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12월 06201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대변인 훈련] 답변자의 닷징 연습용 질문 방식

대변인 훈련(spokesperson training)을 진행할 때 대변인의 답변 스킬을 일부 또는 상당 부분 무력화 시키려는 기자(질문자)의 질문 스킬을 정리해 본다.

답변자인 대변인 입장에서는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닷징을 연습하는 기회가 된다. 이 정도 공격적인 질문에 대응해 최대한 부드럽게 답변을 피하며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질문 스킬을 받아 쳐낼 수 있으려면, 기본적 대변인 역량과 스킬은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본이 부족하면, 이런 식의 질문 스킬에 대응하는 대변인은 대부분 감정 통제가 잘 안되고, 이어 의식의 마비를 경험한다. 실수는 물론이다.

[이하는 훈련용 예시입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길…]

꼬리 물기 질문 기법

방금 전 oooo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그 부분을 제가 xxxxxx(기자 의도 대로 해석)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그게 아니라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자꾸 말씀을 피하신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기자가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정확하게 말씀하시지 못하시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까 ooooo (민감할 수 있는 부분)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 부분을 다시 짧게 한두 문장으로 다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니. 첫 번째 하신 말씀 하고 좀 다른 것 같은데요. 첫 번째 그대로 다시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감정 자극 질문 기법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없을까요? 제가 일단 이해가 잘 안돼서요. 죄송합니다.

구체적으로 관련 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진짜 잘 모르시는 건가요?

답변하시는 분께서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알고 계셔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잘 아시지 못한다는 건 저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의) 선언 같은 것들이 외부에서 볼 때는 상당히 피상적이고 광고 홍보성 슬로건이라는 느낌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 내부적으로도 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봐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해합니다. 임원께서 말씀하시기에 좀 부담 될 수도 있는 질문이라는 것 압니다. 그렇지만 좀 뭔가는 말씀해 주셔야지…그냥 이렇게 얼버무리시면. 좀. 간단하게 좀 말씀해 주시죠.

제가 잘 모르신다고 하시니 궁금한데요. 그러면 누구에게 가서 그 질문을 물어야 할까요?

 

반복 답변 차단 기법

자꾸 비슷한 말씀을 반복하시는데요. 좀 다른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네, 그 ooooo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고요. 제가 드린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좀 부탁드립니다.

아까 하신 말씀이 자꾸 반복돼 가지고요. 시간도 없고요. 죄송하지만. 다른 메시지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그쪽은 이미 제가 취재를 했고요. 그쪽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연락드린 거거든요. 여기서 말씀 못해주시면 저희는 난감합니다.

제가 그러면 기사에 임원님 성함 넣고 ooooooo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써넣어도 될까요? 괜찮으세요?

약간 성의가 없으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볼 때는 답변하셔도 사실 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보이는데요. 그 답변을 어려워하시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위에서 관련해서는 언급을 하지 마라 뭐 이런 내부 기류가 있는 건가요 혹시?

실언 유도 및 으름장 놓기 기법 (주로 M&A 관련)

자꾸 그렇게 답변하시면 저희 쪽에서는 그냥 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다 아니다 정도도 힘드시겠어요?

계획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시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써도 될까요?

그러면 의향은 있으신 거죠? 뭐 그냥 의향 정도니까…

정말 그렇게 없다 아니다 말씀하시고 나서 진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책임 지실 건가요?

일단 저도 시장에서 취재한 게 있으니 쓰긴 쓸 건데요. 그거에 대해 쓰고 나면 혹시 소송하실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

뭘 쓴다는 걸 미리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회사 대응 원칙을 그냥 확인해 보는 겁니다.

소송하시겠다는 거죠 그럼? 그렇게 써도 되죠?

대변인 훈련을 할 때 질문자(기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가 상당히 반복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질문들을 이어 던진다. 그로기 상태에서도 핵심 메시지를 얼마나 잘 반복하는가를 연습하기 위해 이런 이상한 질문 방식을 쓴다. 그렇게 대변인들은 훈련받는다.

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새책 소개] 기업의 입

증명사진_기업의 입 입체 표지

얼마전 지인들과 저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다른 외국 사람들이 지은 미디어트레이닝 책을 보고 있다는게 이상하지 않나?”

그게 이상하다고 느낀게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부터 기존 제가 썼던 미디어트레이닝 칼럼들과 실제 우리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트레이닝 서비스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의 시간동안 미디어트레이닝 현장에서 기업 대표와 임원들과 나누었던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을 하나 하나 기억 해 묶었습니다.

얼마전 한 기업 대표님과 임원분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왜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할까요? 왜 기자를 찜찜하다며 피할까요?”

대표님과 임원분들은 그 질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걸…’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입니다.”

대부분 언론을 두려워 하고 피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기업이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고,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론을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책 ‘기업의 입’은 마땅히 해야 할일을 이미 한 기업들을 위한 책입니다. 단지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준비되어있지 않은 기업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기업의 입은 직접적으로는 대변인(spokesperson)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광의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책은 기업을 대표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대변인, 자신 스스로를 위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유명인, 클라이언트를 대신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기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책 ‘기업의 입’ 프롤로그로 책을 위해 고생하신 코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기업의 입_The Mouth of Corporation

프롤로그

90년대 후반 어느 날이었다. IMF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우울하고 위태한 나라들 중 하나이던 당시였다. 내가 다니던 홍보대행사에게 한 글로벌 합작회사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업무 요청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자사 아시아태평양 경영진들과 홍보담당자들을 모아 위기관리 세션 및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귀 에이전시에서 이번 트레이닝을 지원할 컨설턴트를 한 명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협업해서 트레이닝을 진행해주었으면 합니다.”

당시 담당 컨설턴트였던 나는 그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쿄에 가보니 한국에서 온 클라이언트사 한국지사(합작사)대표와 홍보실장이 나를 반겼다. 한국인이라고는 나와 홍보실장, 딱 둘이었다.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방송 기자 출신 영국인 컨설턴트와 일본계 미국인 컨설턴트들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물론 미디어 트레이닝 속 실제 질의응답 훈련도 영어로 진행되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한국지사의 한국인 홍보실장에게 질의응답들 중 일부를 한국어로 묻고 돌아온 한국어 답변을 분석해 코칭 해 주는 것이었다.

같은 한국인끼리 여러 외국인들이 보는 앞에서 기자역할을 하는 내가 한국어로 질문하고, 그 홍보실장은 한국어로 답변했다. 메인 컨설턴트인 영국인이 내게 이렇게 물었다. “제임스, 어때? 이 홍보실장은 정확하게 준비된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 밤, 도쿄 호텔에서 그 홍보실장과 단 둘이 맥주를 마셨다. “왜 내가 영어로 기자 인터뷰를 해야 하지? 한국 기자들이 영어로 질문할 리 있어? 한국 언론에 대해서 영국인이 무얼 알까?” 그 홍보실장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IMF로 많은 한국 회사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던 시기였다. 그들이 기준이 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한국에서 한국어로 한국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이십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나는 그때의 꿈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차려 일하고 있다. 당시 나와 같았던 컨설턴트들 수십 명과 함께 현재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한국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자문을 진행한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도 더 이상 외국어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한국과 중국의 언론환경을 혼동하는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일하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컨설턴트들도 한국적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우리를 존경한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할 수 없는 트레이닝과 자문을 우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설립한지도 8년이 지났다. 우리 컨설턴트들은 연간 최소 70~80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국내 대기업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고위 임원들은 이제 일대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다. 기업 신임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우리를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기업과 조직 리더의 수는 연간 최소 1000여명이 넘는다. 그간 수천 명의 한국 내 기업 및 조직 리더들과 함께 ‘메시지의 전략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0년전 일본 도쿄에서 품었던 컨설턴트의 작은 꿈이 한국 내 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 책을 쓰는 현재도 정부 부처의 한 고위 관료는 기자들과 ‘오프더레코드(비보도전제)’를 기대하면서 역사에 남을 엄청난 실언을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향해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다양한 실언과 냉소를 뱉어 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언론의 부정적 취재에 대응한다면서 앞뒤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메시지를 계속 쏟아낸다.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의 답변은 더욱 더 당황스럽다. 연이은 사회적 공분(公憤)은 식지 않는다.

기존 지상파를 넘어 인터넷언론과 종편들이 생겨나면서 뉴스 보도의 방향성은 사회 비판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부정적 여론화에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 공분이 언론을 먹여 살리는 셈이 되어 버렸다. 이를 위한 언론의 취재 경쟁은 가열되고 취재 기법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자들의 취재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당연히 맥락이 보도되기 보다는 취재원의 입에서 나온 단어, 표현, 사례 한 조각에 쌍 따옴표가 붙여진다.

소셜미디어의 출현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전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더 이상 공적 커뮤니케이션과 사적 커뮤니케이션이 분리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기업과 조직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개인적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든 말은 자의건 타의건 보도와 공유를 전제로 하는 벌거벗은 환경이 되었다.

모든 게 바뀌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아 보인다.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고위 리더들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마인드가 그렇다. 아직도 그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기자들 앞에서 ‘비보도전제’를 외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리더들이 남아 있다. 다가오는 TV 카메라와 PD와 육박전을 마다하지 않는 리더들이 남아있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그렇다고 내가 틀린 말을 했나?”하며 적절하지 않은 말을 기자에게 전파하는 분들이 여기 저기 남아있다.

몇 시간에서 며칠만 지나면 금방 거짓말로 들통날 이야기를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리더들이 아직 존재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고발 프로그램 PD와 기자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홍보실을 통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을 한 노련한 PD와 기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는’ 일선 직원들에게 접근한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아직도 상당 부분 방치되어 있다.

잠입취재, 비밀녹화와 녹취, 일선 직원들과의 인터뷰, 여러 소스를 통한 자료 취합, 소셜미디어에 대한 취재, 확인되지 않은 분절적 정보에 대한 즉각적 기사화, 아니면 말고 풍의 온라인 언론들… 유사 이래 현재와 같이 기업이나 조직을 위협했던 미디어 환경은 없었다. 당연히 기업과 조직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기업의 입’을 훈련하고 준비해야 옳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로서 두 번째 꿈이 있다면,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커뮤니케이션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 리더나 창구의 입을 잘 관리하면, 지금과 같이 언론을 관리하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들은 언론 기사나 보도를 통해 황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메시지, 소비자가 기대하는 메시지,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당연히 들어야 하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기업과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리더들은 그러한 실행을 반복해서 스스로 신뢰와 권위를 쌓아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원칙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리더십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한국을 좀 더 살만한 나라,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없는 사회, 기업과 조직이 실제로 존경 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를 ‘재미없게’ 만들어 보자. 사회적 공분이 사라질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다.

‘행복하게 살자’는 단순한 가훈을 걸어 놓고, 남을 먼저 행복하게 만들려고만 노력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하는 우리 식구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감사하고 싶다. 멀리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자랑스러운 딸 다운과 매일 아침 남편의 구두 끈을 손수 메주는 지극 정성의 아내 지현에게 항상 감사한다. 이 책을 위해 자료를 관리하고, 후배 미디어 트레이너로서 상당 부분을 정리 해 준 스트래티지샐러드 송동현 부사장과 조아름, 강명석 컨설턴트, 강소이 코치에게도 감사한다. 이와 함께 한국을 행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에 매일 정진하고 있는 스트래티지샐러드 모든 컨설턴트들 하나 하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 행복하자.

2017. 6. 7.

정용민 씀

증명사진_기업의 입 표지

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7편]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점점 많은 취재 요청을 받고 하는데요.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을 겸해서 대변인 형태의 포지션을 구하려고 합니다. 대표이사인 저를 대신해 언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할 텐데요.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역량은 일단 기본으로 하고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정당 단체 등에서는 그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함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대부분 말씀하신 대로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대변인으로서의 업무는 모두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은 첫째로 일정기간 이상 ‘대언론 관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던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일상적으로 장기간 대화 해 본 경험을 보유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대변인 역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대언론관계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정무 또는 여론감각을 지닌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과 장기간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의 방향을 읽고 이에 따라 언론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적 시각을 보유해야 좋은 대변인이라고 봅니다. 자사의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자는 절대 좋은 대변인이 아닙니다.

셋째로, 전문적인 훈련을 여러 번 거친 실무자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점인데요. 쉽게 말해서 국내 대변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타입이 많습니다. 직접 기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대변인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들의 역량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제대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이를 필드에서 반복 경험하며 성장한 보다 균형 잡힌 파이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변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직접 질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표이사가 좋은 대변인을 키운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대변인을 만들고 싶다면, 고용한 준비된 대변인을 항상 옆에 놓고 상호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십시오. 조직이나 사람을 대변(代辯) 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하기 원하는지를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 대변이 가능합니다.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략 등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스스로 항상 대변인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대변인으로부터 정제된 메시지를 재청취하고, 각각을 토론하면서 상호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전 어느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대표이사 스스로 말을 많이 해야 대변인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외부로 정제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 많은 대변인을 뽑아 놓으면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자만하는 대변인이 자기 생각대로 기업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경험 있는 대변인들 중에는 현란한 애드립으로 이슈를 넘기는데 익숙한 대변인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논리로 언론을 설득하는데 치중하는 대변인도 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내부 충성에만 치우쳐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열심인 대변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공유 받은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어지는 스킨십으로 대변인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 버린 대변인도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먼저 대변인과 대화하십시오. 대변인에게 질문하십시오. 대변인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십시오. 언론을 통해 자신의 회사가 어떤 기업으로 이해 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변인에게 자문 얻으십시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이 ‘외부에서 볼 때 훌륭한’ 대변인을 만듭니다. 반대로 나쁜 대변인은 그런 내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대표가 대변인을 키우는 겁니다.

# # #

1월 07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  #  #

1월 18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1편 : 전사적 위기관리위원회란?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단계-1편
회사마다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그룹의 명칭은 각기 다르다. 위기관리위원회, 위기관리팀, 위기대응팀, 위기팀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한다. 명칭이 어떻게 되었든 각각은 위기 발생 이전과 이후 사내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그룹을 공통적으로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핵심 의사결정 그룹이 위기관리위원회
일반적으로 최고의사결정그룹(이하 위기관리위원회)의 구성은 CEO를 비롯한 각 부문들의 핵심 임원들로 채워진다. 일부에서는 각 부문별 핵심임원 산하의 실무팀장들이 부문장과 함께 참석하기도 한다. 외부 전문가들을 위기관리위원회에 포함하는 기업들도 있다. 모든 위기관리위원회의 설립목적은 전사적 위기대응에 있어서 핵심적인 위기관리 전략 설정과 이에 따른 대응을 신속하게 결정 해 주는데 있다.
위기 발생 이전과 이후 의사결정 역할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에는 평시에는 정기적으로 모여 위기요소들에 대한 트레킹 결과 공유 및 사전 완화, 방지, 대비 관련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위기 발생시에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명시된 물리적인 공간, 즉, 워룸(war room) 또는 위기통제센터 등으로 불리는 장소에 모여 발생한 위기와 관련된 전반적 상황 공유, 정보 분석 결과 공유, 위기 시나리오 옵션 리뷰, 위기관리 전략 결정 및 대응 지시를 진행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위기관리위원회의 역할의 핵심은 의사결정이다.
위기관리 위원회의 수장은 CEO 또는 차하위 임원이 이상적
누가 위기관리위원회의 수장을 맡아야 하는가 하는 논란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 할 때 그 회사의 CEO가 위기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문제는 CEO가 위기관리위원장직을 맡는 것은 좋은데, 위기관리위원회의 소집과 운영이 상당히 잦다면 과연 CEO가 매번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우려다. 위기관리 리더십에 따르면 위기 시에는 항상 CEO의 관심과 가시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회사에 발생하는 중소규모부터 대부분의 위기에 CEO가 스스로 모든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 현실성이 논란이 된다.
위기 등급과 위기관리위원회 그룹을 계층별로 연동도 가능
일부 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우려를 개선하기 위해 위기유형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관리하기도 한다. 옐로우, 오렌지, 레드, 블랙 등의 등급을 각각의 위기상황에 부여하여 각 등급별로 관리책임자 즉, 위기관리위원회의 구성인 등급과 위기관리위원회장의 등급을 계층적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체계에도 반론들은 있다. 그러면 위기 시 누가 특정 A라는 위기를 최초부터 옐로우, 오렌지, 레드, 블랙으로 판정하여 매뉴얼에 명시된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을 지정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위기 상황이 상시 변화하고 전이되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초기 위기 등급이 계속 유지되는 것도 아니라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최초 옐로우라고 판정되었던 위기가 갑자기 블랙으로 단계 상승을 해 버리게 되면 최초 옐로우 등급의 위기를 관리하려 소집되었던 주관 및 유관 실무 팀장들의 그룹의 활동이 정지된 채 다시 최고수준의 위기관리위원회가 재 소집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리적 시간 소요는 물론, 상황분석과 전략 구성 작업에 있어 많은 허비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최초 위기 상황 보고 및 공유 단계는 전원을 대상으로 해야
이런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감지 이후 ‘보고 및 공유 단계’에서는 최초 해당 위기 관련 사안 보고 및 공유가 최하위에서 최고위 의사결정그룹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원 전원에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유된 위기 관련 사안들을 다 함께 리뷰 한 뒤, 함께 해당 위기의 등급을 결정하고, 최상위 그룹에서 최초 대응 의사결정그룹을 규정해 주면 되겠다. 이미 모든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해당 위기와 관련한 정보 공유를 받았기 때문에 위기 등급의 변화에 따라서 필요 시 비교적 빨리 추가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사내 위기관리전담조직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관리전담조직을 구성해서 위기 요소 감지 이후 프로세스를 일선 그룹들과 협업하면서 위기의 등급을 판정해 매뉴얼에 명시된 대로 등급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의 소집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한다. 평소 위기관리위원에서 리뷰 될 위기요소 트레킹 및 결과 취합 업무를 이 조직이 전담한다. 또한 위기 발생시에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지원하는 관제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지시된 전략과 대응 방안이 실제로 실행되는 지를 확인하고, 각각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수정 실행 또는 실행 종료 결정을 하는 실무 관제센터의 역할을 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홍보임원이나 CCO는 관제센터의 수장이 적절
일부에서는 위기관리위원회 수장 역할을 CEO 대신 홍보임원이나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로 설정해
놓는 기업들이 있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의사결정을 위한 곳이다. 현실적으로 보아 홍보임원이나 CCO가 법률적, 재무적, 생산기술관련, 영업관련, 마케팅 관련, 인사관련 업무결정 등과 같은 실행 주관 및 유관 부문 의사결정에 책임을 지거나 그들을 승인해 줄 수 있을 리 없다.
가능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기관리위원회의 수장은 CEO가 맡거나, 그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는 차하위 임원이 수장직을 대행하는 게 이상적이다. 대신 홍보임원이나 CCO는 위기관리위원회내부를 코디네이션 하는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을 하며, 위기관리전담조직을 이끌고 있다면, 실행관제탑의 최고책임자로 위기관리 업무를 감독 코칭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메인 대변인의 역할도 그의 몫이다.
위기관리위원회내에는 기능별 R&R과 이해관계자대상 R&R이 존재
위기관리위원회 내부에는 실무 R&R(Role & Responsibility:역할과 책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능적 부서별로 관계가 있는 이해관계자 R&R 또한 배분되어 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관리 대상인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홍보부서에만 전담시키는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취약한 체계다. 전통적으로 홍보부서의 기능과 규모, 담당 이해관계자 특성 그리고 역량을 볼 때 홍보부문은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360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주체가 아니다.
위기 시 법무부문에서 검찰이나 경찰, 로펌 커뮤니케니이션을 맡아주어야 한다. 인사와 노무부문에서 노조 커뮤니케이션과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맡아야 한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위기 시 지원할 광고 및 온라인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영업부문에서는 거래처 커뮤니케이션을 비롯 리콜이나 집중 A/S, 핫라인 관리 등의 커뮤니케이션 업무들을 담당해야 한다. 대관부문에서는 국회나 규제기관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필요 시에는 NGO 커뮤니케이션도 리드해야 한다. 홍보부문에서는 위기 시 가장 핵심 이해관계자 그룹 중 하나인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맡는다. 기업 편제에 따라 홍보 부문에게 온오프라인 모니터링, 기업 SNS 채널들과 홈페이지 팝업, 기업광고 관리 등의 위기관리 업무를 이관하기도 한다.
홍보부문에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업무가 집중되는 것은 매우 취약한 체계
분명한 것은 위기 발생 시 홍보팀에게 업무들이 가장 집중된다는 것이다. 일단 홍보부문은 위기관리위원회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해서 위기요소 트레킹과 위기 요소 감지 및 정보 취합 분석 작업을 리드한다. 이후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기 위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역할도 한다. 총무관리 부문과 협력 해 신속하게 워룸을 설치하고, 위기관리위원회의 논의 운영에 있어 MC의 역할을 한다. 시간관리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홍보부문장은 기업 대변인으로서 빗발치는 언론사 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진다. 위기관리 전담조직으로서 관제센터 업무가 홍보부문에게 가게 되면 위기관리위원회 의사결정 후 실행에 대한 통합적 관제 보고 공유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프라인 및 온라인 여론 모니터링과 분석 보고 작업은 기본이다. 홍보부문에게 대관, 대법조, 대NGO, 대고객, 대거래처 대직원 대노조 커뮤니케이션 역할들을 전담시키고, 더 나아가 위기관리 예산관련 재무 업무와 기획 일부 업무까지를 부담시킨다면 이는 정확한 의미의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가 아니다. 전담조직이라고 이런 업무들을 일개 부서가 통합해서 할 수는 없어 비현실적이다.
실무 부서들에게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익숙한 업무
위기관리를 위한 각 부서별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R&R이 해당 부서 각각에게 낯선 업무는 아니다. 평소 담당 기능에서 대부분 관리를 해 왔고, 컨택 라인과도 이미 인간적으로 익숙해 있다. 업무상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위기 시 위기 관리 대상으로 단순 전환한다는 의미 밖에 없다. 물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R&R이 다각화 되려면 회사 차원에서는 ‘메시지 통합’ 작업이 선행될 필요는 있다.
사내 여러 개 창구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사적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
여러 개의 창구들이 하나의 동일 또는 유사한 목소리를 내는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전에 창구를 일원화하라는 의미는 입을 하나로 만들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이해관계자별 컨택 라인과 커뮤니케이션 주체를 단일화 또는 최소화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위기 관리 메시지만 통합되고 완벽하게 공유되고 있다면 창구의 숫자는 사실 문제가 아니다. 훈련 받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접점들이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메시지를 각각의 이해관계자 대상들에게 전달하는 체계가 전사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다.
# # #
10월 052012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시 메시지는 권력이다

위기 발생 시 메시지(message)는 곧 권력(power)을 의미한다. 당연히 메시징(messaging)은 권력을 기반으로 하며, 배경으로 한다.
대선 후보들 주변의 대변인들을 해당 후보의 복심(腹心)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메시지의 권력적 특성 때문이다.

[참고] 복심 (腹心) : 마음속 깊은 곳. 또는 그곳에 품고 있는 심정. 마음 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개인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용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생성 절차를 거치게 마련이다.
1. 상황파악 — 2. 전략적 대응 고민 — 3. 의사결정/메시지 개발 — 4. 상황관리 실행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메시지 전달)
대부분의 기업/조직/개인의 대변인들은 이 전체 프로세스에 직접 관여하고 이를 통제하며, 통합해야 한다. 반대로 어떤 프로세스에서도 소외되거나 분리되면 성공적인 위기관리 메시징은 불가능해진다.
1. 상황파악
즉, 위기관리 메시징과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대변인은 위기 발생 직전/후부터 전방위적 상황파악이 가능한 위치에 있는 자여야 한다. 또는 상황관련 정보들을 강제적으로 취합할 수 있는 강제력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
상황관련 정보를 부분적으로 접하는 위치에 있거나, 취합을 강제하지 못해 주변에서 구경하는 대변인은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런 위치에 있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거느리는 기업/조직/개인의 경우 위기 시 종종 ‘무조건 부정’ ‘오락가락’ ‘말 바꾸기’ ‘조변석개’ ‘왔다리 갔다리’ ‘오리무중’ 등 같은 여론 평가를 받는다.
2. 전략적 대응 고민
전략적 대응 고민 프로세스에서도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의 관여는 성패를 좌우한다. 이 과정에서 대변인은 여론의 동향과 추이에 대한 취득정보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하게 되고, 최고의사결정자에게 건의하게 된다.
즉,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오프라인 및 온라인 상의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의 여론 특성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프로페셔널한 전략적 대안들을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특정 분야에 기반한 직관적 인사이트를 가진 기능적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분명 한계를 보인다.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사전 공감대나 상호존경의 관계 설정이 되어 있지 않는 대변인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결정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 진다.
이런 류의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 시 대부분 ‘황당한 전략’ ‘당황스러운 반응’ ‘이해관계자 분노’ ‘맥을 잘 못 짚었다’ ‘갸우뚱’ 같은 여론 반응을 생성하곤 한다.
3. 의사결정/메시지 개발
앞의 프로세스와 같이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직접 의사결정을 하지는 못하지만, 최고 의사결정 그룹에게 정확한 전략적 대안들을 인식시키고, 반영시킬 수 있는 권력을 보유해야 한다.
만약 최고의사결정자가 부재 시 위기가 발생해도, 평소 사내 공감대와 전문적 위치 권력에 근거 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리드하거나 부분적인 의사결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 주요 역할은 결정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또한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이며, 여러 번의 경험과 축적된 인사이트들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내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 권력을 기반으로 자율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렇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보유하는 기업/조직/개인의 경우 위기 발생 시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메시지’ ‘말도 안되는 괘변’ ‘앞뒤가 맞지 않음’ ‘변명인가 해명인가?’ ‘때 늦은 입장 표명’ 등으로 여론 반응이 형성되곤 한다.
4. 상황관리 실행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메시지 전달)        
일반적으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만 담당할 뿐, 상황관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항상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일체형으로 움직이는 게 맞다. 기능적으로 이 둘을 분리해 상호간 관여도를 제한하다가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힘들어 진다.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상황관리에 있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관여 권력을 보유해야 한다. 위기 발생 전후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상황관리 활동들에 인풋이 가능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메시징을 더욱 더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권력을 지녀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통합적인 권력을 보유하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들의 기업/조직/개인은 대부분의 위기관리를 기능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한다.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에만 충실할 수 밖에 없는 단절된 위치로 인해 마이크로 한 위기관리 대응에만 몰두한다.
위기를 조명한 신문기사를 빼려고 노력한다거나, TV 방송사에 가서 사정을 한다거나, 온라인 댓글을 밀어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달걀계정들을 돌려 이슈를 덮으려 시도한다. 당연히 이러한 기능적인 위기관리 활동 그 이상에 관여하거나, 통합적으로 메시징을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
최근 대선에서도 각 후보들과 관련 한 검증 논란들이 발생하면 대응하는 패턴들은 이런 현실들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사실을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하지 못하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전략적인 고민에 충실하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의사결정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개발에 둔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상황관리와 통합된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한계를 보이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들이 있다면 이에 해당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마찬 가지다.
반대로 이 모든 프로세스에 있어 완벽함을 보여주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즉 강력한 권력을 보유한 자다. 위기 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인 기자들의 평가를 보면 해당 대변인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그 여부를 알 수 있다.
“그 (대변인/홍보담당) 양반은 업(業)에는 관심이 없어…”
“그 쪽 대표가 홍보담당들을 별로 높이 사질 않아. 차라리 대표 자기에게 먼저 전화하라 하더라고”
“그 선수는 아주 밥 맛이야. 별로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평이 좋질 않아”
“사람은 좋은데…별로 일은 못 해”
“그 쪽은 대변인/홍보담당자가 아무 파워가 없어…조직이 원래 그래. 차라리 거기 OOO이가 더 실세야”
“거기에도 대변인/홍보담당자가 있었나? 근데 왜 아무 연락도 없었지??”
“그쪽 선수들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연락도 안되고…”
위기를 관리하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에 대해 이런 반응과 평가가 기자들로부터 나온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지 않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9월 16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전국규모의 정전 사태?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야!

이번에도 전력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많은 관련 기관들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했다고 했는데 너무 늦었다.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제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만 제대로 했었다면 국민들이 이렇게 패닉에 빠지고,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다.

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면서 전국적으로 400여 건의 구조 요청이 쏟아졌다. 신호등이 꺼진 차로에는 경찰들이 나와 수신호로 차량들을 운행시켰다. 놀란 국민은 집과 사무실을 뛰쳐나와 “테러가 발생한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동아일보]


하지만 지경부, 한전, 전력거래소는 문제의 핵심을 상황관리 부분에만 한정해 바라보는 듯 하다.

최 장관은 전날 서면으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자료에서 “오늘 전력수급 상황이 급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해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환 정전(단전)이라는 불가피한 조치를 하게 됐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지경부 장관이 발표한 서면 사과문에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라는 표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더 큰 불편과 분노를 발생하게 만든 이유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한전 측은 문제의 핵심인 ‘사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및 실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순환정전 실시 1시간 전에라도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지역마다 전력상황이 다른데다 전력소비량 역시 매 순간 변하는 만큼 전력 예비율을 감안해 이를 미리 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대변인으로 보이는 창구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해명을 하고 있다.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사실상 OOOO은 불가능했다’라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고백과도 같은 메시징이다. 또한 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또는 지금이라도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실패가 반복 될 것’이라는 아주 실망스러운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해할 수는 있다 해도 대변인으로서 전략적이지 못했다.

하단 보도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내부 매뉴얼을 따르는 것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경부 장관에 보고를 명시한 대목은 거론하지 않고는 전력거래소가 지경부와 협의하게 돼있다는 설명만 곁들이면서 그것이 지켜지지 못해 유감이나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날도 “더 큰 대단위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급박한 상황에서 제한 송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전반적인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의 포지션을 보면

1. 일단 블랙아웃이되는 최악의 상황은 방지했으니 위기관리에 실패하지는 않았다.
2. 일부 사전 고지에 대한 불만들이 있지만, 주요사업체들에게는 사전 고지를 했으며, 일반 가정과 같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불특정다수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고지는 시간관계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해석된다. 상황관리에 성공했으니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은 그냥 이해해 달라는 포지션이다.


위기 시 기업 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들을 기반으로 이번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원인들을 유추해 본다.

1. 이번 순환정전을 조치한 프로세스로 볼 때 모니터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은 한 개의 라인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상황관리에 빠르게 잘 대처했다는 자평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소한 의사결정 라인상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제외되어 있었거나, 활동에 현실적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매뉴얼 상에서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라인에 대한 명시는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주관 주체에 대한 명시는 어느 정도 세부적으로 기술되어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난 농협사태를 시작으로 대규모 소비자/고객 불편 사례들이 발생할 때 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평소에 흔하게 스팸을 날려대던 SMS(휴대폰 단문 메시지)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이용하지 않았다. 이런 비상식적인 커뮤니케이션 단절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스템/매뉴얼상으로 위기 발생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부서가 특정하게 정해지거나 오너십 배분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할 채널을 평소에 고민하지 않고 위기를 맞기 때문이다.

3. 너무 급박하여 사전 고지의 시간/여유가 없었다는 메시지도 일부 이해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후 즉, 순환정전 직후 커뮤니케이션에는 또 왜 실패했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순환정전 지시 2시간후인 오후 5시경에 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내 몇 단어가 안 되는 짧은 공식입장을 전했다.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메시징이 늦었을까? 앞의 모든 시스템적 요인들과 함께,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등의 많은 이해관계자들끼리의 협업 시스템 중 어딘가에 병목이 벌렸거나, 프로세스들이 비효율적으로 정체되는 경우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보아 이렇게 짧은 상황 서술형 메시지가 이렇게 뒤늦게 공개되는 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4.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전력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 아니라는 일부 시각도 이해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주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에 있을 수록 그 책임감이나 중요도는 높아진다. 생각해보라 전기가 갑자기 나가버리면 어떤 조직을 국민들이 생각할까?) 다른 주요 위기관리 주체들 중 어느 누구도 위기 시 활용 가능한 주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 (전통적 언론이 유일했으나 그 나마 늦었다)

위기발생시 최근 반복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주목 받았던 트위터 조차도 보유하지 않았다. 홈페이지는 이내 다운되었고, 팝업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다. (사실 위기 시 홈페이지가 다운되지 않으면 그건 A급 위기가 아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 설계에 있어 모든 홈페이지와 모든 핫라인을 불통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더 크고 다양한 채널을 추가 설계해야 한다) 핫라인도 일부 불통을 겪었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은 이 모든 위기관리 주체들이 침묵하고 있다 간주하기 마련이고,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되는 게 당연하다.

5. 조직 내부에서도 별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아직 공유하지 못하는 듯 하다.



이번 정전사태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였다. 순환정전을 결정한 직후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협업 시스템이 시급하다. 그 보다 먼저 내부적으로 상황관리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더 큰 재앙을 가져오지 않는다라는 공감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바보처럼 자꾸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8월 092010 Tagged with , , , 0 Responses

비상식적 기업 대응, 누가 공식적으로 설명 해 줄 건가?

또 이 네티즌은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 측에서는 퇴원하는 류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에게 사과는커녕 단 한 통의 전화조차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네티즌은 승무원 및 지상 스텝들의 응급조치 매뉴얼조차 없는 주먹구구식 사고 대응을 보고 아시아나가 과연 국제적인 항공회사가 맞나라는 의문이 갈 정도였다고 토로했다.[한국일보]

 

이번 모항공사의 기내상황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 많다. 여러 번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단순한 사고 처리가 이런 방식으로 되었다는 데에 대해서도 ‘과연 실제 상황도 그랬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초 이 소식이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 아고라와 트위터등 각종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가 된 듯 한데, 기사들의 대부분의 내용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 측(또는 주변인)의 주장으로 많은 부분이 채워져 있다.

보통 최근 들어 발생하는 많은 기업관련 이슈들에 있어 피해자의 SOV(Share of Voice)가 가해자로 지목된 기업의 SOV보다 높은 것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이후 긴급함, 다채널활용, 텍스트, 사진, 음성녹음, 동영상 등 여러 미디어형식의 활용, 구체성, 현장의 생생함, 확산 및 전파 속력과 범위 등에 있어서 기업이 개인을 이기지 못하는 경기장(arena)이 아마 현재의 소셜미디어 상황이 아닌가 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측의 대응활동은 아직 media1.0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기업에게 media2.0에 대한 접근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듯 하다)

media 1.0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접근방식은:

* 일단 회사명을 블랭크 또는 이니셜 처리한다. (모항공사, A항공사…)
* 공식 대응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 (괜히 우리까지 나서서 논란을 크게 만들 필요 없다 판단)
* 가능한 인터뷰나 코멘트 취재에 협조하지 않고, 출입기자들을 무마한다. (기사를 내는 것 까지는 모르겠는데…회사명 빼주시고, 우리 코멘트 없이 내 주세요!)
* 가능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닌가…그만하죠?)
* (부담 가는) 개선안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low profile이 media 1.0의 접근방식이고 그것이 곧 그 당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노하우 및 성과 그 자체였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 위기시 해당 기업의 코멘트를 어렵게 따게 되면 ‘별반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가 쿼테이션으로 다루어지거나, 일부에서는 황당한 애드립이 공식적인 쿼테이션으로 다루어지곤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에서 응급상황 발생하면 미국 연방보건국 산하 질병통제관리센터(CDC)에 각 연락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류 를 병원에 이송했다”며 “기내식으로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치료비 외에 추가 보상도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별반 메시지에 공을 들이지 않거나, 메시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은 고민이나 우선순위 설정이
없어 보이는 게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는 문제가 된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설명도 한다.

“사실 기자들에게 그 사건에 대한 뒷 이야기들을 해주면 그렇게 기사 가치를 느끼지는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 사건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속 사정은 다른 경우들이 태반이라는 거지. 그래서 기자들에게 자세하세 설명해서 가능한 기사화 되지 않게 하는 게 핵심이야.”

좋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기자들을 비롯해 독자들과 시청자들도 듣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관련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해당 기업의 대변인의 입을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주장 그리고 대응 메시지를 듣고 보고 싶다는 거다.

media 1.0시절처럼 기자하고만 마주앉아 고개를 끄덕이지 말고, media2.0 시대 특성을 이해하고 직접 소비자들과도 이야기 좀 하자는 거다. 항공사 이름 무명 처리하는데 들이는 시간에 대화 메시지를 고민하자는 거다. 대응 인터뷰나 코멘트 피해 다니려 하지 말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코멘트 해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이해 시키려 노력하자는 거다.
자…왜 이 항공사는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이런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누가 공식적으로 설명 해 줄 건가?

 

 

6월 072010 Tagged with , , , , , 1 Response

기자 출신의 대변인: 홍보 담당자는 이렇게 본다

기업이나 조직의 대변인으로 기자 출신들을 뽑는 것을 자주 본다. 현재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 출신이고, 최근 온라인 대변인이라는 새로운 직책으로 선정된 분도 기자 출신이다. 그룹 홍보실들을 보더라도 임원 및 팀장급 중 기자출신들이 꽤 된다.

기업이나 조직의 대변인 자리들이 기자출신들로 일부 채워지는 이유가 뭘까? (기자들을 대변인으로 뽑은 곳들의 이야기들을 한번 살펴보자)

첫 번째,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와대 같은 곳도 장기간 출입 경험이 있고, 청와대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청와대 편에 서서 일 할 수 있을 만큼 정책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해당 대변인이 기자의 입장에서 청와대를 출입했을 때는 분명히 그는 청와대 대변인실과는 반대편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홍보와 기자의 메커니즘에 의해) 만약 당시 청와대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청와대 심중에 대한 장기간의 익숙함이 있었던 기자였다면 사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바람직한 기자는 아니라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만약 주류업계를 출입하면서 맥주회사 사장의 개인적 심중을 잘 읽고, 맥주회사 임원진들의 비밀스러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는 기자가 있다면 과연 어떤 류의 기사를 맘 편히 쓸 수 있을까?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했지 않나.

두 번째, 대언론 경험이 있어 오디언스인 언론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재미있는 이유다. 기자가 자신 또는 동료 기자를 이해하는 것과 대변인으로서 맞은편 기자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위치에 따른 시각의 180도 변환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실제 기자출신 홍보담당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보담당자들이 기자들을 100% 이해한다고 하면 기자들은 웃는다. 기자들이 홍보담당자들을 100% 이해한다고 이야기하면 그 것도 마찬가지다. 기자와 홍보담당자들은 밖에서 보면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너무나 다른 종류들이다.

대변인 업무에서 중요한 것은 홍보쪽에서 기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자쪽에서 이해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이나 성격이 분명 아니다. 언제 기자가 다른 기자에게 굽실거리거나, 다른 경쟁지 기자에게 욕을 먹어 본 적이 있을까?

세 번째, 기자 생활 경험이 있어 소통에 능하다고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소통에 신경을 많이 쓰는 기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일부분은 수긍이 간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의 기자가 언제부터 ‘소통’에 열중했었을까? 미디어 역사상으로도 보도(Reporting)가 소통(Communication)이었나? 보도는 상당부분 그리고 상당기간 동안 one way communication이었고, 비대칭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옴부즈맨이나 기자의 바이라인으로 들어오는 독자들의 독후감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기자들에게는 그런 쌍방향이나 대칭적 커뮤니케이션 구도에 대한 익숙함이 그리 깊다 보여지지 않는다.

이 부분들은 특히나 정부 정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아주 근본적인 부분이 아닌가 한다. 모든 기자가 좋은 대변인이 되기 힘들 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기자가 곧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편견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가근 불가원하면서 불편부당했던 기자, 그러나 홍보측의 시각에서 자신들을 이해해왔던 기자 그리고 독자들과 진정한 소통을 경험한 기자들이 얼마나 흔한가…)

기자를 대변인으로 쓰는 기업이나 조직을 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대변인’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는 거다.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4월 092010 Tagged with , , , , , 1 Response

생각이 있는 조직이라면…

 

미군은 가족에게 통보한 뒤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담당 장교는 가족이 충격으로 쓰러질 경우를 대비해 인근 병원 응급실 연락처를 숙지하고 간다. 장례절차나 가족지원 업무를 담당할 ‘사상자 지원 장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방문 당시 가족의 반응 등을 상세히 보고한다. 가족을 위한 정중한 위로편지도 있다. 편지에는 “고인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었다”는 등 지휘관이 기억하는 고인의 성실한 복무태도, 인간적인 관심도 드러나 있다. [동아일보]

 

매뉴얼로만 위와 같은 실행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일종의 상식과 같은 이야기를 실행하지 않는 조직의 무지와 무관심만 없어지면 가능한 이야기다.

위기관리시 해당 위기와 관련 된 사실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핵심 메시지 또한 당연히 내부 직원들이 그 첫번째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아침 신문을 읽고 우리 회사와 관련된 소식을 듣게 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위기관리라고 하면 외부에 있는 기자들이나 정부기관, NGO,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보는데, 종종 간과되는 직원들도 매우 중요한 오디언스다. 아니 가장 중요한 오디언스일 수 있다.

위기시 회사의 직원들은 비공식적인 대변인들이다. 그들이 퇴근 후 친구들과 가족들과 지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메시지들을 회사차원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관리하는가 또한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부분이다. (제일 무서운 루머는 ‘내 친구가 OO그룹에 있는데…이번 사건이 사실 알고 보면 OOO 때문이래~”하는 경우다)

더구나 위의 상황과 같이 자기 자식을 잃은 소식을 TV에서 처음 접해야 하는 가족들에 대한 사항은 말할 나위도 없다. 매뉴얼 이전에 생각이 있는 조직이라면 꼭 실행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