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10월 30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말로 옮겨지면 시스템이 아니다

가끔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Emergency Drill (기자를 가장해서 일선 영업지점이나 본사를 방문해 예정에 없던 인터뷰와 취재를 진행해 보는 훈련)을 해 보면 몇 가지 일선의 대응 유형들이 나타난다.

1. 무조건 막아서는 스타일. 물론 취재 거부
2. 당황해서 본사에 계속 SOS만 치는 스타일. 취재 협조 못 함
3. 본사에 연락 해 가이드라인 요청 뒤 일단 방문 기자들을 격리하는 스타일. 적절한 대응 없음
4. 본사에 가이드라인을 받아 인터뷰에 직접 임하는 스타일

그런데 몇몇 일선 담당자들은 곧잘 이런 말을 한다. 회사의 원칙이나 규정에 관한 것이라 믿기 대문이다.

“저희는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았을 때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저희 내부 규정은 제가 인터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본사 홍보실과 이야기 하시죠”
“본사의 취재허가가 있었나요? 본사에 취재 요청을 하셨습니까? 그게 없으면 인터뷰 할 수가 없어요”

위의 말들이 다 맞는 말들이기는 하다. 내부 시스템에서도 그렇게 명기를 해 놓았고, 또 각종 미디어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 그리고 Emergency Drill들을 통해 그렇게 하라고 배웠다.

하지만…

기자에게 그런 원칙을 문장 그대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내부의 시스템은 행동으로 보여줄 때 시스템이지 입 밖으로 나와 메시지가 되어 버리면 더 이상은 시스템이 아니다.

적군과 교전을 하는데 있어서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면 되는 거다. 전장에서 적군을 향해 소리 지르면서 ‘우리는 지금 우리 군단하고 무선을 하고 있어, 우리 작전계획에 의하면 너희는 이제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될꺼야!” 이렇게 투명한 바보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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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뉴스 후, 집중 후, 조폭, 세관 그리고 BMW]

물론 일선에서는 갑작스러운 기자의 취재에 당황하고, 두렵고, 신경이 쓰여서 그렇게 설명을 할 수 있다. 그 자체를 문제라 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일선의 담당자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지 못한 실무 책임자들이 그 책임은 가져가야 한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이나 시스템이란 상식의 차원이다. 고도의 스킬이나 테크닉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