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11월 19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부럽다고 하면 좀 그럴까?

존슨앤존슨이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요 며칠사이 PR관련 블로그에서는 존슨앤존슨의 McNeil 사업부에서 발매하고 있는 진통제 Motrin의 광고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요약하자면…위에 있는 광고를 McNeil 마케팅에서 자신들의 웹사이트등을 통해 릴리즈했는데….그 내용이 엄마들이 딱하고 봤을 때 일부 기분나쁜 내용들이 있었다는 거다.

그 광고가 시작되자 마자 엄마들이 블로그, Twitter, 각종 온라인 포럼등을 통해 Motrin의 이번 새 광고가 기분 나쁘다는 대화들을 나누기 시작했고. 결국 몇일이 지나지 않아서 McNeil은 자사의 홈페이지와 소비자 이메일 그리고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사려 깊지 못하게 광고를 했고, 당장 홈페이지와 여러 공식 아웃렛에서 해당 광고를 끌어 내리겠다고 소위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물론 여러 PR 호사가들 중에서도 의견들이 분분한 듯 하다. 당장 맨위의 오리지널 광고가 걸려있는 You Tube 댓글만 봐도…’뭐 그리 sensitive하냐…그냥 넘어 갈 수도 있지…’ 하는 의견 부터… ‘어딘지 기분 나쁘네~’하는 의견들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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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케이스에 대해 전문가들의 몇가지 insight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insight라고 하면.

  • 모든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전에는 꼭 마케팅, 세일즈, 법무, PR, 광고 기능들이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팩을 준비해야 한다
  • 항상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의 대화에 귀 기울여야 하고, 즉각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 항상 겸손(humble)해야 한다.
  • 당신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 처럼)
  • 인간적이어야 한다.
  • 빨라야 한다.
  • 과감해야 한다.
  • 사과의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모든 아웃렛을 통해 일시적으로 강력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광고 아웃렛보다 더욱 선제적으로)

등등의 insight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 소비자의 블로그에 올라가 있는 McNeil 마케팅 부사장 Kathy의 이메일 내용을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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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myself, a mom of 3 daughters’…물론 professional writer가 messaging을 했겠지만 인간적이다. 위 홈페이지에 실린 Kathy의 공식 사과문도 인간적이다. 그리고 대응이 빠르고 단호했다. 그 정도면 Shel Holtz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이번 McNeil의 위기가 PR Disaster 정도까지 라고 평가해야 만 하나…하는데는 나는 반대의견을 가진다.

반면 한국 기업들을 한번 돌아보자.

  • 국내 기업들 중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이정도 수준인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 그 이전에 기업이 타겟 소비자들의 토론방이나 블로고스피어 그리고 twitter류상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기업들은 얼마나 있을까?
  • 수백만불에 이르는 광고 캠페인을 온라인상 아줌마들의 수다로 인해 폐기처분 하는 위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CEO가 몇명이나 될까?
  • 소비자들의 불평에 대해 이메일로 사과하는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마케팅 부사장들은 몇명이나 있을까? (바쁘다는 핑계 않고…)
  • 종합적으로 소비자와 대화하는 인간적인 기업은 몇이나 될까…

미국에서는 몹쓸 위기관리 사례가 우리에게는 너무 부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11월 10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실패 원인은 항상 간단하다.

조선일보가 기사를 통해 진행한 강만수 지식경제부 장관의 설화 관련 분석이 흥미롭다. 조선일보는 강장관의 설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3가지로 분석을 했다.

  • 재무관료의 엘리트 의식
  • 솔직한 성격과 표현 욕구
  • 마음 급한 ‘리틀 MB’

각각의 분석에서 예로 든 코멘트들도 흥미롭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발언을 문제 삼으면 삼을수록 강 장관은 오히려 ‘세상이 왜 올바른 내 말을 갖고 난리냐’고 생각할 것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추측한다.”

“강 장관은 사석에서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내가 성격상 거짓말을 못하고 너무 솔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안 할 말이 튀어나오는 수가 있다”고 설명했던 적이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아직 ‘7·4·7’ 공약에 집착하고 있다”며 “마음이 급하다 보니 ‘헌재 발언’처럼 정밀하지 못한 발언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딱히 강만수 장관에게만 해당하는 실언의 원인이 아니다. 이전 이 블로그의 미디어 트레이닝 글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위험한 CEO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리스트화 했었다.

  • 성공한 CEO 또는 리더로서의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라
  • 타고 태어난 달변가로서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경계하라
  • 여러 면에서 직설적이고 급하며 다혈질적인 성격을 경계하라
  • 일부에게 권위적이고 자존심이 매우 강한 성격을 경계하라
  • 생각의 깊이와 스타일에 있어 과도하게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 타입을 경계하라

항상 실패하는 원인은 한정되어있다. 성공하는 원인은 다양해도 실패하는 원인은 한정되어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으면 한다. 단순한게 가장 어렵다.

10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 , , , , 3 Responses

의사와 위기관리

양깡님께서 의사분들이 경험하시는 위기 상황과 대응방식에 대해 아주 멋진 insight들을 정리해 주셨다. 조직이 대응하는 종합병원은 일단 제외하고 개인병원 의사분들을 위한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자.

1. 의료사고에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Litigation Communication.

Litigation communication에 있어서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판결이 나오기 까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단, 소송상대방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the allegations are absolutely false)” 더 알기쉽게 설명하자면 “판결로 내가 잘 못했는지 아닌지 밝혀질 때가지 나는 무죄야. 그러니까 당신도 괜히 떠들지 마!”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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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관련된 주체들은 서로 만나거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위험하다. 보통 대리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국의 경우 이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이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와 판결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인데, 미국식은 court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외부 커뮤니케이션(일반공중, 소비자, 미디어, 정부, NGO…)이 매우 강조된다.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 배심원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자사의 명성보호 차원에서도 외부 공중에 대한 강력하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송과정에서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으로 이해된다. 최대한 메시지를 제한함으로 판사단의 chemistry 관리가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고 그 사실이 알려지면 일반공중의 약 40%가량이 ‘해당 기업에게 모종의 죄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기업이 언론에게 노코멘트를 남발하면 그 퍼센테이지가 50~60%이상으로 오른다고도 한다.

일단 소송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유죄를 받고 법정에 입장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이런 연관성이 그렇게 유의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적으로 정확한 의견은 아닐 수 있으므로 법률적 전문성을 지니신 분이 계시면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그러나 위기시 point of connection 관리가 매우 중요.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100% 적용하는데는 무리)

일단 병원에서 의사분이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POC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위기확산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앞서말한 Litigation Communication 방식을 정확하게 고수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인간미가 없어지고, 공감이 끼어들 구석이 없다.

위기관리의 중요한 원칙인 “그 누구도 화나게 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자에게는 의사와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따라서 의사들이 1차로 성난 환자들을 한층 더 자극하지 않으려면 다른 주체들 보다 더욱 더 최대한 인간미와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해야 유효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기업들에서도 이러한 부담이 있는데 이 또한 이유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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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Litigation Communication의 가장 첫번째 목표는 ‘소송을 피하는 것’이다.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되고, 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 승패에 관계없이 ‘명성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것’이 되겠다. 따라서 POC를 적절하게 관리하면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는 의미이고, 그 자체가 위기관리겠다.  

3. 균형을 통해 borderline을 넘지 않는 것이 핵심

그러나 섣부른 인간미와 공감이 “내가 잘 못했다. 내 죄다(I’m guilty)”로 상대에게 해석되면 안된다. 기존 의사분들이 우려하는 바가 이 부분이고, 이 때문에 인간미를 기반으로 한 공감 이전에 사무적이고 무죄를 주장하는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있다. 일종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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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감은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이 부분이 매우 이해하기 힘든데, 일단 환자와 환자가족의 감정을 100% 공감해 보면 그 다음엔 적절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아예 커뮤니케이션시 ‘공감표현’을 맨앞에다가 놓도록 습관을 평소에 들이는 것도 좋겠다.

위기 원인에 대해 포지션상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같은 포지션을 품는 것이 전략적이다. “함께 원인을 찾아보자”는 포지션이다. 사실 정확하게 원인이 제3자에 의해 가려지기 전에는 의사나 환자나 누구도 맞는 주장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함께’ 찾아보자.” “우리는 같은 포지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4. 매뉴얼은 필요하지만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 넘으면 무용지물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무용지물이다. 회사 책상위나 책장에 버려진 장식품이다. 매뉴얼은 두꺼울 수록 효과가 없다. 가장 좋은 매뉴얼의 분량은 위기관리 주체가 그 첫장부터 맨 뒷장까지를 다 외울 수 있는 정도다. 물론 체크리스트와 기타 필요 정보들은 attachment로 필요하겠지만, Things to do는 모두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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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매뉴얼을 두껍게 만들어 위기가 발생하면 “OOO관련 위기라면…189페이지를 읽어 봐”하는 데…말이 그럴 듯 하지 현실성이 없다. 예를들어 매뉴얼내에 총 수십에서 수백개의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도 중 그 분류기준에 딱맞게 떨어지는 위기가 실제 존재하기도 힘들뿐더러, 하나의 위기가 하나의 유형을 갖지도 않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각 챕터들을 넘기는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가 실기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실무자들은 위기발생시 사실 매뉴얼을 볼 시간 조차 없다)

5. 결과적으로 위기관리는 기술(skill)이 아니라 철학(Philosophy)

인간미. 공감. 전략적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태도…모두 ‘기술’이 아니다.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순간부터 위기관리는 실패한다. 평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 자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익숙해져야 한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연습으로 되거나 설정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기회다. 의사분들에게 위기는 각자의 평소 환자관, 의료 철학이 시험받는 기회겠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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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해석이 불필요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그러나 의도와 상관 없이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날 금융시장에선 주가가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올랐는데,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아이엠에프 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인식이 일관돼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갈래로 말이 갈라져 나온다면 국민들 사이에선 오해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민감한 금융위기 상황에선 좀더 정교한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메시징은 ‘일관성’이 생명이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는 하나의 시각만이 존재해야 하고, 하나의 메시지가 강력하게 구조화되어서 반복되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그룹사들의 경우에도 오너 또는 CEO의 메시지를 홍보담당자들이 언론이나 국민들에게 ‘재해석’해 주는 친절한 서비스를 하는데, 본래는 이런 ‘해석’ 또는 ‘통역’ 활동이 없어야 저대로 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해석이나 통역은 수용자들에게 또 다른 주관성을 가미하게 해서 커뮤니케이션 진행 후 효과를 반감한다. 또한 리더의 최초 메시지에 대해 공중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게 되거나, 그 해당 메시지에 대해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해석들을 유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의미에서 대통령께서 위기의식 자체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과연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

10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핵심 메시지가 뭐 이래…?!

어제도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는데 맨 말미에 클라이언트 중 한분이 질문을 해 주셨다. 실제로 인터뷰 트레이닝을 받으신 분들 중 한분이다.

“제가 인터뷰 트레이닝 하면서 핵심 메시지로 반복한 부분이 있는데…홍보전문가로서 그런 평이한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은 약간 수준이 떨어지거나, 성의나 해결책이 없이 립 서비스만 한다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요?”

아주 핵심을 이야기해주셨다. 어제 인터뷰 트레이닝에서는 일선 실무자들(팀장급)이 사고 현장에서 언론의 인터뷰 의뢰를 받았을 때를 설정해 진행했었다. 보통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사고 수습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취재기자들이 들이 닥치면 현장을 관리하는 팀장은 3중고를 겪는다.

첫째 고통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것, 둘째는 기존 현장 사업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셋째는 들이닥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원래 위기관리 매뉴얼상에서는 Role & Responsibility가 확정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러한 R&R을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어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나 몰라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게 문제다. 이 클라이언트사도 매뉴얼상으로는 ‘언론 인터뷰는 홍보실이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현장과 홍보실이 위치하는 본사는 길게는 1시간 거리까지 위치 한다. 사건이 터지고 언론이 들이닥친 후 한시간 동안 현장의 언론이 달려오는 홍보실 담당자를 기다려 줄까 하는 게 문제인거다.

어제 현장 관리 팀장들이 만들어 활용한 핵심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는 데로 그에 대한 재발방지 조치가 발표될 것입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중에서 반복, 반복, 반복한 핵심 중 핵심 메시지는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였다.

여러번의 공격적이고 위험한 기자들의 질문들에 대해 가능한 이런 핵심 메시지에 머물렀던거다.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현장 관리자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에게는 가장 큰 가치기 때문이다.

앞의 질문자께서는 스스로 답을 하시면서도 이런 메시지가 약간 두리뭉실하다고 느끼신거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에 실체가 없지 않나 하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핵심메시지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게 특성이다. 핵심메시지는 제목일 뿐이다. 세부적으로 그 핵심 메시지를 지원하는 근거들이 같이 제시될 때 아주 완벽하게 잘 설계된 매시지팩이 완성된다. 그러나 그 완전한 메시지 팩이 현장 관리자의 몫은 아니다. 특히나 사고발생 직후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공유되기 전에 현장 관리자가 전달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위의 것 말고는 사실 없다. (답답하거나 두리뭉실해도 어쩔수가 없다)

단, 사고 이후 일정 시간이 흐르고 회사 내부적으로 확정 공유된 세부 디테일들이 존재하게 되고,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다르다. 아까 말했던 핵심메시지와 그를 지원하는 세부 메시지들을 충분히 전달해야 성공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 메시지라면:

“먼저 이번 사고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세가지 사고방지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첫째 시스템은….둘째 시스템은…셋째 시스템은…이러한 계획에 따라 저희 임직원 모두는 더욱 안전한 OOOO 환경을 고객 여러분들께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디테일들이 강력하게 구조적으로 구축되 제시되어야 안정감있고 수용성있는 메시지가 된다. 이것이 하나의 핵심 메시지팩이 된다. 인터뷰 트레이닝은 이러한 물리적 시간을 사전에 보장받지 못한 상태를 가정해 실행한다. 위기의 특성에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평상시 경영 전반이나 일정 이슈를 가지고 일반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는 다르다. 그 때는 디테일의 구조화를 통한 핵심 메시지 팩은 필수다.

10월 152008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M&A Communication – 컨소시엄 파기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GS 컨소시엄에 대한 GS측의 막판 컨소시엄 파기로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에 대해 기자들이 수많은 관전평을 쓰고 있는 데 그 관전평을 바라보고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자들의 관전평을 관전하면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 기자들이 일반적으로 M&A 프로세스나 법률적인 이슈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2. 그러한 것을 알면서도 ‘말이 안되는’ 여론 플레이를 하는 입찰 참가사들도 있다.
3. 입찰 참가 플레이어들이 과연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몇가지 기자들이 기본적이지만 간과하는 부분들이 있다. GS가 컨소시엄을 파기 한 것이 무슨 큰 죄인 것 만큼…신의를 이야기 하고 심지어는 차후에 진행될 M&A에 참가할 수 있겠느냐 하는 부정적인 평가까지 한다. M&A에서 컨소시엄은 언제나 깨질수 있는 것이고, 이에 대한 책임도 서로가 서로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컨소시엄 파기에 대해 서로에게 올가미를 씌워 놓는것은 컨소시엄 참가 당사자 스스로가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짓을 하는 것이다. M&A라는 것이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컨소시엄 올가미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뭐 승자의 저주니 뭐니 언급할 필요도 없다. 기본이다.

또, 경쟁사인 한화와 현대중공업이 포스코-GS 컨소시엄 파기로 인해 “포스코가 입찰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모든 것은 산업은행이 판단 할 문제다. 입찰 경쟁사들이 주장은 할 수 있지만, 또 이면적으로 산업은행의 법리적 판단에 압력을 행사할 수는 있겠지만 포스코의 입찰자격 자체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컨소시엄 파기가 제안서 제출 이전이나 이후냐 하는 법리적인 논쟁까지 파고들어가는 데…제안서 제출 현장에 포스코와 GS가 함께 등장했었고, GS가 입찰가격에 대해 ‘자신들의 가격이 아니다’라는 문서를 입찰마감 이후에 산업은행측에 전달한 것 등으로 보아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포스코에게 계속 입찰참가자격을 주거나 이번 입찰을 유찰시키면 산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다른 입찰 참가사들이 일갈하는 것도 사실 말이 안된다. (잘 모르는 언론에게는 회자가 될 수는 있겠다.) 많은 M&A 주간사들은 해당 딜에 있어서 입찰 참가자들이 사후 결정에 불복하고 소송 할 것을 대비해 미리 미리 소송불가에 합의를 해 놓는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고민 중이라는 보도는 억측일 가능성이 많다.

포스코-GS 컨소시엄 파기를 둘러싸고 양사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분석해 보면 이번 컨소시엄 파기가 인수팀 전반의 합의된 의사결정은 아니었다는 추측은 가능하겠다. 왜냐하면 컨소시엄 파기 직후 양사의 메시지는 ‘갑작스럽고 황당함’을 내포하고 있다. 컨소시엄 파기 소식에 대해 포스코가 미리 알았는지 아니면 GS의 발표 이후 알았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에도 혼란이 있었다. 나중에 법적인 책임론이 나오니 얼버무리는 형상이긴 한데…좀더 인수팀에서 양사간 시나리오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alignment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아무튼, 알면서도 속고 모르면서도 넘기는 게 이 쪽 바닥이다. 커뮤니케이션만은 정신을 챙겨야 하는데…아주 아수라장이다. 언론도 따라서 그렇다.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3 Responses

공감 라디오를 위한 제안

그래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 여론이 악화된 것을 자신들의 입장이 잘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판단한 것 같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해 얘기되는 ‘소통 부재’의 의미에는 정부의 홍보 부족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 즉 ‘청취 부족’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 [중앙일보]

대통령의 노변담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 같아서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오늘 중앙일보 이가영 기자께서 공감 가는 글을 써주셨다. 위에서 이기자가 언급한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다’라는 표현도 달게 생각한다. 학자들이나 실무자들이 주장하는 ‘홍보’에 대한 정의나 뭐 그런 것을 차치하고..현 상황이 그렇게 불리기에 딱 적당한데 어쩔까.

맨 처음 라디오를 소통의 도구로 택한 것도 ‘정부’니까 가능한 결정이었다. 만약 이 대통령께서 현직 대기업의 CEO로서 아마 그런 제안을 받았으면 임원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면서 “공부 좀 하라!” 소리 질렀을 것이다. 오디언스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변환한다는 것은 남녀가 성별을 바꾸는 것만큼 힘들다는 것을 여러 기업들과 정부 컨설팅을 통해 절실하게 깨닫는다.

차라리 한 남자를 설득해서 개인적으로 남성 성을 포기시키는 게. 어떤 조직이나 기업 그리고 정부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 보다 쉽다는 게 솔직한 경험이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이들은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다고 전제를 깔고 가능한 범위에서의 소규모 변화만을 지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들도 해당 방송을 실제 라디오를 통해 듣지 않았다는 것이 그 효과를 대변한다. 매스 미디어를 통해 어느정도 규모 이상의 배포만 가능하다면 그 중 어느 정도는 의미 있는 오디언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또한 ‘노쇠한’ 개념이다.

그렇다고 미디어 패러다임을 따라간다고 블로고스피어로 뛰어드시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이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 이전에 스스로 가진 포지션, 그리고 그에 근간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다. 사실 중앙일보 이기자가 주장한 ‘청취’도 그 이후다. 청자의 포지션과 메시지가 잘못되어 있다면 ‘청취’가 효력을 발휘하거나 공감의 도구 또한 되지 못한다.

한가지 제안을 하자면…커뮤니케이션적으로…

기왕 라디오 연설을 정례화하신다면. 대통령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오디언스들의 생각들을 쭉…하나 하나 열거해 주시면 어떨까 한다. 오프라인 언론에서 전해 들은 여론,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의견들…한번 방송 때 마다 하나씩 주제를 정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들을 대통령이 모아서 하나하나 읽어 주시면 어떨까 한다. 마치 DJ가 청취자 사연을 읽어주듯이…

대통령께서는 답변을 하시거나 해명을 하시거나 하지 마시고…하나하나의 의견들과 생각들에 대해 공감만을 표시하시면 어떨까. “맞습니다.” “아닙니다” 하지 마시고…”그렇군요. 그렇게 생각들 하시는군요.”  “아…이런 생각들도 하시는군요…알겠습니다.” 그냥 이래 보시면 어떨까 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오디언스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공감을 하고 같은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공감하는 라디오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청취는 훨씬 그다음이다. 소통은 또 그다음이다.

10월 082008 Tagged with , , , , 4 Responses

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달러를 사재기한다”면서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르고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도 좀 있는 것 같고 일부 사람도 있는 것 같으나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의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회 회장단.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금융위기 때문에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위의 메시지가 시장에 통하지 않는 메시지인 이유는 뭘까? 바로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의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는 문제 인식 부분 때문이 아닐까. 개인의 욕심에 대하여 ‘가져서는 안된다’ 하는 것 보다는 그 개인적 욕심을 상쇄할 수 있는 어떤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정부 측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일관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아무것도 문제가 될 것이 없는 데 문제는 일부 국민들이 일으킨다’는 전제다. 당연히 ‘정부 정책이나 모든 것은 완벽하니, 국민들은 안심하고 믿고 따라야 옳다. 그리고 일부 문제있는 국민들은 그들의 마음가짐을 고치는 것이 옳다‘는 메시지들이 주류다.

실제로 정부가 naive 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 인식이 더딘 것인지, 아니면 그냥 무심한 것인지…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접할 때 마다 사실 괴롭다.

개인들이나 기업이 욕심을 가지는 것이 왜 인지…그 외 수많은 국민들도 현재 능력이 없어서 그렇지 여유가 된다면 달러를 사 놓고 싶어하는 진짜 이유가 뭔지를 좀 이해하면 어떨까.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정부가 저주하고 있는 그 욕심 많은 일부 개인과 기업을 퇴출 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척 하지 않으면 어떨까.

9월 29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진정성은 어디에 존재하나?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의 화자들에게는 ‘진정성’이라는 큰 가치가 요구된다. 진정성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진정성이 있게 ‘느껴지는가’, 없게 ‘느껴지는가’가 핵심이겠다.

어제 모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내 뒤편의 테이블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젊은 엄마의 생일을 맞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전체가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중으로 보였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할머니가 4-5살짜리 손녀딸에게 말한다.

할머니: “OO아. 오늘이 무슨 날이지? 엄마 생일이지? 엄마~생일 축하드려요 해.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아기 손녀딸: “엄.마. 생.일.축.하.드.려.요~”

할머니: “이제 엄마 말 잘 듣고…건강하게 잘 자랄께요. OO아…따라해…이제 엄마말 잘 듣고…건강하게 자랄게요…”

아기 손녀딸: “엄.마…엄마 말 잘듣고…’겅’강하게 자랄게요…”

이 대화를 등 뒤로 들으면서 느낀 몇 가지. 화자는 분명 할머니다. 4살짜리 손녀딸은 대변인이다. 청자는 엄마다. 4살짜리 아기가 오늘이 엄마 생일인 것을 어떻게 알겠으며, 생일이면 생일 축하한다는 형식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관습을 어떻게 기억했겠나. 거기에다 앞으로 말 잘 듣고, 건강하겠다는 다짐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커뮤니케이션에 청자인 엄마는 감격해 한다. 그 메시지가 시어머니의 조종(?)을 통해 나온 말인 줄 알면서도 아이를 보고 그 메시지에 기뻐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이게 진정성의 힘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진정성이란 청자의 마음에 있다는 증거다. 화자의 태도나 화자의 메시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깊이 청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입장으로 돌아와서는 평소에 명성을 잘 관리하고 신뢰(Trust) 기업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위기 시에 청자 마음속의 진정성을 보험금처럼 되찾아 먹을 수 있다는 거다. 기업은 스스로 아기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9월 21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기형적 커뮤니케이션과 국회 존중

증인이나 출석한 장관의 인격을 무시하는 ‘인격모독형’, 논리적인 근거 대신 목소리만 높이는 ‘윽박형’, 질문 대신 자신의 견해만
밝히는 ‘일장연설형’, 자신이 의도한 대로만 몰아가는 ‘양떼몰이형’, 정확한 숫자나 금액을 물은 뒤 모른다고 힐난하는 ‘퀴즈형’
등 점잖지 못한 질의 행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동아일보, 기자의 눈,시청자도 고개 돌리는 의원들 황당질의]

동아일보 허진석 기자가 국회의원들의 품격 없는 질문 태도에 대해 정리를 해주었다. 평소에도 국회의원들의 질문 태도에 대해 “이 사람들은 왜 계속 이래야만 하는가?”했다. 또 더 나아가서 어떻게 이런 질문 형식에 답변을 해야 전략적인 대응이 될까 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 한참 동안 위 질문 형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고민해 봐도…답이 없다. 왜냐하면, 이들의 질문형태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질문은 질문과 답변으로 균형을 이루는데, 이들의 방식에는 질문만 있는 형식이다. 답변이 필요없는 기형적 커뮤니케이션이다. 답변하지 않는 게 가장 전략적이겠지만, 답변을 하지 않고 있으면…’국회를 모독’하여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되니 또 아이러니다. 국회를 존중하는 것이 곧 이 기형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동조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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