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 커뮤니케이션 원칙의 하나가 ‘잡음(Noise)’ 방지다. 대외 발표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부득이 여럿을 둘 때는 사전 조율을 거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말은 할 때가 있고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향이 크게 다르다. 침출수 발언을 한다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와 검토가 가능한 환경 전문가,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가 하는 것이 적절하다. 축산농가의 책임 문제는 사태 수습이 일단락되고 구제역 위기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단계에서 나와야 할 이야기다. 매뉴얼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책임 있는 당국자가 할 말이 아니다.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다양한 위기 상황에 적용될 수 있도록 손질하는 노력을 평소 게을리했다는 방증이다.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과 교수, 세설, 중앙일보]
예전 국정홍보처 시절 클라이언트로 모시던 유재웅 현 을지대 교수께서 중앙일보 세설에 아주 멋진 조언을 해주셨다.
‘대외 발표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부득이 여럿을 둘 때는 사전 조율을 거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 시스템에 대한 조언이다. 유교수의 이 조언에 더 이상 더할 말도 없고, 뺄 말도 없다. 이것이 그대로 시스템의 모습이다.
‘말은 할 때가 있고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에 대한 인사이트다. 현장에서 이런 아주 간단한 인사이트가 무시당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은 실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본 선수들은 대부분 공감을 한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다라 반향이 크게 다르다‘ – 위기 커뮤니케이션 주체와 메시지에 대한 인사이트다. 흔히 조직 내부에서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상당한 이견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일부는 이런 고민 없이 기회가 생기면 일단 아무나 커뮤니케이션 하고 말아버린다.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국정원 케이스에서도 상하간 그리고 비공식 및 공식간의 메시지가 다르다]
개인적으로도 왜 현재 농가 침출수 부분에 있어 전문가들이 메시징을 앞서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왜 행정가들이 비전문적인 논리와 지식을 가지고 노이즈들을 만들어 나가는지 답답하다.
유교수의 매뉴얼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다. 매뉴얼이 잘 못되어 위기관리가 잘 못되었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평소 매뉴얼에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는 방증이고, 그 만큼 리더로서 평소에 위기에 대한 철학이 없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실무자들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 그대로 기계적이고 정형적으로 쇼업만 하려 했다면 아주 심각한 생각 아닌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잘못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던 ‘관계자산‘을 추가로 훼손하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 그 자체로도 부정적인 유해도를 증가시키는데, 거기에 더해 잘 못된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을 그나마 지탱해 주고 있는 관계자산의 그물망들을 추가로 훼손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좀 더 이해관계자에 대한 인식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철학과 신중함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기업들과 조직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좀 더 완벽해져야 사회내 불필요한 스트레스들이 최소화 될 수 있다고 본다.
언론을 통해 국민들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고 화나게 하는 메시지들이 없어지는 게 모두를 위해 좋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