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 IR팀장은 “중요한 이사회 결의 사항에 대해 특정 애널리스트에게 미리 정보를 준다면 이는 공시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당당하게 해명했다.
물
론 IR팀장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두산의 책임이 없지는 않다. ‘아직 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과
‘사실 무근’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에도 “사실 무근”이라고 답한 것 자체가 한편으로는 의도된
거짓말이다.
또 그간 회사 사정을 충분히 설명했더라면 증자 가능성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었겠지만, 모두가 “너무 갑작스럽다”고 느낄만큼 회사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 두산의 일방적인 발표만을 들어야했던 시장의 실망은 그래서 더 컸다. [이데일리, `두산과 시장` 그리고 소통]
항상 IR 담당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이 분들은 상당히 타이밍에 대한 엄격함과 공시법에정해진 규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 만큼 메시지의 정제(refine)에는 품을 덜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시를 하더라도 정해진 문구에 상황을 대입시켜서 기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곤 한다. (물론 이것이 공시의 성격이기도 하지만)
일단 지금 두산에 대한 불만은 애널들의 직접적인 불만이 제일 크다. 언론 관계(MR)로 보면 기자들의 불만인 셈이다. 애널들은 두산이 ‘거짓말’을 한다고 믿는다. 위의 기사에서도 유상증자에 대해 바로 몇 분전까지도 ‘사실무근’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거다. 기자는 이에 대해 ‘아직 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았다.’고 커뮤니케이션 했었으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제안을 한다.
이런 입장은 언론 관계 담당자에게도 공히 해당되는 딜레마다. 사실 위의 두가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유상증자 발표 후 떨어지는 주가를 치받쳐 줄 핵심 메시지도 둘다 아니다. 갑작스러움을 반감 시킬 효력도 없다. 단, ‘사실무근’이라는 강력하고 단정적인 메시지는 애널에게 ‘거짓말’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사후에 일으키기에 충분한 표현이었다는 거다.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표현등으로 단언적 표현을 완화했다면 애널로 하여금 최소한 ‘배신’의 느낌을 주지는 않지 않았을까. 최종결과는 같더라도 애널들을 화나게 하는 부작용은 더해지지 않았을 것 아닌가 생각한다.
IR 담당자들께서는 이에 대해 ‘뭐 그리 대수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언론관계 관점에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