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은 왜 쉽게 하기 힘들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은 왜 쉽게 하기 힘들까?

위기관리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도 많고,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해 익숙한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을까? 몇 가지 공통적인 이유들이 존재하는데, 주로 고민하는 기업 실무자 분들의 생각을 유형별로 정리해 보자.

1.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려면 CEO부터 핵심 임원들이 모두 모여 여러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일정 및 시간 확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많은 실무자분들이 이런 고민 때문에 쉽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지 못한다. 상당히 현실적인 한계라 외부 컨설턴트들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런 기업들의 경우 해당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이나 관련 작업들에 대해 최고 의사결정자로부터 전폭적 지지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또한 이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서와 담당자들이 핵심임원들을 한꺼번에 동원(?)하거나 참석을 종용하지 못하는 정치적 입지인 경우들도 많다. 이런 경우 적절한 답이 없다. 어떤 가시적인 위해성이 증가되지 않는 이상 이 모두를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비법이 없다.

2.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할 만큼 우리 준비 수준이 발전해 있지 못합니다.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그냥 혼란스럽게 우왕좌왕하면서 끝낼 가능성이 커요.

이 고민에 대해서는 두 가지 조언이 있다. 첫째는 컨설턴트들을 믿으라는 조언이다. 제대로 훈련 받고 경험된 컨설턴트 그룹이라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절대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시작하거나 설계 하지 않는다. 시뮬레이션 진행이 정해지면 그 사전에 충분할 정도로 반복적인 위기관리 위원회 대상 브리핑과 코칭 그리고 사전 트레이닝들을 제공한다. 시뮬레이션은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어떤 부분을 좀 더 준비해야 하는지를 찾아내기 위해서도 진행 되기 때문에 너무 완벽한 진행만을 머릿속에 그리면 도리어 문제다. 그 다음 둘째 조언도 메인 컨설턴트를 믿으라는 것이다. 메인 컨설턴트는 절대로 해당 시뮬레이션을 혼돈의 시간으로 메우도록 위기관리 위원회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메인 컨설턴트는 그만의 시뮬레이션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충분한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다.

3.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몇 년 전에 해 보았는데…당시 임원 분들이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다시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도움은 되는데 너무 힘들고 지치신다고…

잠깐만 살펴보자. 몇 년 전 해당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셨던 임원들이 아직도 모두 현직에 그대로 계신 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몇 년 전 진행했었던 시뮬레이션 이슈들과 위기요소들을 그대로 현재까지 시뮬레이션 해야 하는 상황일까?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다른 이슈들과 위기요소들이 떠 올랐을 것이다. 시뮬레이션 기술이나 기법들도 해마다 조금씩 바뀌어 성장한다. 만약 심하게 힘들어 하셨던 임원 분들이 지금도 계신다면 그분들의 의견을 세부적으로 듣고 시뮬레이션에서 불필요하게 힘든 부분은 완화 또한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실제 위기와 위기관리 상황은 시뮬레이션보다 훨씬 더 절박하고 힘들다는 사실이다.

4.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었으니, 그냥 매뉴얼로 완료하시고 시뮬레이션은 그냥 생략하시죠. 여러모로 진행하는데 문제들이 있어서요.

상당히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이렇게 시뮬레이션을 고사하시곤 한다. 사실 컨설턴트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클라이언트께서 이렇게 요청하셔도 별반 아쉬울 것은 없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뮬레이션 검증을 하지 않고 끝나게 되면 이 업무를 진행했던 실무자들과 컨설턴트들은 사후에도 내내 찜찜하다. 항상 ‘이 시스템이 실제로 조직 내에서 운용될 수 있을까?’하는 궁금함과 불안함만 남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실무자들도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과 자기 부서의 성과를 내적으로 과시하고 추가 시스템 유지 보수 예산 등에 협조를 얻어 놓는 게 좋다. 여러 귀찮은 사안들이 많아도 일단 한번 고생하자 생각하고 실행해 보는 게 여러모로 특히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그 형식이나 수준 이전에 위기관리 서비스 중 단위로는 가장 비싼 서비스 중 하나다. 투입되는 컨설턴트들의 수와 품질 그리고 숙련도 등이 일반 위기관리 서비스와 차별화 된다. 장비와 설비, 장소, 준비기간 동안 다른 서비스에 비해 과다 할 정도로 투입이 된다.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의 수준에 맞추어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노력은 그에 비례해야 하기 때문이다.]

5.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들은 많은데요. 예산이 너무 부담돼서 힘들 것 같아요.

공감한다. 필자도 인하우스 팀장시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모험이었다. 참고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는 외부 컨설턴트만 십 여명이 투입되고 준비기간과 동원 장비 등이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다. 장소 배치나 설비측면에서도 기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그냥 약식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도 일정수준 이상의 비용과 프로페셔널 피(professional fee)가 요구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단편적(ad-hoc)으로 진행하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년간 플랜으로 잡아 놓고 정기적으로 해당 예산을 배분 받아 정리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특정 위기 발생이 예견될 때 급박히 구성해 사전 실행해 보는 시뮬레이션도 있지만, 이 또한 진행 후 사후에 예산 문제가 가장 큰 골치거리 중 하나다. 이 문제 또한 외부 컨설턴트들이 풀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마치 얼음판에서 스케이트를 처음 제치기가 어렵지, 한두 번 제치고 나면 그 속력이 붙어 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 해본 기업만이 쉽게 쉽게 계속하고, 안 해본 기업들은 처음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클라이언트사 실무진들은 가능한 예산확보 능력이 있으신 임원들과 협업해 해당 프로젝트 추진을 하도록 하자. 또한 일상보다 큰 프로젝트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예산안에 포함시켜 턴키 방식으로 진행을 하기도 한다. 어떤 방식이든 현실적인 방식을 택해 고민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들로 많은 기업들이 원하면서도 시뮬레이션을 실행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추가 조언을 하자면, 일단 사내적으로 일정 수준이상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공감대만 있다면, 일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전문적으로 하는 컨설턴트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자. 컨설턴트들이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조언들 그리고 현실적인 논리들로 실무자들을 지원 해 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들’을 다루겠습니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