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VIP위기관리,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오너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공분(公憤)’은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 그리고 왜 그렇게 끊이지 않을까? 기업의 리더라면 사회적 명성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게 되는데, 왜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 바로 사회적 공분으로 연결되어 불과 며칠 만에 파국으로 결론 나 버릴까?

그 이유들 중 하나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에 주목해 보자.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들이 바뀌었다. 물론 변화된 미디어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들이 포함된다. 그에 따라 공중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둘러 보면 불과 수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환경이 바뀐 셈이다.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회사만 바뀌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owner)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 핵심이 있다.

한국만 이렇게 오너 위기(owner crisis)에 시달리고 있을까? 역사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런 유사한 위기들이 없었을까? 글쎄다. 사람과 사회가 변화해 나감에 따라 기업도 변화하는데, 어떻게 이런 위기가 한국뿐이겠는가. 기록을 보면 예전 해외 선진국의 그들도 많이 그랬었다.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을 때려 문제가 된 오너들이 한국에서 지탄 받고 있지만, 아주 예전 미국에는 사적으로 고용한 용병들을 사용해 파업하는 광산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한 기업 오너도 있었다. 일본에는 직원들을 도제화한다며 ‘하인’처럼 훈련 시키는 기업들도 아직 존재한다. 역사와 사회와 미디어 환경만 다를 뿐 어디에나 오너 위기란 존재하고 발생한다.

그럼에도 사회와 기업이 발전하고 성숙 되면서 그 횟수나 유형들은 상당 수준 잦아들고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한국 기업들도 앞으로는 그렇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 될 것이다. 숙제는 그 때까지 걸리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위기는 계속 될 텐데 기업의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그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오너 위기는 위기 성격상 기업 차원에서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키거나 하는 것이 힘들다. 불가능하다. 사내 구조와 문화상 그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애석하지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앞으로 그런 위기의 발생을 대비해 미리 대응을 준비해야 할 뿐이다. 아무래도 준비되어 있는 대응은 공분을 관리하며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기업의 오너 위기와 위기관리. 그간 여러 케이스들을 대상으로 공통적인 유사점들과 습관들을 모아 봤다. 물론 이 항목들은 대부분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에 해당한다. 일단 오너 위기관리에서 성공한 케이스 수가 매우 적으니 대부분 따라 하면 안 된다 생각하고 의미를 새기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공분은 관리된다.

항상 VIP는 늦게 등장한다.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화자(話者)가 자신이 아니다. 항상 놀라는 부분이다. 사내에서는 이를 일종의 의전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누구를 막론하고 문제를 일으킨 자가 가장 먼저 앞에 나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맞다. 이를 가시성(visibility)이라고 한다.

VIP가 해야 할 사과를 법인이 한다.

당연히 앞에서와 같이 VIP가 늦게 등장하시니 급한 법인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며 ‘대신’ 먼저 사과한다. 법인 조차 늦게 사과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라는 직원들의 생각은 이해된다. 심지어 오너의 개인적인 성추행 논란에 대해 임직원명의로 사과 한다. 완전한 희극이 된다. 오너는 그 스스로 법인이 아니다. 오너의 실수로 법인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 오너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인만 대신 나서서 성공한 오너 위기관리는 없다.

원점관리를 어려워한다.

오너가 만든 문제를 임원들이 가서 풀려 하니 어렵다. 화가 나 있는 이슈 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들이 오너를 직접 보고 사과 받겠다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임원들에게 교섭권한을 주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집 앞이나 직장 앞에서 대기하고 하는 정서적인 접근을 한다. 말로 주고 되로만 갚겠다는 심산인 꼴이 되니 원점은 관리 될 리가 없다. 한편 오너가 지닌 억울함과 흥분을 관리하는 것도 직원들에게는 원점관리가 된다.

최초 홍보실 해명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축소된 채로 진행된다.

사건 현장에 홍보임원이나 홍보팀장이 있지 않았을 때 말이다. 그 당시 주변에 있었던 임원들의 전언을 듣거나, 흥분해 있는 오너의 개인적 상황 설명을 듣고 이를 전하니 대부분 팩트가 아닌 해명이 초기에 진행된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상대의 뺨을 스쳤다” “때리긴 했는데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정확하게 고환을 찬 건 아니다” “술 취한 여직원을 쉬게 하려 했다” 같은 해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듣고, 경찰에게 듣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취재해서 알고 있는 상황보다 형편없이 이해가 적다. 결국 회사는 오너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공범 집단이 되어 버린다. 법인 차원에서는 이를 필히 경계해야 한다.

해명이나 사과 메시지가 일반적이지 않다.

어떤 회사에서는 오너가 홍보팀에게 직접 해명문을 써주기도 한다. 해명문의 핵심은 오너의 의중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내부에서 누가 아무리 “이런 표현은 위험합니다”해도 좀 더 강력한 항변을 원하는 오너의 의중을 거스르기 힘들다. “내가 잘 못했나?” 하는 물음에 “예, 크게 잘못하신 겁니다.” 할 수 있는 임직원이 없으면 해당 메시지는 산으로 간다. 엉뚱한 사과문구에 언론과 온라인 소셜미디어 공중들은 다시 분노한다. 겉잡을 수 없이 긁어 큰 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사과가 피상적이다.

어떤 회사 오너는 기자들 앞에 나와 “죄송합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만 수 십 회 반복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지 못한 채로 임직원들이 회장과 함께 단체로 머리를 조아린다.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할 뿐 정확하게 누구에게 죄송하고, 어떤 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를 끼쳤다는 명시가 대부분 흐릿하다. 문제의 원점인 그들에게 먼저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하는데, 기자들에게 한다. 이 부분은 공히 반복되는 해프닝이다.

“사과했다”하지 않고 “사과 할 것” 또는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래형이다. 기자들도 알고 모든 국민들이 이미 다 알아버린 자초지종인데, 그때 앞으로 나와서 “사과드릴 것”이라는 뒤 늦은 미래 의지를 나타낸다. 기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어떤 케이스에서는 자신이 만든 위기에 대해 거래처, 파트너,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사과한다. 이슈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는 그 자리에 없다. 기자들은 상황과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미 사과했습니다”같은 완료형이 옳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개인적으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채널이 문제다. 예를 들어 오너의 개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공개사과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물론 그 사과도 일부 언론에서는 받아 기사화 해 주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법인의 오너로서 정상은 아니다. 아직까지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언론을 통해서 온라인 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

사과는 하는데, 개선 의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개선의지를 해석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이 사람과 법인이 꼼수를 쓰고 있구나’하는 감을 가지게 하면 안 된다. 해당 이슈의 중대성에 비추어 적절하거나 그를 상회하는 수준의 개선조치라면 위기관리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원점관리에 드는 비용도 그런 기준이 기본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있겠다는 의지라던가, 그냥 말로 해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면 힘들다.

추가 개입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비도 늦다.

대부분의 오너 위기를 보자. 먼저 이슈확산자(원점)의 활동이 진행된다. 짧은 시기이지만 감지 가능하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미디어발로 기사화 된다. 이후 폭발적으로 확산 된다. 이 또한 감지 가능하다. 법인 차원이나 개인 차원의 위기관리가 진행된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지적되고,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전직 직원, 이전 피해자, 증언자, 내부고발자)이 나타나서 이슈를 키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경찰, 검찰, 국세청, 공정위, 노동청, 관세청….등등의 수사권을 가진 규제기관들이 개입한다. NG와 거래처들이 단순 피켓팅을 넘어 소송으로 개입한다. 초기 오너 위기관리를 진행하면서 추후 예상되는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에 대한 감각과 대비 등이 진행되는 곳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규제기관 조사 대응 때는 반대로 개인 대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 법인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지는 그룹사들도 있지만. 중견그룹이나 중소기업 오너 위기관리 때는 약간 다르다. 그간 초기에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법인이 중심이 되지만,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조사 출두 명령이 떨어지면 오너는 개인적 대응을 시도하곤 한다.

이미 회사에 큰 데미지가 온 상태인데도 해당 조사에 대한 대응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를 구해 상담을 받는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자문 받는다. 청와대, 국회,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등등을 망라해서 해당 기관 출신 지인들에게 개인적 SOS를 친다.

국민들의 주목이 이미 생겨버린 이슈에 대해서는 이들도 흔쾌히 나서기 힘든 상황인데도 도와달라 한다. 최초에는 오너의 개인 대응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 문제를 풀고 사후 규제기관 대응에는 법인차원의 (협력된) 지원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이슈가 잦아들면 사후 급속 명성관리에 힘쓴다.

보통 이럴 때 사용되는 것이 ‘흔적 지우기’다. 온라인상에서 여러 노력들이 실행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더라?’하는 공중들의 기억을 원하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려 한다. 단기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강화해 보기도 한다. VIP의 이미지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곳도 있다. 홍보실을 대폭 개편(?)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상당기간 자숙하는 모습이 정석이다. 공중들의 기억을 제대로 지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더 긴 시간, 그리고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지대한 노력이 수반된다. 흔히 공유되는 워렌 버핏의 명언이 있지 않나.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분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앞으로 다시 20년은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공중들이 그런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다 라고 답변한다. 이는 단순하게 언론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를 철저하게 물샐 틈 없이 완벽하게 틀어 막아버렸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미디어는 통제할 수 없다.

“그럼 일단 위기가 공중들에게 알려진 후에는 어떤 위기관리가 가장 잘 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공중들에게 공분(公憤)이 생기지 않도록 단기간에 이슈를 종결 시키려는 모든 노력을 행한 위기관리가 성공한 위기관리”라고 답할 수 있다.

오너 위기관리에 대한 성공 기준도 마찬가지다. 오너 위기관리에서 오너가 직접 마주하고 관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공분(公憤)’이다.

 

# # #

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6편] 황당한 사과 광고와 메시지, 왜 이럴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한 회사에 대해 여러 언론에서 상당한 의혹을 제기하며 사정기관 개입을 주문하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회사가 해당 의혹에 대해 사과광고 비슷한 걸 냈더군요. 문제는 사과 형식이나 메시지가 전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이런 실수는 왜 반복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에서 위기관리 매니저들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위기관리를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것인 아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가 풀릴지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걸 말하기가 참 어려워서 그렇지…” 이 말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성패에 대해 외부 시각으로 평가 하는 데에도 기본적으로 참고해야 할 내용이고요.

일단 사과문 형식이나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경험상 그 회사가 어떻게 사과하는지 잘 모르고, 한번도 사과해 본적이 없어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 회사는 이미 여러 번 사과를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엔 이상한 실수를 저질렀을까 하는 것이 의문인 거죠.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 시각으로 보아 ‘이상한/괴상한’ 형식이나 메시지가 실제로 표출되는 경우 그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선의 개입’ 또는 ‘이질적 인사의 개입’이 큰 이유가 됩니다. 평소에 해당 기업에서 정상 홍보업무를 하고 있던 임원, 팀장, 직원들이 있었던 회사에서 이런 이상한 대응 방식이 나오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뿐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사과/해명 메시지를 몇 줄 구성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인력들이 투입됩니다. 총 10줄이 안 되는 짧은 사과/해명문이라 해도 최종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로 그 짧은 메시지가 나오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수 인력의 깊은 고민이 전제됩니다.

A라는 표현은 안 된다. 대신 B라는 표현을 쓰자. 아니다. B라는 표현도 민감하다. 차라리 A-1 표현은 어떤가? 아니다 다 위험하니 차라리 C 표현으로 대체하자. 이런 논의들이 지속 반복되고, 여러 부서 인력들에 의해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일반인들은 그 짧은 메시지에 뭐 그렇게 고생을 하는가 하겠지만, 공식 입장문이라는 것의 중요 중대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시각에서 황당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 길고 긴 고민의 과정에 소위 ‘비선’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회장님이나 대표님과 친하다는 전문가(?)가 나타납니다. 전혀 해당 상황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분일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했다는 분들도 비선으로 불쑥 나타나 한마디씩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기존에 전략이나 논리를 중심으로 공식 입장문을 가다듬던 정규 부서와 인력들의 입은 더 이상 열리지 못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해당 비선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그들의 크리에이티브 함에 박수를 칩니다. 왜 우리 인력들은 이런 상큼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가 하십니다. 점점 더 의사결정은 위태로워 집니다.

정말 회사를 위한다면 이 정도 단계에서 “위험합니다. 그렇게 메시지가 나가게 되면 이런 이런 반응들이 예상됩니다.”라는 사전 경고 메시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할 상황이 되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내부 담당 임직원들에게는 못 마땅한 메시지가 공식 입장으로 표출됩니다.

당연히 그 이후에는 엄청난 후폭풍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후 대응도 문제가 됩니다. 해당 공식 입장문에 대한 부정적 사회 반응을 취합 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하는 것도 내부에선 힘이 듭니다. 마치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이 부정 상황에 책임을 지십시오’라는 행위 같아 보일 수 있어서 입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위기 시 가장 주의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 ‘비선’의 갑작스러운 개입입니다. 그들 중에는 실제 기업 위기관리 경험이 일천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가시성만 높아져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무언가 일거리를 주기 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위기 대응에 있어서 ‘오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큰 성과나 변화 비슷한 것을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는 절대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 아닙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이란, 검증된 그룹에 한 해 한정적이며 효율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치의는 내부 위기관리팀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그들의 이해와 숙련도에 기반해 진행되는 게 맞습니다. 외부 컨설턴트는 특수한 진단이나 수술에 단련된 전문의라 보시면 됩니다. 주치의를 도와 수술 집도를 할 수 있지만, 주치의의 메쓰를 뺏어 던져버리고, 자기가 수술대를 장악하면 안됩니다. 훌륭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그런 상황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 # #

4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3편]사과나 공감으로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 대한 우리 공식 입장문 초안을 내부에서 리뷰 하는 중입니다. 몇몇 임원들이 공식 입장문에 들어있는 사과 표현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에 대해 추후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며 삭제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 표현들도 법적인 책임과 연결이 되나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공식 입장문 원문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법적 부분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씀 드리기가 힘들겠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실행에서 약간 잘 못 알려진 ‘법적 책임 우려’에 대해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위기관리 실무자들끼리는 흔히 공식 입장문을 통해 쉽게 사과하고, 감정적으로 공감 하다 보면 추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분명 틀린 조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핵심은 어떤 사과와 어떤 공감 문구들이 어떤 식으로 적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문구는 흔히 ‘구체적 사실관계’가 들어가 있는 사과와 공감 표현입니다. ‘구체적으로 책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배상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구체적으로 공적 약속을 하는 경우’도 위험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 내에서 작성되는 수준의 공식 입장문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수준의 내용까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흔히 공식 입장문들은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등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 표현들이 들어 있을 뿐입니다.

감정적 공감이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이 제외되거나 생략되고서는 효과적인 위기관리가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미국 같이 소송이 흔한 사회에서도 기업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종종 ‘미안합니다(We Are Sorry)’는 표현을 씁니다. 기업이 인간화되어 전달하는 진실한 의미의 ‘감정적 공감’은 법적 책임의 소재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좀 더 설명 드리면 기업의 사과나 공감 표현에는 ‘우리가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가?’ ‘우리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무엇을 공감하고 있는가?”하는 보다 정확한 표현이 들어 있을 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적으로 효과가 생깁니다. 그냥 문구에 ‘사과 드립니다’는 표현만 사용한다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공감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공통된 감정’을 최대한 이해하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그런 감정을 제공하게 된 것을 ‘사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 감정에 ‘공감’한다는 표현도 중요합니다. 피해자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그 ‘고통에 대해 사과’하고 그 ‘고통을 함께 공감’한다는 의미로 사과와 공감을 활용하면 됩니다.

그와 달리 피해자들에게 그러한 고통을 전달한 우리의 구체적 문제 그 자체에 대해 미리 사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의 원인이나 책임에 대해 미리 공감 동의한다는 의미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 결과들은 현실적으로 추후 정부기관의 조사나 법정에서 판가름 날 수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나 공감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사과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법적 책임을 우려하여 사과나 공감 그 자체에 인색한 것도 전략적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사과하고 공감해야 현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 지속해야 합니다.

모든 사과나 공감이 법적 책임과 연결되어 있다는 단순한 믿음을 이제는 버리시기 바랍니다. 분노하는 고객과 공중들과 맞서면서 일언반구 사과나 공감 없이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습니다. 만에 하나 법정에서 승리를 했더라도 그 회사는 나쁜 회사로 남습니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옳은 기업’보다 ‘좋은 기업’을 따릅니다. 물론 평소에는 ‘옳고 좋은 기업’이 최상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 시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먼저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옳은 기업이 되는 것을 택한 경우보다는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 감정에 대한 사과와 공감에 인색하지 마십시오.

 

 

# # #

3월 082017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9편] 사과를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들어 저희 회사에 자잘한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마다 계속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를 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도 들고, 비판 여론도 좀 줄어 들더군요. 사과를 잘해야 위기가 관리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긴 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고 사람이고 문제를 발생시켰을 때는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과가 위기를 관리 한다고 보기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의 실수나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받으면 어느 정도 화가 풀리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그러나 요즘 우리 기업들의 문제는 그 사과를 계속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과해야 할 일을 반복적으로 만든다는 것이죠. 가장 좋은 위기관리는 사과 할 일을 미연에 방지해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문제를 일으켜 놓고 사과하는 대응을 하기 보다는, 그 이전에 이 일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까 미리 따져보고, 문제가 생길 일을 만들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 기업이 한두 번은 문제를 만들 수 있어 그의 사과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그 사과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에 대한 수용성은 대폭 감소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계속 되는 사과에 대해 “이 회사는 왜 문제를 찾아 고치지 않고, 사과만 반복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죠. 진정한 사과에는 ‘개선에 대한 의지 표현’이 필수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반복되는 사과란 앞선 사과에서 개선의 의지를 거짓으로 표현했다는 증거가 되겠습니다.

일부에서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 사과가 반복되면 문제겠지만, 각기 다른 문제에 대해 각각 사과하는 것은 다른 의미 아닐까요?”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같은 실수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서도 계속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사과 또한 반복하는 것처럼 나쁜 것은 없겠지요. 하지만, 각기 다른 실수들을 여기저기에서 발생 시키는 것도 그리 좋은 조직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건 경영의 품질에 관한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횡령이나 배임의 논란에 휘말린 회사가 있다고 해 보죠.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회사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임원들의 집단적인 사내 성희롱 논란이 일어 났습니다. 비정상적인 기업 문화를 비판하는 여성 직원들의 고발이 이어졌죠. 그래서 그 회사는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해당 임원들을 인사조치하고, 사과를 했습니다. 몇 주 후 인턴으로 출근한 직원 하나가 회사에서 자살을 시도 합니다. 업무 강도가 너무 세고, 인턴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 이유였죠. 회사는 이 또한 사과 하고, 개선을 약속합니다. 이런 회사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이 회사는 계속 각기 다른 논란과 문제들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각각에 대한 개선이나 재발방지 책도 일부 실행하고 약속했습니다. 하나 하나를 보면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공중들이 해당 회사를 바라볼 때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요? 이 회사는 참 문제가 많은 회사구나. 그러니까, 저런 부정적인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 구나. 또 다른 많은 문제들이 회사 내에 잠재해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나쁜 이미지를 각인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사과가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기 보다는, 사과를 통한 개선과 총체적인 돌아봄이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사과라는 실행이 ‘다시는 사과 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가 기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욱 더 조직을 민감하게 운영하고, 사전에 여러 문제 소지들을 같이 들여다보면서 문제를 만들지 말자는 공감대를 갖추어야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이라서 실수를 하는 것이죠. 저희도 사람이라서 실수를 합니다. 어떻게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그렇게 실수를 하니까요. 하지만, 실수를 더 이상 저지르지 말자, 실수를 최대한 방지하자, 동일한 실수는 절대 저지르지 말자고 생각을 다잡는 기업은 위와 같이 실수에 관대한 기업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실수는 없앨 수 없으니 사과라도 반복하자 생각하는 기업도 사과할 일을 다시는 만들지 말자 생각하는 기업과 크게 다름이 있을 것입니다. 실수 후 사과를 하는 진정성에 따라 성패를 가르는 다름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 #

 

12월 23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페덱스 위기관리로부터 배우는 준비의 중요성

2011년 12월 19일 유투브 업로드
(미국시간 12월 18일)

2011년 12월 23일 한국시간 오후 6시 45분 현재 해당 동영상 시청자 수 5,476,822

13,174 likes, 717 dislikes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페이스북과 reddit이 초기 주요한 확산 채널이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영상 노출 지역들을 보면 상당히 전세계적으로 골고른 노출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페덱스측의 대응



한국시간 2011년 12월 21일 유투브 업로드 (미국시간 12월 20일)

2011년 12월 23일 한국시간 오후 6시 45분 현재 해당 동영상 시청자 수 273,311

2,983 likes, 168 dislikes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면 페덱스측의 사과 동영상은 초기 페이스북이나 reddit의 관여가 별로 없었다. 주목할 부분은 유투브 서치 ‘fedex’에서 초기 노출이 많이 일어 났다는 부분이겠다. 소셜 공중들이 유투브 상에서 ‘이런 동영상에 대해 페덱스는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찾아다니는 상황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장기 노코멘트 하면 안된다. 동영상은 동영상으로, 또한 같은 채널로 대응하라는 인사이트를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페덱스의 문제 동영상은 전세계 골고른 노출을 보이는 반면, 사과 동영상은 영어권 지역에서 주로 노출이 됐다. 전반적으로 회사의 사과에 대한 일반 공중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인사이트. 또한 지역상 편차가 있다는 것은 문제의 동영상은 모션중심인데 비해, 페덱스의 사과 동영상은 (영문) 메시지/음성 중심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론

  • 문제의 동영상 업로드 이후 실제적으로 공중들에게 가시화된 것이 미국시간 기준 12월 19~20일이었음. 페덱스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최고임원의 사과 동영상을 만들어 미국시간 기준 12월 20일에 업로드했음. 기술적으로 하루만에 사과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했다는 스피드에 주목 할 것. (모니터링-내부 심각성 공유-상황파악 및 보고-최고의사결정자의 결정-세부 대응안 마련-동영상 콘티/메시지 확정-동영상 촬영준비/촬영-편집-컨펌-업로드= 1일이 우리 기업들에게는 가능할까?)
  • 유투브도 유투브지만 페이스북이 새로운 위기확산 채널로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함. 다른 상황에서도 이 부분은 재컨펌 되어야 할 부분
  • 사과 동영상의 노출 채널을 보면서 다른 채널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채널을 통해 빨리 대응하는 것이 가장 기본 활동이라는 점 (You tube vs. You tube, Facebook vs. Facebook, Twitter vs. Twitter) 이런 인사이트는 평소 어떤 위기가 어떤 채널에서 발생할지 예측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가능한 많은 기업 채널을 관리 성장시켜 놓을 필요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줌 (BP, Toyota, 신라호텔 등 유사 케이스 참고)
  • 사과 동영상의 경우 그 노출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포맷에 있어 창조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 위기는 글로벌 위기인데 사과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영어로만 제공된다는 점. 또한 구두 메시지로만 사과 메시지가 전달되어 흡수력과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 한다. 문제는 제작 기간이 문제인데, 어떻게 이런 제약들을 극복하면서 노출범위와 흡수력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는 점이 고민. (예를들어 Toyota Recall케이스에서는 한개의 영어 동영상을 여러개의 언어로 캡션화 해 각각 제공된 적이 있다)  

Anyway…준비되어 있어야 정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반복적 인사이트에 또 한번 박수!



 

11월 252010 Tagged with , , , , 9 Responses

국방부의 주장에서 빠진 메시지: 사과가 없다

연평도 사건에서도 국방부의 포지션과 메시지들은 상당히 독특하다. 특히 김국방장관의 메시지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어 더욱 독특하다.

 

최초 함참의 대언론 브리핑에서는 사실 Q&A 세션이 없었던 게 나았다. 최초 대응 시각을 컨펌하려는 기자들에게 답변자가 말려들다가 허겁지겁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기자들과의 조우였다. 이때부터 15분, 13분 이야기가 화두가 된다. 최초 메시지 관리 실패다.

24일 김국방장관은 국회국방위 보고에 있어 교전규칙의 실효성을 따지는 의원들에게 “교전규칙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교전규칙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패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 개선했었어야 마땅하다. 풀타임으로 국방업무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군은 북한의 1차 해안포 포격 시작 13분 후 첫 대응사격을 실시했고 2차 포격 때도 북한의 사격 시점보다 13분 늦은게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런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 “(적의) 포탄이 떨어지면 대피해야 하고, 대피 상태에서 남서쪽이던 포의 방향을 다시 전방으로 바꾼 뒤 포를 준비해 사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13분 뒤의 대응사격은 훈련이 잘됐을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완벽했다는 이야기 같다.

북한의 포공격이 총 몇발이었는가에 대한 브리핑에 있어서도 공개 숫자가 오락가락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장관은넓은 연평도 곳곳에 포탄이 떨어져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해당 부대장이 정확하게 포탄을 세어 보고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정확하지 않았으면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최종발표 포숫자는 100% 정확한가?

북측에 적절한 타격을 통해 피해를 입혔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해안포의 특성상 타격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대신 적군 막사지역을 타격했다 해명했다. 타격 결과에 있어서도 자신이 없어보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미 인식하고 있엇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태개책을 가지고 있었어야 옳지 않나.

여러 가지 지적들과 김장관의 답변을 쭉 듣다 보면, 국방부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어 보인다. 아주 잘 대응 했다며 마치 칭찬을 구하는 듯 하다. 그냥 북측에서 도발을 한 것이 문제지 우리군은 철통방어 했고, 적절하게 대응했고, 완벽하게 괴멸했다는 입장 같다. 잘 모르는 의원들의 지적에 억울한 표정이다.

그런데 왜 이런 궁방부의 완벽함 속에서 국민들이나 의원들은 군의 대응에 의구심을 품고,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을 가질까? 왜 군의 전력이나 대비태세 그리고 실제적인 대응역량에 신뢰를 주지 못할까? (만약 모든 국민이 최근 군의 역량에 강력한 신뢰를 주고 있다면 내가 잘 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으로 해석해 보면 국방부는 스스로를 ‘피해자’라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엉겁결에 당했다. 억울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우리는 대응을 했다는게 주요 입장과 메시지다. 천안함 때도 이 포지션은 지속되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연 국방부가 단순한 피해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의 생명을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의 핵심이다. 일종의 에이전트다. 천안함이나 이번 연평도 사건에서 국민의 에이전트인 군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다 했을까? 특히 연평도 사건에서는 국민들의 중요한 생명을 완벽하게 방어해주었나? 완벽한 방어에 조금이라도 실패했으면 국방부는 최소한의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왜 국방부는 사과하지 않는가? 왜 군인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 안되는가?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뼈를 깎은 노력과 역량강화를 약속해야 국민이 신뢰할 것 아닌가? 사과하지 않고, 우리는 완벽하다다만 갑자기 공격해 온 북한이 문제다라는 논리로 어떻게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진짜 스스로 생각해도 군이 아주 완벽하게 대응을 했나? 국민이 만족할 만큼?

 

 

 

 

8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어떤 경영자들이 이렇게라도 사과해 보았나? :이마트

 

 

 

‘못 믿을’ 이마트…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사과’ 논란 [MBN]

휴가를 다녀오니 또 아주 다이나믹 한 의견들이 회자되고 있다. 일부 매체 (한국일보, MBN )에서 이번 이마트의 한우쇠고기 관련 사건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들의 트위터사과과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 이번 사건이 첫 번이 아니었음에도 반복적으로 사과에만 그치고 있다.
* 회사의 책임보다는 일선 직원들의 실수로 폄하하려 한다.
* 트위터라는 매체를 통해서 경영진 개인이 사과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부분들이다. 물론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자.

* 언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회사의 잘못에 대해 진실하게 언급하거나 공개적으로 즉각 사과하는 적이 있었나? 어느 그룹사의 최고경영자들이 사과해야 마땅한 사건들에 대해 개인적인 매체를 통해 사과 한 적이 있나?

* 이렇게 사소한(?) 사건에 대해서까지 언급하면서 사과한적이 있었나? 지금까지 일선 창구 직원의 실수 수준보다 얼마나 큰 사건들(사과해야 마땅할)이 많았는가? 그 때 어떤 최고경영자가 즉각 자신의 타이핑으로라도 사과의 메시지를 소비자들과 공유해보았나?

* 사과의 메시지에 있어서도 소비자와의 공감부분에 대해서 표현이 충분치 않았다 치더라도, 강력한 사과의 메시지와 개선방안이 제시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실수를 계기로 작업장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10개 소형점포에서 한우는 광주축산가공센터에서 별도로 작업, 공급해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이마트 최병렬 대표 트윗(http://twitter.com/choibr5001)

, 몇가지 아쉬운점은:

*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에는 기존 트윗 자산을 활발하게 성장시켜 왔던 경영자인데 반해, 이마트 최병렬 대표의 경우 이제 트윗을 시작하는 단계인 점.

*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첫 번째 트윗을 시도했었어야 했다는 점.

* 해당 트윗이 실제 자신이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초기 트윗 입문자가 twtkr을 사용해 장문의 글을 업로드)

* 트윗의 특성상 @yjchung68을 쓰고 자신의 트윗을 올렸다는 점 (이 부분이 가장 아쉬운데 정 부회장의 아이디 멘션 없이 그냥 자신이 밝히는 이마트의 입장을 몇 개에 나누어라도 트윗 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과 트윗 이후 수일 동안 아무런 추가 트윗 활동이 없었다는 점. 물론 팔로워 및 팔로윙 관리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함. (이 부분은 실제 최 대표께서 자발적인 소셜미디어 자산 구축에 아직 자신감이 없으신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지게 함)

 


최근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고, 그 변화와 성장을 정 부회장께서 이끌고 계시다는 게 중론인데, 향후 조직이 움직여 성과를 나타내는 소셜미디어 자산 구축활동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 진짜 위기관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2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전문가 선배들과의 대화

어제 저녁 국내 기업 위기관리 분야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가진 시니어들 한 무리와 같이 저녁을 했다. 여러 흥미로운 경험담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선배 A: “그게 타이밍이야. 진작 검찰에서 박살날줄 알았으면 변호사 그룹 그렇게 많이 꾸려서 쓰지 말고, 초반부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말 한마디하고 낮추는 자세를 보였으면 될걸 말이지…”

선배 B: “결국 나중에는 다 까고 잘못했다 시인했잖아. 그 양반…그러려면 진작 했었어야 하는 거지”

선배 A: “거 사실 그 뒤에는 법무 쪽 입김이 너무 세서 홍보쪽은 관여 할 엄두도 못 냈던 거야. 그래서 실무 하는 선수들도 죽겠다 죽겠다 했었어…당시에..”

선배 B: “그래도 홍보쪽 이야기를 그렇게 안 들어서 잘 되리라 생각한 건가? 홍보쪽도 그 양반에게 죽자 사자 고언을 했었어야 하는 거지…”

 

 

 


:선배선배들도 경험이 있지만노인네가 안 하시겠다는데 홍보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어요? 절대 안 하시겠다고 하면 어쩌겠어요. 그 포지션대로 가야지. 홍보쪽에서 다른 포지션 탈 수도 없고.”

 

선배들 (동시에): “하긴 그렇지…”

우리는 동시에 소주잔을 한잔씩 들이키면서 천장을 처다 본다.

그렇다. 최고위 당사자께서 절대 사과 안 하신다는데플랜B를 만들어야지. 홍보팀이 계속 플랜 A에 어떻게 목을 메냐 하는 거다.

2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같은 이슈 다른시각: 토요타 리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토요타의 리콜 케이스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주로 토요타의 몰락, 굴욕, 뻔뻔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한국 vs. 일본이라는 감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급발진이라는 핵심 이슈가 토요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산 국내산 자동차들에게도 공히 해당되는 이슈이기 때문에 이렇게 통렬한 지적과 표현들이 다른 기업들에게는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하다.

미국에서도 많은 전문가들간에 서로 토요타 리콜 케이스에 대한 해석들이 분분하다. 미국의 위기관리 전문가들 중 하나인 Jim Lukaszewski는 그의 블로그에서 이번 토요타의 리콜 케이스를 역시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와 맥을 같이 보고 있다.

Toyota’s response is clearly meeting this global standard. The Toyota brand, like Tylenol, is likely to be stronger as a result of such excellent, open, and responsive corporate behavior.

Negative speculation, which the media loves more than the truth, by so called experts, only serves to underestimate the intelligence, competence, and loyalty of satisfied customers. [Crisis Guru]

이전 나의 토요타 케이스 관전평과도 일치하는 관점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위기가 발생했다는 그 사실과 원인보다,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하고 개선해 나아갔는가 하는데 있다. 소비자들은 항상 이해하고 용서해 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숨기고 속이고 결코 사과하려 하지 않는 기업들이다.


 

9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5 Responses

제왕은 실수 할 수 없다?

최근 많은 기업이 불만을 가진 고객에게 사과하는 일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아벨러 박사는 “말로만 사과하는 것은 아무런
비용도 쓰지 않아 입에 발린 말이란 느낌이 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용서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적으로야 입에 발린 사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사과를 받으면 마음이
금방 풀린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 23일 노팅엄대 의사결정연구와 실험경제학센터(CEDEX) 저널에 발표됐다. [
조선일보]


영국
노팅엄
대학교에서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기업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항상
강조하던
부분인데

부분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니
매우
흥미롭다.


기사
또는
연구
실험에서
약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 메시지가 일관되게 반복적으로 진행되었을 수용 수준은 더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번의 사과 보다 더욱 강력한 효력을 발휘할 있다.

또한
그에
더해
확실한
해결방안
또는
개선책이
커뮤니케이션
되면
더더욱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부분은 실험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통해 이미 검증되고 실제 기업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원칙이다.

아이러니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업들은
사과에
익숙지
않다는
사실이다. 직원은 사과해도 기업은 사과하지 않는다. 평사원은 사과해도
CEO

사과하지
않는다.
마치
제왕은
실수


없다는
투다.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