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월 222009 Tagged with , 0 Responses

살모넬라 케이스 – 연합뉴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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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제과에서 연합뉴스가 보도한 살모넬라 땅콩 원료 관련 의혹 보도에 대해 해명서를 공개했다.

연합뉴스에서는

“미국에서 파문을 빚은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것으로 우려되는 땅콩이 롯데제과와 오리온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미국 현지 기업과 달리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라고 보도했었다. 이 보도의 핵심은 ‘미국 현지 기업과 달리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당연히 이 보도에 대한 해명서에 해당 업체는 ‘왜 자발적 리콜이 불필요 했는지’를 설명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문제의 PCA사의 생산공장이 다르다 그래서 전혀 문제가 없고, 식약청과 자체조사에서도 살모넬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좀더 흥미로운 부분은 PCA사의 다른 생산공장이라고 제시했던 그 공장도 사실은 ‘무허가 무등록 공장’으로 밝혀졌다는 고백을 했다.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보건국은 11일 PCA사의 텍사스주 플레인뷰 공장에 대한
위생조사에서 공장 천장에 있는 환기통에 죽은 쥐와 배설물, 조류 깃털 등이 쌓여있는 것이 발견됨에 따라 12일 밤 이곳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이러한 해명이 ‘왜 자발적 리콜이 불필요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명인가는 모르겠다. 자발적 리콜말이다.  


[켈로그의 PCA 사례]

미국 켈로그는 지난 16일 PCA(Peanut Corporation of America)사의 땅콩버터 제품이 함유된 자사 제품(키블러, 오스틴) 16종에 대한 예방차원에서 자발적인 리콜을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미국 FDA 조사결과 미국내 약 85개 식품 회사에 땅콩버터를 공급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PCA사의 제품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켈로그 측은 이번에 리콜 대상이 된 스낵 제품 16종은 국내에서는 수입, 생산 및 유통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켈로그 관계자는 “PCA가 FDA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즉시 해당 기업 제품의 사용을 중단했다“며 “예방 차원에서 PCA사의 제품이 사용된 자사제품 모두를 신속하게 리콜 조치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2월 202009 Tagged with , , , 7 Responses

찜찜한 메시지

연구팀은 “계란은 매우 값싼 고단백 식품이며 다른 영양소도 풍부하지만 콜레스테롤 걱정 때문에 최근 40년간 소비가
줄어들었다”면서도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이 계란을 아무리 먹어도 심장병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달걀 속에 콜레스테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
조인스]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메시지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항상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사실들이 깨어지는 데…이걸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라고 해야 하는건지 전략적 퍼블리시티의 결과라고 해야 하는지 솔직히 헷갈린다.

그래서 나와 같은 무지한 사람들은 계속 찜찜하다.

관련 포스팅: 메시지의 배신

2월 202009 Tagged with , , , , 6 Responses

신발을 바꿔 신어 보자

기업 블로그를 왜 해야 하죠?

그건 말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그런데 왜 우리가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안되는 거지? 그들이 하는 것 만큼 우리도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왜 그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죠?

글쎄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봐도 우리의 이야기를 꼭 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한번 생각 해 봐야 겠네. 내가 다른 기업의 블로그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안달이 나지는 않는 것 처럼…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 흠.




어떤 블로깅이 좋은 블로깅이죠?

그건…

착한 블로깅 아닐까. 대화와 관계에 주된 관심을 두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 생각해 줄 수 있는 그런 블로깅 말이지. 서로가 서로에게 기분 좋은 대상으로 발전하는 착함이랄까.




그러면 무엇을 블로깅해야 하나요?

흠…

우리의 이야기들 중에서 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




어떤 이야기에 그들이 관심을 가질찌는 어떻게 알아요?

쩝…

신발을 바꿔 신어봐. 상대의 입장에서 우리 블로그와 이야기를 바라봐. 그러면 보일꺼야.



그래요? 흠…안보이는 데 아무래도.

그래? 그럼 우리가 잘 못하고 있나 보다. 미안하다.






신발을 바꾸어 신어 보는 연습…그게 P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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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위기와 명성(reputation)

전략적 명성 관리라는 것은 위기관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기업의 명성이 쌓이는데는 유구한(!) 기간이 필요한데 비해서 그 명성이 깨지는 데는 몇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기업의 명성은 깨지기 쉬운(breakable) 존재다.

위기관리는 그렇게 깨지기 쉬운 명성을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물론 보호해야 할 명성이 전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열외다 – 예를들어 마피아, 불법성인용품제조사, 테러리스트 단체…)

명성이 뭐가 말라 비틀어진 명성이냐. 사업만 잘되면 되지 하고 생각하시는 개인사업자들도 열외다. 그 반대로 사업이 잘되는 걸 별로 원하지 않아 적절하게 고객들이 떨구어져 나가줘야 한다는 사업자들도 뭐…자유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PR이나 위기관리 또는 명성관리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이나 조직들을 전제로 하고 논의가 진행된다.

최근 경기악화로 어떤 대기업이 직원들을 감원한다고 치자. 이 것은 일단 기업 명성에 관한 문제다. 외적인 요인이거나 내적인 요인 그 감원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감원 그 자체는 인간적인 이슈이고 이에 대한 care가 없는 기업은 명성에 대해 큰 타격을 입게될게 뻔하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많은 CEO들이나 홍보담당자들이 ‘감원’이라는 무생명적인 이슈에 대해서 더욱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지니스 결정으로서의 이 ‘감원’이라는 이슈 자체의 부정적 의미에 대해서만 안절부절 할 뿐이라는 거다.

진짜 명성관리라는 맥락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감원을 당하는 ‘직원’들이다. 그리고 그의 ‘식구’들이 대상이다. 이에 대한 Empathy가 없이는 명성관리에 성공하기 힘들게 마련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이 empathy 전달이 충분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 감정을 기반으로 하여 가시적인 회사측의 지원과 배려가 함께 할 때 기업의 명성은 어느정도 보호가 된다.

특히 최근 기업이나 조직 위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내부고발’ 이슈다. 이런 위협적인 이슈들은 최근과 같은 경제위기시 대규모 감원과 인력 배출의 소용돌이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가장 흔한 위기 요소다. 이는 사실적으로 감원을 넘어서는 아주 치명적인 위협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감원으로 인한 제2의 위기인 셈이다.

왜 우리가 감원을 할 수 밖에 없었나가 키메시지여서는 안된다. 만약 감원을 안하면 우리가 어떻게 될 지경이라는 감정적인 어프로치도 사족이다. 단지, 이 감원이라는 결정이 아주 어렵게 어렵게 내려진 유일한 자구책이라는 사실만 공유하면 된다.

그와함께 키메시지로 우리가 얼마나 직원들을 케어하고 있는지, 그들을 걱정해 주고, 새로운 선택을 지원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share를 늘려야 한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그 기업의 감원 소식을 접하는 공중들이 기업의 탐욕이나 비정한 결정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기 보다는, 같은 감정으로 동화되고 그들을 함께 염려해 주는 기업과 같은 편이 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위기관리와 같은 같은 포지션론이 적용이되고, 공감하라는 대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위기일 수록 인간미를 찾으라는 원칙도 물론이다.   

2월 19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기업 블로그에도 개성이 있어야

항상 마케팅에서 차별화 차별화 하곤 하는데…이는 딱히 마케팅 뿐 아니라 모든 인생사에도 해당되는 일 아닌가 한다.

사람과 사람의 모습이 서로 각지 다르고, 다른 생각들과 행동을 하는 것 처럼 기업 블로그도 각기 다른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포스팅을 하는 방식이나 컨텐츠 전개 방식, 그리고 댓글이나 트랙백등을 연결하는 방식들이 기업 마다 다 틀려야 하는 게 당연하다.

PR을 하는 방식도 각 회사마다 개성들이 있다. 물론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실행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다.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철학이 다르니 당연하다.

최근에 이야기로 접한 어떤 블로그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정보들을 주로 블로깅하는 데, 방문자들이 댓글로 그 주인장 블로거의 주장을 비판하거나 딴지를 걸면 아주 심한 욕설과 비아냥으로 답글을 단다고 한다. 이는 그냥 그 블로거만의 개성이 아닌가 한다. (물론 기업 블로그는 이러면 안되지만…)

어떤 플라워아티스트의 블로그에는 댓글이 없기로 유명하다. 그냥 나의 기록일 뿐 댓글로 소통을 하거나, 대화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도도한 생각이라고 본다. 교과서적으로는 이렇게 하려면 블로그하지 말아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그게 그 여성 블로거의 개성이니 방문객들의 불만은 없다.

사실 대화(conversation)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브랜드와 대화가 잘 어울리지 않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도리어 마이너스가 아닌가 한다. 예를들어 프라다나 샤넬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블로깅을 한다고, 굳이 멋진 포스팅들 아래에 방문객들과의 댓글/답글들을 수두룩 하게 쌓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거다.

아휴…이번 구두 셀렉션이 너무 맘에 드네요. 이거 얼마죠?
네…이번 구두 셀렉션은 여행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아주 다양한 색상들이 구비가 되어 있구요. 가격대는 100만원대입니다.
너무 비싸요. 세일은 안하나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노 세일 브랜드입니다.
어디서 팔아요?
네, 청담매장과 부산 OOO백화점 매장에서만 판매가 됩니다. 전화번호는 OOO-OOOO입니다.



뭐 이런 대화가 해당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면 문제가 없지만…아닌건 아니다.

차라리 댓글 대응을 하지 않는 대신에 컨텐츠로 댓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 가격에 대한 질문이나 세일 여부에 관한 질문 그리고 판매장 정보와 관련 된 질문들을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별도의 멋진 포스팅으로 가늠하는 것이 더 브랜드 스럽지 않을까.

꼭 텍스트로만 기업이나 브랜드 블로그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포토로만 블로깅이 가능하면 그래도 된다. 동영상으로만으로도 충분히 컨텐츠 개발이 가능하다면 뭐 오케이다.

인터랙티브 하라는 말이 꼭 댓글이나 트랙백, 교차방문이나 블로그 프로모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한다. 컨텐츠 자체가 인터랙티브한 관계위에서 제작되고 포스팅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블로깅이 있을 수 없겠다.

기존의 신문이나 TV 그리고 라디오 같은 매체들도 기술적으로는 one-way라고 하지만, 제작과정이나 컨텐츠 개발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two-way 적인 사고와 고민 그리고 디자인이 선행된다. 기업 블로그의 경우에는 그러한 쌍방향성이 무한대인 만큼, 그런 가치에 차별화를 부여해서 무한대의 개성을 창조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일단 개성 전략이 수립된다면 일관성(consistency)있는 반복이 중요하고, 통합적인(integrated) 실행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사족이겠다. 

2월 17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참 간편하다

청와대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일주일째인 17일까지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은혜 부대변인이 이날 오전
잠시 나타나 전날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만을 설명하고 되돌아갔을 뿐이다. 물론 ‘홍보지침
파문’과 관련된 질문은 일체 받지 않았다.


오후에는 외교안보정책과 관련된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백브리핑’이 열렸다. 통상 매일 오후 열렸던 이동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은 생략됐다.

사건의 파장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긴 침묵은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팩트’는 경찰 측에 메일을 발송한 이모 비서관의 자진사퇴 사실뿐이었다.

의혹 증폭 과정에서 나왔던 몇 차례의 해명은 모두 ‘익명성’ 뒤에 숨은 복수의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왔다. 그마저도 “그런 일 없다”는 ‘오리발’에서 “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행동일 뿐”이라는 ‘뭉개기’ 일쑤였다. [프레시안]



참 간편하다. 물론 전략이라는 것이 선택의 문제라고 하지만…너무 간편한 선택이다.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포지션은 ‘이 사안이 정치적인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실확인을 완전하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민주당 보도자료를 보면 이 행정관의 이메일이 이미 사전에 준비된 시스템적 활동이 었던 것으로 새로운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청와대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 큰 잘못이 있어서 그렇다는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전략이 최고의 전략 같지는 않아서 하는 말이다.

  

2월 172009 Tagged with , , , , , , 5 Responses

Job Security for 99% and 1%

최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에 따라서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어떤 메시지를 내외부에 공유해야 할까 고민하는 실무자들이 많을 것이다. Ragan의 이번 인터뷰는 폭스바겐 크레딧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를 대상으로 했는데, 이 회사에서 진행한 employee communication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폭스바겐 크레딧이 현재 건강한 상태라는 핵심 메시지들과 그에 대한 근거들을 정리 공유해서 직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주고 있다. 보통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도록’ 독려하고 자극을 끊이지 않는데…사실 이러한 위기이식은 양날의 칼과 같은 효과를 불러온다.

너무 지속적이고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고취하면 직원들은 이에 따라 움직이긴 하지만…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불안해 한다. 긍정적인 위기의식 고취라는 것은 요원하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피로와 불안감을 주게되면 좋은 인력들을 회사를 떠나게 마련이다. 좋은 인력들은 딱히 그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디에든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지나친 위기 의식 고취는 이렇게 좋은 인력만 날려버리고는 아무 소득을 거두지 못 할 때가 많다.

사실 Job Security란 개념은 그렇게 언제든 자유롭게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인력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회사를 지탱하고 있는 나머지 99%의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이 이 Job Security 의식이다.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충분한 확신은 직원들에게 job security와 vision을 생성시킨다. 이러한 긍정의 힘이 언제나 떠날 수 있는 1%까지 잡아 놓는 효과를 발휘한다.  

2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서치펌과 PR시장…

모 외국계 서치펌 대표께서 어드바이스를 위해 연락을 해 오셨다. 모 대형 외국 기업의 PR헤드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조언을 달란다.

많은 서치펌 시니어분들을 만나 보지만…이들 중 PR 시장에 대해서 깊숙히 알고 계시는 분들이 몇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겠지만…)

일단 서치펌들이 혼동하시는 것이 “모든 PR 실무자들은 하나의 타입’이라는 전제다. 그분들이 주로 보시는 것은 시니어 PR 맨들이 거쳐온 회사의 트랙이다. 그리고 언어라는 장벽을 넘어 섰느냐가 그 다음 잣대다. 그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에 대한 깊은 관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가 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자동차에도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지요. 스포츠카도 있고 세단도 있고 SUV도 있지요. 다들 잘달리고 훌륭하죠. 하지만…스타일이 달라요. PR담당자들도 그렇게 다양한 업무 스타일이 있어요. 회사가 원하는 PR 헤드의 업무 스타일이 어떤 스타일인지를 먼저 아셔야 적당한 인력을 찾으실 수 있어요.”

회사에서 세단을 원하는데 스포츠카 같은 인력을 단지 영어에 능통하고 거쳐온 비지니스 트랙이 마땅하다고 소개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너무 많다. 삼성전자에서 훌륭하게 언론홍보를 했던 실무자가 완전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외국기업에 가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완전한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성공한 실무자가 삼성전자 홍보실에 가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국내 대기업 인하우스에서 볼 때 에이전시들의 업무 스타일은 장난 같이 보인다. 또 반대로 에이전시에서 국내 대기업들을 볼 때는 너무 비대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 본다. 에이전시들 사이에서도 국내 에이전시들은 외국계 에이전시들을 ‘버터’라고 놀린다. 외국 에이전시에서는 국내 에이전시들을 비윤리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비웃는다. 이는 신경전이나 비아냥이 아니라 실제 업무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고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다.

대기업에서 몇억원의 PR예산과 광고 예산을 주무르면서, 수백명의 기자단 관리를 해 온 사람에게, 글로벌 회사의 임원으로 오시라 하면 잘 될리가 없다는 거다. 글로벌 규정상 기자와 한끼에 1만원 이하의 밥 밖에 먹을 수 없는 회사에 맞지가 않다는 거다. 단순 매체 광고 지원에 추후 감사(internal control)가 관여하는 시스템을 견딜수가 없다는 거다.

반대로 외국계 에이전시를 프레스 오피스로 쓰면서 PR admin 업무로 시니어가 된 외국기업PR 실무자에게 국내 대기업에 가서 몇억원을 주물러 보면서 수백명의 기자들과 관계를 가져가라면 힘드는 게 당연하다. 단순 부수확장 협조요청에 낯선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마련이고, 매체 광고 지원 요청을 차갑게 거부하기 마련일꺼다.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각자 따로 있다는 거다.



2월 172009 Tagged with , , , 4 Responses

항상 같은 조언들이다

소비자가 분노하는 것은 고장 자체가 아니라 고장 이후 제작사의 태도에 있습니다.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김씨도 “벤츠가 처음부터
결함 원인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해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줬어도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벤츠가 국내시장에서 계속 성공하려면, 고급차 이미지에 맞는 서비스에 좀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요?
[조선일보]



이슈나 위기에 대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은 항상 같은 조언들을 반복하고 있는데…이러한 반복에도 정작 기업들은 배움이 없다. 이렇게 배움이나 변화가 없는 이유는 실무자들이 깨닫지 못해서라기 보다는…회사의 철학과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 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일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위기로 키우는 주범은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몇천만원짜리 디젤엔진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공유되는 커뮤니케이션이 문제라는 거다.

항상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시간을 끌어 포크레인까지 끌어들이고 나서야 위기라 인식 한다. 어떻게 보면 조직적인 메조키즘 현상이라고 하겠다.  

2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위기의 진짜 뿌리를 알자

홍보담당자들이 가장 스트레스로 생각하는 위기로  흔히 ‘부정적 기사’를 꼽는다. 이 이슈는 홍보담당자의 핵심 업무평가와 관련된 것이라 항상 압박이 존재한다. 더구나 가시적인 잘못이 갑자기 발생하지 않았는데도…생뚱 맞게 떠오르는 부정적 기사들은 홍보담당자들을 살리고 죽인다.

보통 일부 기자로 부터 부정적 기사들로 얻어맞은(!)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원인을 해당 위기의 주 원인으로 말들 한다.

  • 거기서 지난달에 캠페인 스폰 하나 하자고 했는데 우리가 예산 때문에 고사를 했거든…
  • 이번 특집때 광고를 안 줬더니 그러는 것 같아
  • 저번에 우리 사장이랑 그 쪽 부장이랑 식사 약속이 있었는데…그게 그날 오후에 어그러졌었어. 본사에서 큰 일이 있어서 사장이 식사를 캔슬했었지…그게 원인 아닐까 해
  • 거…알잖아. 거기 부장이 우리 회사 싫어 하는거. 경쟁사 사장이랑 고등학교 대학교 선후배 사이라서 우리에게 그렇게 친절하지가 않아
  • 사실 이게 그렇게 크게 쓸일이야? 이게 꺼리가 되냐구… 괜히 무슨 억하심정으로 말이야 여럿 괴롭히냐구…
  • 아니 왜 같은 업계 다른 회사들은 안써?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 자기네 경쟁 신문에서 특종하니까 우리가 희생양인가?


반대로 기자들을 만나서 ‘아니 왜 그렇게 그 회사에 대해 그런 기사를 쓰게됬수?’ 물어보면 보통 이런 대답들이 많다.

  • 쓸만하니까 쓰지.
  • 거기 사장부터 홍보라인들이 개념들이 없어. 아주 비협조적이고 무능해
  • 제보가 들어왔어. 거기 문제가 많은 회사더라고. 몇번 더 나갈꺼야
  • 거기 일하는 사람들이 이상해. 약속들도 자꾸 안지키고…믿을수가 없어
  • 그 회사에 대해서는 말도 하지마…아주 재수 없다. 나에게 이제 보도자료 보내지 말라고 했어
  • 내가 작정하고 그 회사 홍보라인 갈릴 때까지 한번 해 볼꺼야. 이런 데 처음 봤거든
  • 아니 사실 이거 기사 되지 않아? 나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들어와…이래 이래서…
  • 걔네 경쟁사하고 지네 회사하고는 틀려. 그 회사는 홍보에 감이 있어…경험들도 많고…어디다 비교야
  • 그 회사 사장이 문제 있는 사람이야.



이렇다.

서로가 동일한 부정적 기사의 실제 원인을 동일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니 서로가 상호 이해하에 풀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재미있는 건 부정적 기사들을 둘러 싸고 그 기사 발생의 원인을 양쪽으로 부터 들어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관계’에 대략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는 거다.

관계가 언제 어디서부터인가 얽히다 보니 일어나는 해프닝이 많다는 거다. 사실 홍보일선에 있는 분들이면 누구든 인정하는 것이겠지만…상호간에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면 위의 여러 이유들을 사전에 완화 또는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말이다.

이 민감한 관계에 대한 또 다른 문제는 홍보담당자와 기자들간에 관계 품질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르다는 부분이다. 홍보담당자가 어떤 기자와 밥한끼를 정답게 먹고 헤어진 후 ‘나는 그 기자와 친하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들도 있고…기자가 어떤 홍보담당자와 그렇게 오랬동안 상호 협조적으로 일하고도 마음속으로는 ‘저 사람은 믿을만 한 사람이 아니야’하는 경우들도 있다는 거다.

홍보담당자와 기자들간의 관계는 실제로 부정적인 기사가 발생 된 다음에 가늠할 수 있다. 홍보담당자가 해당 기자에게 지금까지 어떻게 해 왔던 것인지…그리고 반대로 기자는 그 홍보담당자를 어떻게 생각해 왔었던 것인지. 그들양쪽의 하소연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 뿌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평소에는 잘 모른다.

소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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