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012010 Tagged with , 0 Responses

상식, 이성과 논리가 사라진 아노미 : 천안함 사태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X선 회절, 중성자 회절 분석 등을 사용하면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의 제조 국가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냉전 시절 서방 선진국과 러시아, 중국이 당시로써는 핵심 군사기술이었던 알루미늄 합금 기술을 각자 독자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 선진국과 러시아, 중국이 알루미늄 합금 제조에 집어넣는 원소가 각각 다르다. 다만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이 서방 국가 제품으로 판명 나더라도 북한과의 연계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3년 우라늄 농축시설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독일 회사에서 수입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보유한 중어뢰 중 상당수가 중국제와 구소련제인 어(U)-3G, TYPE 53-59, TYPE 53-56, ET-80A 등이어서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중국이나 러시아제 알루미늄 파편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란과의 군사 커넥션에 의해 이란제 신형 어뢰가 사용돼 이란제 합금 파편이 나올 수도 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에서 인용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이라는 분의 주장 (또는 기자의 해석과 부연 설명)을 보면 참 재미있다.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논리적인 이야기로만 보자. 제발 관계없이 무조건 정치적 댓글 다시는 분들 좀 없었으면 한다. )

이 연구원 또는 기자의 주장을 요약 해 보면:


* 여러 분석을 실행해 보면 해당 알루미늄 조각의 제조 국가 판별 가능
* 서방 선진국, 러시아(구 소련), 중국, 이란 등 제조 국가 각각 판별 가능
* 서방국가에서 제조 된 알루미늄이라도 북한과의 연계 없다 단정 불가능
* 중국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 러시아(구 소련)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 이란에서 제조된 알루미늄이라면 북한 연계 판단 가능

이렇게 총 6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물론 기자에 의해 정리되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주장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 의견 또는 기자의 설명은 이렇다.

그러면 북한이 연계되지 않았다 결론 내릴 수 있는 시나리오나 가능성은 하나도 없는 것 아닌가? 혹시
그 알루미늄이 한국제라야 겨우 북한연계가 불가능한 걸까?

만약 이 국책연구원과 기자가 전문가로서 좀 더 정확하게 메시징을 하려 했다면 이렇게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여러 분석을 통해 알루미늄 조각의 제조국가를 규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해당 알루미늄이 어떤 국가에서 제조되었는지 밝혀진다 해도 그 결과가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정확하고 결정적 단서로서의 가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이전 광우병 사태와 상당히 비슷하다 생각하는 여러 공통점들의 하나가 이런 부분들이다. 정부는 포지션과 메시지가 다르고, 좌충우돌하며, 자칭 전문가라는 여러 사람들은 무분별한 시나리오들을 개발해 대고, 그것들을 언론에서는 취향대로 취사 선택해 확대 재생산하고, 온라인에서는 상식과 비상식이 폭발적으로 상호 충돌한다.

상식과 이성 그리고 논리가 실종된 아노미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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