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일단 개선 약속만 하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7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사건에 대하여 내부 논의 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개선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론이 좋지 않으니, 개선에 대한 약속은 하자는 의견이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알더라도, 일단 여론관리를 위해서는 개선하겠다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서 자주 겪는 고민 중 하나는 개선책이 이미 존재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예상 가능한 위기라 하더라도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부족해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업이 평소 악의 없이 운영해 왔더라도 불가피하게 맞닥뜨리게 되는 이슈와 위기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더 큰 문제는, 일단 부정적 상황이 발생한 뒤 기업의 대응 방식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는 데 있습니다. 이제 여론은 기업이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세심하게 지켜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과연 현실적 개선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커뮤니케이션할 것인지, 아니면 실현 가능성을 떠나 우선 개선을 약속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개선 약속’이 필수적이라는 압박감을 느끼곤 합니다. 약속을 하지 않으면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기업들은 일단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약속이 진정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의 핵심은 완벽한 결과가 아닌, 기업의 실질적 노력에 있습니다. 개선이 현실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면, 가능한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영역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성 있는 위기관리를 위한 ‘약속 이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여론 관리 차원에서 약속을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들이 질문할 때마다 “개선하겠다”고 응수하고, 구체적 실행 방안 없이 “향후 5년간 100억 투자” 또는 “대규모 개선 위원회 추진” 같은 피상적 메시지로만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실무자들은 여론과 언론이 사건 자체는 기억하더라도, 개선 약속은 잊히기 마련이라는 경험담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일 뿐입니다. 개선을 통한 재발 방지 약속은 실제로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금세 평가받게 됩니다. 유사한 이슈와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경우, 여론은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를 더욱 엄중히 평가하게 됩니다. 일부 기업들이 특정 이슈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게 된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약속을 단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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