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9월 15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각양 각색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각양 각색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위기관리 시스템 측면에서 국내주재 외국기업들은 시스템의 기본 밑그림을 본사로부터 부여 받을 뿐 아니라, 트레이닝까지 받기 때문에 일반 국내 기업보다는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은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현실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는 외국기업들에 비해 숙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기업들은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접근에 있어 그 경험과 커넥션이 일반 국내기업들 보다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들 중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가 언론과 정부관계다. 이 부분은 반대로 국내기업들이 상당 기간 동안 경험과 투자를 통해 일구어 놓은 분야라 그들에게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또, 국내 기업들은 모든 의사결정이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외국기업들은 외국어로 상황분석,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메시징 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 대부분을 이런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소비한다. 시스템이 있어도 그 시스템이 운용되는 데 있어 현실적 장애물이 ‘언어와 의사결정그룹과의 물리적 거리(시차 포함)’라는 데 이견이 있는 외국기업 인하우스들은 없어 보인다.

일반 국내기업들의 경우에도 단지 한국어를 함께 말한다고 해서 빠른 의사결정이 담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상황파악과 분석, 의사결정그룹의 소집, 토론과 의사결정, 보고라인의 통합 등 여러 시스템적 요소들이 듬성 듬성 빠져있거나, 실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경험이 부족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들로 시간을 대부분 허비한다는 게 문제다.

시스템은 보유하고 있지만, 실행력에 있어 일부 한계를 가지는 외국기업들의 위기관리 시스템. 실행력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 유리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실행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게 만드는 체계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국내기업. 둘 다 나름대로의 아쉬움과 한계를 보여준다.

외국기업들에게 가장 위협적이고, 관리하기 힘든 위기 유형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 본사 비즈니스의 부실. 국내 사업 부문의 부실 이슈
  • M&A관련 이슈 또는 한국 BU의 매각, 철수 이슈
  • 본사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 및 비판 (유상감자, 고액의 로열티, 투자금 대비 초대형 이익 구현 이슈등)
  • 본사의 감사로 인한 한국 경영진의 경질, 고발 이슈
  • 한국 정부 규제기관과의 갈등, 조사, 압수, 고발, 과징금, 소송 이슈
  • 부정적인 국내 언론으로부터의 악의적 공격 (장기간 또는 정기적 이슈화)


국내기업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유형들이 가장 골치 아픈 유형들이 아닐까 한다.

  • 내부고발 (법무담당, 홍보담당, 영업담당, 재무담당, IT담당 임직원들의 양심선언 이슈들)
  • 오너 및 CEO 관련 이슈들 (고발, 소송, 조사, 과징금, 폭행, 구속, 탈세, 개인 해프닝등)
  • 불법적인 활동 관련 이슈들 (기업 탈세, 분식회계, 불공정거래, 법규위반, 상속 이슈 등)
  • 제품 또는 서비스 품질 관련 이슈들 (이물질, 서비스 품질 문제, 소비자 고발 등)
  • 정부 규제기관 또는 정치권과의 갈등 (규제 이슈, 정치권 압력 등 중심)
  •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관련 이슈들


이들 중 한가지 유형만 해도 상당히 관리하기 어려운 이슈들인데,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이상의 유형들이 혼합된 위기 케이스의 경우에는 기업들이 관리에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흔하다.

일부 인하우스들은 ‘이런 심각한 위기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으로 관리 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한다. 여기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홀로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관리 실행과 함께 오는 것이며, 위기 시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준비되고, 전략적으로 실행 되야 하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 오너와 관련된 탈세 이슈 그리고 국세청으로부터의 조사와 검찰 고발, 이와 함께 내부고발자들의 양심선언들이 이어지는 케이스를 한번 상상 해 보자. 이 심각한 일련의 상황들을 관리하기 위한 대응 활동들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까?

법적 자문과 이에 근거한 대응, 대정부관계에 기반한 대응, 조사에 대한 전략적 협조, 조직을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대응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이상의 대응 활동만 수면 하에서 진행 될 뿐 전혀 그와 관련 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이 진행 되지 않는 상황이다.

법정(courtroom)으로 가기 전 기업은 항상 리빙룸(living room)을 거치게 마련이라는 말이 있다. 법적 판결 이전에 이미 리빙룸(거실)에서 열리는 여론의 법정을 거치게 된다.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기업을 이해해주거나, 편들어 줄 이해관계자들은 없다. 더구나 상당히 많은 이해관계의 훼손을 경험한 직접적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주저하는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관리하기에 골치 아픈 많은 위기 유형들에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철학 마저 곁들여지지 않는다면, 항상 그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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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가격 정책에 대한 전략적 답변











일부 외국계 제품들이나 과점 상태에 있는 제품들의 경우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지적을 언론으로 받고는 한다.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이런 기업들의 대응 메시지들을 들어보면 그 내부에서의 논리와 외부에서 느껴지는
논리간에는 격차가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해당 마케터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해 보면 보통 이런 답변들이 돌아온다.

1. 제품 비교 불가론

기자: 왜 이 제품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국내에서 유독 비싸게 판매하나요? 같은 제품인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마케터: 저희 제품은 세계 최고의 원료와 기술을 사용하여 제조합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마케팅 활동을 전세계에서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기자님께서
비교하신 제품은 국내 제품과 미국 제품이 용량이나 제품 유형이 서로 약간 다른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십니다.

2. 지역 상황론

기자: 아니 용량은 같아요성분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품명이 동일하면 같은 제품 아닙니까?

마케터: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각 국가 마다 판매와 관련해 여러 가지 세금과 임대료
그리고 인건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3. 소비자 반영론

기자: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40% 이상 차이가
납니까? 다른 여러 요소들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들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마케터: 기자님께서 어떻게 40%가량이라는 가격
차이를 도출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국내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가격을 설정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비지니스를 하고 있는 저희의 가격 정책이 유독 한국에서만 다를 이유가 없습니다.

4. 경쟁가격론

기자: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 제품의 가격이 높나 하는 겁니다. 일본에만 가도 아주 저렴한 제품인데 말이죠.

마케터: 기자님, 그건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는싼게
비지떡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우수한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 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면 시장에서 생존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제품을
싸구려로 보고 구매를 기피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는 경쟁사들과 비슷한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답변 논리들 중에서 가장 최악을 꼽자면 마지막 경쟁가격론이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주장하면서 그래서 고가의 가격정책을 실행할 뿐이라고 답변하는 마케터들이 실제로 상당히 많다.

가로수길에서 거피한잔씩 하면서 친구 마케터들과 대화하는 논리로서는 아주 재미있지만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공식 메시지로서는 위험하다.

어제 뉴스후대한민국은 지금커피전문점
시대‘”를 보면서 한 업체의 가격정책에 대한 공식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예전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동일한 메시지에 깜짝 놀랐었는데사실
그 클라이언트들은 모두 외국계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뉴스후의 놀라운 답변은 국내기업에게서 나온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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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건데 이 인터뷰에서 기자는 ‘낮은 가격으로 커피를 팔면 더 팔리지 않을까요?’하는 질문을 한 듯 하다. 3번째 답변이 내용상으로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기자의 트랩에 걸린 답변같다. 이런 트랩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가격 정책에 대해 반복적인 메시지 확보가 필요했었을 것이다]

내부에서는 당연하고 상식으로 공유되는 메시지지만외부로 전달하기에는 위험한 전형적인
메시지를 아무렇지 않게 논리적인 듯 설명하는 것으로 비추어 졌다. 위험했다


2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서치펌과 PR시장…

모 외국계 서치펌 대표께서 어드바이스를 위해 연락을 해 오셨다. 모 대형 외국 기업의 PR헤드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조언을 달란다.

많은 서치펌 시니어분들을 만나 보지만…이들 중 PR 시장에 대해서 깊숙히 알고 계시는 분들이 몇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겠지만…)

일단 서치펌들이 혼동하시는 것이 “모든 PR 실무자들은 하나의 타입’이라는 전제다. 그분들이 주로 보시는 것은 시니어 PR 맨들이 거쳐온 회사의 트랙이다. 그리고 언어라는 장벽을 넘어 섰느냐가 그 다음 잣대다. 그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에 대한 깊은 관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내가 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자동차에도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지요. 스포츠카도 있고 세단도 있고 SUV도 있지요. 다들 잘달리고 훌륭하죠. 하지만…스타일이 달라요. PR담당자들도 그렇게 다양한 업무 스타일이 있어요. 회사가 원하는 PR 헤드의 업무 스타일이 어떤 스타일인지를 먼저 아셔야 적당한 인력을 찾으실 수 있어요.”

회사에서 세단을 원하는데 스포츠카 같은 인력을 단지 영어에 능통하고 거쳐온 비지니스 트랙이 마땅하다고 소개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너무 많다. 삼성전자에서 훌륭하게 언론홍보를 했던 실무자가 완전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외국기업에 가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완전한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성공한 실무자가 삼성전자 홍보실에 가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국내 대기업 인하우스에서 볼 때 에이전시들의 업무 스타일은 장난 같이 보인다. 또 반대로 에이전시에서 국내 대기업들을 볼 때는 너무 비대하고 전문적이지 못하다 본다. 에이전시들 사이에서도 국내 에이전시들은 외국계 에이전시들을 ‘버터’라고 놀린다. 외국 에이전시에서는 국내 에이전시들을 비윤리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비웃는다. 이는 신경전이나 비아냥이 아니라 실제 업무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고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다.

대기업에서 몇억원의 PR예산과 광고 예산을 주무르면서, 수백명의 기자단 관리를 해 온 사람에게, 글로벌 회사의 임원으로 오시라 하면 잘 될리가 없다는 거다. 글로벌 규정상 기자와 한끼에 1만원 이하의 밥 밖에 먹을 수 없는 회사에 맞지가 않다는 거다. 단순 매체 광고 지원에 추후 감사(internal control)가 관여하는 시스템을 견딜수가 없다는 거다.

반대로 외국계 에이전시를 프레스 오피스로 쓰면서 PR admin 업무로 시니어가 된 외국기업PR 실무자에게 국내 대기업에 가서 몇억원을 주물러 보면서 수백명의 기자들과 관계를 가져가라면 힘드는 게 당연하다. 단순 부수확장 협조요청에 낯선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마련이고, 매체 광고 지원 요청을 차갑게 거부하기 마련일꺼다.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각자 따로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