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2007 0 Responses

(위기칼럼 3) 누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지?

(위기칼럼 3) 누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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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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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막상 위기가 터졌을 때 각 기업문화에 따라 그 위기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틀리게 마련입니다. 또 위기의 수준이나 유형에 따라서도 관리 수준이 달라지게 됩니다.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수준의 위기가 있고, 또 전사적 차원에서 CEO의 결단이 필요한 중요한 위기도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위기가 벌어졌을 때 누가 나서야 하는가 입니다. 위기관리주체에 대한 미시적 이야기입니다.

 

뻔한 회사에서 이일이 터졌을 때 누가 나서야 하는가? 너냐? 나냐? 제냐? 아니면 누구냐?

 

모 교수께서 한국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왜  구축이 제대로 안될까 하는 물음에 답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사람을 완전하고 선하게 보는 ‘성선설’적 특징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선하고 제대로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것이라는 믿음이 사회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스템 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의식개혁 같은 형이상학적 접근을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 시스템은 소외되고 있다고 해도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이지요.

 

근데 이런 환경은 위기가 터져 버리면 제 맥을 못 추게 마련입니다. 위기발생 원인이 부실한 관리 시스템임에도 위기관리실패의 책임은 당연 사람이 져야 한다는 겁니다. 위기의 피해를 복구하면서 시스템 재편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관련자 처벌에 중점을 두곤 하지요. 그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떠나면 다시 옛날 그 시스템으로 다른 사람만 바뀌어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사람을 ‘무조건 통제해서 제대로 되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스템은 항상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되고 문제가 벌어졌을 때 기존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따져서 점점 튼실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있어서 사람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이 시스템은 완벽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 따라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내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한다”하는 컨셉이랄까요.

 

물론 이러한 주장은 한 전문가의 시각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키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위기관리의 주체를 사람으로 보는가 아니면 시스템으로 보는가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PR도 마찬가지이지만, 위기관리 또한 시스템이 하는 것입니다. 한두 명의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 내에서 흔히 고질적으로 일어나는 위기에 익숙한 ‘몇 명’의 담당자들이 해결하는 것이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 클라이언트들의 경험을 돌아보면 막상 위기가 터졌을 때 보통 허둥대는 것은 ‘실무자’들이었습니다. 조금 책임을 질 필요가 있는 임원들은 자리를 비켜 진짜 실무자들이 그를 필요로 할 때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구태여 내가 책임을 지고 이런 일을 관리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의문 때문이지요. 위기야 관리를 잘해야 겨우 본전인데 굳이 이일에 끼어 들어 내 직장생활 쫑칠 일 있어?하는 거지요. 이해는 갑니다.

 

이런 케이스야 말로 사람을 시스템보다 우선하는 우리들의 사고방식을 잘 나타내준다고 하겠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이 무슨 죄입니까. 위기를 일으킨 사람이 아닌데 말입니다. 위기가 제대로 관리가 되어지지 않는 것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리 준비해 놓지 않은 경영주의 책임입니다. 위기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지요.

 

제 클라이언트들을 보면 CEO가 직접 위기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실무자들에게 ‘전사적인 위기관리’ 구축을 명령하는 케이스가 있고, 또 반대로 실무자들이 매일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 “이러면 안되겠다, 뭔가 시스템을 만들자’해서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을 시작하는 두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둘다 그나마 나은 케이스지요. CEO와 실무자 모두 위기개념이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들은 CEO에게는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밑에 있는 녀석들이 제대로 하면 무슨 위기야…제대로 일을 못하니까 일이 터지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실무자들은 “뭐 위기가 예고하고 오냐? 그리고 위기가 예상하던 데로 움직이냐? 시스템 같은 소리하네. 다 필요 없어. 그때 그때 내가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짬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그 외에는 뭐 운이지…”하는 생각입니다. 다 부분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주체로서 시스템은 첫째, 스스로 위기를 관리합니다. 둘째, 위기발생 사례를 감소시킵니다. 셋째, 위기관리 성공률을 높입니다. (관리 기간 및 사후 영향 등을 단축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뜻입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라고 하니까 무슨 “IT적인 시스템’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아닙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드릴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관리 방식’ 그 자체입니다. 먼저 무슨 위기가 일어 날까?를 아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 다음이 어떤 사람들이 이 위기를 무슨 일을 해서 관리해야 하는가를 정해 놓는 거지요. 흔히 최초 위기요소진단으로 불리는 Crisis Vulnerability Audit으로 시스템 구축작업은 시작됩니다. 마지막은 위기관리 매뉴얼로 시스템을 집대성하여 이 매뉴얼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시뮬레이션을 가지는 단계입니다. 엄격히 말해서 이 단계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라는 것은 마치 사람의 얼굴과 같이 다양성이 있습니다. 각 기업마다 시스템의 모습이 틀리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사람의 얼굴 같이 있을 것은 다 있어야 합니다. 눈이 세 개거나 코가 없는 얼굴이 정상은 아니 듯이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전체적인 모습을 달라도 필수 요소들은 꼭 포함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흔히 10여 개정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수준 측정 요건들이 있습니다. 보통 실무자들에게 이 요소들에 대해 구축 또는 보유 유무를 확인해 보면 어떤 회사는 8-9개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 반면에 1-2개 수준에 머무르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그들 모두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all or nothing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부분 만족은 금물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홍보인들 또는 기획인분 들은 한번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긴 모습인지 한번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이목구비가 없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성형외과’의사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뭐 기형성형 전문의 같은 일을 하지만……미용성형을 더 많이 해볼 날이 오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by 우마미 | 2006/12/05 14:38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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