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중심

2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같은 진단에 대한 다른 반응들: Emergency Drill

 

 

최근에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영역이라고 하면 아마탐사취재 프로그램에 대한 일선 대응 역량 강화가 아닐까 한다. 이전에는 보통 TV프로그램들이 본사 홍보실을 통해 취재 어랜지를 부탁하고는 했는데, 최근 탐사취재(소비자고발류) 프로그램들의 경우에는 홍보실에 대한 연락이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일선 직원들을 취재하고 나서 홍보실로 부터 최종 입장을 전해 듣기 원한다. 거의 모든 취재가 마감된 이후에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본사 홍보실과 마주 앉게 되는 거다.

그에 반해서 기업 홍보실은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누구로부터 취재했는지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고 그들과 마주 앉는다. 당연히 100%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적으로만 준비된 메시지를 가지고 맞서고 있는 형태다.

일선 직원들, 예를 들어 공장직원, 매장직원, 지점직원, A/S직원, 방문판매직원 등 예전과는 달리 TV 프로그램의 접점(point of connection)에 있는 직원들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을 턱이 없다. (사실 그들이 평생
TV
앞에서 취재의 대상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된다 생각하겠나?)

문제는 준비 없이 카메라 앞에 서면서 일이 일어난다는 거다. 몰래 카메라에 넘어가거나 잠입취재에 걸리는 것은 그래도 이해할 만 하다. 하지만, 뻔히 카메라가 돌고 있는 가운데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과 말들을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회사의 제복을 입고, 회사의 직원임을 밝히면서 어처구니 없는 행동과 메시지들을 품어 낸다. 당연히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는 이것이야 말로 아주 섹시한 장면 아닌가. 그로 인해 기업들은 엄청난 명성과 오해 그리고 논란으로 고통 받게 된다. (그 해당 직원 하나를 자르고 벌주고 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보통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진단하기 위해 처음에 하는 여러 프로젝트들 중 하나가 불시에 TV크루들을 동원해서 클라이언트 일전 접점들을 공격(media attack)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Emergency Drill이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최근 트렌드에 맞추어 TV크루들을 이용하고, 공격적인 작가진과 PD들을 앞에 세워 현실과 동일한 방문 취재를 시도해 본다.

당연히 그에 대한 대비나 적절한 대응은 0%. 그런 현실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취재해 온 동영상을 최고경영진들이 공유 하고 시스템 재점검 또는 업그레이드에 첫 삽을 뜨게 된다.

동일한 훈련을 실행해보면 두 가지의 반응들이 있다.

첫 번째 반응(A CEO):

이런 훈련을 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아주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 우리회사에서 언론사 접촉이 발생하면 보고하게 되어 있는 체계는 어떻게 되나? 현재 누구 누구 선까지 어떻게 보고 체계가 잡혀 있나? 일선에서 언론취재에 초기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서 공유했으면 한다. 저 직원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은 게 잘못 같다. 앞으로 시스템을 만들겠지만, 일선까지 포함해 보고라인과 대응 시스템을 갖추길 바란다.”

또 다른 반응(B사 유력 팀장):

저런 훈련을 왜 해야 하나? 일선 지점들이 얼마나 할 일들이 많고 바쁜데 저런 고통까지 주어여 하나 말이다. 언론에 대한 취재 대응은 기본적으로 홍보팀의 임무다. 소비자고발류의 프로그램이 취재를 나오게 되면 홍보팀은 뭘 하나? 그걸 막고 문제 없이 처리해야 그들의 역할을 다하는 것 아닌가? 지점까지 훈련을 시키고, 가이드라인 내려 보내고 하면 홍보팀은 그 다음 뭘 하나? 나는 일선을 대상으로 저런 훈련 하는 거 반대다

두 회사 모두 다른 반응이 있을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논리도 있다. 이해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전사적인 시스템 측면에서 바라보는가, 아니면 기능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일정 부문에 전담을 하는 가 하는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관점의 차이라는 의미다. 어떤 관점이 기업을 위해 필요하고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위해 필요한가는 분명하다. 이 중 하나의 관점은 부서 중심적인 사고와 정치적인 배경으로 인해 형성된 관점이다. , 바람직하지는 않은 관점이다.

위기관리 코치로서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는 없는 관점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