는 인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
  • “오늘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종교중립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하고 앞으로는 종교편향적 이라는 인식을 불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 “불교계의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

일상의 예를 하나 사족으로 달아본다.

엄마: 너 잘못했어 안했어? 엄마가 숙제를 빨리 하라고 했지? 근데 왜 아직도 안하고 놀기만 해? 엉?

아이: 엄마, 사실이 어떻게 됬든 죄송해요. 제가 숙제를 안한게 유감스럽네요. 엄마가 오해하시지 않게 앞으론 최선을 다할 께요.

엄마: 뭐야?????? 이 자식이!!!!!!!!!!!!!!!!

항상 입장을 바꾸어 보자. 답이 있다.

9월 09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기업블로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들

지난 주 몇몇 PR 담당자들과 블로그와 기업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결론은 ‘어설픈 기업들은 제발 블로깅 하지 말아라’다.

1. 개인과 달리 기업에서는 블로거로서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기 힘들다
– 위기시나 신제품 출시 같이 간간히 있는 이슈에도 하나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내지 못하는데, 일상적인 블로깅에서 한목소리를 실시간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각 부서별 의견들을 align하는 초강력 시스템 없이는 힘들다.

2. 기업 블로그를 담당하는 개인 또는 소수의 팀이 영속적이지 못하다
– 기업에서 job security가 어디 있나. 운영자가 퇴사를 하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블로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운영 스킬도 시시때때로 들쭉날쭉해진다.

3. 외부 대행사를 사용하면 티가 난다
– 냄새나는 블로그는 싫다. 예를들어 정부 블로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블로깅을 하면 누가 이 블로그를 공무원들이 블로깅하고 있다고 보나. 대행사가 하는거지.

4. 컨텐츠에 재미는 있을찌라도 흥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 하다못해 UCC를 만들어도 사진을 찍어 올려도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많다. 광고대행사 UCC대행사들을 통해 품질 좋고, 개인스럽지 않은 프로페셔널 컨텐츠들을 과시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왜 우리가 이 컨텐츠를 자주 반복적으로 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발적 동기 부여에는 부족하다.

5. 블로그 운영 규정 또는 블로그 자체도 영속적이지 못하다
– 어떤 이슈나 사건이 있을때마다 블로그 운영 규정이 바뀔수 있다. 사장님이 바뀌어도. 마케팅 임원이 바뀌어도. 이랬다 저랬다 할 가능성이 개인 블로그 보다 더 많다. 심지어 인사 이동 시즌때면 아예 블로그가 없어질 가능성도 많다.

6. 컨텐츠에 의견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입장이 들어간다
– 개인 블로거들은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의견을 포스팅한다. 하지만 기업은 조직의 입장이 우선이다. 기업 블로그 운영팀의 의견이 들어가면 끝이다. 따라서 딱딱하고 재미없다.

7. 기업 블로거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신중하다
– 기업 블로그 운영자가 자유롭게 애드립을 할 수 있나? 항상 피상적이고 긍정적인 댓글만 달면 되나? 조직은 개인보다 유연할수 없다. 따라서 흥미가 적다.

8. 작은 실수나 에러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 오탈자. 모호한 표현. 남을 비하하는 표현. 개인이 하면 뭐…그냥 한다. 기업이 하면 이건 아니다.

9. 자주 공격받는다
– 기업이 하는 비지니스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소비자 접점에서 무슨일이 언제 어떻게 벌어질찌 아나.

10. Engagement의 주체가 모호하다
– 기업 블로그를 방문한 블로거들이 여기서 누구랑 대화를 하는가에 대해 모호할 때가 많다. 회사랑 이야기 하고 있는 건지…블로깅을 대행한 대행사 아르바이트랑 댓글을 주고 받고 있는건지…이 회사 사장님은 과연 자신의 기업 블로그에 들어오긴 하시는건지…모르겠다.

11. 인간미가 없다
– 기업은 개인에게 그냥 기업이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연인이 될 수는 없다. 태생적으로.

12. 항상 의심스럽다
– 기업 블로그의 모든 메시지는 블로거들이 그냥 NAKED 하게 받아들이진 않는다. 메시지의 목적을 의심하고 진위를 검증한다. 이런 일상적인 필터링이 블로거들을 지치게 하고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 받게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홈페이지로 착각한다. PR을 광고로 생각하는 것 처럼…

관련 기사: 기업 블로그가 실패하는 까닭은? [헤럴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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