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같은 진단에 대한 다른 반응들: Emergency Drill

 

 

최근에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영역이라고 하면 아마탐사취재 프로그램에 대한 일선 대응 역량 강화가 아닐까 한다. 이전에는 보통 TV프로그램들이 본사 홍보실을 통해 취재 어랜지를 부탁하고는 했는데, 최근 탐사취재(소비자고발류) 프로그램들의 경우에는 홍보실에 대한 연락이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일선 직원들을 취재하고 나서 홍보실로 부터 최종 입장을 전해 듣기 원한다. 거의 모든 취재가 마감된 이후에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본사 홍보실과 마주 앉게 되는 거다.

그에 반해서 기업 홍보실은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누구로부터 취재했는지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고 그들과 마주 앉는다. 당연히 100%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적으로만 준비된 메시지를 가지고 맞서고 있는 형태다.

일선 직원들, 예를 들어 공장직원, 매장직원, 지점직원, A/S직원, 방문판매직원 등 예전과는 달리 TV 프로그램의 접점(point of connection)에 있는 직원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을 턱이 없다. (사실 그들이 평생
TV
앞에서 취재의 대상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된다 생각하겠나?)

문제는 준비 없이 카메라 앞에 서면서 일이 일어난다는 거다. 몰래 카메라에 넘어가거나 잠입취재에 걸리는 것은 그래도 이해할 만 하다. 하지만, 뻔히 카메라가 돌고 있는 가운데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과 말들을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회사의 제복을 입고, 회사의 직원임을 밝히면서 어처구니 없는 행동과 메시지들을 품어 낸다. 당연히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는 이것이야 말로 아주 섹시한 장면 아닌가. 그로 인해 기업들은 엄청난 명성과 오해 그리고 논란으로 고통 받게 된다. (그 해당 직원 하나를 자르고 벌주고 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보통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진단하기 위해 처음에 하는 여러 프로젝트들 중 하나가 불시에 TV크루들을 동원해서 클라이언트 일전 접점들을 공격(media attack)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Emergency Drill이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최근 트렌드에 맞추어 TV크루들을 이용하고, 공격적인 작가진과 PD들을 앞에 세워 현실과 동일한 방문 취재를 시도해 본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비나 적절한 대응은 0%. 그런 현실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취재해 온 동영상을 최고경영진들이 공유 하고 시스템 재점검 또는 업그레이드에 첫 삽을 뜨게 된다.

동일한 훈련을 실행해보면 두 가지의 반응들이 있다.

첫 번째 반응(A CEO):

이런 훈련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아주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 우리회사에서 언론사 접촉이 발생하면 보고하게 되어 있는 체계는 어떻게 되나? 현재 누구 누구 선까지 어떻게 보고 체계가 잡혀 있나? 일선에서 언론취재에 초기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서 공유했으면 한다. 저 직원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게 잘못 같다. 앞으로 시스템을 만들겠지만, 일선까지 포함해 보고라인과 대응 시스템을 갖추길 바란다.”

또 다른 반응(B사 유력 팀장):

저런 훈련을 왜 해야 하나? 일선 지점들이 얼마나 할 일들이 많고 바쁜데 저런 고통까지 주어여 하나 말이다. 언론에 대한 취재 대응은 기본적으로 홍보팀의 임무다. 소비자고발류의 프로그램이 취재를 나오게 되면 홍보팀은 뭘 하나? 그걸 막고 문제 없이 처리해야 그들의 역할을 다하는 것 아닌가? 지점까지 훈련을 시키고, 가이드라인 내려 보내고 하면 홍보팀은 그 다음 뭘 하나? 나는 일선을 대상으로 저런 훈련 하는 거 반대다

두 회사 모두 다른 반응이 있을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논리도 있다. 이해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전사적인 시스템 측면에서 바라보는가, 아니면 기능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일정 부문에 전담을 하는 가 하는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관점의 차이라는 의미다. 어떤 관점이 기업을 위해 필요하고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위해 필요한가는 분명하다. 이 중 하나의 관점은 부서 중심적인 사고와 정치적인 배경으로 인해 형성된 관점이다. , 바람직하지는 않은 관점이다.

위기관리 코치로서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는 없는 관점이라는 뜻이다.

 

2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 안되는 이유들

 

 

기업마다 각기 다른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경험상 가장 흔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 CEO 또는 홍보담당자가 위기관리 또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경우. 아무 동기가 부여되지 않음.
  • CEO 또는 홍보담당자가 위기를 언론관련 위기로만 보고 있는 경우. 스스로어떻게 언론관련 위기를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평소 관계가 제일 중요한데 말이야하는 생각을 함
  • 보통 기존의 위기들을 극복했던 방식을 보면, 주요 핵심 임원 몇 명이 오랫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소리소문 없이 문제들을 해결해 버리는 스타일이기 때문. 최소한 그 임원들이 현직에 있는 한은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안도.
  • 홍보담당자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소원인데도, 내부에 셀링을 하지 못하는 경우.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거나 도움을 주지 않음. (보통 홍보담당자가 쥬니어 레벨인 경우)
  • CEO께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라고 지시하셨으나, 실제 담당자들이 그 자체에 대해 별반 지식이 없어 골치만 아파하고 있는 경우. CEO보고를 위해 어떻게 흉내라도 좀 내야 하는데 정확한 솔루션이 떠오르지 않음.
  •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몇 번 미디어 트레이닝과 같은 경험을 해 보았는데, 사내에서 별반 반응이 좋지 않아서 다시 시스템 운운하기 난감한 경우. 보통 교수님들에게 매뉴얼을 맡기고, 떡 제본이 된 매뉴얼을 받아 책상에 전시해 놓는 경우, 그리고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해서 기자 몇 명 불러 놓고 강의 형식으로 가늠하는 경우들이 해당.
  • 몇 년 전 큰 예산을 들여 다양한 시스템 사업들을 해 놓았는데, 그 직후 CEO와 임원 대부분이 교체되어서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간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에 난감해 함.
  • 별반 우리 회사에 위기라는 것이 존재하리라 보지 않는 경우.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위기 의식을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함. “우리는 B2B인데 무슨 위기?”

여러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다 보면 각 사가 여러 가지 다른 고민과 어려움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것을 본다. 많은 케이스들이 이상과 같은 케이스들인데, 하나 하나 다 깊은 배경이 있고, 실무자들의 고뇌가 존재한다.

위기관리 코치들로서 하나의 역할과 임무는 이런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의 현실토로를 주의 깊게 들어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들이 무엇을 진정 원하고 있는지,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어디인지를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들과 100% 공감할 수 없다면 코칭도 있을 수 없다.

 

 

 

 

2월 142010 Tagged with , , 2 Responses

대기업 위기관리 : 어렵다는 것에는 공감

5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솔직히 도요타 리콜처럼 해외에서 메가톤급 파문이 우리 회사에 일어났다면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싫다”고 몸서리쳤다. 홍보 임원 출신의 모 그룹 계열사 사장도 맞장구를 친다. “국내 문제조차도 처음엔 홍보팀이, 그도 안 되면 계열사 사장단이 우왕좌왕하다 결국엔 법률 회사로 달려가는 게 국내 기업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위기 대응책이다.” [중앙일보]

많은 회사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분들에게 ‘위기관리’에 대한 니즈 자체는 존재하는 듯 하다. 어느 한 분도 ‘그 까짓 것’ 하는 분들이 없고,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일부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된다는 표정이고, 일부는 ‘솔직히 그렇지 그렇지’ 하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끝내고 나면 그 다음 스텝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 보인다. 여유와 시간이 없단다. 니즈(Needs)는 있는데 이것이 원트(wants)로 발전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또 막상 실제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그 직후에는 사내적으로 원트(wants) 분위기가 급하게 다시 생성된다. 그리고는 이내 짧은 시간 내에 사라진다. 실제로 이를 반복하고만 있다. – 마치 맥주 거품 같이…

위 기고문에서 표재용 기자가 이야기 한 모 그룹 계열사의 위기관리 프로세스도 참 재미있다. 홍보팀–> 사장단 –> 법률회사의 프로세스 말이다. 실제 이상적인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그 반대가 아닐까. 법률회사의
검토 –> 사장단의 의사결정 –> 홍보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실행. 이 프로세스가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프로세스 아닌가.

한국의 대기업들이 이런 프로세스를 항상 ‘밟고만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그들 내부를 들여다 보면 어쩔 수 없어 그렇다. 여러 가지 다른 변수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래서 어렵다.

다른 것에는 동의할 수 없어도 어렵다는 것에는 진정 공감.

2월 12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코골며 자는 정치인: 한국에서 자문이 필요한가?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한국에서는 ‘전문가의 충고’를 신뢰하지도, 존경하지도, 높이 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그 결과 전문가의 자문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정부나 기업이나 내부 목소리만 신뢰한다. 외부의 자문은 큰 그림을 그릴 때 정말 필요한데, 실제로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나 활용한다. 그러니까 외부 전문가들 쪽에서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대신 고객의 요구에 단순 반응하고 말아 버린다. 내 친구의 이혼을 맡은 변호사처럼 말이다. 혹은 홍보회사 하는 내 친구처럼, 고객의 ‘브레인’이 아니라 시시한 손발 노릇을 해주는 데 그치고 만다. [조선일보]

앤드류 새먼 더타임즈 서울 특파원의 평가다. 외국인이 본 한국인들의 모습이 정확하다.

경험상으로도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던 모든 프로젝트들은 클라이언트의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가 CEO 또는 조직상부와의 완벽한 지원을 받는 경우들이었다.

클라이언트사에서 비록 해당 프로젝트가 매우 중요하다며 예산을 할애하더라도…그 담당자가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정도가 핸들링 하는 경우에는 일을 해도 너무 힘들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앤드류가 지적했던 ‘코골며 자는’ 정치인 이야기다. 여기에 본질이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자문이나 그 내용 자체는 사실 핵심이 아니다. 그런 자문들을 동원하는 그 과정과 겉 모습이 전부다. 당연히 자문 내용에는 별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나도 여러 정치인이나 정부관료들 앞에서 아주 중요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그때마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아…이 자체가 정말 중요한 것은 아니구나!’하는 인사이트만 얻고 돌아섰다. 일부 교수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그들의 눈높이에 익숙해져 아주 가벼운 자문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구 찍어대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위해…다들 고생이 많다.

2월 112010 Tagged with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마다 맞는 옷이 다르다

사람마다 취향과 사이즈 그리고 색감들이 달라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서로 다르다. 위기관리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기업마다, 조직마다, 그리고 기관마다 각각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큰 기업이나 조직일수록 하나의 시스템 원형(prototype)을 만들어 계열사나 계열조직에게 적용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있다. 결과는 대부분 아쉽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효율성 측면과 예산 그리고 구축기간에 대한 고려는 충분해야 하고,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그런 요소들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가 벌어진다. 위기관리의 특성상 자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품고 있으면 실제 위기시 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은 전무에 가깝다. 홍보담당자들의 책상 위 장식되어 있는 먼지 묻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라.

각각의 비즈니스가 다르다. 이해관계자들의 유형과 범위가 다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다르고, 직원들이 다르다. 그들이 함께 모여 굳어진 기업문화가 다르고,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 다르다. 어느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기업 간에 어떻게 위기관리 시스템이 같을 수 있을까?

심지어는 동종업계 경쟁사간에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다른 게 맞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두 개의 경쟁사를 시간적인 격차를 두고 코칭 해 보면 양사간에 너무나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위기를 발생시키는 이슈들의 측면에서는 80-90%가량이 유사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은 해당 이슈나 위기 요소를 각각 ‘어떻게 관리’하는 가에 핵심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고 있는 A라는 기업과 B라는 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A라는 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CEO의 산하에 위치하면서 기획과 재무등과도 가까워 실세 그룹으로 사내에서 통한다.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은 임원급이면서 위기관리 위원회 책임자로서 사내 위기관리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임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CEO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위기관리 위원회의 역할은 제한 될 수 밖에 없었다. 전혀 민주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 경쟁사인 B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A기업과는 다르게 아주 말단에 위치하고, 구성 직원들도 과장이하 대리급으로 채워져 있다. 속한 부서도 HR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강한 특징이 있었다. 당연하게 해당 홍보팀을 이끄는 홍보과장은 사내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기도 힘든 위치에 있다. 하지만 A기업에 비해 유리한 부분은 일단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이 되면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아주 자유롭고 평등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부분이다.

같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비슷하게 가져 가면서 경쟁하는 이 두 개의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필히 달라야 옳다. 이들에게 하나의 정형된 시스템과 구조로 헤쳐 모이라 해 보았자 실현 가능성도 없고, 생산성은 더더욱 없다.

A기업에게 이상적인 시스템은 직무적 실세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의 주된 주체인 CEO와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을 높이는 수 밖에 없었다. 홍보부문이 CEO의 의중과 그의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프로세스에 더욱 더 익숙해 져, 실제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 되 급박한 이슈에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할 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당연히 CEO의 역할은 자신의 분신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을 리드하고 그 결과를 보고 받아 홍보부문과 실행에 있어서 함께 결정을 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유효한 것이었다.

반면에 B기업의 경우에는 CEO의 역할이 더 컸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CEO가 직접 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홍보부문은 그 위원회의 코디네이터가 되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CEO와 임원들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했다. 외부자문그룹과 같이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코칭 하는 역할들이 이 기업에게는 더 어울리는 시스템이었다.

어느 시스템이 옳다 말할 수 없다. 어떤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도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손을 들어 줄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에게 그러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 하는가 하는 거다. 여러 기존 환경과 하부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 한가 하는 거다. 실제로 작동 되는 시스템만이 곧 선(善)이기 때문이다.

2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전문가 선배들과의 대화

어제 저녁 국내 기업 위기관리 분야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가진 시니어들 한 무리와 같이 저녁을 했다. 여러 흥미로운 경험담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선배 A: “그게 타이밍이야. 진작 검찰에서 박살날줄 알았으면 변호사 그룹 그렇게 많이 꾸려서 쓰지 말고, 초반부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말 한마디하고 낮추는 자세를 보였으면 될걸 말이지…”

선배 B: “결국 나중에는 다 까고 잘못했다 시인했잖아. 그 양반…그러려면 진작 했었어야 하는 거지”

선배 A: “거 사실 그 뒤에는 법무 쪽 입김이 너무 세서 홍보쪽은 관여 할 엄두도 못 냈던 거야. 그래서 실무 하는 선수들도 죽겠다 죽겠다 했었어…당시에..”

선배 B: “그래도 홍보쪽 이야기를 그렇게 안 들어서 잘 되리라 생각한 건가? 홍보쪽도 그 양반에게 죽자 사자 고언을 했었어야 하는 거지…”

 

 

 


:선배선배들도 경험이 있지만노인네가 안 하시겠다는데 홍보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어요? 절대 안 하시겠다고 하면 어쩌겠어요. 그 포지션대로 가야지. 홍보쪽에서 다른 포지션 탈 수도 없고.”

 

선배들 (동시에): “하긴 그렇지…”

우리는 동시에 소주잔을 한잔씩 들이키면서 천장을 처다 본다.

그렇다. 최고위 당사자께서 절대 사과 안 하신다는데플랜B를 만들어야지. 홍보팀이 계속 플랜 A에 어떻게 목을 메냐 하는 거다.

2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에 강한 회사 vs 약한 회사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위기관리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만나는 회사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위기를 겪은/겪고 있는 회사

위기를 대비하는 회사

이중 위기를 겪었거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회사들을 들어가 보면 여러 생각들이 교차된다. 여러 타입이나 특성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의 단계가 다단하고 결과 도출이 느린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아주 진땀을 빼곤 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상황분석에서 시작해 대응활동 실행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하염없이 시간을 잡아 먹어서는 위기가 관리 될 턱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위기 일선에서 급한 도움을 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들을 불러 놓고…이래 저래 회사 소개서니, 제안서니, 컨설팅 플랜이니, 매트릭스니…제출하라 부탁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반복하는 모습들을 본다.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치면서 2-3주에서 2-3달을 보내는 포텐셜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우리는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가 안 된다 스스로 자평 하는데 그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걸까?”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위기에 상당한 민감성과 대응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들은 항상 민감하고 빠르다. 사소한 의사결정은 핵심 인사들에 의해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무엇이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인가 안다. 그들은 교과서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빠른 업무를 진행하는 실제 인물들이다.

그에 반해 일부 기업들은 너무 느리다. 긴급한 위기속에서도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듭한다. 이미 위기는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버리는 느낌인데도 그러고만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와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일 아닌가…

1월 282010 Tagged with , 1 Response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오늘 아침 인사이트.

 

청담동 모 미용실 평일 오전 10시반.

 

  • 한 중년 남자가 퍼머와 염색을 하고 있음.
  • 대충 보아 몸무게는 약 100kg 가량. 얼굴에 살이 많고 피곤해 약간 부은 듯 함
  • 목소리는 아주 저음에 굉음 수준. 1분에 여러 번씩 가래를 뱉어 내려고 그르렁거림.
  • 핸드폰은 작자미상의 요란한 음악으로 설정되어 10분마다 울림. 당연히 손님이 적은 미용실 대리석 공간에 울려 퍼짐.
  • 전화를 받을 때마다 항상?” 또는하는 것으로 보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닌 듯.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인 듯.
  • 전화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미용실내에서 울림) 동남아 해외 이야기와 음향시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BTL이나 연예기획 쪽 일을 하는 사람으로 추측 됨
  • 퍼머를 세팅하고 나서 홀로 앉아 심심해지자 핸드폰으로 오락을 시작함. 뿅뿅 삐리링 소리가 계속 울려 퍼짐
  • 앞에 있는 커피잔을 조금씩 나누어 마실 때 마다 커피잔을 거의 던지듯 내려 놓아 주변 사람들이 깜짝 깜짝 놀람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나에게 한마디를 건네지도 않았지만나는 그를 이해했다. 그것이 100% 정확한 이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그는 나에게 정확한 부류로 인식된다.

그냥 스쳐가는 남에게라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면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디자인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래야 내가 원하는 모습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의 시작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1월 2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사람은 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한다

얼마 전 집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가족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클라이언트사들에게 항상 위기 요소 진단(Crisis Vulnerability Audit or Crisis Factor Audit)을 먼저 하셔야 한다 코칭 한다. 그리고 실제 회사 내부에 들어가 진단작업을 실행 한다. 그러다가 과연 내 개인 그리고 나의 가족에 대한 위기 요소 진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 해 보게 된 거다.

만약 우리 아이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한다면?
만약 부모인 우리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한다면?
나의 남편이 또는 아내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한다면?
우리 부모님들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하신다면?
우리 가족의 경제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한다면?

이런 가족과 관련된 위기 요소 진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그 각각에 대한 대비책이라던가 완화책을 강구하고,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응과 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TV 드라마를 보면 자식이 어떤 일을 저지르고 들어오면 부모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식을 때리면서 현실을 부정하거나, 뒷목을 부여잡고 현실을 잊으려 하는 행태기다렸다는 듯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나 대응방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좀 더 현실과 가깝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세부적으로 ‘What If?’들을 생각하게 되니 괴로워진다. 멀쩡한 우리 아이가 _______________한다면? 멀쩡한 우리 부부가 __________________한다면? 그런 우울한 상상을 하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아진다. 상상하기 조차 싫은 생각들도 있다. 괜히 심란해 진다.

기업들도 그렇겠다. 우리 회사에 대해 나쁜 생각은 하기 싫을 게 당연하다. 괜히 찜찜하고, 불행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위기 요소 진단은 어렵다.

실제 지금 클라이언트사 중 하나도 위기 요소 진단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데 진전이 없다. 다른 클라이언트들의 경우 한두 달에 완전하게 해 치운 그 업무를 수개월째 끌고 있다. 그 클라이언트의 마음이 바로 이 마음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공감이 된다.

그래도

미리 가정해서 생각해 보는 게 나를 위해서나 우리를 위해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1월 26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의사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사람의 몸을 고치는 의사라면 어떤 전공의일까? 어제 밤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대상으로 인사이트 서베이를 해봤다.

다양한 결과들을 정리해보면

Crisis Audit 분야
신경과/정신과
종합검진(?) – 전공의 분야는 아닌 듯.
내과

Crisis Management System 구축분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Crisis Management Execution 분야
흉부외과
항문외과
암전문
응급의학과

Crisis Council 분야
가정의학과

특히, 이 리스트에서 항문외과는 모 언론사 기자가 추천해 준 전공의 비유다. (언론에서 보는 기업 위기관리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듯)

기업을 사람의 건강에 비유해 보니 모든 인사이트들이 흥미롭다.

 

건강하자.

1 23 24 25 26 27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