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1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2편]다가오는 위기, 딱 하나만 준비해야 한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해가 오자마자 큰 일이 하나 터질 것 같습니다. 최고경영회의에서 예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몇몇 부서에서는 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런 경우 부서 차원을 넘어 전사적인 차원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사적 대비 체계를 미리 다잡지 못한 기업들에게 사후에 “왜 예상되던 위기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처음에는 내부적으로 비밀스러웠다”는 이유를 댑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전사적으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던 이유라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꺼리는 문화도 있겠습니다만, 예상되는 단계에서 여기저기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한다 준비를 시키고 하다 보면 관련 정보들이 여기저기 새나가서, 위기가 훨씬 더 빨리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전사적’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를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응대’할 것이냐? 아니면, ‘제한적’인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초기 ‘대응’해 볼 것이냐? ‘전사적’이라는 의미는 관련된 모든 부서들이 각각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제한적’이라는 의미는 일부 부서 또는 임원들이 중심이 된 소규모 조직 또는 개인적으로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물론 해당 위기유형이나 예상되는 규모와 파장에 따라 ‘전사적’ 또는 ‘제한적’ 대응 체계에 대한 선택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단 어느 체계라도 선택이 되었다면, 공히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인력들은 ‘비밀준수’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철저하게 비밀준수 역량이 검증된 인력들이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한 그 형태가 ‘전사적’이건 ‘제한적’이건 다름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다음 핵심은 해당 준비 조직의 역량입니다.

다가오는 위기를 감지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하부조직에게 ‘위기 대비’를 지시합니다. 그렇다면 그 지시를 받은 조직은 ‘우리는 이런 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조직은 이런 지시를 받으면 그 때부터 애꿎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개정합니다. 일부는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워크샵 같은 전혀 다른 솔루션을 찾아 어랜지 합니다. 일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모니터링에만 더욱 더 힘을 씁니다. 일부는 비밀준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여기저기 전문가들을 만나 선문답(?)을 하고 조언을 청취합니다. 시간은 가는데, 적절한 대응 체계는 좀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만약 지시를 받은 조직이 이런 활동들만 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조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하나 꼽으라면 ‘위기관리팀이 주축이 된 시뮬레이션’ 작업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선 지시를 받은 조직들이 함께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각 부서에서 파악한 정보들과 향후 상황 변화 내용들을 상호간 공유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일로(silo)를 깨서 우선 원팀(one team)이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스텝은 각 부서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 위기 상황이 어떤 형태로 도래할 것이고, 어떻게 초기 전개 될 것인지 같이 예상해 보는 것입니다. 그 예상되는 상황에 따라 각각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반응들을 보일 것인지도 함께 예상합니다. 자사의 대응은 어떤 것들이 가능할 것이며, 각각의 대응들이 진행되게 되면 재차 예상되는 상황변화는 어떤 방향 일지 예측 해보아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처음 가는 먼 길을 운전하기 전 네비게이션으로 갈 길을 미리 쭉 훑어보고 길을 익히는 습관과 유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들이 있을 것인지, 어떤 대응이나 활동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세부적인 실행 부분에 있어서 제한이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살펴 보고 공유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그에 따라 성실하게 하나 하나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대비 방법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매번 깜짝 놀라는 기업은 C급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예상하고 대비한대로 차분히 대응하는 기업은 B급입니다. 위기가 예상되었을 때 해당 위기를 수면 하에서 해결해 버리는 기업이 A급입니다. 이 세가지 급의 핵심에는 공히 ‘대응 조직’이 있습니다. 그들의 역량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위기는 예상되는 데, 대응 준비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의문이 든다면 빨리 대응 조직끼리 마주 앉으십시오. 그리고 시나리오를 짜보고 시뮬레이션 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실제 준비를 해 나가십시오. 그 수가 가장 상수(上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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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5]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들이 곧 위기관리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5]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들이 곧 위기관리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뻔히 인지되는 위기인데도 기업들은 미리 준비해 훈련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만 그런 일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며 실제 사전 대응은 없다. 가이드라인도 세우지 않고 방치한다. 최근 발생하는 위기의 많은 부분은 평소 고민 없음으로 인한 것들이다. CEO가 직원들과 함께 대비하고 함께 훈련 해보라. 그 과정이 곧 위기관리다.

다른 기업이 경험한 위기는 조만간 우리도 경험할 수 있다. 몇 년 전 골치 아팠던 위기는 다시 돌아와 우리를 새롭게 골치 아프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업에게 발생하는 위기에 있어 역사상 처음 발생하는 위기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미 수없이 많이 또는 흔할 정도로 여기저기 발생했던 위기들이다. 왜 이렇게 동일한 위기들이 자주 그리고 반복적으로 발생할까?

기업이 준비하고 훈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찌 보면 생명체의 기본적 본능인 생존과 성장에 반하는 독특한 본능이다위험이 다가오면 일단 위험을 감지하자마자 생존을 위한 대응을 하기 마련인데 기업에게는 이 본능적 일사불란함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셈이다. 내부적으로 공통된 민감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조직 구성원들이 하나의 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다. 때로는 조직의 몸통이 위기감을 느껴도 조직의 머리가 그 감각을 고통이나 두려움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문제가 어떻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조직원들은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평소 발생을 전제하여 이에 기반한 훈련을 공유해야 한다. 조직이 민감하지 못하고, 여러 문제로 인해 위기감을 공유하지 못한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일단 훈련을 통해 민감성을 키우고, 위기감을 공유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훈련은 기업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위기관리 체계를 완성했다 자랑하고 보도자료를 낸다. 하지만,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관리 체계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이제부터는 해당 매뉴얼을 기반으로 한 반복적 훈련이 핵심이다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 매뉴얼을 들쳐보거나 암기하는 직원들의 수는 극소수다. 하지만,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직원들은 수백에서 수천이 다. 이들에게 일사불란 한 위기대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 생각 해 보자.

훈련이 반복되지 않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냥 공식문서일 뿐이다. 수백에서 수천 본에 이르는 실무 가이드라인들 중 하나다. 공유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고, 실행되지 않는 매뉴얼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신 반복적 훈련으로 공유되고 기억되는 실행 중심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실제 위기 발생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최근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CEO들이 기자들 앞으로 나와 머리를 조아려 사과를 한다. 앞으로 개선하여 재발을 방지하겠다 약속을 한다이런 기업적 의례(ritual)들이 이제는 거의 일반화 되어 있어 심지어 이 자체를 위기관리로 혼동하기도 한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만약 그 CEO들이 해당 위기를 미리 예상하여 대응하는 훈련에 참가해 보았다면, 해당 위기를 깊이 고민하고 그 현실을 스스로 들여다 보았었다면, 그 자리에서 생면부지의 기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위해 해당 주제를 임직원들과 토론해 보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다. 미리 고민해 보았었다면 지금 같은 폭발적인 고민들은 상당수 해소되었을 것이다.

가장 잘된 위기관리란 위기가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언론사 기자들로 하여금 기사를 쓰지 못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예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기업차원에서 관리, 완화, 방지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리드하는 훈련과 협업을 통한 고민들이 평소에 필수불가결하다. 위기를 정확하게 예상하고 이를 다 같이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훈련이 더욱 더 가치 있는 위기관리 과정이 된다는 의미다.

이런 훈련을 통한 실질적 사전 고민이 없으면 추후에도 CEO들은 계속 머리를 조아리고 용서를 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복적으로 CEO들을 바뀌어 갈 것이고, 새로운 CEO가 바통을 이어 또 머리를 숙여 이를 위기관리라 할 것이다. 평소 CEO 자신을 훈련하고 직원들에게도 훈련을 통한 땀을 요구하자. 평소의 땀을 위기 시 피와 바꿀 수 있는 극도로 훈련된 조직으로 지속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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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3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1단계 감지단계 : 항상 알고도 당하는 이유

위기관리 프로세스 9단계
1단계: 감지 단계

사실 위기는 감지만 일찌감치 하면 상당부분을 완화, 방지, 대비 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나 조직들의 감지 기능은 왜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았을까?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

일반적으로 감지 기능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는 평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보고 체계의 문제점들이 선행된다. 아주 흔한 현상이 조직 내 사일로(silo) 현상이다. 위기 감지는 특정 부서가 하지만 위기에 대한 대응은 전사적 또는 주관 및 유관부서의 협업에 의해 진행되는데, 이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이 이 사일로(silo) 현상이다. 왼손이 감지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는 현상이다.

실패를 경계하는 기업문화

또한 일부는 기업문화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문제에 대해 항상 책임을 추궁하는’ 분위기를 가진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은 실패하거나 실수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실패나 실수를 내부적으로 허용하고 개선하는 기업과 그런 실패나 실수를 비난하고 처벌하며 금지하는 기업들로 나뉜다. 어떤 기업에서 감지 기능이 충실하게 발휘될 수 있는가는 자명하다.

일선의 빠른 감지 능력을 정해진 의사결정그룹에 제대로 연결 시킬 수 있어야

실질적으로 일선에서 위기를 감지하는 빈도나 시기는 기업이나 조직의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높고 빠르다. 일선 직원들은 종종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선에서 발생하거나 감지되는 위기요소들을 빠짐없이 위에 보고하다 보면 아마 윗분들은 다른 일도 못하시고 잠도 못 주무실걸요?” 이를 위해 해당 조직은 보고 필터링 기준 체계를 만들거나 보고 대상에 따른 단계를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제2, 제3의 문제들을 초래한다.

보고는 정치 행위, 이 딜레마를 풀어야

기본적으로 감지는 보고를 전제로 하는데, 이 ‘보고’라는 행위 자체가 조직 내에서는 정치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주제다. 보고에는 기본적으로 상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할수록 완벽성을 기하게 되는 습성이 있다. 또한 보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게 된다. 이 부분이 감지 기능의 속도나 정확성을 제한하는 또 다른 문제다.

일부는 조직의 위기 민감성 떨어져

“우리에게 뭐 특별한 위기요소라는 게 있을 수가 있나?”하는 기업이 있고 “사실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문제는 많을 겁니다” 말하는 기업간에는 어떤 다름이 있는 걸까?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조직내의 위기 민감성을 극대화 시켜야 실제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들을 한다. 민감해야 적시에 제대로 감지해 낼 수 있고, 위기로 전이 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평시 방지 및 완화 노력들이 수반될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문제가 될 일들은 그 이전에 하지 않거나, 진짜 문제가 되지 않도록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부서와 해결 부서가 달라

위기관리 전담 부서를 만들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소방서가 존재한다 해서 가정집이나 사무실의 화재 안전에 대한 의식이 없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직 내 위기관리 전담부서가 따로 존재하고 위기 발생 시 모든 프로세스를 전담해 처리한다면 분명 많은 사업 부서들의 위기 민감성은 물론 관여나 책임은 상호 전가되기만 할 것이다. 위기관리 조직은 위기 발생시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관제하고 통합 해 관리해 주는 코디네이터와 코치의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즉, 문제 해결은 해당 위기의 주관과 유관 부서들의 몫이어야 한다.

감지가 느린 것이라기 보다는 보고와 공유가 느린 것

뜨거운 난로에 팔 뒤꿈치가 닿았다고 해도, 팔 뒤꿈치 피부와 조직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대뇌로 전달 되어야 이에 대한 대응 행동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정상인의 경우 피부에서 감지된 뜨거움을 대뇌가 감지 해 대응하는 시간은 불과 0.1초도 걸리지 않는다. [부드러운 촉각자극은 초당 70 미터의 속도로 전달되고, 통증자극은 초당 0.5~35미터의 속도로 전달] 반면 몸집이 30m에 이르는 고래의 경우에는 꼬리부근에서 감지된 통증을 머리로 느끼는 데에는 최대 1분 정도가 걸린다. 감지가 느린 것이 아니라 보고와 공유가 느린 것이다.

조직 내부 보고와 공유보다 위기의 전개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단순 통증이라면 그렇게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느리게 전달된 통증이 치명적인 것이라면 문제다. 내부 보고가 이루어지는 그 시간에도 해당 통증이 빠르게 증가 전이 변화한다면 문제다. 통증의 변이를 시시각각으로 지속 감지 하고 보고와 공유가 연 이어지는 것도 대뇌에는 큰 부하로 작용한다. 분절적 보고와 공유들이 종합적으로 판단될 기회가 줄어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감지에서 보고와 공유로 이어지는 체계가 기존에 존재하고 정상 운용되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감지, 일선 직원들만의 몫일까?

물론 군의 전방 감시와 경계를 보더라도 그 행위의 절반 이상은 일선 감시병들의 몫이다. 전투에 진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서 적을 놓친 것은 용서 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들의 책임과 역할은 대단히 크다. 하지만 그들의 책임과 몫은 경계와 즉각적 보고 (단순 조치 포함)에 한한다. 그 상황에 대한 공유와 의사결정의 역할과 책임은 그 상위 매니져들과 주관 유관 부서들의 협업체가 져야 한다. 더 나아가 심각한 위기의 경우 감지에서 의사결정에 이르는 프로세스 전반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가 지는 것이 맞다. 즉,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책임은 모든 협업체 자체의 몫이다.

현실은 어떤가?

홍보실이 알지 못하는 회사의 문제를 언론이 ‘갑자기’ 기사화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기업내에서는 감지 실패를 언론이 기사화하는 과정을 홍보실이 감지 못했다는 것에 집중하곤 한다. 하지만 언론이 부정적으로 지적한 그 사실에 대해 홍보실을 포함 최고의사결정기구 구성원들이 별반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그것이 근본적으로 더 큰 감지의 문제다. 미리 알아 이해했었더라면 전사적으로 적절한 완화나 방지, 대비 활동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이나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를 보자. 현실적으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발생에 있어 ‘갑자기’는 그리 흔하지 않아 보인다. 조직내의 아주 극히 일부만 해당 위기를 감지하고만 있었다는 게 문제다. 이런 경우에도 대관이나 법무관련 부서들은 이미 일정 시간 전에 (불과 몇 시간전이라도) 감지를 했었어야 당연한 것이었다. 보고나 공유는 그 다음이다.

소비자로부터의 불만이 극대화 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불만이 있는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최초로 불만을 제공한 해당 업체를 먼저 컨택하게 마련이다. 업체로부터 해결이 되지 않으면 그 다음으로 그들의 불만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다른 기관으로 해당 불만을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거친다. 일선의 고객상담 또는 고객만족팀은 매뉴얼이나 경험적 감을 통해 대형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비자 불만사례는 감지와 동시에 우선순위를 부여 해 관리한다. 흔하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채 소비자관련 위기를 ‘갑작스럽게’ 맞았다면 이는 명확한 감지 기능의 문제다.

안전사고 또한 마찬가지다. 안전사고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안전사고가 (갑작스러워 보이게) 발생하는 좀더 현실적 이유는 평소 안전사고 발생 요소들에 대한 인지나 관리가 적절하게 행해지지 않은 경우이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감지는 민감성을 전제로 한다. 민감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것이다.

위기를 경험 한 많은 기업들이 위기 발생 이후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한다. “사실 이런 일이 언젠가는 발생할 것 같았어요.” “우리는 솔직히 훨씬 예전에 알았었죠…근데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실제 겪어보고 나니까 평소에 좀 민감성을 키워야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감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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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감지의 중요성 관련 사례
호텔신라 발칵 뒤집은 사건 발생했다 [한국일보 2013. 1. 2.]
사라진 100억…공무원 사상 최대 횡령 사건 [SBS 2012. 10. 28]
고리원전 뇌물 사고은폐 이어 마약사건 ‘충격’ [연합뉴스 2012.9.26]
`미국판 도가니’ 사건에 美 발칵 [연합뉴스  2011.11.09]
[2012 스포츠 키워드](2) 반성… ‘고의 볼넷’ ‘고의 패배’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 [경향신문, 2012.12.27]










8월 14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O사 사보 기고문] 위기에 대한 패러독스(paradox)들

위기에 대한 패러독스(paradox)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자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떤 기업도 위기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없어 보인다. 모든 위기가 미연에 방지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기업은 두 가지로 나뉜다. 위기를 경험했던 기업과 위기를 앞으로 경험할 기업 이 두 가지다. 그렇다면 기업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위기를 ‘대비’하는 기업이 스마트 한 기업이다. 위기는 필히 발생한다 전제하고, 만약 이런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우리 중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평소에 생각하고 준비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기업이다. 자, 그러면 구체적으로 준비란 어떤 것을 이야기 하는가 살펴보자.
첫째, 위기는 깜짝 놀랄 만 한 생소한 대상이 아니다. 위기는 대부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중에 발생한다. 그럼에도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모두가 깜짝 놀라는 이유는 뭘까? 평소 해당 위기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감으로만 이런 위기도 발생할 수 있겠구나 평소에 느껴 왔을 뿐, ‘이 위기가 발생한다면’을 전제로 하고 일정시간 동안 구체적인 대응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둘째, 위기관리는 ‘누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도’ 위기를 관리하지 않는다. 비관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위기에 리더십을 가지고 스스로 나서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기 시 숨고, 피하고, 두려워하며, 기도한다.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알아 냈다면 그 다음은 ‘누가’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어떻게 위기를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다. 위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실무진들에게 있다.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몰라서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 보다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아서 실패하는 기업들이 더 많다. 위기가 발생하기 전 평소 실무진들에게 질문하라. “이런 위기 시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실무진들에게 정확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답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넷째, 위기는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유사한 반복의 원칙은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에게는 아주 유리한 위기의 특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위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매번 당황스럽고, 매번 힘들어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위기로부터 배우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를 경험하면서 다음에 이러한 위기가 또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하는 생각과 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평소 위기로부터 배움을 찾자.
마지막으로 위기는 기업의 철학과 공유된 가치들에 의해 성패가 갈린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는 직원들이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 직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가 위기 시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법이다. 직원들이 고객을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품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서비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며, 안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그들이 생각하는 그대로 위기는 관리 된다. 평소 품질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품질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자명하게 된다.
위기를 경험했고 앞으로 경험할 기업들에게 공히 조언하는 것이 이런 ‘준비’에 대한 이야기다. 준비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평소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위기관리 체계란 함께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떤 특정 부서에게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보세요”라고 주문하기 보다, “위기관리 체계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봅시다”하는 주문이 더 옳은 주문이다.
경쟁사들을 둘러보자. 다른 기업들도 둘러보자. 수많은 위기 사례들을 들여다 보자. 그리고 우리가 경험했던 위기들을 돌아보자. 그 안에 답들이 있다. 위기관리라는 시험은 나왔던 문항이 또 나오고, 이미 풀어 봤던 예상 문항이 그대로 나오고, 친구가 어제 풀었다던 문항이 바뀌지 않고 나오며, 조금만 생각하면 풀 수 있는 문항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 자체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단순한 시험을 치르면서 매번 놀라고, 매번 당황하며, 매번 생소해 하고, 매번 틀리는 기업에게 있다. 시험을 준비하지 않는 게으른 기업들이 문제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라. 그것이 위기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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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최악을 대비하기는 그렇게 어렵다…

[가정에 근거한 샘플 위기 보고]

올해 가을엔 사상 최대의 흉작이 예측되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의 1/4인 천만명이 단기적인 기아상황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 토론]

  •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천만명이 일주일가량 소비할 수 있는 기초 식량만이라도 당장 확보하자.
  • 그저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일단 대략 예상되는 식량 부족분의 절반 가량만 확보해보자.
  •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거해 예산확보와 대비를 하는 것은 사후 부담이 너무 크다. 초가을까지 추이를 계속 지켜보자.
  • 왜 자꾸 최악의 경우만을 산정하나? 미리 흉작이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 아닐까?
  • 불길한 이야기는 하지말자. 다 함께 노력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 예전에도 그렇게 흉작이 온다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거의 예측이 빗나갔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는다.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이야기일 뿐이다.


신종 플루에 대해 미국 보건부 장관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기사들이 줄줄이 게재되고 있다.

특정 위기시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과 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에는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그 도출된 최악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대비하는 활동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산들을 넘어가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최악의 상황 도출이나 산정은 실무자들의 forecasting이지만, 그에 근거한 대비는 매니지먼트의 decision making이라는 이야기다. decision making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을 균형적으로 취합해야 하고, 여러 지적과 현실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산이라도 넘지 못하거나 중간에 넘어지면 그 결정은 절대 이루어지지 못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조직들도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기는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7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기업 및 조직의 위기관리 실패사례에서 찾은 19가지 insights

기업 및 조직의 위기관리 실패사례에서 찾은 19가지 insight

앞으로도 위기관리 실패사례들을 들여다 보고 이 이외의 insight들이 있으면 언제든 추가 할 예정이다. 한번씩 곱씹어 보면 좋겠다.

[위기관리 insight 1]

위기 관리는 사람 한두 명이 아니라 시스템이 한다. 우리의 조직은 서로간에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가? 위기상황을 빨리 빨리 공유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고 있는가?

– 부서와 부서간의 물리적 파티션을 하나 넘어가는 데 한달이 걸리기도 한다. 정보가 30cm 이동하는 데 한달이 걸린다는 말이다.

[위기관리 insight 2]

위기시에는 모든 것을 검증 검증 검증해야 한다.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평소에 유통되던 정보도 믿지 말 것. 100% 사실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공식적으로 공표하지 말 것.

– 내부 유통 정보는 보통 외부로 공개할 때 100% 완전하지가 않다고 믿는 게 안전하다.

[위기관리 insight 3]

위기 관리는 얼마나 빨리 개입하는가에 성패가 갈림.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위기발생 직 후 최고조에 이름. 문제는 위기 발생 직후에 기업이나 조직은 즉각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것.

– 준비 이전 무조건적 조기 개입이 아니라 모든 준비를 빠른 시간안에 마치고 실행하라는 말이다.

[위기관리 insight 4]

위기 관리를 위해서는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한 사람이 공식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함.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위기시 미디어를 대하는 담당자와 자세는 동일. 특히나 위기시 조직원들의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위기를 재앙으로 만드는 가장 흔한 형태

– 기업 또는 조직 구성원들이 각기 온라인에 사적으로 개입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직원, 직원의 부인, 직원의 부모, 직원의 자녀 또는 직원의 친구들까지고 공적인 위기에 사적으로 개입하면 안된다.

[위기관리 insight 5]

위기시에는 평소보다도 더욱 논리적이어야 함. 하지만, 논리보다 더 중요 한 것은‘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감정.’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뒤에는 그 어떠한 노력도 실패

– 이해관계자들을 화나게 하면 어떤 위기관리도 실패한다

[위기관리 insight 6]

모니터링 시스템 없이 위기관리 없음. 수 없이 많은 온라인상의 대화를 읽고 있는지 우리를 돌아 볼 필요가 있음. 일단 우리에게 부정적인 대화를 읽고 감지를 했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대비나 대응은
존재해야 함

– 눈막고, 귀막고, 입막고 감히 위기관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못한다.

[위기관리 insight 7]

성공적인 위기관리. 初戰搏殺.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는 증거

– 차라리 빠른게 늦는것 보다 안전하다

[위기관리 insight 8]

위기는 헤쳐나가면서 그 노하우를 얻는 것 보다 미리 고심해서 대비하는 게 낫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번 경험한 위기를 잊지 않고 다시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실수를 기억할 것!

– 맨땅에 헤딩도 좋다. 하지만 같은 땅에 여러번 헤딩하진 말자는 이야기다.

[위기관리 insight 9]

향후에는 직원들이나 관련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발생되는 온라인상 위기가 훨씬 증가할 것임. 내부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지 점검 해 볼 것. 만약 아무런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후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 볼 것

– 직원의 UCC나 트위터 한줄이 회사에게 끼칠 치명적인 상처를 상상해 볼 것

[위기관리 insight 10]

해외에서는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최고의사결정자가 스스로 앞에 나서는 경우가 많음. 우리의 최고의사결정자께서는 위기시 리더십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 만약 아니라면 우리들 중 누가 전면에 나서서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 우리나라는 다르다면 좋다. 그러면 누군가는 나서야 하는데 중대 위기시 과연 누가 할 수 있나?

[위기관리 insight 11]

우리 조직의 오프라인/온라인 POC(point of connection)은 모두 몇 개며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위기시 그러한 수 많은 POC들을 통합해서 관리 할 자신이 있는가? 자신이 없다면 POC의 수를 줄이거나 시스템적으로 통합관리 할 의향은?

– POC를 하나씩 늘일때 마다 위기관리 방식을 각각 고려하고 대비하라.

[위기관리 insight 12]

온라인상의 위기관리 원칙 하나! 불만질량보존의 법칙. 지우거나 회피하지 말고 해우소를 만들어 주고 이후에 납골당화 하라!

– 댓글 지우지 마라. 우리 홈페이지에서 끝날 수 있는 것을 온라인이라는 우주속에 깨알같이 뿌려지게 하지 마라.

[위기관리 insight 13]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맹신하지 말 것. 청와대, 국방부, 네이버도 뚫린다. What If 마인드를 가지고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미리 고민해야 함

– 호언장담하다가 큰 코 다친 사례가 많다.

[위기관리 insight 14]

예전에는 ‘전략적으로 정직하라’했다. 우리만 아는 정보가 얼마나 있을까? 어떠한 형태로든 제3자 검증이 가능한 모든 정보는 숨기거나 거짓말이나 변형하지 말자

– 소위 네티즌 수사대를 얕보지 마라.

[위기관리 insight 15]

말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보다 말 같지 않는 말이나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생기는 위기가 더 많음. 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이 말을 꼭’ 꼭’ 꼭’ 해야 하는 말인가? 그리고 아주’ 아주’ 아주’ 적절한 표현인가?

– 설화. 어처구니 없지만 가장 흔한 위기다.

[위기관리 insight 16]

위기시 조직의 공식 대응 발표문. 다시 한번 읽어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제발 한번 읽어 보라 하자! 무조건 내고 나서 ‘아차!!!!!!’ 말자

– 위기시에 잘 못 배포한 보도자료 거두어 들여본 사람들은 그 심정을 안다.

[위기관리 insight 17]

같은 위기를 3개 회사가 동시에 맞아도…정해져 있는 정답이나 만병통치 비법은 없다. 오직, 위기관리의 성패는 이해관계자들이 판단하는 것. 스스로 판단하지 말자.

– 보통 자신들만 박수치고 끝내는 위기관리는 이제 그만하자

[위기관리 insight 18]

위기관리는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을 다루는 일. 이슈가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일단 감정에 관리 포커스를 맞추는 게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위기관리

– 감정에는 감정으로, 이성에도 감정이 먼저…전략적 감정의 힘을 믿어라.

[위기관리 insight 19]

마지막으로…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들의 POC들 이걸 다 어떻게 위기시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런지…???

– All or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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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에서 배운 insight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하면서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면서 이 시스템 관리 부분이 의학적인 것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보통 기업의 위기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네가지 정도의 위기들로 단순하게 나눌 수 있다. (의학적 비유)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위기. 이런류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럴줄 았았어. 진작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 놓을껄 그랬지….진짜 아쉽네~” 유전적으로 일부 장기가 좋지 않은데도 몸을 혹사하다가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이런 위기가 발생 할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사전에 발생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었던 위기다. “예상은 했었지만…어쩔 도리가 없었어…” 이런 말을 하게 하는 위기다. 원체 장기가 약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온 케이스 같다.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멀쩡하다가 갑자기 얼토당토 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케이스다. 이전에 알았더라면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한다. 몰라서 대비를 못한 거다. 보통 이런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럴줄 알았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대비를 했지…” 건강했었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신을 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아무런 예측도 못하고 또 딱히 미리 대비도 할 부분이 없었거나 했어도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었던 위기. 보통 이런말을 하곤한다. “어짜피 알았어도 수가 없었어…팔자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평소에 건강했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는 환자와 비슷하다.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번째 위기다.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상황들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들이 제일 많다는 거다. 무관심 또는 배째라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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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사전통제할 방법이 없어 그냥 ‘운’에 맞기면서 지내다 맞는 위기가 그 다음이다. (Ostrich 현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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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를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껀데?”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앞의 케이스들은 시스템으로 흡수 하기전에 완화(mitigation)하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이 방지되곤한다. 보통 클라이언트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하면 나타나는 사소한 위기 요소들은 거의 다 여기에 포함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다 시스템에 집어 넣을라고 하다가는 체한다!)

클라이언트와 장기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첫단추로 어제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회사만의 특성인데…

사소한 완화대상 위기요소들이 극히 드믈게 나타났다는 부분이다. 이 결과 부분을 좀더 깊이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은 ’10여년이상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들 보다 훨씬 많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이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생존과 비지니스의 차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활동들을 해왔을 것이다. 위기요소진단과 함께 기업문화 그 안에 들어가 느껴보니 더욱 확신이 간다.

즉, 좋은 기업문화가 곧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겠다.  

 

5월 15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한우에 대한 조언…

현재 한우를 키우고 있는 농가들과 그 한우로 장사를 하는 많은 상인들 그리고 각종 고급 음식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적인 조언을 해 드리고 싶다.

다들 알겠지만 그저께 KBS의 보도로 인해 일정기간이내 또는 이후에 ‘한우’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분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철저한 커뮤니케이션적인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의 전략적인 문제들로 인해 정부나 언론에서는 당분간 ‘low profile’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태풍의 눈을 즐기고만 있으면 안된다.

이슈를 측정해 보면 한우의 안전성 문제는 외국산 쇠고기의 그것는 비교가 안되는 매머드급 이슈다. 또한 지금까지 외국산 쇠고기에 대해 화살을 퍼붓던 한우관련 이해관계자들도 윤리성이나 표리부동한 태도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여려워진다.

이슈관리적인 측면에서는 ‘참으로 답이 안나오는 관리 대상’이라고 할 수있을 만큼 어려운 이슈다.

분명히 한우관련 이해관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이슈가 일어나 확산되었고 어떤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공격자의 입장에서 잘 목도했다. 그러면 과연 그 화살들이 우리에게 향했을 때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고 어떤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한우’에 대한 안정성을 믿는다. 믿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거나 이슈를 위기로 키워 재앙으로 끝맺는 이런 무지한 프로세스를 다시 반복하지 말기를 기원한다.

오늘자 모 신문들에 게재된 한우관련 광고. 앞으로 이렇게 메시지를 하려면 아예 하지 말았으면 한다. 차라리 이 광고비로 그 모자라다는 ‘광우병 검사 진단 키트’나 몇개 더 비축했으면 한다. 정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허둥대지 말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대부분의 위기는 예견이 가능하다. 심지어 자연재해도 각종 예보 시스템을 통해 많은 부분 예견은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의 경우 전문가들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강조한다.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300번의 이상징후가 감지됐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한 법칙이다.

그러면 이 300번의 이상징후에 왜 미리 주목하지 않았을까? 항상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듣는 비판이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요소에 항상 주목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위기요소에 대해 기업내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더 나아가 공식적/비공식적으로라도 ‘그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정립과 플랜을 짜 놓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당위성이다. 실제로는 자주 허둥댄다. 당황하고, 긴장하고, 메시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주저한다. 이게 현실이다. 홍보담당자의 위기 대비 유형들을 세가지로 나눠본다.

전혀 정보가 없는 유형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홍보담당자가 기자로부터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유형이다. 전혀 징후를 모니터링 하지 못했고, 관련 부서로부터의 사전 정보가 없는 유형이다. 이 때 가장 큰 원칙은 ‘기자와 오랫동안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기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먼저 입수해서 무기가 많다. 반면 홍보담당자는 그 무기에 바로 대항할 힘이 없다. 일단 숨을 돌리고, 사건에 대해서만 묻자. 기자는 우리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그에 답변을 하면 안 된다. 물론 답답해 보인다. 그래도 책임질 수 없는 실언을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자세하게 기자로부터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서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물론 전화를 끊고 나면 바로 CEO에게 보고를 하고 공식적인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가능한 빨리 답변을 주어야 한다.

사전 징후를 알고 있었으나 대비를 하지 못한 유형
이런 경우는 보통 홍보담당자들은 속으로 전화를 받으며 이렇게 생각한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물론 앞이 깜깜해진다. 긴장을 하게 되고, 자꾸 변명을 하게 된다. 보통 훈련 받지 않은 홍보담당자들의 경우에는 전화를 할 때 진짜 이 사람이 해당 사건에 대해 예견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기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기자에게 홍보담당자가 이미 그 사건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주면 좋지 않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으면 항상 후퇴하자. 기자의 전화 대응은 앞서의 사례와 같이 일단 숨을 돌리고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벌자. 준비가 되었으면 그 때 빨리 다시 통화를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해온 유형
이런 유형은 조금 대응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일단 기자에게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 인터뷰 자세로 돌입한다. 책상을 정리해 놓고 그 위에 우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한 공식 발표문(official statement)과 예상질의응답(expected Q&A) 팩을 가져다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단어의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은 그대로 핵심 메시지 내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예측이나 예단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예상 질의응답에서 예측해 놓지 못한 돌발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일단 미루어야 한다. “그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미 준비가 되었을 때는 항상 홍보담당자에게 ‘애드립’의 유혹이 따른다. 절대 금물이다. 자극적인 비유나 표현도 자제하자.

일단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가 발생되면 홍보담당자는 수 십에서 수 백 통의 전화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 매체에서 한 명의 기자가 한 통의 전화만 걸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일종의 패닉 상황에서 일대일로 답변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위험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한꺼번에 입장을 공개하는 공식 발표문 (official statement)를 전체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자청해야 한다.

물론 두 방식 모두 철저하게 준비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N사의 과자 이물질 파동은 약 한달, 그리고 D 참치 캔의 이물질 파동에도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있었다. 준비 기간이 없는 위기는 없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잘 준비하는 것이냐가 문제다. 그래야 허둥대지 않는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07일 13:38:23 / 수정 : 2008년 04월 07일 13:4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