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72011 Tagged with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시 광고먼저 하라 하는 컨설턴트를 조심하라!

최근 들어 기업 위기에 광고대행사가 바빠지는 재미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모 회사 오너의 불법행위 관련 위기에는 국내 최초의 2분짜리 광고가 등장 해 회사와 애국심을 연결하려 시도했다. 모 회사 오너의 경영 스타일과 관련 한 위기에도 영락 없이 ‘세계최고’ 메시지 광고가 신문상에 연속으로 등장한다. 모 외국기업은 중장기 경영전략에 대한 기자들의 비판이 일자 ‘세계적 회사’라는 뽐내기 광고를 전면에 선물했다.

기업 위기 시 사과나 해명 투의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기 시 ‘광고’는 (선택적)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 특히나 한국 언론시장에서 위기를 맞은 기업의 ‘(해명 또는 사과)광고’는 기본적으로 언론과의 ‘선의(goodwill)’을 목적으로 하는 단편적 이해관계자 관리 방안 중 하나다.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가치는 이미 많이 퇴색되었다. (만약 위기 시 신문광고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 확신한다면 왜 평소 브랜드와 제품 광고를 신문에는 절대 하지 않는가?)

위기 시 신문광고를 진행하면서 기업 (특히 오너나 CEO)들은

1. 이민감한 시기에 언론과의 선의 형성
2. 부정적인 기사의 완화, 감소 또는 삭제

이렇게 두 가지 희망사항을 투영한다. 하지만. 두 번째 희망사항은 그냥 희망사항일 뿐인 경우가 많고, 첫 번째 선의구축에 대한 희망사항도 기자들의 차원에서는 ‘우리만 빼고 광고 안주면 특별히 손 보기’위한 의미 이외에는 그리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실제 위기 시 해명광고를 주요 일간지에만 선별적으로 진행 해 ‘피’를 보았던 수많은 외국기업 위기 사례들을 참조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위기를 맞은 해당 기업이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다. 왜 오너의 불법행위와 이상한 경영스타일에 대한 해명 메시지로 ‘애국과 세계최고’ 메시지가 ‘낯설게’ 전달되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을 가져야만 한다. 그 이전에 왜 기업 스스로는 침묵하거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가지고 전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오너 이슈들이라 특수성이 있다는 이야기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조금 심하고 답답하다)

분명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입’을 보고 있다. 당연히 ‘듣고 싶은 말’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기업의 공식 메시지 전달과 해명 광고 간의 4가지 전형적 조합을 한번 살펴보자.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 + 해당 메시지를 해명 광고에 담아 게재 =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선택한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 + 광고 게재 없음 = 해당 위기가 중대하지 않거나,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 예산에 제약 받는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공식 메시지를 해명 광고에 담아 게재 = 한국의 전통적 위기관리 전략(?), 광고부문이 강하거나 광고부문밖에 없는 기업의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광고 게재 없음 = 완전한 로우 프로파일 전략. 해당 위기가 약소하고, 해당 기업이 소규모 인 경우



하지만, 이번 몇몇 위기관리용(?) 기업 광고를 분석 해 보면 이 전형적인 조합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공식 메시지가 아니라 이슈와 직접적 상관 없어 보이는 이미지 광고 게재 = ?????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억지로 그 전략을 해석해 보자면 ‘2분짜리 광고’는 여론과 판사에게 ‘이런 일을 했으니 선처 해 달라’는 메시지 전달을 위함. 몇 번에 걸친 ‘세계 최고 광고’는 기자들에게 ‘더 이상 이 이슈가 기사화 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니 잘 봐달라’하는 메시지 전달을 위함으로 해석 할 수 있겠다.

그 결과는 한번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 한 마디만 더하자면… 기업 위기 시 회사에 들어와 ‘일단 신문 광고 한번 쭉 돌리시죠!’라고 처음부터 제안하는 컨설턴트는 조심 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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