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9월 14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7)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 대표도 알겠지만, 이쪽 업계가 생각보다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일반 소비자들과 접점에 닿아 있는데 비해 민감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지…” 모 대형유통기업의 고위임원께서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

 

외부에서만 보면 정말 멋진 회사들과 위대하고 거대한 회사들의 위용.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대기업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위기대응을 할 수 있나?’하고 불평한다. ‘이렇게 위험한 사건을 어떻게 내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해결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고 있나?’ 놀라곤 한다.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어떤 하나의 큰 위기가 발생되려면 그 이전에 300여개 이상의 전조들과 소규모 위기들이 선행한다. (하인리히의 법칙) 이런 자잘한 전조들과 소형 위기들에 대해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침묵하는 듯이 보이는 것이 문제다.

 

위기시 어떤 기업이 그 위기를 모른 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그런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비춰지는 기업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것이 문제다. 내부에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앉아 힘들게 대응안을 마련하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볼 때는 해당 기업이 아직까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게 되는 상황이 문제다.

 

심지어 특정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그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의 공식대응문이 배포되는 속도도 예전의 일간지 마감 일정에 맞추어져 있는 곳들이 흔하다. 3-4시간을 훌쩍 넘겨도 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극단적으로는 오늘 8시나 9시 뉴스에 관련 위기가 보도되기 전에만 우리 입장을 정리하던가 아니면 내일자로 입장을 정리해도 별 문제가 없다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 미투데이가 존재하는 시대다. 각종 포털들과 인터넷 뉴스들을 사이트는 물론 SMS과 푸쉬 기능을 통해 뉴스 소비자들 손에 실시간전달한다. 심지어 일부는 이런 뉴스 전파 상황을 휘발성환경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민감하지 못한 기업/조직들의 반응과 대응속력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이 휘발성으로 변해감에 따라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도 그에 버금가는 속력과 정확성 그리고 전파 역량을 보유해야 살아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위기에 조직이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것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단추다. 위기에 대한 조직의 민감성은 우선 보고체계와 프로세스로서 1차로 검증이 가능하다. 일선에서의 위기요소 감지가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적절한 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의 발달로 특정한 문제가 발생되면 위기관리팀 전원이 경고 SMS 또는 Alert를 받게 되어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시스템이 조직의 위기 민감성을 한층 높여주는 자산이다.

 

내부 문화에 있어서는 일단 적절하게 보고된 위기요소에 대해서는 그 발생의 책임이나 평가를 최소화하거나 일정기간 유예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일선에서의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이 사태를 상부에 보고하면 나와 우리 부서에 강한 질책이 떨어질 것이 틀림없어하는 생각이다. 일선 인력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항상 경계하자.

 

의사결정그룹들간에는 위로는 CEO부터 실무팀장급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인 위기요소 검토 및 대응 회의 등을 통해 항상 역동적으로 민감성을 업데이트 해야 하겠다. 반복적인 위기요소 검토와 모니터링은 결국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종의 정기적인 위기관리 훈련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평상시 업무에 있어서도 ‘What if?(만약에?)’라는 마인드를 제고하자.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업무분야에 이런 문제나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러면 나는 그리고 우리 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고안하는 것이 좋다.

 

CEO의 역할에 있어서도 주목 해야 한다. 여러 내부 미팅시에 CEO가 반복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표출하는 것도 조직 전체를 위해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 CEO가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강조할 때에는 그에 대해 부정적인 책임소재파악과 비판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해당 위기요소를 발견하고 정확하게 보고하고, 빠르게 대응했던 핵심 관계자들을 치하하고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내적으로 CEO위기라는 단어를 말하기 조차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누구든지 문제가 있으면 말하게 하고, 그에 대해 개선점을 제안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그런 위기를 숨기거나 우습게 보고 그냥 지나쳐 간 직원들을 경계하자. 그들이 초래한 심각한 위기들을 돌아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

 

CEO부터 일선의 일용직 직원들까지 사소한 위기에더라도 상당한 민감성을 가지고 움직일 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살아 움직일 수 있다. 그런 민감성을 지닌 조직이 실제 큰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더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조직이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해 유지하다 보면, 조직 내 그 누구도 놀라지 않으며, 외부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놀라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아닌가.

 

9월 032010 Tagged with , , , , 4 Responses

핵심메시지와 전략 커뮤니케이션 : 별다른 게 아니다

퍼스트 레이디와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인데도 발언 때마다 의원들의 ‘사려 깊음’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대답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적으로 의원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는 말도 여러 차례 이어졌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청문회는 누가 봐도 인준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의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범 답안, “만약 인준이 된다면 의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일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는 답변이 거의 모든 질문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청문회를 비롯해 위기시나 이슈관리시 대언론 메시지들까지 모든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핵심메시지’란 그야말로 핵심 중의 핵심이다.

핵심메시지란 무엇일까?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 김정욱 기자께서 정확하게 짚어주셨다. ‘여러 차례 이어 졌다’ 이 부분이 핵심메시지를 의미하는 중요 포인트다. 반복되면서 강조되지 않는 메시지는 핵심메시지라 할 수 없다.

위 기사에서 지적한 핵심메시지의 또 하나 특징. ‘(의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범답안’이라는 부분.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바로 핵심메시지다. 흔히 위기나 이슈관리 주체는 자신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을 ‘핵심메시지’라 생각하는 실무자/경영자들이 있는데…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All business begins with the public permission and exists by public approval.”

—Arthur W. Page, October 27, 1939

거의 모든 질문에서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모범답안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이것이 준비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모습이다. 별다른 것이 아니다.



9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위기관리, 항상 지는 게임?

위기관리, 항상 지는 게임?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개념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 또는 해소하겠다는 조직원들의 무리한 욕심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것은 그 이전과 같지 않게 변화된다. 기업의 명성은 실추되고, 이미지는 하락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게 되고, 시장점유율도 추락하는 법이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투자자들의 질문들도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더욱 유심하게 관찰 하게 되고, NGO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이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현재의 상황을 깨끗하게 예전 그대로 환원시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그 이전으로의 환원에는 긴 시간과 전략과 투자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기적은 위기관리에 없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항상 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위기를 잘 관리했다고 해도 그 이전과 다른 현재의 상황을 퍼포먼스로 인정해 주는 경영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떨어진 주가와 시장점유율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를 보고 이 정도면 우리가 선방한 것 아닌가?”라 자문하는 경영진들이나 주주들이 드물다는 말이다.

 

위기관리에 임하는 실무 담당자들은 어떤가? 개인의 실무 퍼포먼스에 있어서 위기관리 실무는 항상 마이너스 장사가 아닐까위기를 미연에 방지해 실제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것이 바로 퍼포먼스로 인정되지도 않는다원래 우리에게 그런 위기가 없었지 않나?라 반문하면 말이 막힌다.

 

실제 발생한 위기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한다 해서 박수를 받을 확률은 항상 희박하다. 위기관리에 참여하는 사공들이 조직 내에 많을수록 박수 받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법이다. 이래서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이 업무에 자원하거나, 제대로 공부하면서 업무에 임하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무얼 한 것이냐 욕을 먹고, 힘들게 위기를 관리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조직내의 평가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가장 힘든 적이다.

 

항상 지는 게임. 마이너스 업무. 위기관리. 그러면 조직에서는 이런 불리한 게임에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할까? 실무자들은 어떤 개념과 대우를 기대해야 할까? 우선,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내 오너십과 협업마인드를 극대화 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다.

 

위기관리는 어느 특정 부서나 실무자의 업무라 정의하지 말고, CEO를 비롯해 모든 기능의 실무자들이 협업하여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정의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모든 조직의 기능들은 서로에게 해당 위기관리업무를 핑퐁하곤 한다. ‘왜 우리가 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하는 물음이 여기저기에서 떠오른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CEO와 핵심 임원들은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가 모든 기능들의 우선과제임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위기는 그 위기 자체는 물론 그 이후 불어오는 모든 영향들까지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 기능과 역량의 협업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을 위해서는 위기관리에 있어 잘못한 업무들을 캐내 공론화 시키는 문화보다는, 위기관리 사전과 사후에 있어서 잘한 부분들을 정리해 치하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잠재적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방지하였다면 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조직적인 퍼포먼스 공유가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위기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지금같이 일부 실무자들만 부끄럽게 하지 말자.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만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조직 전체가 움직이면 그리 부끄러울 일들은 많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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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2010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Doing the right thing and Talking about it: 청문회의 교훈

 

제일 중요한 건 준비가 아니고 깨끗하고 청렴하게 사는 거다. 아무리 노력하고 며칠 동안 준비를 해도, 과거 살아온 20~30년을 덮을 순 없다.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꿈이 있다면 지금부터 제대로 살아라,그것보다 더한 준비는 없다. 또 능력 없는 사람이 가장 충성하는 것은 중요한 자리에 안 나가는 것이다.[중앙일보]

 

인사청문회 세 번의 경험이 있다는 이용섭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 인사 청문회 준비를 아무리 철저하게 한다 해도 그 준비 자체에 대한 한계와 더불어 이전의 역사기록들이 문제가 있다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참고 포스팅: 인사청문회 시뮬레이션의 한계

 


기업의 위기관리나 이슈관리 같은 경우도 기본적으로 이런 전제가 유효하다. 기업 스스로도 심각한 과오와 문제의 역사가 존재하면 성공적인 위기나 이슈관리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투명성을 이야기하고, 그 때 그 때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깨끗하게 털고 가는 중장기적인 전략성이 중요하다 이야기들 하는 거다.

순간적인 모면이 중장기적인 성공을 약속할 수는 없다. 수십 년간 품어 오던 문제들을 하루 이틀의 커뮤니케이션 훈련으로 커버할 수는 절대 없다.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문제가 깊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폄하하곤 한다.

 

“위기시 단어나 표현 그리고 논리성 몇 개가 위기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하는 이야기에 있어서는 이들에게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은 이런 기업이나 조직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래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PR계 비조들 중 한명인 Arthur W. Page PR에 대해서 남긴 철학 “PR이란 그 90%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10%는 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PR is 90% doing the right thing and 10% talking about it)”를 기억해
보자.

PR도, 위기관리도 이슈관리도 심지어 청문회 준비까지도모든 기업/조직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우리가 열중해 왔던 옳은 일들(right things)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본다. 따라서, ‘우리가 열중해 왔던 옳지 않은 일들(bad things)을 기술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옳지 못한 기업이나 조직에게는백약이 무효하다는 게 교훈이다.

 

 

 


8월 25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과 모순(矛盾)에 대한 이야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참 흥미롭다 생각하는 많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련해 그 것을 자신의 직무로 받아들이는 부서나 담당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사실이다.

기업들 중 그래도 홍보관련 부서들이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원인이 매일 그리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외적 자극에 대응하기 위한 상당히 말초적이자 현실적인 니즈 때문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위기관리 자체를 기업의 전사적 시스템으로 보지 않는 관점도 안타깝다. 위기관리를 어느 한두 부서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종의 task로 보는 시각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오늘 한 클라이언트와 점심을 함께 하면서 대화 중 몇 가지 비유가 떠올랐다.

모순(矛盾)에 대한 이야기다. 모순(矛盾)이란 중국의 고사에서 나온 의미다.

초나라에 서 무기를 파는 상인이 있었다. 그 상인은 자신의 창을 들어 보이며 그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이라고 선전했고, 또 자신의 방패를 들어 보이며 그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라고 선전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명나라 왕 신하 중 한 명이 상인에게 “당신이 그 어떤 방패도 다 뚫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창으로 그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다고 선전하는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됩니까?”하고 질문을 던지자 상인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모순은 ‘모든 방패를 뚫는 창’과 ‘모든 창을 막는 방패’처럼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위키백과]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모순의 고사와 같이 기업 인하우스들이 생각하고 있는 몇 가지 유형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자체를 여기에서의 순(방패)으로 비유해 보자.

1.  자신들의 방패(위기관리 시스템)가 어떤 창(위기)도 막아 낼 수 있다 자부하는 기업
2. 애초부터 어떤 방패(위기관리 시스템)도 창(위기)을 완벽히 막아낼 수는 없다 체념하는 기업
3. 어떤 창(위기)이라도 최대한 우리의 방패(위기관리 시스템)로 막아내야 한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기업
4. 강한 방패(위기관리 시스템)를 만드는 게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 그냥 웬만한 창(위기)은 예전 같이 그렇게 막아내자 합리화하는 기업
4. 방패(위기관리 시스템)는 준비하지 않은 채, 상대방 창(위기)의 양날을 잡아채려 하는 기업 (특히 홍보부문만 녹아나는 유형)
5. 아무리 창(위기)이 여러 번 공격 해오고, 방패가 뚫리더라도 우리는 영원하지 않겠느냐 생각하는 기업 (공공기관 또는 정부부처들의 위기관리 개념 기저)

 


이 다섯 가지 유형의 위기관리 시스템 관점들 중 세 번째 유형 빼고는 모두 심각한 유형들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의뢰로 세 번째 유형의 기업들이 수적으로는 가장 적다. (놀랍게도)

앞서 이야기한대로 이는 실무자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지, 기업 조직 자체가 그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안타깝다. 어느 실무자들이고 위기관리 시스템에 솔깃해 하지 않는 기업들은 없다. 하지만, 그 솔깃한 이야기를 실제 내부에 공론화 시키고, 실행 플랜을 제안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실제 방아쇠를 당기는 실무자들이 매우 적다는 현실을 이야기 하는 거다.

개인적으로도 인하우스 시절을 되돌아보면 회사 전체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그러한 적극적인 시도와 리더십을 스스로 제한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홍보부문에게 그 만큼의 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매일의 일상이 힘들어 그런 중장기적인 별도의 실행을 부담스러워 했던 경우들도 있다. 당장 조직 내에서 나와 내 부서의 생존이 더 큰 위기였던 케이스들도 있다. 모든 게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이라 어렵다.

우리 회사는 어떤 방패를 손에 들고 있을까? 다만 한번쯤 식사를 하면서라도 주의 깊게 상상해 보는 정도의 수고는 좀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자…과연 지금 어떤 종류의 방패를 들고 계십니까?

 

 

 

8월 23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홍보와 위기관리, 서로 다른 이야기일까?

어떤 서치펌의 임원 구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다 보니홍보임원위기관리담당 임원을 따로 두고 있는 기업이 있었다. 참 재미있는 구조라고 이야기해줬다.

일반 기업 임원 또는 고위 공무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종종홍보와 위기관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을 버리시라강조 한다. 검의 양날이라는 비유도 이젠 너무 흔해졌다. 얼마 전 모 정부부처 실무자들을 위한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쓰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적어 넣었다. ‘한번 잘한 위기관리, 10년 정책홍보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

많은 기업들이 홍보를 하다 문제가 생기면 위기관리로 막는다는 상당히 단선적인 개념을 아직도 기저에 깔고 있는 것을 본다. 홍보는 좋은 이야기에 대한 직무고, 위기관리는 힘들고, 어렵고, 까다롭고, 우울한 이야기에 대한 직무라 정의하는 개념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많은 위대한 기업이 더욱 더 존경스러울 수 있는 것은평소는 물론 특히위기를 맞았을 때 존경 받을 만 한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을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평소에는 물론 위기시에도 더욱 더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에 신경을 쓰고 집착을 보였기 때문에 그들의 철학과 자세가 완벽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었다 본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면서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게 조직을 위해 좋다는 이야기다. 그 반대로큰일을 하면서 손에 피 묻히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라던가우리가 지금 하는 것이 결국은 그들을 위한 것이 된다는 독선적인 의사결정에만 의지하면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PR이나 위기관리가 철학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최근 신임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서도왜 우리들의 홍보와 위기관리는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며 멀찍이 갈라 서 있는가?’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분명히 행정 또는 경영과 커뮤니케이션은 달라야 한다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일부 공감은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직이나 공적 개인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이 지향하는 행정 또는 경영의 성공에이바지 해야만한다는 부분이다.

홍보나 위기관리나 모두 공히 해당 기업/조직의 성공에 이바지해야만 존재의 가치가 있다. 위기관리 없는 홍보나 홍보 없는 위기관리 모두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구조다.

생각해 보자. 우리 기업/조직이 현재 활발하게 하고 있는 광의의홍보활동 만큼위기관리활동에도 필요한 역량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그리고 홍보와 위기관리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일상적인 업무들을 하나 하나 진행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분명 다리를 절고 있으면서 나는 똑바로 꼿꼿이 걸어가고 있다 생각하지는 않는가?


 

8월 162010 Tagged with 2 Responses

Integration, Integration and Integration

좀 더 자세한 브리프

최근 모 클라이언트께서 위 퍼포먼스 동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물으셨다.

“여러 파트너사들이 모여서 이 정도 캠페인을 하나 디자인 할 수 있을까?”

동영상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무리지…”

일단 강력한(또는 위험한) 메시지와 표현 장치들 많은 미디어 활동들을 하나의 메시지에 stick하게 만드는 권력 사회적인 또는 소비자적인 인식 유연성 예산

그리고 퍼포먼스에 있어서 CEO분들이 사주실지에 대한 막연한 미래 불안감

마지막으로…그 이전에 클라이언트사 내부에서 이런 유사한 아이디어가 살아 남아 실행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패배의식(?)

여러 가지 이유로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한번 고민해 봅시다”

 

 
But, thanks for the client who are extremely ambitious! 🙂

 

 

8월 092010 Tagged with , , , 0 Responses

비상식적 기업 대응, 누가 공식적으로 설명 해 줄 건가?

또 이 네티즌은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 측에서는 퇴원하는 류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가족에게 사과는커녕 단 한 통의 전화조차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네티즌은 승무원 및 지상 스텝들의 응급조치 매뉴얼조차 없는 주먹구구식 사고 대응을 보고 아시아나가 과연 국제적인 항공회사가 맞나라는 의문이 갈 정도였다고 토로했다.[한국일보]

 

이번 모항공사의 기내상황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 많다. 여러 번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단순한 사고 처리가 이런 방식으로 되었다는 데에 대해서도 ‘과연 실제 상황도 그랬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초 이 소식이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 아고라와 트위터등 각종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가 된 듯 한데, 기사들의 대부분의 내용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 측(또는 주변인)의 주장으로 많은 부분이 채워져 있다.

보통 최근 들어 발생하는 많은 기업관련 이슈들에 있어 피해자의 SOV(Share of Voice)가 가해자로 지목된 기업의 SOV보다 높은 것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이후 긴급함, 다채널활용, 텍스트, 사진, 음성녹음, 동영상 등 여러 미디어형식의 활용, 구체성, 현장의 생생함, 확산 및 전파 속력과 범위 등에 있어서 기업이 개인을 이기지 못하는 경기장(arena)이 아마 현재의 소셜미디어 상황이 아닌가 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측의 대응활동은 아직 media1.0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기업에게 media2.0에 대한 접근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듯 하다)

media 1.0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접근방식은:

* 일단 회사명을 블랭크 또는 이니셜 처리한다. (모항공사, A항공사…)
* 공식 대응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 (괜히 우리까지 나서서 논란을 크게 만들 필요 없다 판단)
* 가능한 인터뷰나 코멘트 취재에 협조하지 않고, 출입기자들을 무마한다. (기사를 내는 것 까지는 모르겠는데…회사명 빼주시고, 우리 코멘트 없이 내 주세요!)
* 가능한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닌가…그만하죠?)
* (부담 가는) 개선안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low profile이 media 1.0의 접근방식이고 그것이 곧 그 당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노하우 및 성과 그 자체였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 위기시 해당 기업의 코멘트를 어렵게 따게 되면 ‘별반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가 쿼테이션으로 다루어지거나, 일부에서는 황당한 애드립이 공식적인 쿼테이션으로 다루어지곤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에서 응급상황 발생하면 미국 연방보건국 산하 질병통제관리센터(CDC)에 각 연락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류 를 병원에 이송했다”며 “기내식으로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치료비 외에 추가 보상도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별반 메시지에 공을 들이지 않거나, 메시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은 고민이나 우선순위 설정이
없어 보이는 게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는 문제가 된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설명도 한다.

“사실 기자들에게 그 사건에 대한 뒷 이야기들을 해주면 그렇게 기사 가치를 느끼지는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 사건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속 사정은 다른 경우들이 태반이라는 거지. 그래서 기자들에게 자세하세 설명해서 가능한 기사화 되지 않게 하는 게 핵심이야.”

좋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기자들을 비롯해 독자들과 시청자들도 듣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관련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해당 기업의 대변인의 입을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주장 그리고 대응 메시지를 듣고 보고 싶다는 거다.

media 1.0시절처럼 기자하고만 마주앉아 고개를 끄덕이지 말고, media2.0 시대 특성을 이해하고 직접 소비자들과도 이야기 좀 하자는 거다. 항공사 이름 무명 처리하는데 들이는 시간에 대화 메시지를 고민하자는 거다. 대응 인터뷰나 코멘트 피해 다니려 하지 말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코멘트 해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이해 시키려 노력하자는 거다.
자…왜 이 항공사는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되는 이런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누가 공식적으로 설명 해 줄 건가?

 

 

8월 06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원샷의 해결책이 있을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내부 관계자들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big & bold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든 관심을 기울이곤 한다.

보통 이런 시기 내부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은:

* “기자들이 이 이슈를 다시 기사화하지 않기 위해 데스크들에게 연락을 취해 사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 “
이 스토리가 더 이상 퍼지지 않기 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무언가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들이 없을까?”
* “
해당 소비자가 더 이상 그럿짓을 못하게 하기 위해 우리가 뭔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런 질문들의 기저를 들여다보면, 한방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이 잘 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본능이고, 또 한방에 해결될 수 있는 이슈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옳다.

문제는 많은 기업의 위기나 이슈에 있어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반대로 실제 위기나 이슈는 큰 한방 보다는 자잘한 여러 개의 잽들과 지루하지만 꾸준한 잽 노력들로 인해통합적인 해결이 되는 경우들이 더 많지 않나 한다.

더구나 상당히 큰 위기들인 경우 이런 실제적인 현상은 더욱 더 가시화된다.

기업이 위기에 대응한다 하면서 큰 해결책만을 구하느냐 실제적이고 자잘한 커뮤니케이션 기회들을 흘려 보내거나, 그 정도 레벨의 기회들에게 까지 인력이나 정력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분명 문제가 된다고 본다.

위기관리란큰 한방이 터져 그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형상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잘한 돌맹이들이 하나 하나 쌓여 결국 큰 성을 쌓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더 실제적이 아닐까?

그런 자잘한 노력들에 전략적으로 일관성과 통합성을 지니게 하는 것이 전략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노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오늘 아침 뉴욕의 모 라디오 지역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걸프만 원유유출 관련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BP관계자와 주변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8월 032010 Tagged with , 2 Responses

Prezi로 만든 프리젠테이션 연습 : Crisis Management

최근 프리젠테이션 서비스인 Prezi가 뜨고 있다는데…(모르겠음. 한국에서만 버즈인지도…) Crisis Management 주제로 파일을 하나 만들어 보았다.

(20분만에)

아직까지 어떤 임프레션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Path라는 방식이 조금 색다른 것 같다. 만들기도 쉽고 재미있다. 단, 이 프리젠테이션을 보시는 오디언스분들이 어떤 느낌을 가질까 하는 것은 아직 미지수.

워낙 정신 없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가끔은 슬라이드 많은 팩도 귀찮아 하시고…)

아무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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