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뚝.”
“이숙정 의원이십니까.”
“…. 네.”
“이번 일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입장을 듣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요. 맞습니까.”
“인터뷰한 적 없습니다.”
“CCTV에 잡힌 화면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이만 끊겠습니다. 뚝.”
[중앙일보]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와 맞닥뜨렸을 때 내부적으로 공공연하게 제안되거나, 공감되는 조언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하는 전략이다.
이’소나기 피하기 전략’은 일단 몇 가지 상황적인 제약에 근거해 공감된다.
- 첫째는, 시기적, 상황적으로 위기관리 주체에게 극도로 불리한 상황인 경우.
- 둘째,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등에서 너무 감당하기 힘든 ‘신상 털이‘가 진행되고 마녀사냥으로 급격하게 상황이 진행되는 경우.
- 셋째, 여러 루트를 통해 대응하기에는 일단 때를 놓친 경우.
- 넷째, 위기관리 주체가 대응할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신체적, 정신적)
- 다섯째. 위기관리의 경험상 그렇게 하는 것이 보통 그나마 괜찮았다 기억하는 경우.
전반적으로 이런 ‘소나기 피하기 전략’에 공감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심리적으로 그나마 편하고 단순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스스로 왈가왈부 하는데 에서 드는 힘듦과 이 과정에서 상처들이 더 커질까 봐 심리적으로 이를 꺼리는 듯하다. 보통 “뭐 좋은 스토리라고 우리 스스로 나서서 왈가왈부 할 필요가 있나?”하는 공감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본성에 따른 위기관리는 항상 그렇다. 타조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머리를 모래에 파묻는 것을 보며 웃지만, 인간도 실제 위기시 그와 다름이 없는 행동을 한다. 본성이기 때문에 이를 멍청하다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소나기가 지나가길 바라는 전략’이 발생시키는 문제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거다. 일단 소나기를 피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이런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맡게 된다.
- 위기관리 주체의 메시지는 절대적 SOV(Share of Voice)의 열세를 경험한다.
- 위기관리 주체가 의도적으로 형성한 ‘정보의 진공’을 다른 부정적 소스들이 채우는 것에 경악한다.
- 위기관리 주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새 루머들이 연이어 생산되는 것에 분통을 터뜨린다.
- 위기관리 주체를 파는 많은 이름 모를 매체들과 SNS 유저들이 나타나 자신을 괴롭게 한다.
- 일정기간이 흐른 후 전혀 사과나 개선의지 표명이 통하지 않는 상황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는 자신을 하나의 희생양으로 포지셔닝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다.
- 결국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극단적이고 부정적 압력에 떠밀려 비참하게 사과하고 비굴하게 용서를 구한다.
위기가 발생하면 주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정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폭발적 상황 속에서 위기관리 주체가 얼마나 전략적 메시지를 공급해 의미 있는 SOV를 빨리 확보하는 가가 위기관리 초기 단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위기시 “평소 우리 블로그나 트위터 계정이 포털에 게시되지 않았던 것이 도리어 다행이다”라 안위해서야 되겠는가? 그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던 블로그 방문자들과 트위터 팔로워들을 하루 아침에 부담스러운 저주의 대상으로 간주해서 되겠는가 말이다.
성공을 위해 본능과 한번 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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