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6월 17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시 언론대응, 사람이 힘이다.

 

위기시 언론대응, 사람이 힘이다.

 

여러 기업들의 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많은 타입의 미디어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들을 진행하면서 임원들의 여러 스타일들을 목격하게 된다. 일단 위기시를 상정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코칭 하고, 실습하다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들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어떤 타입의 CEO와 임원들이 위기시 자신의 조직을 위해 안전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실행 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적절한 타입들을 꼽아 본다.

 

기업에게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임원들은 공격적 방송 작가나 PD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때가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의 인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더욱 잦아 졌다) 이때 비교적 훌륭한 답변을 하는 임원들의 타입은 수재형, 차분형, 겸손형, 긍정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재형 임원은 표현 그대로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대로를 답안지에 옮겨 닮는 스타일이다. 위기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코치들이 브리핑하고 함께 트레이닝 하면서 받은 조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지켜나가면서 실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곤 한다.

 

이런 임원들은 실제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주변의 코치들과 홍보팀 실무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내가 OO부분에서 약간 이상한 표현을 쓴 것 같은데, 그 때 그런 표현 피하라고 했었잖아요? 내가 그 부분에서 실수를 한 것 같네…” 코치들과 실무자들이 전혀 신경 쓰지 못할 만큼 미세한 부분까지 스스로 집어 내면서, 개선해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차분형 임원은 평소에나 실제 위기시에도 그렇게 크게 동요하거나 감정 관리에 힘들어 하지 않는 타입이다. 아무리 취재진이 공격적이고 과격하게 쏘아 부쳐도 흔들림이 없다. 그렇다고 거만하게 앉아서 답변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논리적인 설명을 한다.

 

차분하다고 느리거나 대충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다. 마치 조용한 큰 호숫물처럼 우직하게 사소한 질문에 대해서 흔들림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최초에 기세를 잡을 요량으로 공격적이던 취재진 또한 이내 누그러지고, 인간적인 존경심 마저 들게 하는 그런 타입이다.

 

겸손형 임원은 매우 인간적이다. 낯선 상대에게 난감한 질문을 받는 경우에 줄곧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기는 사실 정말 힘들다. 취재진에게 항상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느낌을 준다. 해당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 항상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그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한다.

 

나이가 많은 임원이라도 취재진에게 윽박지르거나 폄하하지 않고,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는 베이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일부 강성 실무진이 보기에는 우리 임원이 취재진 앞에서 너무 굽실거리는 것 아니냐 하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를 위한 전략적인 겸손함이라 더욱 빛이 난다.

 

마지막으로 긍정형 임원. 이런 타입의 임원은 항상 밝다. 위기시에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우리가 해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간적인 자신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심어준다.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공격적인 취재진에게도 전달한다. 해당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으리라 보이지만, 이런 타입의 임원은 그 반대다.

 

해당 이슈에 대한 문제점을 우울하게 깊이 말하기 보다는, 빠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더욱 긍정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하는 타입이다. 취재진들이 그 해결책을 결국 믿고 이해하게 만든다. 취재진이 회사에 대해 나쁜 감정으로 들어왔다가도, 약간은 개운한 감정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매력이 이런 타입의 임원들에게는 있다.

 

위의 성공적인 임원들의 타입과는 반대로, 코치가 조언했던 부분들을 대부분 잊고 나름대로의 습관과 허락되지 않은 애드립에 의존하는 임원, 공격적인 취재진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폭발하는 임원, 고압적이고 거만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임원, 그리고 취재 대응 이전이나 이후 줄곧 어둡고 부정적이어서 잘해 놓고도 우울한 임원 등은 위기시 상당히 위험한 타입들이다.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개인을 위해서 스스로 자신의 타입을 솔직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적절한 코칭과 트레이닝을 통해 집중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교정에 노력해야 한다. 홍보 실무자들이 항상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상위 임원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으로 소화하려 말고, 그분들에게 적절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해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6월 02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3)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을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느끼는 시스템의 핵심은 아마 ‘누가(Who?)’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를 어떻게(How?)라고 생각하는데, 누가(Who?)에 관한 이야기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하면 순간 놀라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어떻게(how?)를 모른다기 보다는 ‘누가(Who?)’ 이번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몰라 서로 대응을 미루고 허둥댄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물론 가시적으로 대응책임이나 역할을 미루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 위기관리에 있어 실질적 오너십이 없다는 이야기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일개 부서나 한두 명의 직원이 진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위로는 CEO로 부터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전사적 관심과 대응역량을 집중하는 총체적인 경영이어야 한다. 일상 업무에서 담당부서와 업무분야가 정해져 있듯이,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부서별 또는 개인별 담당 대응 위기 유형과 대응 업무 프로세스가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게 좋다.

위기가 예측 가능할수록 관리의 승률이 높듯이, 위기에 대응할 ‘주체’들이 정해져 있어 대응을 진행할 담당자 또한 예측 가능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고 난 뒤 대응 담당부서와 개인을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대응 방식이다. 일단 그 해당 부서나 개인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 위기의 발생원인과 대응방식에 대해 추후 비판 받을 가능성이 많은데도 깊은 오너십을 투여하기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위험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밑져야 본전인 일에 왜 갑자기 책임을 지려하겠나?)

또한, 급작스러운 위기관리 오너십의 일방적 부여는 해당 부서나 개인에게 미리 대비하면서 훈련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인력이 준비되지 않은 인력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위기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한번도 기자를 만나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본적이 없는 위기관리 업무 담당자가 바쁜 와중에 기자들의 전화를 무심코 받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90%이상은 기자에게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취재전문가인 기자에게 말려드는 거다. 사실 이는 해당 담당자가 멍청하거나 부주의해서가 아니다. 사전에 한번도 이런 대응 훈련을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런 일은 홍보실에서나 하는 일로만 알았던 거다.

A타입의 위기. 누가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하느냐? B타입의 경우 누가? C타입의 경우 누가?…이런 ‘누가(Who?)’의 오너십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사전 사후 관리 그리고 대응훈련을 통한 역량강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누가(Who?)’의 가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냥 ‘알아서들 열심히!’라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위기관리의 실패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부분이 그런 안이한 생각이다. 안이한 구조화고, 안이한 대비 수준이 문제다.

자, 이런 위기에 누가 오너십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대응 할 것인가?

5월 242010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기업 경영진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CEO를 비롯해 기업이나 조직의 그 누구도 이런 주장에 대해 반론을 피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주장이 전혀 먹혀 들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 일선 조직들이 자신들의 업무 분야에서 위기요소들을 발견해 내 즉각적인 완화 조치들을 취하고 위기를 해결해 버리면 조직 차원에서는 그런 위기관리 활동 자체를 사후에는 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한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한) 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위기관리를 했다는 부서나 직원에게도 별반 큰 평가를 해주지 않는 다는 게 문제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위기를 받아들여 수고했어한마디로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가시적이고 실제적 임팩트특성만을 강조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은 조직 전반에 있어서 상당히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곤 한다. 첫째, 실무자들이 위기를 사전에 발견하거나 초기 대응하려 하지 않게 된다. 그래 보았자 별반 소득이나 평가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전 조치나 대응의 책임을 서로 떠넘길 논리들만 찾게 된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복지부동 했었지 않나 하는 비판에 대한 생존전략을 찾게 되는 거다. 셋째, 시기를 놓치고 금새 심각해 진 위기를 제대로 관리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손을 놓고, 전담할 부서에게만 위기관리 업무를 몰아 버린다. 사실 책임을 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 인가. 조직의 본능 때문에 이런 상황들이 발생한다.

 

많은 회사의 홍보팀들은 이런 내부의 시각과 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위기관리 잘해 봤자다또는 열 번 잘해도 한번 잘 못하면 본전도 못 건진다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내의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내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들은 한숨을 쉰다.

 

홍보팀은 CEO에게 진단결과 우리에게는 이런 이런 류의 위기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A위기는 A부서가, B B부서가등등 이런 시스템으로 이슈 오너십을 나눠 가지고 사전 발생 방지 완화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하고 보고를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CEO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좋아. 그러면 그렇게 오너십을 나누어 주고 관리하라 그래. 대신 그래도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더 심도 있는 플랜을 보고 해결국 모든 이후 책임과 사후 업무들은 홍보팀의 역할로만 남겨지게 되는 거다. 그나마, 그 정도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이런 보고를 함께 경청하던 다른 수 많은 부서들은 즉각 이런 컴플레인들을 한다. “아니, 왜 위기관리를 우리 모든 부서들이 함께 떠 안아야 합니까? 가뜩이나 우리 각자들의 업무들도 바빠서 눈코뜰새가 없는데 위기관리까지 맡으라고 하면 진짜 힘듭니다. 한 부서에서 한꺼번에 도맡아 해주어야 되지 않나요?”

 

사실 이를 두고 부서 이기주의라고만 할 수도 없다. 기획을 비롯해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법무, 인사, 총무에 IT 등등에 이르기 까지 누구든 책임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책임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고, 그 결과는 직접적으로 그들 자신에게 귀결이 된다는 전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항과 갈등이 발생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 이슈들에 대한 오너십을 나누어 맡는다 하더라도,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한 사전 관리가 아무리 잘되어 봤자 조직에서는 잘 했다는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말 그대로 사전 위기관리나 완화 작업은 눈에 띄지가 않는 작업이다. 잘하고 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고, 잘 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다. 대신 잘 못하면 바로 가시화 된다. 당연히 실무자들에게 이는 밑지는 장사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으로 위기관리에 있어서 좀 더 실제적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 관리하는 게 좋을 하다. KPI를 위기가 발생한 이후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이야기다. 대신 KPI를 사전에 어떤 위기요소들을 어떻게 발견해 내어, 어떻게 개선 완화 시켰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평가지표로 만드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기관리위원회시스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해당 기간 중 새롭게 제기된 위기 요소들이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나 완화 공조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공유하는 활동들이 하나 하나의 KPI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으로 치달아 결국 발생해 버린 위기들에 대해서는 전사적인 KPI를 가지고 사후 대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어느 한 부서에게만 KPI를 적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당연히 부담을 가지게 되고,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무리수를 두게 된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이야기를 좀 더 현실적인 조직 상황하에서 바꾸면 이렇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 할 수 있는 올바른 KPI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말로 바꾸면 어떨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인 실무자들이라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5월 102010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신중한 언급 vs. 신중한 보도 : 어떤게 먼저여야 하나?

대통령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에 내정된 이상우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이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보자.

 

(중략) 사견임을 전제로 “전작권은 언젠가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전쟁을 지휘할 수 있을 때 가져와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경제문제도 있고 준비가 덜 돼 있기 때문에 전환을 유예하는 게 맞다.”

 

(중략) 이 위원장은 또 천안함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적개념 부활’에 대해서도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지 (주적은) 당연히 북한이 아니냐?”라면서 “대북정책 차원에서 고려할 문제이지만 주적은 북한”

(중략) 천안함 침몰사건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 아니냐?”라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해당 위원장의 인터뷰를 보면 유독사견임을 전제또는단언하는 메시지들이 많다. 상당히 해당 위원장께서 굵직하고 직선적인 성격인 듯 하시다.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당연히 편안한 상대였을 것이다. 기사거리를 이렇게 풍부하게~하게 베풀어 주셨다.

이분의 메시지가 전략적이었다고 전제한다면주요 타겟은 대북 강성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군부, 여권 그리고 청와대 및 일부 언론들이 그 대상이겠다. ‘천암함 사태의 원인이나 주적’ 개념과 같은 상당히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서 사견과 단언을 이렇게 강하게 전달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국방부에서도 오늘 장관께서 지나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하라고 까지 또 했지 않나)

만약 이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해당 위원장께서 깜짝 놀라거나, 해명이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해당 위원장께서는 전략적이지 못했던 거다.

하나 상당히 재미있는 인터뷰 내용은 아랫부분이다. 언론의 보도 자세에 대한 지적이다.

 

이밖에 이 위원장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와 관련, “중대한 안보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화재사건과 같이 취급된 경향이 있었다.”라면서 “신중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궁금한 게 있다. 책임 있는 분들의 신중한 언급이 먼저인가? 언론의 신중한 보도가 먼저일까? 뭐가 먼저이어야 맞을까?

5월 102010 Tagged with , , , 8 Responses

위기 커뮤니케이션 ; 오디언스가 유일한 진리이자 원칙

최근 미국 걸프 지역에서의 기름 유출 당사자인 BP의 CEO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일단 CEO가 해당 사건에 관해 설명을 하려 언론 앞에 모습을 들어 낸 것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 감히 CEO에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CEO의 외모(appearance)다. TV의 경우에는 이 외모가 상당한 메시징 부분을 점유하는데…그런 의미에서 아쉽다. 원래 BP의 드레스코드가 그런 것인지, 영국 자체의 검소한(?) 문화 때문인지 또는 사고 이후 관리에 지친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언론 커뮤니케이션 용모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메시지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 이 인터뷰에서 해당 CEO는 “우리는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고, 유출된 기름에 대한 청소와 장비 운용 부분에만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법률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한 어떻게 보면 상당한 괴변을 메시징 해서 전달하고 있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한다는 전략도 무조건 진리이거나 원칙일수는 없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오디언스만이 유일한 진리고 원칙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대단하다.

 

5월 07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트롤러의 개입

 

이번 달부터 실행되는 여러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들을 SS 코치들과 디자인 하면서 시뮬레이션에 있어 ‘컨트롤러’의 더욱 강력한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의사결정그룹을 대상으로 위기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상황 분석, 대응 전략과 포지션 확립, 대응 메시지 개발 등의 프로세스를 거쳐 실제 대응을 지시하는 절차까지를 직접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 이런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는 최초 아주 마일드 한 시나리오에서 시작해서 극단적인 수준의 시나리오까지 escalating하는 게 묘미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아도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임원들은 대부분 녹초가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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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SS 코치들이 업그레이드 한 시뮬레이션 방식은 아주 강력하고 좀더 실질적인 주장을 하는 ‘컨트롤러’가 의사결정그룹내에 아예 포함되는 형식이다. 일종의 ‘악역(Evil)’인데…현실적으로 보면 가장 생각을 많이 하는 경영자의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고 치자.

 

우리 회사 A라는 제품이 갑자기 소비자에게 상해를 입히게 되어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 단체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대대적인 리콜이 필요하다 전하면서 다른 피해 소비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점차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서 소비자들이 회사에 문의를 해오고 있으며, 일부 회사 투자자들은 IR팀에게 이런 논란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듣고 싶어한다.

 

해당 마일드(?)한 위기 시나리오를 가지고 실제 의사결정그룹(여러 부서 임원들)에게 대응 방안을 구성해 보라고 하면 한 10분 정도 논의를 하다 이런 대략적 결론을 내리곤 한다. “해당 제품 리콜하고, 소비자들에게 사과합시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해 보이고, 아주 간단해 보이는 결과다. 의사결정그룹에 속한 임원들은 이런 결정을 만장일치(?)로 내리고 아주 여유만만(!)하게 대응 메시지를 구성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문제라는 거다. 실제 현실 속에서 이렇게 아주 간단히 리콜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거다. 시뮬레이션은 현실과 다르거나 관계가 없으면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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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분명히 의사결정 과정상 강력한 (훈련받은)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보통 고도로 훈련 받은 시니어 코치가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데 해당 컨트롤러가 의사결정그룹에 속해서 계속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제시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을 현실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마케팅 부사장께서 리콜을 주장하시는데, 생산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생산측에서는 이번 리콜의 원인을 생산상의 품질관리 부실로 정의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
  • 제가 알기로는 올해 생산 부문 KPI에 품질관리와 생산량이 아주 타이트하게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생산측의 대응안이나 복안이 있습니까?
  • 기획에서는 만약 리콜을 결정한다면 리콜 관련 손실을 어느 정도로 예측하고 있습니까? 올해 저희 회사 목표를 갈 수 있을까요?
  • 그럼 이번 사건은 누가 책임을 주로 져야 할 것이라 봅니까? 저(CEO)는 절대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 사내에서 어떤 예산을 가지고 해당 리콜을 진행 할 것입니까?
  • 이번 건을 가지고 보험사측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입장입니까?
  • 이런 배경을 가지고 저는 절대 이번 리콜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좀더 다른 대응 전략이 없을까요? 리콜은 절대 안 된다고 보는데…

이런 여러 실질적인 컨트롤을 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해당 부문 임원들이 더욱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고, 현실과 비슷한 입장에서 의사결정에 있어 실제적 토론이 진행된다.

가장 멋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모든 의사결정 그룹내 임원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고성이 오가고, 속을 태우면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남에게 미루는 것이 목격될 때가 아닐까? CEO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결정과 입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실행하는 모습이 바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일 것이다.

현실을 실제로 경험해 보아야…해답과 공감이 나온다. 경험에 의한 진리는 그렇다.

4월 242010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홍보인이 법조인 같이 말한다? : 식품업계

식품업계는 이와 관련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므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명 제과업체 A사 관계자는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제조연월을 표시하는 것일 뿐 영하 18℃ 이하에 보관한 제품은 미생물
번식하지 않으므로
식중독 우려가 없다”며 “제조연월과 달리 유통기한 표시가 의무화 돼있지 않은 것도 보관조건을 잘 지킨다면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평소에는 상당히 감정이 풍부하고 좋은 사람인 홍보담당자도 회사 일에 대해서는 아주 딱딱하고 방어적이된다.

시간이 지나서 해당 회사에 있지 않을 때에도 지금의 메시지가 ‘그건 아주 정확했었어’한다면 그래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 자신이 현직에 있지 않을 때 ‘그때 그 이슈는 그렇게 밖에 이야기 할 수 없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참…”한다면 그건 큰 문제다. (내 스스로도 일부 그런 반성들이 있기 때문에…)

법정으로 가기 전 기업은 항상 여론의 법정 (거실)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고 했다.

홍보인들이 이 거실에서 스스로 ‘법조인’인 양 방어적이고 수사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장난 치는 게 참 보기 안쓰럽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게 만드는 회사도 그렇다. 거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거다.

 

4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실제로도 연락들이 잘 안된다: 비상연락망

하지만 안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합참이 가장 먼저 공식 보고해야 하는 라인 중 하나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 위기상황팀이다. 청와대 해명대로 합참이 위기상황팀에 막 보고를 하려던 참이었다 해도 공식 보고가 휴대전화를 통한 비공식 내용 전달보다 늦었던 것이다. 특히 합참 관계자가 개별적으로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시점까지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를 몰랐다는 점에서 군 보고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 바로 보고체계와 공유체계다. 이슈나 위기 발생시 보고와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대응활동이나 조치들이 시쳇말로 ‘미친년 널 뛰듯(네이버 국어 사전)’된다.

기업 홍보실에서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도 항상 좌절 비슷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이 보고/연결 체계다. 오늘같이 토요일 이른 아침에 보통 CEO나 주요 임원들에게 연락을 하면 연결되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골프장에 계시거나, 사우나 중이거나, 심지어 휴대폰을 차나 집에 놔두고 외출중인 경우들도 있다. 평일 저녁 늦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술자리에서 폭탄 말면서 또는 밴드에 노래를 하면서도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일부 홍보실 일선 직원들 밖에 더 있나? 일요일에도 휴대폰 쇼파 옆에 충전시켜두면서 들여다 보는 직원들은 항상 홍보팀 사람들뿐이다…)

어떤 직장인이 이슈나 위기를 항상 예상하면서 휴대폰 옆에 상시 대기를 하겠는가?

문제는 문제를 가장 먼저 접한 홍보실 직원이 이런 원활한 보고 체계가 가동하지 않을 때 취할 수 있는 초기 대응 조치 등이 상당히 제한된다는 데 있다. 휴대폰 연결을 수십 번 시도 했으나 받지 않으시는 CEO, 지금 이 시간에 소재 파악 조차 되지 않는 임원, 심지어…핸드폰이 오늘따라 고장 나셨다던 홍보팀장이 나란히 사라져 버릴 때도 있다. 이때 누가 무얼 어떻게 할 수 있나.

시스템적으로 비상연락망/보고체계는 메인 라인과 서브라인으로 가능한 복수화 (다선 보고) 하는 것이 옳다. 상위자에게 전하는 일대일 단편적인 보고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상위자가 보고를 받아 적절하게 차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거나, 누락보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보고체계에 있어서는 중요한 한가지 전제를 기반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금 시간. 아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러니까.

 

 

 

4월 132010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지나가는 소낙비, 일단 피하고 보자!?

두 회사 모두 자기들이 파는 화장품 한 개 값보다 적은 돈을 기부한 것이지요. OOO코리아 측은 “기부금만 0원이지 신예 작가 후원이나 영화제 등 문화 행사에 현물로 약 7000만원어치를 지원했다”며 “우리는 파리 본사 차원에서 기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물 지원은 보통 화장품 브랜드가 실시하는 마케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회사는 ‘전년도 50만원 기부금’에 대해 처음엔 “그런 게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유니버설 발레단에 기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OOOO측은 “전년도 목표치가 1000억원 정도였는데 예상치를 밑돌아 기부할 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 회사명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최근 들어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외국 명품 또는 화장품 업계의 사회공헌투자에 대한 기사다. 해당 기업들의 홍보팀들은 기사에서 자신들이 언급 안 되는 게 유일한 위기관리일 것이다. 한국지사 홍보팀이 본사에 아무리 이런 이슈를 제기해도 사실상 profit이 나질 않는 시장에서 이런 압력을 받아 여론세를 내려고는 하지 않을게 분명하다.

“한국 기자들은 왜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지? 그리고 사회공헌 같은 것도 이렇게 여론몰이로 강요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하는게 외국기업 본사의 ‘합리적’인 생각일 것 같다.

기업은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다. 만약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 하나가 매출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준다면, 분명 해당 기업은 여론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반대로 움직이거나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일년에 한번 지나가는 소낙비라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본사까지는 젖지 않는 소낙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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