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위기관리 프로세스]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 임파워먼트와 크로스 체킹의 밸런스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를 분석하지 않고?
최근 들어 소셜미디어상의 위기 그리고 그들에 대한 관리 부분에 관심을 가지는 클라이언트들이 늘고 있다. 좋은 소식이다. 그러한 클라이언트들과 처음 대화를 시작하면서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고 계시나요?”
돌아오는 대답의 대부분은 “아직…”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기업 블로그를 운영 하고 계신 일부 클라이언트들도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모니터링과
분석은 “아직…”인 경우들이 많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 제품, 우리 브랜드, 우리 서비스, 우리 직원들, 우리
공장, 우리 지점, 우리 일선 도우미들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 하고‘ 그리고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모르고 있다는 거다.
모니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분석하기는 더더욱 힘들고, 더 나아가 그 대화에 대한
분석 결과를 가지고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언론관계에 비교해 보아도 그렇다. 신문을 읽지 않고 TV를 보지 않으면서 언론관계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언론 모니터링이 없으면 대언론 전략이 있을 수가 없다. 위기관리는 더더욱 말이 안 된다.
몇 개의 업체들이 소셜미디어상의 모니터링 프로그램들을 시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서비스
히스토리들을 구경해 보면 대기업 중심으로 꽤나 많은 회사들이 그 서비스들을 자체적으로 주문해 활용하거나, 커스토마이징해서
활용 중이라 소개한다.
생각 외로 팬시 한 인터페이스와 통계화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가격 또한 이성적인 수준에서
다양한 페이먼트 플랜을 운영 중이다. 그러면 이런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걸어 놓으면 소셜미디어상의 대화
분석은 완벽하게 가능한 것일까?
모든게 그렇지만, 소셜미디어상의 대화 분석 자체도 사람이 관여를 해야 한다. 마치 일기예보 수치들과 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fact들을 실시간
사람이 재선별(re-filtering)하고 검토 논의 주제화 하고, 의사결정
해야 한다. 이 부분이 문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위기관리의
핵심이다.
분명한 것은 소셜미디어상의 모니터링이 되지 않고서는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관리란 절름발이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구글이나 네이버를 실시간으로 클릭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논의 주제들을 가지고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코치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너무 갖출게 많다. 선행해 필요한 게 많고, 좋은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적잖은 예산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많은 클라이언트들을 포기를
한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분명.
구조화된 분석 훈련
쥬니어 AE들이나 인턴들에게 윗 AE들이 분석업무를 시키는 모습을 보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주문을 한다.
“OOOO에 대해서 기사 검색을 좀 해 봐바. 작년 1년치로. 그 회사가 어떻게 기사에 노출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알아다 줘. 이번주 안으로…”
그러면 열에 아홉 쥬니어들과 인턴들은 네이버를 통해서나 KINDS 자료를 통해서 키워드로 회사명을 치고 기사 하나 하나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몇개 눈에 띄는 기사들을 읽어보고 나름대로 정리를 해…일주일 후에 두툼한 보고서를 AE의 책상위와 이메일로 보낸다.
그러면 또 열에 아홉의 AE들은 다시 쥬니어와 인턴들을 불러 모은다. “이게 무슨 이야기야? 이렇게 오버롤하게 분석을 하면 어떻게 해. 어디 어디에서 각각 몇건씩의 기사가 나왔는지…또 월별로는 어떤 이슈들이 가장 많이 기사화 되었었는지…뭐 이런 이야기들은 하나도 없네? 대체 지금까지 뭘 한거지?”
그러면 또 열에 아홉 쥬니어들이나 인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우이씨…처음부터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잘 가르쳐 주지…다 해 놓으니까 이래’
이 프로세스에서 잘못은 그 일을 시킨(지도한) AE에게 90%이상이 있다. 나머지 10%의 잘못은 시키는 대로만 한 쥬니어와 인턴들에게 있다.
항상 모든 분석작업은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다양한 기준들을 중심으로 모든 습득 정보들을 구조화해서 리포트에 담아 윗 AE에게 보고를 하는 것이 옳다.
맥킨지나 보스턴 컨설팅 같은 경영컨설턴트 스타일의 심도있는 분석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PR에서는 아주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바운더리 내에서 기본적인 분석작업만 필요하다. 그래서 누구든 방법만 알면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서 분석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법을 깨닫지 못하거나, 말해주지 않거나, 일부러 대략적인 일을 시키는 데서 발생한다. (생각해보라…이렇게 비구조화된 분석을 한달 내내 하면서 인생을 낭비하는 게 얼마나 아까운가)
우선 윗 부분과 같은 기사 분석을 한다면 다음과 같이 구조를 결정해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는 게 맞다.
1. 자사, 경쟁사 1, 경쟁사 2, 경쟁사 3
2. 기간 2008년 1.1-12.31
3. 각 사별 각 매체당(혹은 기자) 기사 수
4. 각 사별 각 매체당 기사 중 긍정, 중립, 부정기사 수
5. 각 사별 월별 주요 노출 이슈
6. 각 사별 월별 주유 노출 이슈들 중 매체 포션
7. 전체 사간 통합 비교
기타…더 원한다면 AEV, impression 등등 추가 가능
또, 이러한 유형들의 분석작업이 자주 있다면 분석의 구조틀을 만들어서 쥬니어나 인턴들에게 제공하고 여기에 맞추어 분석해 넣으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옛말에 장님 파밭 매듯한다는 말이 있다. 이렇듯 회사내에 장님들이 많으면 안된다. 클라이언트는 파밭이 아니다.
PR as science
PR담당자는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해…옛날 선배들이 멍청한 후배를 바라보면서 툭툭 던지던 말이다. 그때 나는 PR 선배들을 보면서 “와…어떻게 저렇게 박식해. 나는 헛 살았군…” 했고, 또 시니어 기자들과의 점심식사에 조인 해서 그들이 펼쳐놓는 업계 이야기들에 넋을 잃고 빠지기도 했다.
아무튼 그당시 PR담당자나 기자나 선배들은 다 모르는 게 없어 보였다.
지금 내가 10년전에 존경했었던 선배들 정도의 짬밥있는 AE들을 내려다 보면 재미있게도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선수들은 아는게 도대체 뭐야?” 일부 우리 팀장들은 나를 바라보면서 ‘그래 너 잘났다~’ 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인하우스 시절에도 에이전시 AE들을 보면서 진짜 애들 공부 안한다…했던 기억들이 있어서 우리 AE들에게는 더욱 더 혹독하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에이전시 사장님들과 같이 맥주 한잔 하고 하면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에이 PR은 대우 받을 수가 없는 일 같아” 하는 자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다. 한번도 그에 대해 동의를 한적이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원인을 찾아내서 고치면 되는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PR이 광고나 마케팅에 비해 하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PR담당자들이 공부를 안한다는 거다. PR을 하면서 PR책을 왜 그리 오래 보는지 모르겠다. (물론 보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목수가 대패질 하는 법에 대한 책을 10년간 보고 있으면 진짜 멋진 집은 언제 짓냐 이거다.
그 다음 이유는 PR이 리서치를 등한시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비지니스건으로 세계적 독립 PR 에이전시인 APCO Worldwide 홍콩의 이사 한명을 만났다. Adrian이라고 중국선수인데 술도 잘먹고 노래도 잘한다. 이 친구와 새벽까지 술을 하면서 소위 말하는 Asia Pacific에서의 PR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물어본적이 있는데…이 친구 왈 상당히 리서치 비중이 높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일단 리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충분한 리서치를 필수적으로 가져간다고 한다. 새로 맞은 클라이언트에 대한 많은 이슈들을 리서치하고, PR을 담당해야 하는 회사와 브랜드 그리고 그 기업의 명성에 대한 리서치를 실행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타겟 오디언스들을 더욱 정확하게 identify하기 위한 리서치를 곁들인다고 한다.
한마디로 클라이언트에 대한 360도 리서치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그 환경을 이해하는 절차를 맨 앞에 놓는다는 거다.
술자리에서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얼핏 ‘쟈식. 침소봉대하는 거 아냐? 리서치 서비스 팔아 먹을려고?’했었는데…사실이었다. 우리나라 PR담당자들은 리서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들어 홍삼 브랜드를 PR한다고 생각해도 홍삼을 주로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고 PR플랜을 짜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이 왜 그것을 구입하고, 어떤 용도로 어떻게 복용하며, 누구를 위해 사는지, 시기별로 어떤 구매 패턴을 보이는지, 왜 굳이 이 브랜드를 구입하는 건지, 반복구매 비율은 얼마나 되고 왜 반복구매들을 하는지 알아야 PR을 할 수 있는거다.
대충 20대 중후반 여자 선수들이 두세명 모여 앉아 회의실 브레인 스토밍으로 해결되는 리서치가 절대 아니다. 플랜에서 타겟을 잡고, 공략할 논리를 만들고, 메시지를 뽑아내고, 실행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그 베이스가 그 여자 선수들의 수다와 머릿속에서 나오는 상상에 근거한 것인지, 진짜 분석 결과인 숫자와 퍼센테이지에 근거한 것이지에 따라 PR 품질은 분명 다르기 마련이다.
마케터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라. 그들에게는 항상 리서치 자료들이 들려져 있다. 그것이 그들의 평가기준이며, 실행지표다. 그것에 근거해서 전략을 짜고, 전략을 짜기 위해 그 리서치들을 실행한다. PR에이전시에서 마케팅 PR을 한다고 하면 최소한 마케터들이 항상 읽고 있는 성경같은 리서치 페이퍼들을 아주 쉽게 읽고 해석해 낼 줄은 알아야 한다. 그 안에서 PR 타겟과 어프로치와 메시지들을 끌어 낼 수 있는 해석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인력들이 많이 없다는 게 아쉽다. 그 이전에 그런 인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 하지 않았던 우리 같은 경영진이 죄다. 결국 부분적으로는 내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