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8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분명 둘간에는 차이가 있다

남아프리카 빈국 레소토, ‘핏빛 청바지’… 염색약품 등 불법투기

갭·리바이스 공장 염색약품 등 불법투기 주민건강 재앙 불러 [한국일보]


환경운동가 존 바우스카는 “땅과 대기, 물 모든 것이 오염되고 있는데도 서방 기업들은 아프리카를 돕고 있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실상이 보도되자 갭과 리바이스 관계자들은 “면밀히 조사해 모든 것이 적절하게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갭과 리바이스 대변인의 핵심 메시지를 보자.

“면밀히 조사해 모든 것이 적절하게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

위의 메시지는 전략적인 메시지다. 훈련받은 전형적인 전문가들의 메시지다.

반대로 이런류의 메시지들은 훈련받지 못한 비전문가들의 변명이다.

“우리는 모 방송에서 제기한 이번 이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레소토에 정당한 투자 및 생산활동을 진행 중이다.
환경오염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오염방지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현지 주민들의 환경 훼손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지 않나 한다…”

이 포스팅을 읽은 홍보담당자들 중에는 ‘세상에 아래와 같이 답변하는 회사들이 있겠어?’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대변인을 통해 그렇게 답변한다.

안타까울 정도로 담당자들은 훈련받지 못했고, 경험과 감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란 이상적인 꿈으로만 남겨져 있다.

분명 둘간에는 차이가 있다.

7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전제조건이 맞아야 한다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면 살고, 거짓말 하고 우기면 죽는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를 두고 국회 안팎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답변 태도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천 후보자는 13일 청문회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군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다 더 큰 화를 불렀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박모씨와
두 차례 일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 “휴가철 관광객이 많아 비행기에 같이 탔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박씨에게 이자로
지급한 400만원은 “작은 돈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끝까지 버텼다. 아들의 결혼식 장소인 6성급 W호텔을 “조그만 교외”라고
어물쩡 넘어가려고도 했다. [
한국일보]



모든 원칙이 모든 경우에 다 통하는 진리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자. 문제는 꼭 원칙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원칙을 저버리는 경우다.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위의 기사에서 제시한 원칙은 사실 원칙은 아니다. 너무 많은 맥락과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문회에서 위와 같은 원칙이 통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 후보자에게 내가 해당 포지션에 ‘꼭’ 올라야 하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 실제로 논란에 대해 반박할 사실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 후보자의 커뮤니케이션 타입과 능력이 공감을 이끌기에 충분한 수준이어야 한다.


이 3가지 전제가 없는 일반적인 후보자는 자존심과 과거 자신의 나름대로의 명성을 구겨가면서, 부실한 논리를 가지고, 의원들을 화나게 하면서 청문회를 견뎌내게 되는거다. 당연히 실패한다.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더라도 위의 3가지 전제를 보유해야 하겠다.

이번 청문회를 보면서 흥미로운 것은 실제 후보자의 답변이 미리 준비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후보자의 애드립이었는지 하는 부분이다. 이런 수준의 답변이 준비되었다면 그 준비를 담당한 실무자들이 문제고, 현장의 애드립이었다면 실무자들과 후보자의 공동책임이다.

믿을만한 제3자나 컨설턴트들에게 답변에 대한 리뷰를 간단하게만이라도 부탁했었더라면…이런 어처구니 없는 메시지는 거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위기를 확대 재생산 한 케이스다.

7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What If?’ 마인드 가지기

위기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항상 ‘What If?’ 마인드를 가지라 강조를 하고 있다. 천성이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일부 분들은 이런 What if? 같은 생각이 일상화되어 있으신 분들도 계신 듯 하다.

오늘 간만에 Emergency Drill이라는 Field Simulation을 실시했다. 고객사 PR팀과 함께 사전 플래닝을 하고 본사와 공장 그리고 몇개의 대표전화를 통한 POC상 위기관리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이번 Drill을 진행하면서 새로 얻거나 다시 한번 확인 한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본사 사무실의 경우

  • 기자들이 사무실과 임원실까지 아무런 제지 또는 필터링을 받지 않고 직접 입성할 수 있는 회사들이 예상외로 많다.
  • 평온했던 사무실이 TV크루들과 기자가 입장하면 금새 패닉에 빠진다. 문제는 아무도 오너십을 가지지 않은 채 패닉에 빠진다는 부분이다.
  • 일부 직원들은 기자에게 상당히 공격적이고 사무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취재를 거부하려 최초 시도한다. “찍지마세요” “누구 허락받고 이러세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당신 누구야?” – 기자는 잡상인과는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한다.
  • 기자의 취재에 대응하는 속력 또한 빠르지 않다. 물론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담당자 연결이 잘 안되고 협조 또는 의견 공유 확정이 힘들지만 덩그라니 기자들과 TV크루들을 회의실에 남겨두고 회의를 하면 안된다.
  • PR팀이 부재중이거나 연결이 가능하지 않을때도 방문기자들의 처리는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방문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함에 있어서 관련답변을 하지 않을 인사들이 여러명 기자앞에 앉아 있는 것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POC가 많으면 실수를 하거나 서로 말이나 의견이 상충하기가 쉽다.
  • 가능한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와 TV크루들이 다양한 장면연출과 직원 인터뷰를 어랜지 해 달라 요청을 해고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 방식과 의도에 대해 코칭을 할 수 있는 담당직원들이 항상 따라 붙어야 한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 직원들과 기자를 마주 앉혀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 방문한 기자에게 전달할수 있는 자료는 급조한 것이거나, 아주 평범한 브로슈어류의 것이면 안된다. 가능한 취재목적과 질문에 맞고, 그들의 기사라인이나 편견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들로 특수하게 디자인되어져야 한다.


공장의 경우

  • 일반적인 공장의 경우 외부 방문자들의 신분증 요구와 입구 필터링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는 공장들도 의외로 존재한다.
  • 지방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 정문 필터링 없이 기자들이 입장을 하면 100% 비의도적인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특히 훈련받거나 교육받지 않은 공장 업무직원들의 경우에는 본사보다 더욱 더 당황하거나 또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한다.
  • 일부 공장직원들이 공장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자와 TV크루들에게 너무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생산시설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응한다던지, 공장내부 촬영을 안내한다던지,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 공장임원이 기자와 만나게 되면 일단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공장임원이 정위치에 자리하지 않는 경우(what if)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누가 대리인이 될 것인가?
  • 몰래 카메라를 조심해야 한다. 취재거부시에는 더더욱 몰래카메라 취재의 가능성이 커진다. 몰래카메라에 찍혀 나가느니 차라리 당당하게 공식 인터뷰를 할 것.
  • 공장 외부로 기자와 TV크루들이 나가고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가능한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도록 예의를 갖출 것.
  •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본사 PR팀의 코칭을 받아 충실하게 따를 것

일단 예기치 않았던 언론과 조우. 그리고 충분한 준비와 컨펌이 없었던 인터뷰는 일단 진행이 되면 다시 거두어 드릴 수가 없다. (갑작스러운 attack의 경우 100% 이럴 수 밖에 없다)

“일단 인터뷰하고 나중에 PR팀더러 어떻게 해보라고 하지”

보통 실무자들은 이런 혼잣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일단 엎지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사람을 묵묵히 관찰하는 것이다. 그 관찰 결과가 그 사람이나 조직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What If? 마인드를 팔고 있는 셈이다.

6월 04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WDYS 시리즈3] What Do You Say?

동일한 이슈를 가지고 두 정부부처가 대변인(?)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아무리 편집의 묘(!)라고 해도…하나의 이슈에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표현이 다를 수가 없다.

두 부처의 언론 인터뷰 방식을 감상해 보고, 어떤 부처가 좀 더 전략적인 wording과 정리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생각해 보자.



What do you say?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22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누가 확실히 알겠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삼겹살 가격을 몰라 혼쭐이 났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삼겹살 가격을 물으니 ‘모른다’고 대답했고, 전병헌 의원 왈, “지난번 강만수 장관도 삼겹살 가격을 몰라 곤욕을 치렀는데 후임 장관도 역시 모른다고 그러는가. 강 장관하고 윤 장관은 상황이 다르지 않냐”고 묵직하게 꾸짖었다.  [노컷뉴스]

어제 9시 뉴스에서도 보도가 될 정도로 이 삼결살 가격은 지속적인 설화의 주제가 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연이어 두분의 장관들께서 삼결살 가격을 모르는 듯 답변을 해서 화살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위의 노컷뉴스 변상욱 기자께서도 기사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지난 번 모시던 장관이 삼겹살 값 때문에 그리 혼쭐이 났으면 설마 같은 문제 한 번 더 내랴 싶더라도 준비를 해 줘야지 모시는 장관 물 먹이려고 작정을 한 건 지… 삼겹살, 자장면, 소주, 이미용료, 목욕탕, 시내버스, 지하철 등 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요금 10여 가지만 숙지하면 된다. 한 달에 한 번은 장관에게 보고해 주길 바람. [노컷뉴스]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일견 공감한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해도 장관들이 삼겹살 값(시장 가격)을 알 턱이 없지 않나? 사실 일선에서 쇼핑을 하는 나도 삼겹살 가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위의 변기자께서도 한근에 만원이 넘어갔다는 사설도 있다고 하셨는데…확실히 모르시는 게 아닐까?

요즘 마트에 가면 삼결살에도 여러가지 종류들이 있다. 100g당 가격을 표시해 놓곤 하는데 도무지 한근이 얼마인지 한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녹차먹인 돼지부터, 상황버섯에, 특수한 돌가루까지 먹이는 특수 삼결살들이 무궁무진하다. 온라인에 들어가 봐도 삼결살은 공산품이 아니다.

아마 장관께서:

“제가 지난 주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가서 확인 했습니다. 100그램당 3500원이더군요. 600g 한근에 그러면 21000원 정도겠군요.”

이렇게 답변했다고 치자.

그러면 해당 의원께서는 그냥 고개를 끄떡이셨을까?

“어디서 그런 가격을 보셨다구요? 압구정 백화점에서 그래요? 장관과 이 정부가 그래서 강부자 내각이라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제가 조사한바로는 충북 영동 3일장에서 삼결살은 한근에 9000원이예요. 장관께서는 그래서 국민 경제를 살필 수 있겠습니까?”

이럴꺼다.

이런 의도된 질의 응답에서 장관이 얼마라고 답변하고 나서 의원과 그게 녹차 돼지냐 인삼 돼지냐 압구정 가격이 기준이냐 당진 지역 가격이 기준이냐 설전을 벌이는 것도 품위는 없다.

미디어 트레이닝에서도 이런류의 질문을 의도된 질문이라고 한다. 의도된 질문은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답변의 유무나 정확성 유무에 별로 좌우되지 않는다. 어제 장관께서 전국의 돼지고기 삼겹살 산지 가격과 유통 가격들을 한시간동안 암기하셔서 이야기 해주었더라도 평가는 비슷할꺼였다.

이런 의미없는 질문이 문제인거다.

혹시 어제 질문을 하셨던 의원 전의원께서는 지역구인 노량진 수산시장의 광어 100g이 얼마인지는 아실까? 자연산이던 양식이던 각각 말이다…

P.S. 이전 정몽준 의원에 대한 버스값 질문은 이 보다는 덜 한 유형이다. 버스비야 다양성이 없고, 좀 더 답변하기 쉽고 간단한 부분이니까 70원 답변이 전략적이지는 못한 해프닝이었다는 지적은 적절하다.  

  

4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잠깐은 괜찮다

노 씨를 상대로 신문하는 데에는 다른 참고인들을 조사할 때보다 몇 배나 더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 검사의 사소한 질문에도 노
씨는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한 뒤 답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 씨를 조사한 검사가 지치고 힘들어할 정도라는 것.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노 씨는 답변 하나하나를 오래 생각하면서 굉장히 신중하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코칭하는 기법중에 Pause기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기법이 바로 노씨가 실행하고 있는 기법이다. (물론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인터뷰를 하면 질문 이후 답변인은 누구나 가증한 빨리 답변을 시작하려는 습성이 있다. 물론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 확보 훈련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해왔던 전문가들은 가능한 빠른시간내에 질문의 의중을 파악하고 핵심 메시지에 빨리 달라 붙는다.(stick)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나 핵심 메시지로 답변을 이끌어 내기 힘든 경우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답변의 개시 시간은 가능한 여유롭게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깐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스타일로 대화를 전개하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조사 검사가 힘들어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Chemistry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일반적인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 이 정도의 시간은 지나치다. 검사와의 대화니까 그렇다고 본다.

3월 212009 Tagged with , , , , 8 Responses

미팅에 대한 모든 것

얼마전 새로운 회사 론칭을 준비하면서 모 에이전시와 미팅을 가졌다. 상당히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였는데…미팅 시간은 자리에 앉아서 일어 날때까지 15분이 넘지 않았던 것 같다.

미팅 양쪽 모두 각 분야에서 선수들이라 미팅을 오래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 우리쪽에서 준비해 간 가이드라인을 핸드아웃으로 나누어 주고 짧게 설명을 했다. 그쪽에서 몇가지 질문을 했고 우리쪽에서 답변을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하나 찍어 몇개의 개선 요청을 했고, 그 쪽에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향후 보고 및 공유 일정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 났다.

문제는 그쪽에서 ‘어? 이게 다였나?’하는 표정들이라는 거다. 그럼 또 뭘해야 하나? 오래부터 절친한 그쪽 에이전시 사장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야구나 보고 가지?”


미팅이란게 길면 미팅이 아니다. 위 동영상은 효율적인 미팅에 대한 모든 것이다. 

2월 032009 Tagged with , , , 6 Responses

힘든 야마 생성 과정

연쇄 살인범이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것을 받았을리는 없지만, 답변 방식에 있어 범인이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밟고 인파이트 복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기자들은 아웃 파이터 형식으로 인터뷰 질문을 돌려가며 반복하고 있다. 문제는 별로 큰 야마를 건질 수 없는 평이한 질문들일 뿐더러, 답변자도 답변할 내용이나 의지가 별로 없다는 게 조금 그렇다.

기자들이야 가능한 야마를 잡아보려고 트랩을 까는데…그 트랩이 깔린 질문을 받는 사람은 참 난감하다. 어떻게든 기자들은 새로운 야마를 잡아 낼려 하고, 인터뷰이는 이를 극구 피하려 한다.

아무튼 일문일답들을 통해 어떻게 야마가 잡히는 지 한번 살펴 보자.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 강호순 일문일답  (총 47문)

▶현재 심경에 대해서? (대답없음)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얼굴 가린 이유는? (대답없음)

▶또 드릴 말씀없나요? 죄송합니다

▶아들에게 한마디? (대답없음)

▶앞으로 참회할 방법 생각한 것 있나요? (대답없음)

▶참회 내용을 책으로 쓸 예정인가? (대답없음)

▶팔곡동 화재 사건 어떻게 생각하나? (대답없음)

▶안에 있는동안 제일 생각난 사람음? (대답없음)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팔곡동 화재사건 인정하느냐? (대답없음)

▶보험사기 혐의는 인정? (대답없음)

▶경찰 수사 받는 동안 힘들었나? (대답없음)

▶반성을 많이 했나? 네

▶어떤 생각을? (대답없음)

▶편하게 심경을 말해달라? 심경 안 편합니다.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안 잡혔으면 계속 살해할 생각이었나? (대답없음)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인정하는 건가? (대답없음)

▶가장 후회 되는 점은? (대답없음)

▶책 내겠다는 이야기는? (대답없음)

▶아들에게 인쇄 주기 위한 거냐? (대답없음)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어떤 점이요? 사람 죽인거요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모르겠다는 말? 후회합니다.

▶충동적이었나? (대답없음)

▶독신 모임에서 만난 여자는 왜 안죽였나? (대답없음)

▶휴대전화 기록 때문인가? (대답없음)

▶반성에 대해 한 마디? (대답없음)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말 외에 할 말 없나?

▶여자 죽인거 후회하나? 예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그 날 부인과 싸우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그럼 불은 왜 났나? 모르겠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나 가족에 대해 한 마디?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아들에게? 네

▶왜? (대답없음)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지금 손으로 얼굴 가린 것도 그것 때문? (대답없음)

▶마지막으로? 죄송합니다.

이중 유효한 답변들 (답변을 받아 낸 질문들) (총 47문 중 24답)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또 드릴 말씀없나요? 죄송합니다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반성을 많이 했나? 네

▶편하게 심경을 말해달라? 심경 안 편합니다. ==> 이부분은 압권.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 이 답변으로 블로킹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어떤 점이요? 사람 죽인거요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본인도 모르겠다는 말? 후회합니다.

▶여자 죽인거 후회하나? 예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그 날 부인과 싸우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그럼 불은 왜 났나? 모르겠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나 가족에 대해 한 마디?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아들에게? 네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마지막으로? 죄송합니다.

하나 마나 하는 질문들을 뺀 다음 그나마 트랩이 있는 질문들 (24 질문 중 트랩있는 질문은 12답) 

▶아들이나 가족에게 한마디? 죄송합니다.

▶반성을 많이 했나? 네

이렇게 잡힐 줄 몰랐나요? 네

▶씨씨티비에 차 찍힌 것 몰랐나요? 네

▶신경을 써서 다녔나요? 아닙니다.

▶네 번째 부인 화재 사건 억울하나요? 경찰에 알아보세요. ==> 이 답변으로 블로킹

▶가장 후회되는 점은? 사람 죽인 게 후회됩니다.

▶의도적이었나? 모르겠습니다.

▶카센터와 장모집 화재 사건 억울한가? 안 억울합니다.

▶안 억울하다는 것은 의심 받을 만한 짓 인정하는 것이냐? 카센터는 처음 들어본 거고요. 장모집 건은 오해입니다.

▶어떻게 오해라는 거죠? 경찰한테 물어보세요

▶사진 공개에 대해 불편하다고 했는데 가족 걱정되나? 네

결론적으로 건질 수 있었던 야마들 (의미있는 12답 중 야마 가능 3답)

이렇게 잡힐 줄 몰랐다.
사람 죽인 게 후회된다.
사진 공개로 가족 걱정된다.

이 중 그나마 새롭게 잡을 수 있는 야마 (이상 3답 중 진짜 야마 가능성은 1답)

이렇게 잡힐 줄 몰랐다.

최종 뽑은 이 야마도 사실 별로 기사꺼리가 못 된다. 결국 이 질의응답 기사보고는 킬(kill).

참 힘들다. 불행한 이슈이지만…이 부분은 학습의 소재로만 이해하자.

11월 19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자와 미디어 트레이닝

가끔은 클라이언측에서 요청을 받아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현직 또는 전직 기자분들을 모셔서 함께 하는 경우들이 있다. 클라이언트측에서는 미디어 트레이닝 내용 중 특히 인터뷰 Q&A중 민감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 세션에서는 해당 기자분을 트레이닝 장소에서 격리 요청하거나, 먼저 세션을 마치고 돌아가시기를 권한다.

재미있는 것은 아주 드물게 기자가 미디어 트레이닝 인터뷰 세션을 참관하게 되면 그후 공통적으로 이렇게 평을 하는 것이다.

“흠…근데요…그렇게 공격적인 질문에 그렇게 평이하게 답변을 하시면 질문하는 기자가 상당히 성의 없게 답변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서 안 좋습니다.”

“그렇게 안전하게 답변하는 취지는 이해하겠는데요…조금 알맹이가 없네요.”

“같은 말만 반복하시니까…조금 너무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꺼리를 전혀 발견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기자들이 싫어합니다.”

맞다. 분명한 기자들의 시각이다. 아주 좋은 조언이다.

그러나 코칭을 받으시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괴로운 표정이 되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틀림 없다.

‘아니, 오늘 하루 종일 저 미디어 코치는 안전하게 답변하라, 키 메시지를 반복하라고 했는데,
저 기자는 또 그렇게 하면 기자가 싫어한다고 하고, 기사 꺼리를 던지라고 하고 그러네…
우리 보고 어쩌라는 거야?’

결론을 말하자면 둘 다 맞다.

하지만, 답변 주체가 다른게 문제다. 답변 주체가 회사를 대표해서 훈련을 받아온 대변인 (CEO, 홍보임원, 홍보팀장)들이냐, 아니면 위기상황이 발생해 어쩔수 없이 언론과 맞닥뜨리게된 현장 실무 책임자냐 하는 게 다르다.

평소에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 본 경험이 없는 모든 조직원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유일 무이한 지상과제다. 최대한 애드립을 방지하고, 예측을 거부하고, 가정에 민감하고, 단언하지 않는 방식이 최고다. 약간은 답답해 보이더라도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는 것이 최고다. (기자들도 전문적인 홍보담당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이렇게 대응해도 그리 화를 내지는 못한다.)

당연히 훈련받은 프로 대변인들은 좀더 풍성하게 꺼리를 가지고 트레이드를 한다. 이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이미 몸에 익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더 많은 사례, 수치, 계획, 분석결과등을 제시할 수 있다. 메시지를 좀더 미디어 프렌들리하게 디자인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을 꼭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도 안다.

기자들은 이런 사람들의 답변 방식을 이야기 하는 거다. 하지만…그 외 분들은 기자들이 원하는데로 이렇게 하시면 위험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꼭 기억하셔야 한다.

11월 03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기자간담회 Q&A 세션에서…

보통 출입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주의 깊게 사전 Expected Q&A를 구성하는 PR팀이 있는 기업에게 있어서 실제 기자간담회나 인터뷰시 unexpected Q가 나오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만약 기자간담회 같은 상황에서 전혀 (아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강력한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기본’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오늘 오전 모 클라이언트의 기자간담회장에 서 있었다. 클라이언트사의 최고임원분들이 헤드 테이블에 올랐고, 발표 이슈에 대해 출입기자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사실 질문이 많이 안나올 줄 알았었는데…그 부분은 솔직히 예상이 빗나갔다.

이 기자간담회를 위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 했었고, Expected Q&A를 수례에 걸쳐서 수정 개발 완료 공유했다. 이를 통해 최고임원분들은 이미 면역을 가지고 있었다.

수 많은 기자들의 질문들 중 거의 대부분이 expected Q&A를 통해 사전에 임원분들과 공유된 이슈들이다. ‘그럼 그렇지…’

마지막 한 기자가 우리가 소위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기로 했던 그 이슈에 대해 물었다. 우리 AE들은 거의 동시에 눈을 반짝인다. ‘OOO…OOO…OOO…을 말씀하세요….말씀하세요….말씀하세요…’ 입으로 그 핵심 메시지를 뇌깔이면서 헤드 테이블의 답변에 귀기울인다.

그러나 한참 동안 이어진 답변에서 바로 그 핵심 메시지가 빠져버렸다. 말씀을 하시다가 그만 강조하시기로 한 핵심 메시지를 잊으신거다. 답변이 끝나자…모두…”후우~~~~OOO, OOO,OOO,….”하는 아쉬운 뇌깔임들이 여기 저기에서 새어 나온다.

클라이언트 최고임원께서 핵심 메시지를 답변에서 빠뜨리신 것은 참 안타깝다. 하지만…그 핵심 메시지를 기억하고…그 핵심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은데에 대해 안타까와 할 줄 아는 우리 AE들이 대견하다. 그 만큼 성장한게 틀림없다.

잘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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