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혼돈(Chaos)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정보도 글자 그대로 정확한 것이 없다. 어떤 소스도 아주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따라서 어떤 메시지도 믿지 못한다.
이 바닥에서는 메시지의 신뢰도가 아주 적다는 게 특징이다. 돈이 걸린문제이기 때문에 극도의 보안과 물타기, 부인하기, 말장난이 판을 친다.
문제는 메시지의 균형이다. 어제 로이터의 보도와 그에 대한 국내 언론의 해석을 보면 상당히 분석적일 뿐더러 메시지의 실체(substance)들이 존재한다. (오비맥주에서는 실체가 뭐가 있냐고 하겠지만, 문제는 오디언스들이다. 오디언스들이 기사를 읽으면서 끄떡 끄떡하면 기자들은 만족한다.)
그에 비해 오비맥주측의 대응 메시지는 상당히 짧다. 실체(substance)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quotation해 준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크게 나누어 다음과 같다.
- 외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 추측성보도다.
이와 관련해 오비맥주 OOO 홍보팀장은 “외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매각 결정에 관한 연락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임원은 “안호이저-부시 인수를 위해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내용은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알고 있었다”며 “오비맥주뿐 아니라 영국 법인도 팔고 테마파크도 판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비맥주가 그런 와중에 매각 대상으로 추측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중앙일보]
이와 관련, 오비맥주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 고위 관계자는 “본사와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오비맥주는 수출용 맥주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해 광주공장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그러나 오비맥주 측은 이에 대해 “인베브 본사에 확인 결과 현재 시점에서는 명백한 오보라는 답을 들었다”며 매각 계획을 부인했다. [매일경제]
한편 오비맥주 관계자는 외신 보도에 대해 “인베브 본사로부터 매각과 관련해 아직 어떤 정보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한국경제]
그러나 오비맥주 관계자는 “인베브 본사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오비맥주 측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3일 인베브 본사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OOO 오비맥주 정책홍보팀 전무는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보니 추측성 기사가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서울경제]
이번 대응 메시지를 2006년 오비매각설 관련 대응 메시지들과 비교해보면:
김 사장은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롯데그룹이 오비맥주를 인수한다는 루머는 이미 5년 전부터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회자됐던 것”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오비맥주의 대주주인 벨기에 인베브 사 경영진으로부터 오비맥주를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필요할 경우 인베브의 최고경영진이 방한한 뒤 오비맥주 매각을 부인하는 공식 회견도 열 수 있다는 뜻도 함께 전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마디로 인베브 입장에서 볼 때 오비맥주가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황금알 기업인데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헤럴드경제, 2006. 9.15]
김준영 오비맥주 사장은 최근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롯데칠성으로의 매각설과 관련,“현재 (모회사인) 인베브는 오비맥주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3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맥주사업이 돈되는 비즈니스여서 5년 전부터 얘기(설)는 많이 나왔었고, 또 외국계 은행들이 여기저기서 M&A 작업을 하고 있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소문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주공장 매각설에 대해서도 “많은 루머가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2006. 9. 15]
김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흘러나오는 롯데칠성으로의 매각설은 이미 5년전부터 나온 이야기”라고 전제한 뒤 “맥주사업이 돈이 되는 비즈니스라서 외국계 은행들이 매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소문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롯데는 종합적인 주류 비지니스를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맥주시장에 관심이 가질 수는 있겠지만 단순한 추측성 논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오비의 영업이익률이 35%로 모기업인 인베브 산하 회사를 통틀어 캐나다, 브라질 등에 이어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튼실하다”며 “우리가 빠진다면 인베브로서도 타격이 클 텐데 굳이 매각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일보, 2006. 9.15]
김준영 오비맥주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모식당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오비맥주는 인베브 전 세계 지사중 ‘감가상각전이익’(EBIDTA) 마진에 있어 상위 6위 업체에 들 만큼 큰 사업체”라며 “지난해 EBIDTA 마진이 2000억원, 캐시플로가 700억원 정도로 이런 알짜 기업을 인베브에서 매각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그는 “올해에는 EBIDTA 마진율을 35%로 보는데 이 정도를 유지하는 기업은 세계에서도 드문 일”이라며 “인베브가 ‘최대에서 최고로’(Biggest to Best)를 캐치프레이즈로 삼는데 한국(오비맥주)이 그 모델의 선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2006. 9.15]
그 당시에는 가능한 메시지의 실체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었다. (사실 그만큼 단기간에 매각은 있을 수 없다는 내부 – 본사와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당시에는 CEO와 홍보팀이 함께 가능한 실체로 내 세울수 있는 모든 메시지들을 리스트화 해서 딜리버리했다. Spokesperson을 CEO로 한 것도 해당 메시지들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었다. (사실 M&A와 관련된 사항. 특히 회사 매각설에 대해 홍보팀장이나 임원이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는 조금 진행되어야 하겠다)
또한 당시에는 해당 이슈를 회사측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표현을 위해 CEO가 직접 출입기자들을 모두 끌어 모아 놓고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 기자들은 경청을 했고, 여러가지 질문들을 했다. 소통이라는 것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동일한 이슈를 가지고 대응하는 방식에서 가장 다른점이라면…’인간미’가 없다는 것 같다. 원래 전통적으로 오비맥주에는 인간미가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인간미가 없어진다는 느낌이다. 소통의 방식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P.S. 이글을 쓰고 있는데도 다우존스 기자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왔다. 오비맥주 매각설에 대해서 물어온다. 내가 회사를 옮긴지 모르고…쩝. 오비맥주 대표전화를 알려줬다. 잘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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