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9월 092008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보는 사족

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종교중립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하고 앞으로는 종교편향 오해가 없도록 인식을 시켜주기
바란다”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중략)

불교계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요구와 관련해서는 “경위야 어찌됐든 불교계의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BS, 李대통령 “경찰청장은 불교계 지도자 찾아 사과하라”]

빨간 부분들이 사족이다. 사과는 토가 없는게 좋다.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진다. 토를 다는 사과는 100번해도 소용없다. 진정으로 사과(apology)한다는 포지션이 섰다면 그냥 사족없이 토없는 메시지로 가는게 좋다.

오해. 부정적인 단어다. 특히 상대방인 오디언스를 향한 부정이다. 오해의 원인에 대해 사과를 하는 메시지에서 결과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권장 수정 메시지

  •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적이라는 인식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
  • “오늘 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공무원들이 종교중립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하고 앞으로는 종교편향적 이라는 인식을 불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
  • “불교계의 수장에게 결례를 해서 물의가 빚어진 만큼 경찰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

일상의 예를 하나 사족으로 달아본다.

엄마: 너 잘못했어 안했어? 엄마가 숙제를 빨리 하라고 했지? 근데 왜 아직도 안하고 놀기만 해? 엉?

아이: 엄마, 사실이 어떻게 됬든 죄송해요. 제가 숙제를 안한게 유감스럽네요. 엄마가 오해하시지 않게 앞으론 최선을 다할 께요.

엄마: 뭐야?????? 이 자식이!!!!!!!!!!!!!!!!

항상 입장을 바꾸어 보자. 답이 있다.

9월 08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Maple Leaf Foods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최근 Ragan’s 기사를 보니 캐나다의 육류회사인 Maple Leaf Foods의 생산 시설이 일부 오염되어 리스테리아(listeria)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고기가 여러명의 소비자들에게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한다.

Maple foodsMaple Leaf Foods

그 결과 Maple Leaf Foods의 소고기를 먹고 식중독에 걸린 소비자 12명이 사망하기 까지 했다. Ragan’s에 따르면 이번 MLF의 위기관리 대응방식이 아주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를 요약해 보면:

  •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섬

  • TV와 유투브를 통해 적극적으로 리콜 사실을 커뮤니케이션 함

  • MLF의 책임을 통감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강조 실천함

특히 Ragan’s는 MLF의 식중독 소고기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소송을 대행하고 있는 변호사의 말을 빌어 ‘소송 상대측에서도 칭찬하는 아주 진정성있는 자세’를 칭찬하고 있다.

그렇지만, 1982년의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와 비교까지 하는 것에는 사실 동의하기가 힘들다. 타이레놀 케이스 경우는 일부 범인이 tampering을 한 케이스다. 존슨앤존슨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MLF의 경우는 생산시설 오염의 책임이 MLF에게 있기 때문에 다르다. 또한 타이레놀은 1982년당시 1억불어치 타이레놀을 리콜했었다. 하지만 MLF는 2008년에 2천만불어치 소고기를 리콜했다.

유투브등을 통해 CEO가 사과하고 책임을 통감(하단 동영상 참조)하며 sympathy를 표현하는 것도 이제는 당연하고 사실 별 눈물나게 고마운일도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거리가 있다) MLF가 칭찬받는 특별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당연한 건데 말이다.

P.S. Ragan’s의 관련 기사 댓글을 보니 MLF의 최초 대응이 몇일이 지나서 진행되었던 점을 들어서 늦장대응이고, 대응방식에서 누군가 도와준 흔적이 보인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했다기 보다, 누군가가 도와서 했다는 건데…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게 그렇게 냄새나는 짓인가 보다.

9월 08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스피드에 동의

조직의 진정한 힘은 위기 관리 능력이다. GS칼텍스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 정보 유출이라는 예기치 못한 위기에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했다. CD를 받았을 때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뒀던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관계자들도
“GS칼텍스쪽에서 이렇게 빨리 반응할지 몰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GS칼텍스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그 여파 또한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위기 관리 능력만큼은 높이 살만하다.[아시아경제, 기자수첩, GS칼텍스의 위기관리 능력]

동의한다. 스피드가 생명이었다.

9월 0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관련 명언

2004년 가을 이맘때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세계최대의 맥주회사 인베브(InBev) 전세계 지사들의 홍보팀장급 이상들이 전부 모인 대규모 컨퍼런스가 있었다. 4일간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 하루를 꼬박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할애 할 정도로 당시 회사에서는 위기관리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주었었다.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당시 컨퍼런스에서 받았던 위기관리 브로슈어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내 눈을 잡아끈 문구가 있다.

Moreover, it is important to keep in mind that a crisis is not something to be ashamed of, but not handling a crisis properly is. [InBev, Brochure, Communicating Effectively When It Really Counts, 2004]

위기 자체가 부끄러운게 아니고, 그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게 부끄러운거야. 중요하니까 명심해.

참 정확하고 멋진 말이다. challenging insight다.

9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맥락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촛불시위 때 두 번 사과했다. 그때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자신의 경험조차 꺼내지 못했다.
레이건-루스벨트 식이면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을 것이다. “만약에 광우병에 걸린다면 내가 먼저 걸린다. 나는 미국 대학에 연수
가서 미국산 쇠고기를 오래 먹었다. 그러나 PD수첩은 왜곡·조작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괴담을 앞세운 불법시위는 인정할 수 없다.” 소통의 민심은 이중적이다. 국민은 대통령이 고개 숙이길 바라면서도 법 질서 수호의
단호함을 원한다. 의연함을 기대하면서 겸손함을 요구하다
. [중앙일보, 박보균의 세상 탐사, 이명박, 소통에 능숙한 대통령 되려면]

중앙일보 박보균 대기자께서 미국 레이건과 루즈벨트 대통령의 소통(communication) 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좀더 나은 소통 능력을 제안하셨다. 커뮤니케이션학적으로 보아도 예로 든 두명의 대통령들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였던 것에는 틀림없다. 박기자께서도 이들의 ‘일관성과 낙관주의’를 성공전략으로 꼽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박기자께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위와 같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제안을 우회적으로 하셨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국민들의 정서에 위의 메시지를 대입하는데는 무리라는 게 걸린다. 위의 메시지가 국민 대다수에게 아주 흡수력있는 메시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들에서 흠결이 없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성적인 국민들 중 누가 봐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의 과정이 투명 했었어야 했고, 수입 조건들 하나 하나에 국민을 위한 당당한 주권이 피부로 느껴졌어야 한다.

국민들 대다수가 ‘일부 국민들의 괴담에 의한 부화뇌동’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야 하며, 이들을 향하는 정부의 설득과 소통의 노력들에 대해 고개를 끄떡이는 분위기였어야 한다. 더더구나, 국민들 대다수가 국민들편에 서있는 커뮤니케이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가지고 있었어야 위의 메시지가 great message to communicate가 될 수 있다.

모든 예와 벤치마킹에는 항상 맥락(context)이 중요하다. 마이클 잭슨의 춤이 멋지다고 그 춤을 조용필이 따라하다가는 웃음꺼리만 된다. 박수를 쳐야 할 국민들을 어이 없게 할 수도 있다는 거다.

9월 07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GS 칼텍스 벤치마크

  • “유출경로 여부를 떠나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보안프로세스를 철저히 점검, 보완해 향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고내용에 대한 인지를 위해 고객서비스센터의 비상근무, 홈페이지를 통한 공지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7일 오후 이메일도 발송할 계획”
  • GS칼텍스는 이밖에도 ▲데이터베이스 암호화를 10월말까지 완성 ▲보안USB 도입 ▲회사 및 자회사에 대한보안교육 강화 등의 보안 조치 강화 계획 [뉴시스]

참 빠르다. 상당히 interactive하다. 그리고, 가능한 거의 모든 부분이 ‘위기관리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정확히 align되어있다. 어제 포스팅한 것과 같은 정교한 메시징 alignment만 확보되었더라면 아주 교과서적인 케이스가 되었을 것이다.

오늘부터는 문제를 확정했고, 솔루션을 강력하게 제시하면서 문제해결을 모색했다. 향후 법적인 대응에도 관심이 가지만, 일단 상황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회사 스스로 목적을 달성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일부 언론에서 GS칼텍스의 위기관리 자세와 노력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져 주는 것도, GS 칼텍스 홍보담당자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된다. 거의 많은 부분들이 정확하게 전달되는 시원한 케이스를 목격했다. 주말을 낀 시기로 볼 때 운도 나쁜편이 아니었고, 열심히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관련기사: 미디어 오늘

9월 062008 Tagged with 0 Responses

아쉽다. GS칼텍스.

이번 GS칼텍스의 위기관리는 몇가지 시사점을 남겨준데서 큰 의미가 있다.

  • 첫째로 스피드 있는 대응이 가장 큰 시사점이다. 발생 직후 즉각적인 일간지 사과광고 진행/기자회견 진행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농심과 동원 F&B 경우에는 광고 조차도 수일이 걸렸다)
  • 둘째, 허회장님의 지시로 초반에 기본 포지션이 확실하게 잡혔다. 또한 그에 연장된 실행 포지션도 쉽게 가다듬을 수 있었다.
  • 셋째, CEO가 전면에 나섰다. (농심이나 동원 F&B는 최초 CEO 노출이 없었다. 동원F&B는 영원히 없었다)
  • 넷째,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표현해서 숨김없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결국에는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되리라고 생각하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실행 측면에서 작은 그러나 핵심인 듯한 부분에서 실수가 발견된다. Spokesperson을 여럿 두면 흔히 일어나는 현상인데, 서로 입이 맞지 않는 부분이다.

나사장께서는 ‘나름대로 보안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자부’한다면서 GS 칼텍스가 아주 무방비였거나, 보안시스템이 취약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나 사장은 또 “나름대로는 보안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자부하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체계를 더 보완하고, 불필요한 고객정보는 수집하지 않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고객의 소중한 정보자산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그 보안규정의 년식을 1981년으로 밝힘으로서 2008년에 살고 있는 현재의 오디언스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1981년이면 국내 기업이나 개인에게 PC가 지금 처럼 보급되기 전이다. 인터넷이나 온라인 보안시스템은 더더욱…그렇다. 얼핏 들으면 오랫동안 보안관리규정을 세워 잘 지켜온 듯 하지만, 년식이 너무 오래되어서 현재 위기발생 원인을 잘 관리했을찌 의문이 생겨난다.

GS칼텍스 측은 자사의 보안관리 규정에 대해 “보안관리를 위해 1981년부터 별도의 보안관리규정을 신설해 관리·감독하고 있으며 보너스카드 고객정보는 별도의 고객정보관리책임자 및 관리담당자를 통해 별도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회사 및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개인정보 위탁업체 직원 12명에게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마지막으로 CEO, 마케팅 부문장들과 함께 기자회견 답변을 진행했던 IT팀장이 원인 및 가능성에 대해 너무 세부적으로 언급하면서 앞서서 나사장이 강조해 이야기 했던 ‘나름대로 보안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췄다’ 했던 말을 무색하게 해버렸다.

한편 GS칼텍스 김현철 IT기획팀장은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현재 보안 규정과 관련해 “현재까지 GS칼텍스는 회사 내부에서 작성한 문서를 노트북으로 담아 회사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으며, USB 등의 이동식 매체로도 가지고 나갈 수도 있다”고 답해 내부인에 의한 의도적인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뉴시스]

일련의 기자회견 답변 내용을 분석하면 오디언스들은 ‘내부 문서를 노트북으로 운송 가능하고, 이동식 매체 보안도 안되있는 GS 칼텍스의 1981년 버전 보안 규정 및 시스템이 이 사건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릴수 있겠다. 또, 나사장께서 강조하신 ‘자부하고 있다’는 언급은 거짓말/허풍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많아졌다.

가능한 Expected Q&A를 세부적으로 서로 연결이 가능하고 보완성을 가질수 있도록 정교하게 구성해야 하는데..아주 핵심적이고 단순한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단순한 서로 입이 맞지 않았다고 치부하기에는 조금 씁쓸하다. 애드립은 절대 안된다.

P.S. 참고로 You Tube가 1985년에 비지니스를 시작했었다면 이랬을 것이다…이런 동영상이 있습니다. GS칼텍스가 1981년에 보안규정을 만들었다니 이 당시 보다 4년 빠른 비지니스 환경이었겠네요. 롱롱타임어고네요.

9월 06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Too Detail

농심은 당국이 문제의 ‘생쥐깡’과 같은 날,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전량 회수하라고 명령하자, 1290박스(3096㎏) 회수 목표치를 제시하고 4일 뒤, “목표치보다 500박스(1000㎏) 이상 초과한 1847박스(4434㎏)를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중략)

농심이 처음부터 “문제의 새우깡과 같은 날 생산된 제품 총 2만5719박스(6만1276㎏) 가운데 회수한 것은 7.2%다. 그러나 이미 소비된 것을 제외하면 최선을 다해 회수한 것”이라고 발표했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수첩, 회수율 7.2% ‘새우깡의 변명’]


조선일보 오윤희 기자가 기자수첩에 쓴 글 중에 오기자가 제안하는 농심의 메시지를 보자.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유의해야 할 원칙 중 하나에 ‘너무 디테일하게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 있다. 과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라는 의미다. 위기시에는 모든 메시지를 적어서 읽어 보고 묵묵히 훑어 보는게 좋다. (꼭 종이에 적어보라. 꼭)

‘이 메시지가 나갈 필요가 있을까? 다른 해석이 가능한 표현이 아닐까? 이 메시지가 정확한 건가?’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 최초 농심측이 발표했던 메시지는 회수목표치를 설정 발표했다는 점과 더 나아가서 초과 회수량까지 발표한 것은 분명히 과도하게 디테일 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보여진다. (회수계획서에 게재를 했다고 해서 꼭 메시지화 해서 발표할 필요가 있었을까?)(추가) 전술적으로는 ‘자사의 성실한 회수 노력’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 같은데…메시지가 너무 과도하게 디테일했다.

오기자가 제안하는 메시지도 일편 과도하다.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집중을 했지만 메시지가 아직도 디테일하다. 농심에서는 “이미 소비된 제품 이외의 모든 제품을 회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가 제일 적당했다. 숫자는 오디언스에게 확신을 주지만, 또 한편 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날선 칼날이다.

9월 02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Timing and Ground

정부가 ‘9월 위기설’에 안이한 낙관론을 펴다가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갑자기 앞당겨 소집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데도 1일 오전까지 청와대 정부 당국자들의 사태 인식은 안이하게 보였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경제 위기의 실체보다는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략)

그러나 정부는 이날 오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거래를 마친 뒤 긴급 상황점검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 모니터링 강화을 강화하고 금융위기의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를 더 정교하게 마련하라”고 주문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긴장감을 반영했다. [한겨레, 정부 “위기 없다” 큰소리 치더니…]

위기 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타이밍이다. 타이밍이라는 것은 무엇을 기다리다가 정시에 해낸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하는가 하는 일종의 ‘순서’의 문제일 때가 더 많다.

또, 위기 관리를 위한 메시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실체(substance)’ 또는 ‘자세한 근거(proof / ground)’가 아닐까 한다. 근거없는(groundless) 주장은 하나의 주관적 시각일 뿐 현실적인 답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 경제위기론에 대응하는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을 보면 선 낙관론 전개 후 금융위기 시나리오 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당연히 이러한 타이밍은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간에 시장의 유려를 증폭시키는 실패한 타이밍이다. 먼저 금융위기 관리 시스템을 강화 점검한 후에 낙관론을 전개하는 것이 더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는 타이밍 아닌가 한다.

또한 그렇게 해야 메시지 측면에서도 “우리가 이런 이런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금융위기를 방지 또는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라는 실체와 자세한 근거가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오전에는 낙관론 오후에는 대책회의. 이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는 거다. 누가 시켜도 이렇게 엉터리(brainless)로 일하긴 힘들겠다는 거다.

관련 기사: 데일리 서프라이즈

9월 01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IR팀장은 “중요한 이사회 결의 사항에 대해 특정 애널리스트에게 미리 정보를 준다면 이는 공시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당당하게 해명했다.


론 IR팀장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두산의 책임이 없지는 않다. ‘아직 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사실 무근’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에도 “사실 무근”이라고 답한 것 자체가 한편으로는 의도된
거짓말이다.


또 그간 회사 사정을 충분히 설명했더라면 증자 가능성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었겠지만, 모두가 “너무 갑작스럽다”고 느낄만큼 회사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 두산의 일방적인 발표만을 들어야했던 시장의 실망은 그래서 더 컸다. [이데일리, `두산과 시장` 그리고 소통]

항상 IR 담당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이 분들은 상당히 타이밍에 대한 엄격함과 공시법에정해진 규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 만큼 메시지의 정제(refine)에는 품을 덜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시를 하더라도 정해진 문구에 상황을 대입시켜서 기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곤 한다. (물론 이것이 공시의 성격이기도 하지만)

일단 지금 두산에 대한 불만은 애널들의 직접적인 불만이 제일 크다. 언론 관계(MR)로 보면 기자들의 불만인 셈이다. 애널들은 두산이 ‘거짓말’을 한다고 믿는다. 위의 기사에서도 유상증자에 대해 바로 몇 분전까지도 ‘사실무근’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거다. 기자는 이에 대해 ‘아직 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았다.’고 커뮤니케이션 했었으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제안을 한다.

이런 입장은 언론 관계 담당자에게도 공히 해당되는 딜레마다. 사실 위의 두가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유상증자 발표 후 떨어지는 주가를 치받쳐 줄 핵심 메시지도 둘다 아니다. 갑작스러움을 반감 시킬 효력도 없다. 단, ‘사실무근’이라는 강력하고 단정적인 메시지는 애널에게 ‘거짓말’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사후에 일으키기에 충분한 표현이었다는 거다.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표현등으로 단언적 표현을 완화했다면 애널로 하여금 최소한 ‘배신’의 느낌을 주지는 않지 않았을까. 최종결과는 같더라도 애널들을 화나게 하는 부작용은 더해지지 않았을 것 아닌가 생각한다.

IR 담당자들께서는 이에 대해 ‘뭐 그리 대수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언론관계 관점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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