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12월 09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극약처방

GM의 상황과 위기대응 방식을 보면…

극약처방 느낌이 떠오른다.

말기암 환자에게 암덩어리가 죽을지 그 환자가 죽을지 확실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 마지막 한방이외에는 전혀 옵션이 남지 않은 극적인 상황이 떠오른다.

엄청나게 강한 항암제를 처치하고 그 환자의 반응을 보는 꼴이다. 암덩어리 또는 환자 둘 중 하나는 결국 죽겠다.

GM’s Commitment to the American People

“While we’re still the U.S. sales leader, we acknowledge we have
disappointed you”

 “At times we violated your trust by
letting our quality fall below industry standards and our designs
became lackluster.”

“We have proliferated our brands and dealer network to the point where
we lost adequate focus on the core U.S. market”

“We also
biased our product mix toward pick-up trucks and SUVs.”

“Despite moving quickly to reduce our planned spending by over $20
billion, GM finds itself precariously and frighteningly close to
running out of cash”

(source; Automotive News)

PR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최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최악의 메시지다…(지금까지 해 왔던 과거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 말이다…)

과연 GM이 살아날 수 있을까?

12월 05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PR 멍청이들을 향한 조언

AccMan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PR담당자들에게 까칠하기로 유명하신 Denis Howlett 할아버지가 얼마전 또 ‘PR is so over’라는 아주 공격적인 포스팅을 하셨다. 물론 영국/미국의 PR담당자들과 기자들이 벌떼 처럼 댓글을 달면서 찬반을 펼쳤다.

Denis 할아버지가 욕하고 있는 PR 멍청이들은 한마디로 ‘기자나 파워 블로거를 분석하지도 않고 친분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없이 보도자료나 퍼부어 대는 아주 예의 없는 인간들’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런류의 인간들은 욕 먹어도 싸고, 실제로도 욕을 먹고 있다. (아주 진하게…)

기존 매체를 넘어 요즘엔 파워 블로거들을 향한 보도자료 피칭도 시작되고 있는데, 아마 우리나라도 Denis의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PR 멍청이들이 많으리라고 확신한다!

Denis의 포스팅에서…

In any one day I field up to 20 PR requests. I can guarantee that
90+% of them have done zero research to find out what I’m interested
in. In the worst cases they won’t have done a basic Google search to
find out who I am or where my interests lay. In 2008, that’s beyond
unacceptable, it’s criminal. Why?

PR costs anywhere between £1,500 to £30,000 a month, depending on
what level of crap they’re selling to their unwitting clients. All of
it is based on the desire to get the retainer rather than be measured
on results. In the 1990’s, good PRs could write a half reasonable press
release that would at least be engaging. You would have thought that
with the tsunami of material about social media that in 2008 the situation would have moved on. Sadly not. If anything, the industry has regressed.

이에 대해 Social Media Today의 Andrew Bruce Smith는 너무 쥬니어들이 경험이 일천하고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냐 하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공감한다.

First – think about who does the pitching in agencies – as has been
noted ad nauseum media relations tends to be delegated down to the
junior ranks. On the whole, these are bright intelligent folk, But
without getting too ageist about it, they haven’t had enough
life/industry/business experience to have the kind of knowledge or
insight to build a case that would stand up to Dennis’ scrutiny. I
think even Dennis wouldn’t dispute that most of these people are hard
working – his point would be they are working hard on the wrong things.
Or they aren’t being given the proper training and direction to allow
them to engage in a meaningful conversation with Dennis.

또한 Andrew는 PR 에이전시가 클라이언트에게 charge 하는 retainer 금액 중에서 media relations를 통해서 기자들과 직원들 그리고 클라이언트 만족을 위해 배정하는 portion을 재고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이건 영국/미국 PR 에이전시들의 특성 같다. 우리나라는 기자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문제, 그 쪽은 돈을 아끼기 위해 기자들을 만나지 않아서 문제 같다…)

We can argue about whether all agencies meet this activity breakdown –
but I think there has to be a fundamental rethink of how agencies are
staffed and structured in order to deliver the kind of services that
clients are willing to pay for (
at a profit for the agency),
that meets the needs of the majority of journalists (like Dennis) and
gives employees valuable and meaningful work that encourages them to do
better, try harder and actually stick around in an industry that could
really do with some fresh legs.

결론은 Denis가 말한데로 영국의 PR 에이전시들은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 리테이너 서비스로 월 1,500 파운드에서 30,000 파운드를 청구하면서 일들은 아주 엉망이라는 게 요점이다. 기자들과 관계를 더 가지고 서로 경험을 하면서…클라이언트를 위해 품질있는 결과물들을 생산해 내라고 충고를 하고 있다.

결론을 한번 더 필터링 하자면…품질있게 일하라는 말이다. 대충 대충 하지 말라는 말이다. 공감이다.

12월 022008 Tagged with , , , 4 Responses

PR은 아이디어로 하는 것이 아니다

행안부는 하루 식당 문을 닫아 인근 상가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을 2000만원 남짓으로 계산했다. 1년 해봐야 2억원이 좀 넘는 돈, 과천 관가 인근 식당 1개의 1년 매출도 안 되는 돈이다. 이 계산은 3700여 명이 한 끼 6000원짜리 식사를 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3700명 중 대부분은 그만한 식사를 할 정도로 여유로운 처지가 아니고, 촌음을 아껴야 하는 실무자급 공직자들은 김밥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일을 해야 했다.

‘탁상공론’이라는 게 괜히 나온 얘기가 아니다. 행안부처럼 번번이 생색만 내려는 자세로 일해선 정책 수요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공무원 뒤통수쳐서 자기 일로 포장하는 건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매일경제]

일종의 홍보효과를 노린 스턴트였던 것 같다. 정부의 일이라는 게 거의 홍보 목적이 대부분이다 보니 정책과 홍보스턴트가 마구 섞여있다고도 느껴질 만큼 그 경계가 모호하다. 문제는 그러한 정책이나 홍보 스턴트들이 단순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설계되고 컨펌되고 실행 된다는 것이다.

PR은 아이디어로 하는 것이 아니다. 분석과 논리적 고찰이 선행 되어야 한다. 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데려다 놓고 해도 가능한 것 같은 아이디어 경쟁에 프로들이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아이디어…아이디어…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가치를 주고 있기 때문일까? 문제다.

11월 14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경험(Experience)과 관계(Relationship)

사례)

아침 8시 10분. A 커피체인에 들어감. ‘오늘의 커피 Brazil Cerrado 작은걸로 한잔이요’ ‘네 고객님. 고객카드에 펀칭을 해드리죠. 아…그리고 방금전에 저희가 새로나온 쿠키를 조금 구워놓았는데…하나 드릴께요. 한번 맛 좀 보세요. 여기있습니다’. 뜨거운 커피 한잔과 따뜻한 쿠키 한 조각. 양손에 들고 거리에 나섬. 아주 운 좋은 아침이라고 생각.

사례)

늦은 새벽. 강남의 B 복국집에 들어섬. 몇시간째 접대로 과음을 했기 때문에 무언가 속풀이를 찾음. 복국을 시킴. 서빙하시는 아주머니 다가오심. ‘아이구. 술많이 자셨네. 어떻게.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해 드려? 기름기 싫으시면 수란을 해드릴까?’ ‘네? 그거 좋죠. 얼만데요?’ ‘에구. 그깟 계란이 얼마나 된다구…손님 속 푸는게 중요하지. 몇개 해드려? 많이 시장하신가?’

사례)

모 수입차 딜러 매장. 차를 보러 들어섬.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아…네. 그냥 한번 이 브랜드 차종들을 둘러 볼라구요. 구경 한번 할께요.’ ‘아.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편하게 둘러 보시고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혼자 이십여분 이상 둘러 봄. 차 한대를 유심히 보다가 와이프랑 같이 와야지 하고 돌아서며 아까 그 세일즈 컨설턴트에게 목례 함. 그 컨설턴트가 다가와 종이백을 하나 건네줌. ‘여기에 제 명함하고 자세한 브랜드별 브로슈어를 넣었구요. 방금전 유심히 보신 모델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담긴 이번달 Car Vision 잡지본을 하나 넣었습니다. 또 오시라고 열쇠고리도 하나 넣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종이백을 들고 나와 그 브랜드 매장 외관을 다시 한번 올려다 봄.

보통 PR을 관계(Relationship) 관리라고 한다. 원어의 의미로는 공중 관계다.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관계맺기의 개념을 경험(experience)이라는 단어로 개념화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이 관계와 경험은 매우 유사한 개념과 가치를 지닌다고 본다.

그 둘다 기업의 mantra가 담겨 있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뿐 더러, 반복을 통해 더욱 강화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공중에게 좋은 경험(Good Experience)을 선사하는 것. 그것이 PR이 아니면 무엇일까?

– 회사의 편에 서서 고객들에게 소송을 걸어 올 경우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것
–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의 항의를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
–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먹는 분유에 몸에 안좋은 성분이 있었냐고 물어보는 아이 엄마에게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말라’고 무심하게 돌아서는 것
– 원유가가 올라서 기름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다가, 원유가가 내리니 침묵하는 것
– 30억짜리 집을 가진 사람들이 부당하게 몇천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불쌍하다면서, 컨테이너 박스에 사는 여름 수해민의 집을 안전하지 않다며 철거해 버리는 것
–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에서 들여온 저급 원료의 비율을 극대화해서 포장 판매해 놓고, 문제가 되니 몸에 해롭지 않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이런 건 공중에게 나쁜 경험을 주는 것 아닌가. PR이 아니고, PR이라는 실무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경험과 관계는 동색이다.
 

11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PR AE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들?

PR AE가 자신의 Career Track을 디자인 할 때 가장 영향력을 많이 끼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더 촛점을 줄여서 ‘Search Firm이나 Potential Employer가 PR Agency AE에 대한 reference check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누군가?’

많은 경우 다음 순위와 같다.

1. 클라이언트 (장기간 서비스를 받았던 클라이언트 – current or former)
2. 기자 (해당 AE가 장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다고 주장하는 업계 출입)
3. 같이 일을 해 본 동료 선배 (보통 현재는 다른 회사에 가 있는 the formers)
4. 같은 PR 에이전시 업계에서 일하는 타사 AE들 (이 경우는 최초 추천 사례가 많음)
5. 현 에이전시의 상사 또는 선배 – 이런 경우는 거의 흔치 않음.

자신의 커리어 관리를 전략적으로 하려면 어떤 priority를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야심차고 진짜 똑똑한 AE라면 이들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 행간의 의미가 뭘까…

10월 312008 Tagged with , , , , 7 Responses

The Only Honmono들만 말이지…

PR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이나 신입AE들에게 주는 조언입니다. 핵심 메시지는 “왠만하면 PR 하지 말아라”죠. 승부사 기질이 없거나 헝그리 정신 없이 뛰어 들면 인생만 허비하고 좀비 처럼 살아가게 되니 잘 생각하라는 겁니다.

이 슬라이드를 보고 오기나 승부욕이 생기는 사람만 들어오라는 거죠. The Only Honmono들만…

PR as the Lifetime 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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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비전문가의 너무나도 전문적인 글- 위기관리

최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 이를 두고 한 블로거가 위기관리에 관한 글을 포스팅한 것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제목은 12 Crisis Management Lessons from Lehman Brothers다. 이 12가지 조언들을 읽으면서 이글을 쓴 양반이 위기관리 전문가 또는 PR담당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이 사람은 그냥 존슨앤존슨에서 일했던 경험과 그 회사에서의 integrity 경험만을 배경으로 이렇게 엄청난 수준의 insight들을 정리해 주었다.

Crisis Manager라 자청하는 많은 PR 담당자들은 좀더 분발해야 하겠다. 정말 맘에 드는 포스팅이다.
 

How do you make sure you and your firm don’t end up like Dick Fuld and Lehman?

1. Surround
yourself with good people that challenge you to mitigate executive
hubris (Dick Fuld’s problem in negotiating Lehman’s worth).

2. When there is a crisis, emulate other companies that have successfully managed through a crisis

3. The minute a
crisis begins, hire a consumer research company to start polling
consumer and client perceptions about your organization. Order
continuous polling throughout the crisis which will help you avert a
crisis of consumer confidence.

4. Identify five executives on your “crisis team”.

5. Develop a risk scenarios and contingent plans.

6. Identify a Public Relations expert who can help you through the crisis (before the crisis not during!).

7. Create a culture that is committed to challenging one another.

8. Create a board of director’s that has at least one “naysayer” on it. If they’re all yes people, you’re in trouble.

9. Make
sure someone on the board has P&L expertise, preferably an
entrepreneur…forget about the Fortune 500 guys!  (forget about the
cronies, you see how far that got Fuld).

10. Recognize your weak spots. (y chromosome issue—what is it you might miss? Why is BlackRock’s #2 a female? Think again!).

11. When
there is a problem, develop the plan and get out in front of the issue
right away. Don’t procrastinate, which includes a media plan!.

12. When people’s livelihood’s depend on you, it better not be about your ego, you need to serve the greater good.

10월 02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Number Works

세계적인 PR 에이전시의 최고위 임원진이 우리 회사를 방문해서 우리 사장님과 나와 같이 캐쥬얼 회의를 했다. 일단 에이전시들끼리 만났으니 서로 서로 자신의 에이전시를 소개한다. 우리 회사 소개 슬라이드를 보면서 프리젠테이션을 듣던 그 고위임원분이 하시는 말씀.

“내가 여러 에이전시들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너희 저 슬라이드들이 참 맘에 든다. 많은 PR 에이전시들이 숫자에 익숙하지가 않고,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데 적용도 하지 않는데…너희는 다른 것 같다.”

내가 이야기했다.

“우리는 4개의 dimension으로 우리의 publicity 활동을 평가한다. 그 4개의 결과만 있으면 좀 더 나은 전략 개발이 가능해 지지.”

광고 에이전시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어찌됐건 숫자들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준다는 거다. 월 수십억을 TVC에 쏟아 부으면서 숫자가 없으면 어떻게 그 예산을 합리화할 수 있을까. PR이야 전체 기업 예산에 있어서 새 발의 피라서 간과하는 것일 뿐, PR에게도 숫자는 필요하다.

그 임원은 또 이런 말을 한다.

“근데 사실 인하우스나 PR 에이전시나 리서치를 통해 숫자를 만들어 낸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지. 너희가 보여주는 저 슬라이드처럼 성공적인 결과들이 숫자로 나올 때는 모르겠지만, 그 반대일 때는 그게…”

참 맞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PR의 평가를 주저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하지만, PR 전략이라는 것을 구성하면서 아이디어에만 몰두하는 PR 실무자들이 참 안타깝다. 숫자들을 보고 읽고 그 안에서 전략을 끌어내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사후 평가 기준면에서나 가장 적절한 프로세스인데. 그게 안된다.

우리 클라이언트들을 위해서 우리의 4D Performance Tracking System을 제안해도 일부 인하우스들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숫자에 익숙하지 않아서다. 모르겠다. 어느 정도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찌도…

PR이 발전하려면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그건 진리다.

9월 302008 Tagged with , , , , , , , , , 19 Responses

왜 PR 담당자들이 블로그를 해야 하지?

얼마 전 우리 회사 Internal Training으로 국내 에이전시들의 블로고스피어 및 SNS 관련 서비스 벤치마킹 시간을 가졌다. PR을 중심으로 여타 다른 여러 에이전시들의 서비스들을 분석해 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공유했다.

이 시간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하나 있었다면:

“왜 PR 담당자들이 블로그를 해야 하지?”

생각해보자. 회사 내에서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군가? 나의 경우 전 직장에서는 2000여명의 직원들 중 나 하나만이 외부 기자들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유일한 직원이었다. 보통 수천 수만 명의 직원이 있는 기업들 내에서 기자들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허락된 직원은 수명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을 대표해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PR 담당자들은 기자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 기자가 쓰는 글의 형식대로 글을 쓰고, 기업 내에서 기자들의 용어 (사시마리, 나와바리, 반까이, 빠타…)를 알아듣는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다. 기자들의 근황을 가장 세세하게 아는 사람들이고, 기자들이 재직하는 언론사의 돌아가는 정치 환경을 읽고 있는 부류들이다. 출입기자들끼리의 헤게모니에 대해 신경을 쓰며, 누가 정말 우리 회사의 적인지 아군인지를 꼽고 있는 전문가다.

이러한 실무능력들은 책을 통해서나, 세미나를 통해서 익혀진 것이 아니다. 기자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보도자료를 내보내고, 말다툼을 하고, 같이 골프를 하고, 등산을 하면서 만들어진 하나의 습관이다. 왜 이런 습관을 키우는 걸까. 그들과 좀 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 때문이다.

블로고스피어를 이러한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 환경에 비유해 보자. 우리 기업이나 제품 그리고 브랜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포스팅을 하는 많은 블로거와는 누가 나서서 관계를 맺어야 하나? 누가 기업을 대표해서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나?

수천수만의 직원 중 누가 그들에게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 말이다. 그것도 정확하게. 당연히 PR 담당자들이다. 블로거들은 개인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신종 기자들이다. 현재야 기껏해야 수십 명에서 백여 명 가까운 출입기자들이지만 이제는 그 수가 수천에서 수십만에 달할 수도 있다.

PR담당자는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을 대표해 블로거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같이 생각해야 한다. 블로거들이 글을 쓰고 옮기는 방식으로 글을 관리해야 하고, 블로거들이 즐겨 쓰는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여러 파워 블로거들의 근황을 세세하게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고, 블로거들이 모이는 각종 모임의 장이나 그룹들에 대한 정보를 가장 빨리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주요 블로거들끼리의 헤게모니를 잘 관찰해야 하고, 정말 어떤 블로거가 우리 회사의 아군인지를 잘 분별할 줄 하는 사람이어야 하겠다.

이러한 블로거 관계(Blogger Relations)는 책을 통해서나 세미나를 통해서 익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블로거들과 실제로 대화하고, 방명록에 인사 하고, 코멘트를 달고, 트랙백을 걸고, 자신의 Rss 리더기에서 정기적으로 그들 각각의 글들을 모니터링하면서 그 능력이 향상된다. 스스로 블로거가 되어야 하고, 스스로 기업을 대표하는 파워 블로거가 돼야 한다. 이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블로거들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함 때문이다.

그래도 블로깅을 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제대로 일을 하고 싶다면 블로깅 하는 게 좋을 거다. It’s up to you.

9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vs. 서구적 커뮤니케이션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에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위기 시에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여러 가지 수사들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강화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많다. 많은 부분에서 정서적인 접근에 익숙하고, 또 그에 대한 결과 및 반응이 좋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에 외국기업들은 상당히 dry 한 태도를 종종 보여준다. 어구 하나하나에 법적인 책임 여부를 꼼꼼히 다지다 보니. 결과물인 official statement를 한국인이 직접 접했을 때는 상당 부분 ‘쌀쌀맞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외국기업에서 인하우스 생황을 해보면서 느낀 바로는 국내기업들과 외국기업들 간의 태도의 차이는 그 근본적인 문제가 언어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그다음 원인은 아마 커뮤니케이션 환경 및 문화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화려한 그들의 언어도 한국말로 번역을 해 놓으면 별 것 아닌 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반대도 종종있다. 외국에 위치한 본사측에서는 가능한 자신들의 의중이 정확하게 저멀리 한국이라는 나라에 전달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들을 정제하고 정제해서 정확히 구성 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한국에 넘어와 한국말로 변환되 전달 될 때에는 ‘아주 낯선’ 메시징이 되버린다. 언어간의 이질감이다.

그러나 많은 인하우스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이 언어의 이질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완화하여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문장자체를 바꿀수는 없지만, 배경을 부드럽게 설명하거나, 적절한 표현의 애드립을 통해 기자들에게 가능한 수용성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려 애쓴다.

반면 일부 인하우스들은 그냥 그대로 외국발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그게 원칙이라고 믿는다. 대체적으로 finance 및 banking 기업들이 이런 커뮤니케이션 플로우를 준수한다. 이쪽 영역에서는 기자들도 그런 dry한 메시지에 워낙 적응이 되어 있어서 그리 큰 문제는 없다. (처음 출입을 시작한 기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메시지임에는 틀림없다)

국내기업들은 official statement가 세워졌다고 해도 보통 그대로를 문어적인 방식으로 전달하지는 않는다. 거기에 뼈와 살을 붙여서 아주 먹기 좋은 메시지로 포장을 한다. 누가 뭐래도 국내 기업 인하우스들의 말기술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태생적인 입심에 의지하기 때문에 모방할 수 없는 능력이다.

국내기업이 잘한다 외국기업이 잘한다 하는 유치한 비교보다는 특성에 그런 다름이 있다는 비교는 재미있다. 중요한 것은 PR 담당자들이 상대하는 1차 오디언스가 기자이고, 그들의 대부분이 토종 한국인인 관계로 그들에게 인간적인 면을 보이지 못하면 적절한 위기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파란눈 노랑머리의 인간적인 면을 보이느냐 검은 눈 검은 머리 얼굴을 보이느냐는 기업의 자유다. 단, 낯설지 않음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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