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1 Response

포지션을 정해야 메시지가 통한다

광우병을 둘러싼 정부(외교통상부)의 포지션을 유심히 보고있다. 참 흥미로운 부분은 외교통상부가 국민의 맞은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히 ‘광우병’이슈에서 외교통상부는 국민쪽 포지션을 정해 이를 강조해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시에도 피해자나 소비자들의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포지션 전략이다. 그러나 많은 사례들에서는 이를 간과하거나 포지셔닝에 실패한다. 일단 건너편에 서게되면 그 다음은 논쟁(debate)만 가능할 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불가능해 지게 마련이다.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질의응답에서는 유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광우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추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에 최성 의원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구 35%에서 병이 발생하지만 한국인 유전가 구조는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 95%에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아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재차 “그런 정보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도입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유 장관은 “저도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습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유장관의 전체 답변맥락을 알아보기 위해서 질의응답 전문 또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는데, 찾을수가 없다. 따라서 이 편집된 보도만을 가지고 답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고 싶다.

그러나 이 기사를 읽으면서 몇가지 point를 짚어내자면;

1. 무조건 위기시에는 국민들과 ‘같은’ 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강조해라.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X)” –>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모든 가능성들을 철저히 관리하여 안전한 소고기의 수입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2. 단언 하지 말아라. (아무도 어떤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부풀려 진 것(X)” –> “광우병 논란을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 측면과 정치 해석적인 측면을 분리해서 예의 주시 관리 하고 있다.”  

3. 정보를 갖춰라. 질문자가 가진 정보의 3배 이상을 가져야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답변이 된다. (군사학에서 적을 제압하는 군사력 비율을 기억하라)

“..들은바 없다(X)” –> “(만약 진짜 모른다고 해도) 그러한 수치에 대해 좀더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해 주시면 검토해서 관리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알고 있다면)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4. 절대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유나 은유를 들지말아라. (프로라도 조심해라)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는다(X)” –> “확실한 것은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은 절대 포기하거나 가볍게 여길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정적이거나 편향적인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어달라”  

여러 기업과 정부부처, 각종 조직들로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점들이다. 정말이다.

3월 03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다시 기억하자, PREP!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예전에 언론 인터뷰시의 답변 방법 중 하나로 간단하게 PREP 기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늘은 이 PREP 기법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PREP은 Point, Reason, Example, Point의 줄임 말이다. 여기서 Point란 ‘핵심 메시지’를 지칭한다. Reason은 앞서서 언급한 핵심 메시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되겠다. Example은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 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기자가 물어온 질문에 대해 답하는 순서를 알려주는 것이다.

바로 이전에 설명했었던 답변 6단계와 다른 점이라고 하면, 앞서서의 6단계는 ‘재앙이나 사건 등과 관련한 다분히 공격적이고 부정적 질문’에 대한 답변 구성이며, 이번 PREP 기법은 ‘확인이 필요한 논란에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가지 답변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말한다’는 원칙은 동일하다. 그러나 PREP에서는 맨 앞에 말한 핵심 메시지를 뒷부분에서 다시 한번 언급해서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미디어 트레이너들은 ‘홈 베이스를 다시 한번 밟는다’는 비유를 쓰기도 한다.

PREP 기법을 익힌 답변자가 진행 한 다음의 질의 응답을 예로 살펴보자.

<사례 1>

기자: 업계에서는 귀사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전문가들에 의하면 미국의 본사가 귀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정말 사내에 그런 움직임이 있습니까?

PREP답변:

(P)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한 루머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습니다.
(R) 우리 OO Korea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OO 시장점유율 45%를 점유하고 있으며, 본사의 전세계 지사들 가운데 상위 5위 내에 들만큼 큰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어 본사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E) 예를 들자면 OO Korea의 대표적 브랜드인 △△△만 보아도 OO가 보유하고 있는 전세계 200여 개 브랜드들 중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P) 따라서 그러한 루머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사례 2>

기자: 최근 소비자원의 발표를 보면 귀사의 소비자 불만 사례 접수 건수가 경쟁사에 비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귀사 제품의 소비자 불만이 많은 건지요?

PREP답변:

(P) 우선 저희 소비자들께 어떠한 유형이라도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소비자원의 해당 발표에는 몇 가지 기준상 오류가 있으므로, 저희 소비자들의 불만이 경쟁사 대비 과도 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R) 소비자원의 조사는 단순 소비자 불만 접수 사례 수를 기준으로 했는데, 비교 대상이 된 경쟁사 제품들의 판매량의 경우 저희 회사 제품 판매량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 제시 건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E) 예를 들자면 가장 저희 회사 OOO 제품의 경우 지난 1980년 출시 이후 총 판매된 제품수만 총 500만여 개 이상으로 2005년 출시된 경쟁사 제품 판매량의 100배 이상입니다. 반면 동일 제품들간 소비자 불만 사례 건수의 차이는 채 2배가 되지 않습니다.
(P) 소비자원의 발표는 이러한 기준상 오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경쟁사보다 과도하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비자 만족을 우선하는 저희 회사에서는 모든 소비자 불만 사례들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개선 노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답변에서 한층 정리된 느낌이 든다. 많이 준비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항상 언론에게 어떠한 주장을 할 때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가정이나 추측 또는 허풍 등은 경계해야 한다.

특히 Reason이나 Example을 제시할 때는 객관적이고 실증적 정보들을 가려내 준비해야 한다. 제시하는 수치 등 모든 ‘숫자’들은 정확해야 한다. 글이 아니라 말이기 때문에 너무 길고 자세한 숫자들은 효력을 반감시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회사의 매출은 1조 4천 321억 원으로 본사의 글로벌 매출인 5조 7천 654억의 24.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 보다는 “우리회사의 매출은 본사 글로벌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로 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고 효력이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일부 CEO분들께서 이 PREP 기법에 대해 질문하시는 것 중 하나는 맨 앞Point와 뒷부분의 Point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 가다. 답은 간단하다. 동일해야 한다. 그러나 표현적인 측면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권장된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너무 기법의 원칙에 얽매여 자연스러움을 잃는 우(愚)는 범하지는 말자.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3월 03일 14:42:26 / 수정 : 2008년 03월 03일 14:4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