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서치펌의 임원 구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다 보니 ‘홍보임원‘과 ‘위기관리담당 임원‘을 따로 두고 있는 기업이 있었다. 참 재미있는 구조라고 이야기해줬다.
일반 기업 임원 또는 고위 공무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종종 ‘홍보와 위기관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을 버리시라‘ 강조 한다. 검의 양날이라는 비유도 이젠 너무 흔해졌다. 얼마 전 모 정부부처 실무자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쓰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적어 넣었다. ‘한번 잘한 위기관리, 10년 정책홍보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
많은 기업들이 홍보를 하다 문제가 생기면 위기관리로 막는다는 상당히 단선적인 개념을 아직도 기저에 깔고 있는 것을 본다. 홍보는 좋은 이야기에 대한 직무고, 위기관리는 힘들고, 어렵고, 까다롭고, 우울한 이야기에 대한 직무라 정의하는 개념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많은 위대한 기업이 더욱 더 존경스러울 수 있는 것은 ‘평소‘는 물론 특히 ‘위기‘를 맞았을 때 ‘존경 받을 만 한’ 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을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평소에는 물론 위기시에도 더욱 더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에 신경을 쓰고 집착을 보였기 때문에 그들의 철학과 자세가 완벽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었다 본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면서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게 조직을 위해 좋다는 이야기다. 그 반대로 ‘큰일을 하면서 손에 피 묻히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라던가 ‘우리가 지금 하는 것이 결국은 그들을 위한 것이 된다‘는 독선적인 의사결정에만 의지하면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PR이나 위기관리가 철학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최근 신임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서도 ‘왜 우리들의 홍보와 위기관리는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며 멀찍이 갈라 서 있는가?’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분명히 행정 또는 경영과 커뮤니케이션은 달라야 한다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일부 공감은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직이나 공적 개인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이 지향하는 행정 또는 경영의 성공에 ‘이바지 해야만‘한다는 부분이다.
홍보나 위기관리나 모두 공히 해당 기업/조직의 성공에 이바지해야만 존재의 가치가 있다. 위기관리 없는 홍보나 홍보 없는 위기관리 모두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구조다.
생각해 보자. 우리 기업/조직이 현재 활발하게 하고 있는 광의의 ‘홍보‘활동 만큼 ‘위기관리‘ 활동에도 필요한 역량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그리고 홍보와 위기관리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일상적인 업무들을 하나 하나 진행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분명 다리를 절고 있으면서 나는 똑바로 꼿꼿이 걸어가고 있다 생각하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