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을 보면 일을 하는 방식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 직장이 바빠봤자 얼마나 바쁜가? (특히 PR팀이 바쁘면 얼마나 바쁜가? 매일 산업면을 장식하는 대기업도 그렇고…그나마 한달에 한두 꼭지 겨우 건지는 나머지 99%도)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한번 해보면 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해당 홍보담당자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크게 나누어서 골프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고, 야구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그리고 핑퐁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다.
골프 스타일은 무척 바쁜(?) 회사와 실무자다. 아마 그 PR담당자의 이메일에는 받은 편지함만 꽉차있고 보낸 편지함이 비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이메일을 받은건지, 못받은건지, 답신을 못하는건지, 안하는 건지, 하기 싫은건지, 하고 싶은데 이메일 쓸 시간이 없는건지 모른다.
공이 떨어진 곳에 가서 재 확인을 해야 하는 골프 스타일이다. 절대 답신이 없다. 인하우스 시절 수천명 직원들 중에서 스스로 가장 바쁜척도 해 보았지만…이메일 한 통 답신 할 시간이 없지는 않았다. (사실 이메일 답변에 단순 답변은 5초면 된다. 분단위로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5초가 없진 않다. 하기 싫을 뿐)
야구 스타일은 어쩔때는 답신을 하고 어쩔때는 그냥 무시하는 타입이다. 답신이 와도 즉각적이진 않고 실무자가 내키는 날과 시간대에 온다. 요즘같은 비지니스 시대에 3-4일후에 돌아오는 답신 이메일은 별반 가치가 없다.
PR팀은 데드라인에 목숨을 거는데…비지니스 이메일에는 데드라인 본능이 별반 작용하지 않는거다. 외국 선수들은 블랙베리라도 가지고 다니면서 회의시간에 단문 답신까지 해주는데…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그런식으로 실시간 단문답신이라도 해주는 커뮤니케이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문화의 차이인지, 프로페셔널리즘의 차이인지, 철학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핑퐁스타일은 거의 메신저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답신이 빠르고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PR담당자는 이래야 한다고 배웠다. 최초 PR일을 현장에서 배울 때 한참 높은 사수가 이런말을 했다.
‘이메일은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항상 리플라이 하세요. 하면 한다 못하면 못한다. 딜레이 되면 언제까지 해드린다. 꼭 하세요. 상대방이 이메일 하고 전화 다시하게 하면 정 대리님이 진겁니다.”
당시 사수의 이말은 “아휴…아주 저 양반이 나를 갈구실려고 작정을 하셨구만…하루에 몇 통이나 이메일 온다고…” 당시에는 기자들도 이메일을 별로 쓰지 않아 평소 오는 이메일은 홍콩이나 싱가폴의 파트너 PR에이전시 AE들의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커뮤니케이션하라는 가르침이 지금 나의 조급함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해 보면 어떻게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안다. 기자들도 그럴꺼다.
커뮤니케이션
의료분쟁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어제 SBS 뉴스추적에서 의료분쟁과 관련 된 몇 사례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았다. 피해 환자들의 주장과 병원측의 주장들을 구경하면서 ‘이런 사례에서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최선일까?’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서 생각할 꺼리들이 많다고 본다.
정직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항상 정직하라는 원칙이 앞 부분에 온다. 정직하라는 이야기는 조직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충고다. 거짓말은 항상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 병원측에게 단순히 “정직하라” 코칭을 한다면 100% 수용하는 병원들이 몇이나 있을까? 병원측 인사들 중 한분이 이야기 한 것 처럼 ‘병원은 공공기관’이다. 정직함이 개인 정서의 차원이 아니라 공적인 집단에 대한 이야기 일 때 과연 스스로 정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항상 의문이다.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은 이해할 줄로 안다)
공감하라?
타겟 오디언스가 누군가? 피해 가족이다. 그 다음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변지역 공중들이다. 이 둘간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포지션들이 있다. 병원측에서는 피해 가족과 100% 공감할 수 있을까? 미치도록 분해하고 억울해하고 서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에 죽을 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뉴스추적 프로그램에서 한 협회 의사분이 하신 말씀처럼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표현하려 해도 자칫 그 메시지가 잘 못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인데 인간적인 공감이 실제로 가능할까 말이다.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가슴아프고,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느끼는 것과 표현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분명.
잘 못했다면 책임을 인정해라?
의사가 개인적으로 자신의 실수 또는 잘못을 인정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더라도 조직인 병원과 완전히 분리된 책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으로서 한 인간의 생명을 달리한 책임을 100% 오픈된 마음으로 떠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힘들게 의사가 된 자신이 이렇게 한번의 사건으로 인생이 바뀌게 된다면 나서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까…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초기에 관리하라?
피해 환자의 남편이 하소연으로 올린 온라인상의 글들이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병원측을 향한 비판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 병원측은 과연 초기에 개입해서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가? 일부 병원측은 피해자 가족의 이러한 온라인 글들을 법적으로 차단시키는 1.0적인 대응을 했는데 과연 이 방식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초기에 관리를 한다면 어떤식으로 대화에 참여 또는 근접 모니터링해야 할까? 최초에 근접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추이를 본다면 과연 언제 정도에는 개입을 해야 하는가? 정답이 있을까?
Litigation Communication의 포지션을 고수해라?
방어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법정에서의 결과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라고 하는데 그 법정으로 가기전에 이미 판결이 나버리는 여론의 법정에서는 병원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져야 할까? 앞에서 말한 정직하고, 공감하고, 책임을 인정하기에는 너무 위험이 큰데 계속 low profile로 일관해야 할 것인가? 겉으로는 공식적이고 방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수면하에서 피해 가족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야 하는건가?
최고 책임자가 나서라?
이런 경우에는 누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 사건의 심각성으로 병원 원장이 직접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옳을까? 병원을 대표해 대변인의 자격으로 변호사나 홍보담당자가 나서야 하는가? 아니면 직접 집도를 한 해당 의사가 나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최고 책임자가 나서라는 이야기를 보면 병원 원장께서 직접 오너십을 가지고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건데…실제 병원들 중에서 원장이 직접 위기관리를 수행하는 곳이 존재할까? 가능하긴 할까?
인간적이 되라?
병원측이 이러한 사건에서 인간화 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공감을 표현하라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닐텐데…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라는 의미도 아니고. 더 나아가서 인간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이렇게 인간적인 태도를 견지하다 보면 병원 자체의 존립에도 문제가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인간의 생명이 병원의 존립보다는 중요하지만 말이다…
정답은 없다. 단 조금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식 그리고 실행만이 있을 수 있다. 지금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식 보다는 조금 더 나은 방식 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다음번 유사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거다.
위기 관리는 1+1=2인 수학이 아닌거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DIY 시리즈: 시뮬레이션으로 생명을 주자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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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시스템에 생명을 주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가장 흥미로운 방법들 중 하나가 바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다. 보통 하루 정도의 기간을 들여 8시간 가량 위기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위기라는 것들도 모두 자신의 회사와 연관되어 가장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임팩트가 가장 큰 것들로만 연이어 경험한다. 우선 위기관리팀을 떠 올려보자. 누가 위기관리팀원들인가? CEO를 포함한 모든 임원들이 그 대상일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는 팀장급까지 포함을 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중요한 원칙은 기능(function)별로 한 명 이상이 상시 위기관리팀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 직 하지 않다는 거다. 일종의 기능상 오너십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적게는 10명에서 20명 가량 주요 임원들로 이루어진 위기관리팀이 대상이 되겠다. 물론 이들의 역할과 책임 등은 이미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어야 하고, 각각의 구성원들에게 그 것들이 충분히 인지 되어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두개의 별도 공간이 필요하다. 하나는 워룸(war room)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위기관리팀이 위기를 직접 관리하는 공간이다. 또 하나는 컨트롤룸(contol room)이라고 해서 위기상황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며 위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곳이다. 이 두 공간간의 거리는 가까워야 하며, 상호간에 여러 가지 미디어들로 연결되어야 한다. 두 공간을 연결할 수 있는 미디어들로는 복수의 유선전화, 휴대폰, PC, 팩스, 공문 등이 되겠다. 컨트롤룸에 위치할 이해관계자들은 위기관리 전문 컨설턴트들로 구성되고, 각자 언론, 정부, 사회단체, 소비자, 직원, 경찰, 소방서 직원, 피해자 가족, 노조, 테러리스트, 일반 공중 등 다양한 역할을 리얼하게 수행한다.
하루간의 시뮬레이션은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된다. 적게는 수개에서 많게는 십여 개 이상의 시나리오들이 제공되고, 각각에 따라 관리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이 통합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전문 컨설팅펌의 시나리오는 그 실제성과 연결 통합성에 있어서 이음새 없는(seamless) 형태를 보여준다. 또한 그 시나리오의 심각성 측면에서는 점진적 강화 형태를 보여준다. 일종의 에스컬레이팅(escalating) 구조다. 시뮬레이션은 가능한 실제와 동일한 환경을 조성한 후 이루어진다. 당연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위기관리팀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극도의 스트레스와 시간적 압박, 그 중에서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만 한다. 각자가 담당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쉴새 없이 쏟아지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정확하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그대로를 실제 행위와 커뮤니케이션으로 실행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매뉴얼과 실행이 거의 동일하지 못하다는 점을 항상 깨닫게 된다는 거지만…)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보면 그 중 8~9개 기업은 최초 2시간 이상 동안 상황분석과 의사결정이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서 불완전하게 이루어진다.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그 이후에는 위기관리팀간에 역할이 분담되고 토론이 시작되며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어 아주 생산성 있는 위기관리가 진행된다. 홍보팀에서 이러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기획하거나 진행하려면 미리 이 시뮬레이션 포맷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내부적으로 사전 공유하는 것이 좋다. 보통 시뮬레이션에 참가하는 임원들이 해당 시뮬레이션을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지하고 참여했다가 상당히 당황해 하는 것을 종종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 기업 CEO께서는 하루 종일 호된 시뮬레이션을 몸소 체험 하신 후 흰머리가 부쩍 늘었다고 피드백을 주신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가지 결론에는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우리가 얼마나 준비가 되지 않았는가?’하는 실제적인 깨달음이 그것이다. 물론 이를 시작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하나 하나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스템에 생명을 줘 보자. 그 시스템이 자라는 것을 구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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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팀장님들을 위한 Favor 2회
PR팀장님들을 위한 Favor (2회)
안녕하십니까. 정용민입니다.
지난 3월 초경에 사기업 홍보팀장님들을 모시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세션을 한번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참석하셨던 분들도 조만간 따로 모시겠습니다)
이번에는 공기업 홍보담당자분들을 모시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한 캐쥬얼 미팅을 가질까 합니다.
올해 저와 저의 컨설턴트들은 지속적으로 인하우스 홍보팀장님들을 위한 정기적 오프라인 세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세션들을 통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홍보팀장님들의 고민들을 모여 함께 나누고 토론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인하우스 PR팀장 시절 궁금했던 것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 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경우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좀더 나은 것인가?”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역량이나 시스템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어느정도인가?”
이런 궁금증과 갈증들은 인하우스와 인하우스 그리고 컨설턴트들간에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갈증을 조금이라도 함께 모여 풀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세션을 진행하겠습니다.
세션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세션 2- 찻잔속의 태풍 (공기업편)
세션 주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과 시스템
* 재난, 안보, 화재, 경제, 윤리, 사회, 철학등과 관련된 위기(crisis) 분야는 제외합니다. 공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주제에 한합니다.
* 비슷한 경력을 가진 실무자들께서 함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주제에 대해 캐쥬얼하게 토론하시고, 컨설턴트들이 토론을 facilitating 하는 편안한 형식입니다.
세션 대상: 공기업 인하우스 홍보 팀장급 또는 위기관리 담당 인력 O명
* 원할한 토론과 네트워킹을 위해 세션 참가자를 10명 이하로 제한합니다. 신청하시는 순서에 따라 정확히 아홉분이 되면 해당 세션은 마감됩니다.
* 공기업 및 공무원 PR 담당자 분들을 위한 별도의 세션은 추후 진행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번 세션에는 신청을 받지 않겠습니다.
세션 Facilitator: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치 (www.jameschung.kr). 송동현, 스트래티지샐러드 파트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치.
일시: 참가 인원이 확정된 후 전원의 일정을 조정해 추후 확정합니다. 세션 시간은 약 2시간을 기준으로 합니다.
장소: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37층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회의실
기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자료들과 free coaching이 무료 제공됩니다. 기타 시간대에 따라 간단한 스낵 음료도 무료제공됩니다.
준비물: 충분한 명함 + 토론 희망 주제 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련 질문들 몇가지
세션 참가비: 무료
세션 참가 방법: 성함, 직책, 회사명, 휴대폰, 간단한 회사 및 자기 소개(10줄 이하)를 이메일 (strategysalad@strategysalad.com)로 보내주시면 선착순으로 마감합니다. 마감결과는 이 블로그를 통해 게시됩니다.
흥미로운 애플의 대응 방식
AS센터는 이번 건을 배터리 불량에 따른 사고로 추정했으나, 정책상 재생제품으로 교환만 가능할 뿐 교환이나 환불 등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심 씨에게 통보했다.
이에 심 씨는 애플코리아측에 정식으로 항의했으며, 결국 애플코리아측은 미국 본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하루가 지난 뒤 심 씨에게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약속했다. 심씨가 결국 새 제품을 전달받은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난 뒤였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 과실이 아닌 제품 결함 시 새 제품 교환이 가능하고, 이번 경우 역시 일반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경우는 고객이 안전상 이슈를 제기했기 때문에 교환해준 것이며 제품 결함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AS센터에서 어떻게 고객 응대를 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인하우스 시절 기억을 되 살려보면 고객상담센터 인력들이 잘 만 해주면 (회사에서 정한 규정을 잘 지키고, 전략적인 대응방식에 대한 교육이 잘되어 있다면) 불필요한 ‘고객 관련 위기’는 절반 이상이 미연에 방지 될 수 있었다.
가장 유효한 프로세스는 일단 생산 과정에서 완전한 제품이 생산되어야 하고 (식스 시그마건 뭐건 무조건 완벽을 추구해야 함) 그 후 일부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한 고객 컴플레인은 고객상담측에서 대부분 완화하거나 필터링을 해주어야 한다.
생산과 고객상담을 넘어선 고객 컴플레인은 일단 악성으로 분류되고 언론과 온라인에 전이 되게 되면 그 다음은 홍보라인에서 담당 해 주어야 한다. 홍보담당의 커버 영역을 넘어가는 위기는 진짜 A급 위기다. 이는 전사적인 대응 대상이다.
위 애플코리아의 고객 컴플레인 관련 처리 프로세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 아이팟 터치 배터리 불량에 대한 마국 본사측의 처리방침이나 포지션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는데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듯 함)
– 소비자들에게 공정하지 않은 배상을 진행 중이다. (강력한 컴플레인 vs. 약한 컴플레인)
– AS 센터의 대응방식이 규정에 일치 하지 않았거나, 홍보팀과 AS 센터간의 커뮤니케이션 공유가 부실하다.
– 전반적으로 제품결함에 대해서는 소비자 중심이 아닌 무리한 포지션을 유지 중이다.
애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언제나 흥미롭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보는 두가지 시각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에 대해 기업 홍보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재미있는 두가지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 홍보팀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번 탈크 베이비 파우더 말이야. 우리 애가 두살이잖아. 애를 위해 OO회사 파우더를 쓰다가 이번에 놀래가지고 아예 외제로 바꿨어. 젠장…지금까지 그런 파우더를 써왔던 걸 생각하면 그냥…”
자신도 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면서 이번 탈크 케이스에 대한 TV 보도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피해에 대한 방어본능이자 이를 도와준 TV 탐사 보도를 응원하는 자세다.
기억하기로 그 홍보팀장도 작년경 회사 제품에 관해 모 TV 탐사보도 프로그램에게 호된 지적을 받았었다. 당시 술자리에서 그 TV 프로그램 PD와 작가 심지어 관련 방송사 조직구조에 대해서 실랄하게 비판을 하면서 극단적인 서러움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탈크 케이스와 작년 케이스 이 두개의 탐사 보도 사이에는 어떤 다름이 있을까?
두 주제 모두 어느 회사를 향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보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히 많은 소비자들이 분개했었고 또 이를 통해 개선되는 모습에 공히 안도했다.
이 둘 사이에 다른점이 있다면 해당 홍보팀장이 탐사 보도의 ‘비판 대상’이었는지 아니면 ‘비판자측’이었는가 하는 것 뿐이다.
속된말로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인지상정이라는 것에 있어 모든 사람들의 비판이 나에게 향하면 당연히 불편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홍보 실무자로서 탐사보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자사를 공격(?)해 오는 탐사 보도의 예리한 칼날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소비자의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 탈크 베이비 파우더를 발라주었던 부모의 마음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을 약속하면 어떨까? 소비자와 회사의 두개의 마음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고 패러다임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말이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취재대상이 종종 극도로 화를 내고, 자신들의 제품을 때려부수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억지주장을 늘어 놓는 것을 본다. 그러면 입장을 바꾸어 반대로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해 피해를 준 다른 사람들이 똑같은 대응을 해 온다면 그들은 그냥 고개를 끄떡일까?
회사를 위한다는 것. 회사의 편에 서서 대변을 한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뜻하는 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소비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인 진짜 회사에 반하는 일인 것인지 한번 고민해 보자. 중장기적으로 어떤 것이 더 나은 포지션이었을까 살펴 보자는 거다.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서 나쁠게 있을까?
이번에 회수하는 제품은 OEM업체인 하이원이 생산하는 제품으로 최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거검사를 실시한 결과 벤조피렌이 초과 검출돼
긴급회수 대상품목에 올랐으며 4월9일경부터 리콜에 들어갔다. [메디컬 투데이, 2009. 4. 17]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표 유기농 참기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조피렌이 검출돼 긴급 회수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헤럴드경제, 2009. 4. 21. 오전]
그는 이어 “식약청에서는 제품회수 명령을 내렸는데 해표 소비자실에서는 발표가 잘 못 된 거라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빈축을 내비쳤다. [뉴시스, 2009. 4. 21 오후]
위기관리 실무자가 아니라 해표 식용유를 먹고 있는 소비자로서 한번 물어보자.
이번 이슈에 대한 해표의 입장은 무언가? (리콜을 개시한 싯점으로만 쳐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커뮤니케이션 준비를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아닌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잘 못 했다는 이야기인가? 잘못된 조사결과 발표에 법적 대응이라도 할껀가? 아니면 지금 뭐라고 하는건가?
위기시에는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불필요한 다른 팝업창들은 없애 버리는 것이 좋겠다. [2009. 4. 21. 오후 3시 40분경 캡쳐]
홈페이지 새소식란에 조그마하게 제목이 걸려있어 클릭해 보니 공문서 같은 해명서를 업로드 해 놓았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뿐 더러 열람을 위해서는 스크롤을 부지런히 좌우로 클릭해야 한다. 메시지 스타일도 공문 그대로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꾸준한 벤조피렌 모니터링을 해온 당사는 수차례 실시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의 분석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에 제조사인
㈜하이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행정소송 등 자구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회사의 입장이다. 회사의 포지션이 이렇고 이 부분이 핵심 메시지들 중에 하나라면 이렇게 발견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게 녹여 놓는 방식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서 나쁠게 있을까? 왜 상황관리는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하지 않을까?
[업데이트] 4. 21. 오후 3시 50분경 사과문 다시 업로드 – 디자인 가미/스크롤 없앰/첨부 아직 달려 있음
미디어 트레이닝에서의 이야기들: 핵심 메시지
최근 PR에이전시 AE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러번 인터뷰 스킬 트레이닝을 반복 실행하면서 느끼는 재미있는 insight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핵심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1. 핵심 메시지에 대해서 상당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핵심 메시지는 ‘사랑한다’ 한 마디다. 여러 마디가 사실 필요없다. 진실이 통하는 게 핵심이다. 진실되지 않거나, 정리가 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 하려다 보니 부차적인 수없이 많고 길디긴 수식어들이 붙게 된다. 기억하지 못하도록 많은 메시지는 핵심 메시지가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자.
2. 핵심 메시지를 반복 전달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이 재미있으면 안 된다. 특히 위기시 상당히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있어서 심심한게 불안한것 보다는 낫다. 마음같아서는 기자앞에서 현란한 립서비스와 멋진 논리로 존경받고 싶을 수도 있지만 참아라.
3. 핵심 메시지가 너무 흐리멍텅하지 않나 하고도 생각한다.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고 일단 여러개의 핵심 이슈에 걸쳐 있어야 한다. 깊이 보다는 넓이가 중요하고, 논란의 중심 이슈들을 여유롭게 아울러야 한다. 수 없이 많이 강조했지만 포지션에 단단하게 뿌리를 두고 잇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진실되어야 한다. 만약 핵심 메시지가 흐리멍텅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그 핵심 메시지를 지지하는 근거들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거나 언급하지 않아서다. 만약 핵심 메시지 ‘자체’가 흐리멍텅해 보인다면 그 메시지는 잘못 구성된 것이다.
4. 핵심 메시지만을 반복하다가 보면 기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기자를 화나게 하면 그 인터뷰는 실패한거다.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고 반복하는 것이 기자를 화나게 한다면 그 인터뷰 스킬이 잘 못된거다. 모든 부자연스러움은 커뮤니케이션의 적이다. 물흐르듯 공감할 수 있는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전략적인 메시지를 강조 반복하는 훈련이 미디어 트레이닝이다.
5. 핵심 메시지가 너무 방어적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는 분명히 전략의 문제다. 항상 방어적으로 핵심 메시지를 가져가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해당 이슈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전혀 기업측면에서 수긍할 수 없는 부정적인 이슈일 때는 철저하고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 핵심 메시지에 그러한 대응 포지션과 메시지가 잘 정렬되어야 한다. 문제는 오디언스다. 이럴 때도 대응의 메시지가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핵심 메시지를 개발하는 게 키다.
6. 핵심 메시지는 기업을 대변하기 위한 것인데 왜 오디언스편에 서서 메시징을 하나?
정확하다. 핵심 메시지는 기업을 위한 메시지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디언스의 생각과 느낌을 중요하게 분석해야 한다. 오디언스 메이져 그룹의 생각과 느낌과 다르게 포지션을 취하면 100% 실패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위기시 실패하지 않는 포지션을 정하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오디언스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것이다. 그게 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7. 핵심 메시지는 문제를 확실하게 규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맞다. 문제를 확실하게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가 문제만을 규명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과 분량을 다 소비하면 전략적이지 못한거다. 문제에 대해서는 짧고 강력하게 포지션을 밝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과 메시지 분량을 해결방안에 집중 투자하란 말이다. 문제만 가지고 왈가왈부하면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8. 핵심 메시지에서 항상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무언가?
위기시 핵심 메시지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면 그건 사람이다. 해당 이슈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위해를 느끼게 되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불편을 겪었다면 기업의 핵심 메시지에는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 이 부분이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법률적 커뮤니케이션간에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여론의 법정에서 핵심 메시지는 항상 사람을 입어야 한다.
9. 꼭 매번 핵심 메시지만을 이야기 해야 되나?
맞다. 꼭 ‘핵심 메시지를’ 이야기 해야 한다. 하지만, ‘핵심 메시지만’ 이야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 핵심 메시지를 강화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메시지면 어느정도 추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너무 많은 메시지들이 복잡하게 핵심 메시지를 치장하는 경우다. 청자를 헷갈리게 해서 흡수성을 저하하고, 잘못된 이해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심플해지라는 이야기다.
10. 핵심 메시지를 개발해 놓으면 영 어색하고 쉽지가 않은데…
명심하자.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자.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자.” 회사의 당면 이슈들에 대해 패러다임을 바꾼뒤 100번만 핵심 메시지 개발을 연습해 보자. 아직 연습이 모자란게 문제다.
여러 시간동안 핵심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 이전 수없이 많이 핵심 메시지들을 개발해 보았는데도…이 핵심 메시지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그건 핵심 메시지가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영국의 시위대로부터의 insight
여기서 매우 흥미롭게 얻은 insight는 이 시위대들의 모습 그 자체다. 이 은행에 반감을 가지고 항의를 하는 시위대인데 실제로 과격한 하드코어 시위 참가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 부수는 몇 명 뿐이다.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은 마음은 같아도 다들 휴대폰 사진을 찍거나 무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보고만 있다. 간간히 은행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심적으로 응원을 하면서 바라 보고만 있는 거다. (실제 행동은 하지 않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도 위기시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기업 블로그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와 XXX급 욕설을 해 대는 사람들이나 핫라인을 하루 종일 불통으로 만들어 놓는 사람들은 전체 공중들의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기업이 위기관리를 할 때 은행 창문을 깨는 이들의 손목을 붙잡고 인간적으로 사정을 하거나, 회유를 시도해 보았자 별반 큰 흐름을 바꿀수는 없다는 거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그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다수의 공중들에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다. 그들을 만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게 맨 앞에서 유리창을 깨고 소리를 지르는 소수의 하드코어 공중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대다수의 공중까지 화나게 하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모두 성을 내면서 달려들어 은행의 유리창 모두를 함께 박살내도록 자극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들을 화나게 만든다…비극적이게도…)
메이저 공중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서야 한다는 거다.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insight를 포스팅했다.
비지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무시해도 될 두가지 유형의 소비자들을 비판자들과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은 팬까지 무시해라 하는 거다. 세스 답다.
그 이유는:
- That’s a shame. The critics are never going to be happy with you,
that’s why they’re critics. You might bore them by doing what they
say… but that won’t turn them into fans, it will merely encourage
them to go criticize someone else. - Your fans don’t want you to change, your fans want you to maintain the
essence of what you bring them but add a laundry list of features. You
fans want lower prices and more contributions, bigger portions and more
frequent deliveries. [Seth Godin]
간단하게 말하면…
비판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든 비판 하고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 없으니 차라리 무시하라는 말이다. 팬들이야 어떻게든 우리 회사를 좋아하는데…좋아한다고 하면서 계속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고 높아지니 가능하면 무시하라는 거다.
여기서 ‘무시’라는 의미는 기존의 ‘무시’라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열정’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귀 기울임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라는 의미다.
PR이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러한 insight들은 현실적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규모로 비판자들을 우리 추종자들로 만든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를들어 스님들을 설득해서 대거 목사님들이 되게 한다던가, 한나라당 핵심 당원들을 설득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하게 한다던가…(순전히 커뮤니케이션만 가지고 말이다) 이건 넌센스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위기를 둘러 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들을 공감하라고 하는데…이 ‘대부분’이 누군가? 바로 비판자들과 팬들을 뺀 일반 공중들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장이 아직 확실하게 정리 되지 않은 많은 공중들을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런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우리 회사 제품에서 기괴한 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회사 블로그에는 아주 격렬한 항의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가정해 보자. 하루 이틀이 지나도 수천개의 욕설 댓글들이 달리는 데 과연 이 트리플X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은 어떤 부류로 분류할 수 있을까?
분명 팬은 아니다. 비판자들이겠다. 그 중에서도 극렬 비판자들이겠다. (사실 기업의 어떤 문제 때문에 평소에는 알지도 못하던 그 해당 기업의 블로그를 찾아와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배설하고 나가는…그리고 자신의 댓글에 그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 하드코어 비판자들 또는 알바들로 구분되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세스의 지적에 의하면 기업은 이런 하드코어 비판자들과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업의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 측면에서)
하지만, 세스의 지적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하나의 insight를 더 더하자면…
과연 기업이 이런 위기를 맞았을 때 ‘누구를 바라보고 있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자사의 블로그에 공격을 해대는 극렬 비판자들을 바라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가…아니면 블로그 저 멀리서 침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오프라인 공중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 가 말이다.
전략이란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어떤 타겟 오디언스를 제일 우선 순위로 두고 그들과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열정이 있는지?’ 그 선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극렬한 어느 한 부류의 공중들에게 기업이 본능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는 아이 젖주는 스타일) 메이저 공중들을 보고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렬해서 접근하자는 거다.
100% 찬성과 100% 반대가 있거나 위기관리 결과에 대해 100% 박수와 100% 손가락질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