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4월 162025 0 Responses

블라인드에 제가 답변을?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매우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그러던 중 가끔 잘못 알려진 내용을 가지고 논란이 일어나고 하던데요. 대표이사인 제가 설명이나 해명하는 글을 직접 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글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경 쓰여서 좀 바로잡고 싶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개인적으로 정확한 팩트를 공유해 근거 없거나 잘못된 논란을 잠재우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합니다. 바로 사실관계를 규명하면 논란이 사라질 텐데, 블라인드라는 환경도 그렇고, 거기에서 대화하는 직원들의 스타일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최선일까 고민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가지 그런 의미에서 고민해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표께서 블라인드 대화에 직접 개입하시고, 그곳에서 대화를 나누시기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만약 그 이후에도 지속해서 개입과 대화를 하신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선별적으로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고,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지 않고 하는 경우에는 그런 실행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도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블라인드는 기본적으로 익명 대화방입니다. 그곳에서 ‘내가 대표이사’라는 전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설명이나 해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대표이사로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상당히 제한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직접 개입하고자 하신다면 계속해서 끝까지 개입하셔야 하고, 중간에 개입을 포기 중단하시게 되면 최초 개입하지 않으신 경우보다 실익은 더 적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표께서 경험하시고 계신 상황을 푸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블라인드에서의 특정 논란에 대하여 대표이사께서 관심이 생기신 경우에는 홍보와 인사부서 관련 업무 담당라인을 불러 그들의 실무적 조언을 먼저 들어 보셔야 합니다.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고, 현재 그 반향이 실제 어떤 수준이며,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직원의 생각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들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에는 실무자그룹이 가이드 하는 것을 따르시면 됩니다. 그 실무자 그룹은 블라인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유사한 사례들을 수없이 목격하고 경험했을 것입니다. 대표께서는 그들의 실무적 의견을 들어 보시고, 그들이 조언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으셔야 합니다.

대부분 실무자들은 블라인드 내 직원들의 첨예한 대화에 대표님이 직접 개입하시는 것을 조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그 주제와 관련된 소통 이벤트를 만들거나, 기회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설명 또는 해명하는 것을 권장드릴 것입니다. 그와 같이 블라인드에서 소통 주제를 선정하여, 회사에서 통제가능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실행입니다.

블라인드도 그렇고 소셜미디어도 그렇고 여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발생한 이슈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담당 실무그룹의 이야기를 먼저 깊이 있게 참고하시는 것이 좋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명언이 적용됩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는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라!” 먼저 폭 넓게 들어 보시고, 준비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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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준비하면 자연스럽지 않은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서 하고,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조언 잘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기자처럼 대하라는 말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임원으로서 고민은 그렇게 준비하고 경계하다 보면 자연스럽지가 않다는 겁니다. 직원들과 진짜 소통이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 임원들께서 실제 그와 비슷한 고민을 말씀해 주십니다. 임원 개인과 회사를 위해서는 준비해서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인 것이라 생각 하지만, 현장에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면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 느끼게 되시지요.

임원께서 가진 그 ‘소통’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은 공감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임원 자신이 직원들과 허물없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좀 더 가깝게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시는 것이지요. 그와 반대로 회사측 입장과 원칙에 기반한 준비된 메시지만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그런 커뮤니케이션에 실질적 소통의 의미가 있겠는가 의문을 품게 되실 겁니다.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간 소통과 기업 커뮤니케이션적 소통의 의미를 가능한 나누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 대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맥락과 형식은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의 그것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형식이 기업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것인가 아니면 개인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차용한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은 달라지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소통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런 소통 프로그램은 마치 방송 연예 프로그램이나 유투버의 자유스러운 소통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여기에 출연(?)하는 대표나 임원들께서는 준연예인과 같이 활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발휘하셔서 화기애애 한 연출을 해 내시곤 합니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따져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그리고 논리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입니다. 자연스러움, 친근함, 즐거움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한 래포(rapport) 형성이 주 목적일 뿐입니다. 절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의 목적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먼저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목표 그리고 이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핵심 메시지를 구성하십시오. 그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기 위한 논리와 근거들을 풍부하게 정리하십시오. 그 후에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전달하실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지는 계속 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부자연스럽지도, 불편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재미있게 커뮤니케이션 한 뒤 중요한 목적 하나도 달성하지 못하는 잘못된 실행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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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갑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수십년간 기업 이슈관리 현장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텐데요. 현재 기업 임원들에게 최근 이슈관리 관점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기업 임원들은) 갑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시길래 궁금해 질문 드립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중국 명나라 시대 명장 척계광은 자신의 병법서 ‘기호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갑옷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으로써 사용되는 것이니, 적의 창칼에 맞닥뜨려서도 똑바로 서서 패하지 않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전쟁터에서는 군졸 모두 갑옷을 입었을 때 생명을 유지하기 쉽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싸움을 해서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에게 고통을 주는 부정 이슈 케이스들을 보면, 그 중 상당수가 해당 기업 임원들이 적절한 갑옷(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개념적 준비)을 갖추지 않아 발생된 것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슈발생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이전과 완전하게 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맞춰진 적절한 갑옷을 마련해 입지 못해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와 반대로 임원 주변에서 이슈발생 원점이 되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갑옷을 현실적으로 갖춰 입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갑옷을 입지 않은 임원과 갑옷을 입고 무장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싸움이라면 그 결과는 매번 뻔한 것이 당연합니다.

임원들에게 현재 절실한 개념적 갑옷이란, 변화된 이슈발생 환경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가 그 기반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주변 모든 사람들이 기자가 된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의 경계가 사라졌고, ‘우리끼리’와 비밀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임원이 한 말이 언제든 온라인과 언론에 게재되고 엄청난 버즈를 일으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원은 아직도 내부와 외부가 달리 존재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의 말이 저 멀리 온라인이나 언론매체에 당장 실릴 수 있다 믿지 않습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앞두고는 언론사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큼 주의해서 준비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질문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내 자신이 아는 대로 생각한 대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튼튼한 갑옷을 입어야 하는데, 오히려 ‘허심탄회’라는 이름의 누드 차림으로 직원들 앞에 서려 하는 것입니다.

임원들이 챙겨 입어야 할 최소한의 갑옷은 다음과 같은 소재들로 만들어집니다. 하루빨리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법을 배울 것.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하게 준비해서만 할 것. 중요한 메시지는 주변 3인 이상에게 사전 리뷰 받아 볼 것.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최대한 호감을 얻을 것. 타사 임원들 케이스에서 반면교사를 찾아 스스로 개선해 놓을 것, 개인의 메시지가 아니라 회사의 메시지만 말할 것, 매번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라도 말할 것. 이런 소재들로 만들어진 갑옷을 챙겨 입어야 자신과 회사가 함께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갑옷은 내부는 물론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아주 유효하고 안전한 기능을 발휘합니다. 임원들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습관들이 모여 회사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됩니다. 훌륭한 회사는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반대로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회사는 훌륭한 회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습관과 체계에 서로 다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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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실익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노이즈?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 대한 해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채널을 통해 구체적 설명을 하고 우호 관계가 있는 영향력자들을 통해서도 회사 입장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표께서도 필요하면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시는데요. 현재 전략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 관리를 위해 다양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현재 적절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 만큼 회사 입장이 잘 정리되었다는 의미이고, 우호적 채널과 영향력자들도 평소 제대로 관리해 오셨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슈를 관리할 때 한가지 신경 쓰셔야 할 것은, 대응의 실행 수와 범위에 너무 집착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명을 위한 보도자료의 숫자를 극대화하거나, 활용하는 채널과 영향력자 수를 최대화하려는 데에 대응 역량을 주로 집중하는 경우라도, 전략적 분별은 필히 전제되어야 합니다.

대표님의 경우에도 해명을 위해 여러 인사를 만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여러 공개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만들고 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하이 프로파일 노력에도 전략적 분별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슈 상황과 성격에 맞춘 회사의 전략적 분별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자칫 그러한 하이 프로파일 노력은 이슈와 관련된 정보의 통제 불가능한 확산과 논란의 과도한 지속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스스로 대대적으로 해명하려 하다가, 더욱 더 많은 주목과 관심만 받게 되고, 그런 노력이 부정 이슈의 소멸 보다는 오히려 지속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슈 대응을 위한 하이 프로파일 노력에서 전략적 분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하이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각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놓고 사전에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가?’를 꼭 스스로 확인해 보자는 겁니다.

사실 하이 프로파일의 목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통해 이슈관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요. 해당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한 많고 다양하게 실행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질문처럼 현 이슈에 대해 대표님이 공개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려 한다면, 사전에 ‘이를 통해 회사와 대표께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계산하셔야 합니다. 또한 ‘그와 같은 실익을 다른 노력을 통해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까?’는 다음 질문이 되겠습니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예상되는 손해나 위험은 어떤 것이 있을까?’도 고민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아주 첨예한 이슈에 있어서는 ‘예상 실익이 함께 예상되는 손해나 위험을 충분하게 상쇄시키고도 남는 수준의 것인지?’도 확인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손해보다 실익이 크다면 일단 그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의미지요.

커뮤니케이션의 양, 빈도, 대상의 수와 범위 등에 취하지 마시라는 조언입니다. 압도적 대응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경우에도 전략적 분별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충분한 실익을 기대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만 선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전략적 선별을 거친 커뮤니케이션 실행이야 말로 많고 다양할수록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략적 선별이 생략된 단순한 물량 공세는 이슈나 위기관리에 있어 희망과는 반대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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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표현의 자유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최근 정국 관련하여 사내 방송을 통해 정치적 이야기를 좀 하셨습니다. 홍보실에서는 사전에 관련내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 드렸는데요. 대표님께서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시면서, 직원들이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 하십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표현의 자유라는 말씀을 하셨으니 그 부분에 대해 먼저 설명 드리자면, 표현의 자유는 ‘개인 또는 단체가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와 사상을 표출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로 이해됩니다. 우리나라 헌법 21조에서도 그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 측면에서 그러한 표현의 자유를 적용하자면, 몇 가지 불명확한 전제가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이, 대표님께서 표현하기 원하는 정치적 견해가 회사의 공식적인 정치적 견해인지 여부입니다. 모든 주주들, 투자자, 직원,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공히 그 견해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만약 그 견해가 대표님 개인만의 것이라면 문제 발생 소지는 다분할 것입니다.

두번째 궁금한 것은, 만에 하나 회사의 공식적 견해라 할지라도, 그것을 적극 표현하면 회사 경영전반에 긍정적 효과와 실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만약 그런 기대가 내부에 충만하다면, 회사 차원의 정국에 대한 일정수준 표현은 문제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 주제라는 것이 항상 하나의 상황에 대해서도 찬반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시각이 존재해 충돌하기 때문에, 기업에게 완전하게 안전한 표현 실행이란 없습니다.

세번째 궁금한 것은, 만약 대표님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함으로 인해 기대하지 않았던 부정적 반응과 상황과 실제 발생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입니다. 대표님께서 스스로 책임지고 그에 대응하실 것인지요? 그렇더라도, 과연 그 각오까지 하는 것이 기업 경영자로서 자신과 회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가요? 더 나아가 대표님의 표현으로 인해 발생된 피해가 회사 전반에 미치게 된다면, 그 상황은 전직원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요? 기업이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뭉쳐서 결사체를 이루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특히 최근 사내방송과 같은 다양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곧 외부 커뮤니케이션 실행과 동일한 효과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안과 바깥이 서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사내 방송을 듣는 모든 직원은 그 한 명 한 명이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님의 정치적 견해는 그 하나 하나가 곧바로 기사화될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와 소셜미디어 등을 거쳐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이미 수없이 많습니다.

기업 경영진이 정치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넘은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과연 자신과 회사에게 얼마나 유익한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경영진은 자신의 견해가 올바르다 믿기 때문에, 그에 대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적 자리에서는 더욱 더 그런 표현의 자유는 극대화되지요. 그러나, 책임 있는 기업 경영진이라면, 사적 자리에서도 개인적 정치관을 구체적으로 피력하지는 않습니다. 기업 경영진은 개인과 회사를 분리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습니다. (다르다 주장해도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내 자신과 회사에게 어떤 실익이 있을지를 매번 따져 보시라는 것이 핵심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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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기업이 정치를 따라하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정국과 관련해서 사내에서 정치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레토릭을 유의 깊게 분석해 보고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배울만한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분별해 보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은 업계과 정계 커뮤니케이션간에는 다름이 있다고 하던데, 어떤 게 다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기업은 가능하면 정치 분야에서 실행되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절대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서로 비슷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기업과 정치는 여론에 기반해 존재, 성장한다는 점은 비슷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정치는 권력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여론을 다루는(handling) 데 비해, 기업은 자사의 경영적 목적을 가지고 여론을 따르고(following), 최소한 거스르지 않는다(serving)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분야에서는 적대적 또는 반대 여론에 맞서 견디는 맷집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그런 맷집을 가질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런 맷집이 강하다 해서 경영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여론을 대함에 있어 기업은 정치분야 보다는 취약성과 민감성을 드러냅니다. 기업측에서 볼 때 그래야 더 전략적인 것이지요.

또한 정치 분야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여당과 같은 세력이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그들 때문에 때때로 반대 여론과 싸울 수 있고, 비판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여당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이듯 할 수 있다고 믿지요.

그러나 기업에게는 정치분야와 유사하게 자사를 지지하는 여당 같은 세력을 구성하기는 어렵고 불가능하기까지 합니다. 충성고객 또는 소비자로 대변되는 지지 그룹은 정치분야와 비교할 때 상당히 취약합니다. 언제든 어제의 충성고객이 오늘의 불매운동 참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성고객을 믿고 정치분야 같은 행동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해서는 낭패 볼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본적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정치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스킬을 따르거나, 흉내 내려는 기업에게 발생됩니다. 일반적 기업은 이미 그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금기로 여기고 있지만, 일부 그렇지 못한 기업에서는 종종 정치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자사에게 적절한 벤치마킹 주제라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그런 일부 기업은 사내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정부 관료 출신이나 국회 출신 인사에게 일임하기도 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자들이니 자사의 이슈나 위기관리에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해당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이색적인 톤앤매너를 띕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그 반대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같은 포유류이기는 하지만 원숭이와 고래가 서로 다르듯 전혀 다른 형태와 존재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원숭이가 심해 바다를 오래 헤엄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고래가 위험을 피해 높은 나무로 달려 올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기업의 리더가 정치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활용하게 되면, 수백 미터 바닷속에 가라앉아 버린 원숭이와 수십 미터 나무위에 걸린 고래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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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고질병처럼 관리하라?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논란에 대해 저희도 할 말이 많은데요, 저희만 문제이거나 이상한 회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른 회사 그리고 경쟁사도 저희와 비슷한 상황이지 더 낫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내부에서는 운이 나빴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 이슈나 위기 요소가 없는 회사가 존재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기업의 규모나 유형, 역사, 시장 등 많은 변수가 있지만, 그래도 어떤 회사이든 자사만의 부정 이슈와 위기요소들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중년들이 정기 건강진단을 받으면, 아무 이상 없이 깨끗한 검진 결과가 나오는 분이 아주 드문 것처럼, 대부분 기업도 마찬가지 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차이가 있다면, 그 검진 결과가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이냐 여부일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신속하게 치료나 수술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겠지요. 그 다음 차이라면, 그것이 일과성의 문제인가, 아니면 고질적 문제인가 하는 것입니다. 일과성이라면 간단한 약물이나 시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요.

반면 고질적 문제라면, 지속적으로 의사와 환자는 문제 상태를 트레킹 해 가면서 관리와 치료를 이어 나갈 것입니다. 대부분 기업 이슈나 위기 요소들은 이런 고질적 형태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유형들이 많습니다. 고질적 관리, 이 부분에서 기업간 관리 수준의 차이가 발생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사람에 비유하자면, 고질적으로 고혈압이 있으신 분의 경우, 다양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약물치료와 병행하면서 혈압을 정상수준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이슈나 위기 요소가 발견되었다면, 그에 대해 전사적 관심을 투여하고 실제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예방, 개선, 완화, 방지 작업을 진행하게 되겠지요.

그런 기업의 관리 활동이 지속적으로만 이어진다면, 해당 문제는 큰 이슈나 위기의 모습으로 일거에 폭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질적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그와 유사하게 자신과 외부의 관리를 통해 심각한 건강 질환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이 자사에게 어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과 분석이 전혀 없는 경우 발생합니다. 정기적이거나 심도 있는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과 마찬가지 모습입니다. 항상 조마조마하게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꼴이지요.

일부는 건강검진을 통해 문제가 진단되거나 예견되었는데도, 특별한 관리활동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증상이 발견되었는데도, 치료약 섭취나 운동은 커녕 술 담배에 폭식과 당분 섭취를 줄이지 않는 환자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질문에서 타사나 경쟁사도 똑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유사 이슈와 위기 요소들을 품고 있는 각 사가 어떤 꾸준한 관리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서로 다름이 생긴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사가 다른 회사 보다 한발자국만 더 나아가 꾸준히 관리하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아무 문제없는 기업이 어디 있겠습니까? 오직 그것들을 제대로 관리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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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자극과 압력의 차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측에서 자꾸 언론 플레이를 해 저희 회사를 공격하는데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내부 입장이 섰습니다. 저희가 다각적으로 반격해 상대측 움직임을 견제하고, 저희 입장과 메시지를 좀 더 알리려고 하는데요. 혹시 그 과정에서 주의할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경쟁 커뮤니케이션에서 반드시 명확히 구분해야 할 개념은 자사가 상대측을 ‘자극’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압력’을 가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차이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실행 목표와 전략, 그리고 자사가 의도하는 방향성을 미리 설계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대측을 ‘자극’하는 경우, 이후 상황 변화에 대한 주도권은 상대측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자극에 직면한 상대측은 반격하거나 무시하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자사가 이후 상황을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전략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자극이 통하지 않을 경우 반복적으로 자극을 가해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려는 접근은 더 위험합니다. 상대측이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신중히 대응한다면, 자사의 다음 선택지는 더욱 제한적이고 상황 통제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압력’을 가하는 실행은 자사의 명확한 목표와 전략, 그리고 방향성이 수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단순히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자극이 아니라, 자사가 의도한 방향으로 상대측을 움직이게 하는 실행이 바로 ‘압력’입니다.

이 실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여러 선택지 및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특히, 압력을 효과적으로 가하는 기업은 상대측의 반응 및 대응에 대비한 다층적인 재 대응 옵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측이 어떤 선택을 하든 자사의 시나리오 안에서 움직이도록 만드는 구조를 형성하며, 선택권과 리더십을 자사가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자극과 압력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자극만을 반복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부정적 기사, 시장 루머, 반박 등을 통해 상대측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는 전략적 접근이 아닌 단순 자극에 불과합니다.

자극에 의해 상대가 즉각 반응하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지만, 자사가 실제 원하는 것이 진흙탕 싸움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한편 상대측이 자극을 무시하고 본래의 일을 지속한다고 해도 자사의 대응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자사의 점차 선택지가 사라져가는 형국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자극보다는 압력을 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설계하고 준비하여 실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통제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상대측의 선택지마저 자사의 계획 안에서 제한되도록 만드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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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홍보담당이 기사에 출현?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7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관리 동안 회사에서 홍보실을 전폭 지원해 줘 일하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홍보담당자가 기사에 언급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네요. 기자들이 홍보담당자의 말을 그대로 실어서 피해보고 있는 담당자도 있고요. 홍보담당이 기사에 출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담당자는 회사의 대변인입니다. 회사를 대표하여 언론과 회사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나의 고민이 생깁니다.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홍보담당자의 실명과 직책이 기사에 직접 언급되는 것이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회사마다, 그리고 관리해야 할 이슈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혹은 “되지 않는다” 단정적으로 조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홍보담당자는 회사의 대변인으로서 회사의 입장과 메시지의 ‘전달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화자(話者)’의 의미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실무적 혼란이 발생합니다.

홍보담당자가 기자와 만나 이슈관리 목적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메시지나 논리가 부족하거나 이상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기자는 “지금 그 말은 당신 개인의 생각입니까, 아니면 회사의 공식 입장입니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 질문은 홍보담당자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립니다.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문제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달된 메시지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홍보담당자는 회사 입장을 언론이나 각종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사전에 메시지를 잘 다듬고, 이를 지원할 논리를 충분히 구성하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위 사례의 홍보담당자는 그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홍보담당자 실명이 기사에 언급된다면, 그로 인해 개인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기사에 게재된 메시지가 회사 공식 입장이 아니었다면, 내부적으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도 메시지 적절성을 문제 삼아 홍보담당자를 비판하거나, 심지어 소송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소한 한마디가 비극의 원인이 되는 셈입니다.

홍보담당자는 자신과 회사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만약 개인의 생각과 회사의 입장이 다르다면, 전략적으로 메시지를 조정해 두 입장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또한, 메시지가 부족하거나 논리가 약하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여 더 나은 메시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와 홍보담당자가 같은 생각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면, 기사에 실명과 직책이 언급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와 반대되는 경우입니다. 회사 메시지가 완벽하지 못하거나, 홍보담당자가 개인적 의견을 전달하거나, 준비된 메시지의 품질이 떨어질 때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론적으로, 홍보담당자의 실명과 직책이 기사에 게재되는 것이 좋은지 아닌지 고민하기 전에, 먼저 언론에 전달된 메시지가 전략적으로 완성도 높고 적절한지 여부를 따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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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일단 개선 약속만 하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7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사건에 대하여 내부 논의 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론이 좋지 않으니, 개선에 대한 약속은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알더라도, 일단 여론관리를 위해서는 개선하겠다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서 자주 겪는 고민 중 하나는 개선책이 이미 존재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예상 가능한 위기라 하더라도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부족해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업이 평소 악의 없이 운영해 왔더라도 불가피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이슈와 위기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더 큰 문제는, 일단 부정적 상황이 발생한 뒤 기업의 대응 방식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는 데 있습니다. 이제 여론은 기업이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세심하게 지켜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과연 현실적 개선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 아니면 실현 가능성을 떠나 우선 개선을 약속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개선 약속’이 필수적이라는 압박감을 느끼곤 합니다. 약속을 하지 않으면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기업들은 일단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약속이 진정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의 핵심은 완벽한 결과가 아닌, 기업의 실질적 노력에 있습니다. 개선이 현실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면, 가능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영역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성 있는 위기관리를 위한 ‘약속 이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여론 관리 차원에서 약속을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이 질문할 때마다 “개선하겠다”고 응수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 없이 “향후 5년간 100억 투자” 또는 “대규모 개선 위원회 추진” 같은 피상적 메시지로만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실무자들은 여론과 언론이 사건 자체는 기억하더라도, 개선 약속은 잊히기 마련이라는 경험담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입니다.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 약속은 실제로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금세 평가받게 됩니다. 유사한 이슈와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경우, 여론은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를 더욱 엄중히 평가하게 됩니다. 일부 기업들이 특정 이슈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게 된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약속을 단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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