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3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위기때는 더욱 더 착해져라: 생존비법

그런데, 여기서 제 관심을 끈 대목은 사랑하는 사람을 볼때 mPFC와 pSTS란 부위의 작동이 준다는 점입니다. 이 두 부위는 다른 사람의 의도로 파악할때 작동합니다. 전에 실험철학을 소개하면서, 기업이 환경을 파괴하면, 사람들은 그 기업이 의도적으로 환경을 파괴했다고 보는 반면, 선행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는 mPFC와 pSTS가 선행에 대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지평]

오늘 아침 아주 멋진 포스팅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와 관련하여 신경과학적인 방면에서 큰 인사이트를 주시는 mu님의 블로그에서다.

mu 님께서 이야기한 mPFC pSTS라 불리는 뇌 속 부위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소 낯설지만현장에서 기업과 오디언스 가운데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코칭, 디자인 하면서 수 없이 느꼈던 현실이라 무척 반갑다.

위기를 맞은 거의 모든 기업은억울함을 호소 한다. “우리가 어떤 회사인데 의도적으로 그런 부정적인 짓을 하겠냐” 항변한다. 그냥 일반적으로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해명 하는 태도를 기업화 하곤 한다.

 

– mu님께서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설명을 하셨는데…개인과 기업간의 관계는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 보다 더욱 더 mPFC와 pSTS 부위 작동이 사라져 버리는 듯 하다 (mu님이 검증해 주셔야 할 부분)


그런데 현실에서 개인은 기업보다 자신을 약자라 생각한다. 대립 시 기업을 무한의 힘이 있는 폭군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도 기업들은 안타까워한다. 사실 힘이 없는 기업들도 꽤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위기시 더욱 더 착해지고, 몸을 낮추는 자세는 상당히 전략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오디언스들의 감정(그리고 뇌 속의 자극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행동과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하는 것이 옳겠다.

항상 “신발을 바꿔 신어 보라”고 기업들에게 코칭 하는데…이상하게도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그런 이해의 과정을 꺼려한다. 이 또한 기업의 뇌(brain)속에 mPFC와 pSTS도 마비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mu 님 감사합니다.

3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3 Responses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전략일까?: 급발진 이슈

 

 

최근 대형 위기관리 코칭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클라이언트사 CEO와 임원진들과 나눌 인사이트들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예측하기로 벤치마크 케이스 분석에 있어 토요타 리콜 케이스와 함께 자동차의 급발진 이슈에 대한 자동차 기업들의 전략과 포지션도 하나의 주제가 될 것 같다.

급발진 이슈에 대한 자동차사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만약 자동차 회사로부터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받는다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코칭 할 수 있을까?

상황분석/추정
급발진은 제3자적인 입장에서 볼 때 자동차사들이 그 사실을 외부로는 공식 인정하지 않지만, 내부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 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당연히 일부에서는 그 주요 원인을 어느 정도까지도 추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상식상 현존하는 여러 유사 사례들에 대해 자동차사들이 지속적으로부인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적으로 관심이 없다거나 해당 이슈에 대해 아무 연구조차 하지 않는 다고 믿기는 힘들다. 만약 급발진 이슈가 100% 인정할 수 없는 과학적 근거 없는 이슈라면 자동차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식 계몽 캠페인이라도 해야 하는데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해당 문제를 인정하는가 하지 않는가 라기 보다는, 얼마나 빨리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해결책이 자동차 업계에서 도출되고, 그것이 제품에 실제로 적용되는가 하는 데 있겠다.

오디언스 분석/추정
현재 자동차사들에게 급발진과 관련 하여 가장 직접적인 오디언스는 급발진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급발진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주요 대상일 것이다. 그 다음에는 정부와 일반소비자들이 있을 수 있겠다.

이 핵심 타겟 오디언스는 사실 일반적인 인식, 태도, 이미지와 관련된 공중이라기 보다는 법적인 피해배상에 관한 대상으로 사내에서는 법무부문의 의견이 대응에 있어 뼈대가 될 것이다. 당연히 법무부문은 가능한 법정에서 이야기하고 그 곳에서 판결을 받아 처리하자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법정(court)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거실(living room)을 거쳐야 하는데 법무부문은 그냥 빨리 이 거실을 가로 질러 뛰어 가길 원할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생각하는 종착역인 법정에서 승리한 경험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아주 검증된 위기관리 프로세스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많은 일반 소비자들이 의구심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자동차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 케어 하지 못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왜 자동차사들이 다른 수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고 있는가는 기업 철학과 커뮤니케이션 철학에 관한 이슈가 아닐까 한다.

전략/추정
자동차사들은 이 이슈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게 분명하다. 해당 이슈에 대한 솔루션이 하루 빨리 도출되어 제품에 적용되고 그 이후로부터는 이러한 이슈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그 솔루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 고민의 중심일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해당 솔루션이 도출되고 적용될 때까지는 최대한 급발진 이슈에 대하여는 공식 인정 하지 않고, 법적 도움을 받아서라도 일선에서 대응 하고, 가능한 연구기간을 버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물론 솔루션이 도출되더라도 외부에 공식 발표나 이전 사고들에 대한 원인 인정 부분은 생략할 가능성이 높다. 소급이나 징벌적 배상에 대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면하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자동차사들에게는 당연히 유리하겠다.

포지션/추정
위의 전략에 근거하여 자동차사들의 포지션은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급발진 관련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인정도 하지 않음. 당연히 이는 Guilty Not Guilty의 문제가 아님

핵심 메시지/추정
자동차가 급발진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그러한 표현도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자동차 급발진이 기계 또는 전자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자동차는 엑셀러레이터에 의해서만 움직이며, 브레이크에 의해서만 제동이 된다.

사실 위 부분들이 추정이기는 하지만 국내외 여러 자동차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들을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현실적 이야기들이 아닐까 한다.

위기관리 코칭을 할 때

자동차 기업 내부에 들어가 CEO 및 임원진들에게 해당 위기에 대한 코칭을 하게 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자동차 급발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자사 제품과 관련 해 유사한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편하시더라도 인정 하시는 게 좋습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과 배려를 빨리 보여주도록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침묵하고 두려워하는 수많은 일반 소비자들입니다. 불쌍한 그들을 보면서 회사가 가지고 있는 소비자 철학을 다시 기억하십시오. 그들에게 등 돌리지 말고 마주보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십시오.

‘우리 회사는 여러분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그런 우려와 두려움을 없애드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고, 할 것인지를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지금까지 수십 년간 그들을 사랑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우려와 두려움에 우리도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이야기하십시오.”

이런 방향으로 코칭을 하면 자동차사 내부에 울림이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3월 15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매뉴얼을 따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 기업들이 제품에서 결함이나 소비자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됐을 경우 공식적인 매뉴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기보다는 기업에 발생할 피해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저울질하고, 때로는 오너의 의사결정에 따라 대응 결과가 크게 변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동아일보]

동아일보 석동빈 차장께서 아주 정확하고 흥미로운 부분을 지적해 주셨다.

여러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매번 가장 처음 실시하는 작업이 위기요소진단 작업이다. 서베이도 실시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백미는 심층인터뷰다. 보통 경영진과 팀장급의 핵심 인사들을 주로 면대면 인터뷰 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각 업무 부문별로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위기요소들이 하나 둘씩 존재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마치 시한폭탄을 손에 들고 일을 하거나 지뢰를 깔아 놓고 일을 하는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왜 OOOO같은 위기 요소가 지금까지 해결이 안되고 있는 걸까요?” 질문을 하면 열이면 열 모두가 왜 그런 위기 요소가 지금까지 방기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 자신이 문제에 대해 이미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솔루션을 알고 있음에도 위기를 사전에 미리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왜 OOO 부분에 최근 소비자 컴플레인이 많이 늘고 있는 걸까요? 상당히 위협적인 부분인데요?”하면 사실은…”하고 시작하는 답변 안에 솔루션이 있다. 회사의 부품 구매기준과 정책이 좀 바뀌면 나아질 것이라는 솔루션을 원인으로 틀어서 이야기 하는 거다.

“왜 이 제품의 성능에 대해서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아무런 대비책이나 개선책이 없었을까요?” 할 때도저희는 개선하고 싶지요. 하지만 그게 사실…”하는 부분이 핵심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현실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거다. 오너 또는 CEO의 표출되지 않는 가치관이 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경영진의 성장 전략이 그 원인이기도 하다. 부서간의 정치적인 다툼이 매뉴얼을 뛰어 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Silo Thinking이 주된 원인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내부에서 컨설턴트에게 제시하는 솔루션 모두가 일개의 일선 부서 차원에서 뚝딱 수정을 하거나, 풀어나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부분이다. 일선의 그들은 누구에겐가 그런 솔루션을 실제로 제공해 달라고 소리치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소리들을 실제로 듣고 실행하는경영진들이 있는 회사들이 위기관리나 비즈니스를 진정 잘 하는 곳이 아닐까 한다.

 

 

3월 11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부정적인 기사가 기업에게 주는 의미

최근에는 기자들이 기업들에 대해 그렇게 깊이 있는 정보를 얻거나, 찾지 않기 때문인지아주 심각한 기사들이 그렇게 많이 양산되지는 않는 듯 하다. 일부 대기업 홍보임원들 사이에서는언론이 내부에서 점차 관료화 되 가고, 배가 고파서 홍보 쪽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방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들 한다.

기자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기자는기사로만 이야기하는 기자인데요즘에는 기사로 이야기하는 기자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취재에 임하는 태도 또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게 나이 많은 선배들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예전에는 공시자료들을 항상 보다가 우리 회사 공시자료가 나오면 그 이전 몇 년 전 히스토리까지 찾아 분석을 하고 기사 앵글을 잡아 취재를 해 오는 기자들이 종종 있었지. 요즘에는 일반 기업 출입하는 기자들이 공시를 잘 안보지. 보더라도 그 깊은 뒤편의 의미를 잘 몰라. 이해를 못하는 거지…”라고 한 선배가 이야기한다.

내 경험상으로도 제일 두려운 기자는 공시나 회사 재무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취재를 해 오는 기자였다. 상당한 재무지식과 회계원칙 등으로 공격을 하는데 내 스스로도 IR적인 준비가 덜 되어있어 더욱 힘들었다.

기자들이 부정적인 기사를 만들면…그것이 곧 기업에게 100% 부정적이기만 할까?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놀라고, 매출이 하락하고, 거래처들이 돌아 앉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전혀 없을까?

마케팅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브랜드매니저는 분명히 이 제품은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우리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이 제품에 대해 사전 소비자 리뷰를 실시하니 문제점이 몇개 발견되었다.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다 그냥 해당 제품을 개선없이 일정대로 출시하기로 한다.

기자가 그 부분을 문제 삼아 기사화 하려고 한다. 홍보팀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사내에 사실을 보고, 공유하게 되면, 당연히 해결 방안을 급히라도 마련하게 된다. 홍보실은 곧 기자에게 개선방침을 전달한다. 만약 이 기자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을 억지로 출시했을 것이고, 그 제품은 그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기자가 이 기업을 도와준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부정적인 기사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많은 사례가 있다. 재수없게 당해서(?) 우리의 A/S 비용이 배가되었다 생각하기 보다는이번 기회로 좀 더 완벽한 A/S 시스템을 확립하자 하는 게 옳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백에서 수천 개 이상 쌓이고일정의 기간들이 흘러야 기자는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는 기자들의 일부만 시간을 들여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 기자를 관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전에 관리하는 시스템이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CS, 영업, 마케팅, 생산, 기술, 기획, 인사, 총무, 법무모든 부문들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항상 홍보실은 기자의 입을 막는데 몰두하게 된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공유하면 홍보실은 할 일이 준다. 문제가 없는 데 왜 기자의 입을 막고, 기자와 술 전쟁을 치러야 하나 말이다.

3월 08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시스템, 왜 작동 하지 않을까?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사내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나름 구축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상당히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에게 맞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런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 위기 발생시 허무하게도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그렇게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시스템. 왜 위기시에는 실제로 작동하지 않을까? 왜 위기 이후에는 항상 시스템 무용론이 고개를 들까? 무엇이 문제이길래 실제 써먹기가 그렇게 힘들까? 그 이유들을 12가지로 정리해 본다.

  1. 시스템이 엉터리인 경우
    매뉴얼이나 여러 가지 위기관리를 위한 시스템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일부 기업들은 시스템들이 너무 다양해 위기관리 시스템이 상호겹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각 시스템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빈 공간들이 튀어 오른다. 심지어 누가 이 이슈를 관리하는데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도 찾기가 힘들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은 시스템이 아니다.
  2. 시스템이 너무 오래돼 적용 불가능한 경우
    기업을 둘러싼 환경들과 이해관계자들은 하루가 멀다 변화하고 성장과 확장을 반복한다. 일부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대응시스템을 정지시켜 놓은지 오래다. 온라인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먼지 묻은 시스템을 끌어내 보니 대응 방법이 없다. 3년전 매뉴얼도 실제 환경에서는 환갑이 지나버린 셈이다.
  3. 기업철학의 적용이 평소와 위기시 상반되는 경우
    평소 기업이 그렇게 외치던 이야기들이 위기시에는 싹 사라져버린다. 아주 잊혀지는 경우다. 고객을 왕으로 모시겠다고 하면서, 위기시에는 왕을 우습게 여기고 적으로 간주한다.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대하는 태도가 평소시와 위기시가 정반대인 경우다. 아주 멋진 시스템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4. 평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
    부서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이 완료되는데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 일선에서의 심각한 고객불만 접수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사라지거나, 무마된다. 분명히 빨리 보고와 공유만 됐어도 해결방안을 만들었을 텐데…하는 모든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 트로이의 목마는 우리 안방에 들어와 서 있다. 시스템을 작동시키기에 너무 늦은 거다.
  5. 기업 내부에 부서간 Silo Thinking 너무 강한 경우
    영업은 바쁜데 왜 우리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느냐 불평한다. 마케팅은 홍보팀의 존재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손가락질한다. 기획이나 인사팀은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일찍 퇴근한다. 왜 우리 부서가 왜 내가 위기관리에 나서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한다. 책임은 물론 위기 대응실행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손가락질만 한다. 시스템이 작동 할 수가 없다.
  6. 문서로서의 시스템은 존재하나 실행형 시스템이 아닌 경우
    위기관리매뉴얼이 곧 시스템인 줄 아는 경우다. 매뉴얼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모른다. 일부 기업에서는 매뉴얼에 먼지가 수북하다. 오랜만에 매뉴얼을 펼치려면 ‘쩍’하고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매뉴얼이 완성된 이후로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심지어 사내에 매뉴얼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나?
  7. 기업 내부에 위기 관리 의식이 부족한 경우
    회사 내에서 ‘위기’라는 단어나 표현 자체를 쓰는 것 조차 재수 없다는 분위기인 경우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힘들고 어려운 시장인데 왜 자꾸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느냐 하는 거다. 당연히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느 한 담당부서가 만들어 놓은 업무실적일 뿐 그 이하나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8. 위기관리 시스템을 리드하는 부서가 힘이 없는 경우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관리하는 부서가 사내에서 아무 힘이 없는 경우다. 특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나 관리 담당자가 쥬니어급 직원이면 더더욱 해당 시스템은 작동하기 힘들다. 일개 회사가 대리나 주임급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닌가?
  9. 최고경영자가 시스템보다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
    시스템이라는것은 구 구성원이 누가 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적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경영자가 부재중이라 해도 시스템은 운용 가능해야 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시스템이다. 위기를 그냥 방관하고 있다가 최고경영자가 ‘버럭’ 화를 낼 때마다 후다닥 해치우는 시스템은 적절한 운용 방식이 아니다.
  10.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달라 시스템 가동 기준도 다른 경우
    CEO의 위기관이 있는데, 홍보팀의 위기관이 다르고, 기획이나 생산의 위기관 또한 다른 경우다. 어느 하나 정확하게 ‘위기’라 공통적으로 정의 하기가 힘들고, 그에 따라 정해진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이 서질 않거나, 유보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는데 토론으로 시스템의 적절한 가동 시기를 놓치고 만다.
  11. 임파워먼트가 일선조직에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경우
    기업의 모든 위기와 컴플레인이 최고경영자가 나서야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 또는 고객들이 항상 외치는 ‘매니저 나오라 그래’ ‘사장 나오라 그래’하는 말들이 이런 시스템의 문제들이다. 일선에 문제해결의 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 적절한 시스템 구현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12. 일선조직에 까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본사나 임원들이 일선조직을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그들의 역량을 그냥 추측하는 경우다. 당연히 ‘위기시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개념적인 원칙들이 실제 일선에서는 전혀 생소한 주문이 되곤 한다. 이 경우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사실 일선조직들이 그 시스템을 이해하거나 학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12가지 경우들과 원인들이 기업의 소중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부는 알면서도, 일부는 몰라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마다 내부 사정이 있고, 오너 또는 경영진의 생각이 있고, 부서들간의 정치력들이 얽혀 있어 이런 고질적인 원인들이 말끔하게 해결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위기관리를 담당한 실무자라면 자사의 개선 가능 요인들이 무엇일까에 대한 확실한 통찰력은 가지고 있는 게 옳다. 그것 자체가 회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3월 0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의 원칙: Risk Intelligent Enterprise

먼저 지능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업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개별 사업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둘째, 이미 확실히 드러난 리스크뿐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도 함께 관리한다. 셋째, 회사의 리스크 관리체계에서 창출된 지식을 전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힘쓴다. 넷째, 새로운 리스크관리 기법과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중앙일보]

딜로이트의 한찬희 대표께서 아주 심플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의 원칙을 기고문에서 언급해 주셨다. 위기관리 컨설팅 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 디자인들이 존재 가능하지만가장 중요한 backbone은 위의 4가지라고 본다.

전사적 역랑 확보 및 강화: 일부 홍보팀에 국한하거나 한정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은 분명 문제. 그것이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라고 해도 전사적인 공유가 없다면 문제
현재적/잠재적 위기요소 확인 관리: 위기 요소 진단이 선행되지 않고, 완화와 방지 처리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분명 한계
위기관리 지식의 전사적 공유 (트레이닝): 공유와 학습이 없는 문서상의 시스템은 문제. 공유와 학습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꽃
지속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투자: 시스템이 영원하다 믿는 조직은 문제. 지속적인 투자와 업데이트 그리고
개선이 중요

아주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이론적 가이드라인이 아닐 수 없다.

 

3월 062010 Tagged with , , 2 Responses

위기관리는 유행이면 안된다: 일본내 위기관리 유행

위기관리 전문가를 찾는 일본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위상이 추락한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관리 컨설팅은 미국 등 서구 기업들에게는 보편적으로 보급돼 있지만, 아직 일본 기업들에게는 생소한 분야.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이번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평소에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전했다. [아시아경제]

월스트리트저널이 일본내에서 위기관리 전문가들을 찾는 일본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토요타 리콜 사태의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하나의유행으로 해석되거나 접근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다만 일본기업이 타산지석으로 삼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현상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농심 새우깡, 동원F&B 참치, 삼립 단팥빵등의 일련의 B2C위기로 인해 타사들로부터의 위기관리 서비스 수요들이 반짝 증가했었다. 그러나 위기관리가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의 측면에서 꾸준한 접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물론 기업이나 개인이나 ‘자극’은 항상 중요하다.

 

2월 28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문화간 위기 커뮤니케이션 차이: 토요타 리콜 in 미국시장

 

이날 청문회 풍경을 외신들은 ‘미·일(美·日) 문화의 충돌’로 묘사했다. 가급적 대결을 피하려 하는 일본의 기업 경영자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고성과 삿대질은 구사하는 미국 의원들이 맞붙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전통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경우 합일점을 찾는 더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과, 브레이크 결함 문제 등에 대한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미국 사이의 충돌이라는 의미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에서 인용한 외신들의 분석에 공감한다.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큰 인사이트는 문화간 위기관리 원칙과 논리가 상호간 약간 다를 수 있다는 부분이다. 물론 오디언스가 중심이 되어 그들에게 익숙한 문화적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주체가 스스로 익숙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인사이트가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문화에 있어 내수에 치우친 국내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챌린지 아닐까?

시스템적으로 어떤 준비가 있어야 할지도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2월 26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대응: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주목해 보자!

기업에서 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가 발생하면 보통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의 미팅이 이루지는 게 시스템이라고 한다. 한 발자국 나아간 기업들은 이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에 대한 정의 그리고 범위 및 수위를 사전에 규정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위기시에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의 헤쳐 모여 하기에는 너무나 큰 현실적 장벽들이 존재한다. 풀타임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아닌 이상 각 부분의 담당자들은 자기 부문의 일이 가장 중요한 1차적인 업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이슈나 논란 등은 홍보담당자들이 스스로 또는 일부 관련 부서와 협업하는 체제로 위기대응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서 홍보그룹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1차적인 방어막을 구축하는 재료가 된다.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당 이슈를 어떤 부서와 함께 협업해서 대응해야 할 성질의 것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대응논리와 정보지원을 받아야 할 것인지, 누구와 함께 네트워킹을 해서 대응 정보들을 공유할 것인지,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과 조언들을 어떻게 선별 수용 그리고 적용해야 하는지 등등 수 많은 의사결정의 순간들이 순차적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상적인 많은 부정적 이슈들과 해프닝들은 홍보담당자들의 순발력에 의존하거나, 책상머리 담화 또는 소규모 퀵 미팅으로 대증 처치 되곤 한다. 한 두 명의 책상 대화로 이렇게 저렇게 로직이 구성되고, 쥬니어 홍보팀 직원들의 타이핑으로 정리가 되곤 한다.

예상질의응답을 만들기에는 시간과 심적인 여유가 모자라고, 일단 대응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1차 배포하는 것이 그 급선무가 된다. 기자들로부터의 논리 지적이나 돌발적인 자료요청 등에는 또 대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먼저 쳐 들어가고 보는 형국이다.

나중에 위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면 항상 찜찜함이 남는다. 바쁘게 열심히 뛰어 무언가는 하느냐 노력 했는데사후에 생각하니 아슬아슬했다는 생각이 든다. 논리로 설득시키지 못한 일부 기자들을 다른 방식으로 묶어 놓느냐 고생한 것이 경험담이 된다.

샤프한 직원 한두 명의 책상머리 담화와 내외부 전문가들의 협업에 의한 통합적 의사결정간의 차이는 아주 미미해 보인다. 하지만, 투자와 관심에 따라 그 결과 차이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선택의 문제다.

2월 242010 Tagged with , , 2 Responses

어떤게 오보일까? : 현대차 리콜

23일(현지시간)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 등 임원진 30여 명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자동차 전문지(오토모티브 뉴스)의 YF쏘나타 도어 잠금장치 불량 보도를 접했다. 인근 파운틴 밸리에 있는 현대차미국법인(HMA)으로 향한 정 회장은 상세한 보고를 받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현대차가 이런 문제에 대해 사전에 대응하지 않고 미국 언론에 먼저 보도됐기 때문이다.[중앙일보]

Hyundai halts 2011 Sonata sales because of door glitch


Automotive News —
February 23, 2010 – 4:35 pm ET

Read more: http://www.autonews.com/apps/pbcs.dll/article AID=/20100223/RETAIL05/100229945/1147#ixzz0gS4tVGdq

중앙일보에서는 이 회사의 최고위층이 로스앤젤레스에 23일 도착해서 오토모티브 뉴스의 보도를 접했고, 미국법인에서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는 기사를 썼다.

그런데 오토모티브 뉴스의 경우 동부시간 오후 4 35분에 해당 회사가 리콜을 발표했다는 첫번째 보도를 올렸다. 그 때 로스앤젤레스는 같은 날 오후 1 35분이었다. (썸머타임 적용중인 듯)

모든게 정확하다 한다면 해당 회사의 리콜 결정과 발표 그리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빛의 속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고위층이 당일 오전 일찍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입국을 하고 이동을 하고 브리핑을 받고 리콜을 지시하고, 회의를 거쳐 그 대상을 선정 및 카운트하고, 주요 규제당국에 리포트를 하고, 보도자료를 쓰고 (국문+영문), 컨펌을 받고, 릴리즈를 하고, 기자들의 문의를 처리하고를 거의 하나의 유닛을 삼십 분 이하 단위로 진행했다는 뜻이다. (오전 1시 35분에 모든 리콜관련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

그런데 중앙일보 같은 기사의 다른 내용을 보면 최고위층이 이번 리콜 사유와 관련해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는 부분이 있다. 당연히 최고위층 보고 이전 리콜을 발표하는 회사는 없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미국 출장 중에 YF쏘나타의 도어 잠금장치 결함을 보고받았다. [중앙일보]

회사의 최고위층이 아무런 정보가 없었는데도 관련 기사 보고와 배경 브리핑을 현장에서 받고 이렇게 빠른 실행을 추진했다는 이야기다.


사실이라면 정말 불가능하리 만큼 빠른 업무추진속도다.

P.S.

 

신형 쏘나타 리콜은 미국 현지 딜러가 쏘나타를 시승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본사에 보고하면서 제기됐고 현대차측은 문제 접수 1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리콜 결정을 내렸다. [머니투데이]

해당사측에서는 이번 리콜이 알려진 바와는 달리 일부 미국 자동차지에 관련 결함이 보도돼서 리콜 한 게 아니라 딜러들의 자체 결함 발견 때문이라는 쪽으로 설명을 하는 것 같다. 머니투데이에서는 이 설명을 받아 위와 같이 기사를 썼다. 문제접수 12시간 만에 리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역산을 해 보아도 로스앤젤러스 시간대가 맞지 않는 거 아닌가?

어떤게 오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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