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4편]창구일원화? 그건 너무 쉬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일원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강조를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창구일원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다른 기업에서는 창구일원화가 그렇게 어려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주문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든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문이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가?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불가능합니다. 저도 수 십 년 동안 수 많은 조직들을 지켜 보았지만 하나의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차선책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죠. 기업의 경우 그 창구는 홍보실이 될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고,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어 버리면 해당 조직에서는 창구를 일원화 해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러면 좋고요.

홍보실 이외에는 어떤 부서나 임직원이라도 언론의 취재에 응하면 안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회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저희 규정상 언론으로부터의 문의는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류의 답변 방식이 바로 창구일원화 방식입니다.

이런 답변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편하고 쉬울 정도로 규정이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다면 참 훌륭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 방식을 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실제로 창구일원화 실행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입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구일원화 훈련을 해 보면 임원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창구일원화를 목적으로 정해진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못 견딜 만큼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말을 기자에게 뻔뻔하게(?) 반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답변이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기자가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정해진 답변을 반복 반복 반복하는 임직원들이 조직에서는 필요합니다.

대표이사나 기업의 오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습니다. 종종 대표이사는 그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임직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위해 부단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께서는 편안하게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게 만들어 온 창구일원화 원칙은 깨져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관리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하고, 그냥 창구일원화란 쉬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있는 조직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열에 일곱 여덟 가량의 임원들은 어떻게든 기자에게 답을 줍니다. 아주 미세한 정보의 조각이라도 전달을 하고 맙니다. 이건 자신의 의견이라는 말꼬리라도 붙입니다.

기자와의 심리적 싸움에서 지고, 부적절한 답변들을 하게 됩니다. 오프더레코드를 외치거나,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까지 애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답을 주었는지 끝까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수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아주 흔한 실수들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설화에 빠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 없이는 실행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입니다. 훈련을 통한 창구일원화가 그 기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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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Updated]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의 공통된 특징들

 

위기관리는 (단어 장난을 조금 가미하자면…)일단 시스템(System), 스피드(Speed), 공유(Share), 양방향 실행(Symmetric Execution)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상식적이고 뻔한 가치와 원칙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업 문화와 철학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도전 또는 테스트라고 본다. 실무적으로 이런 테스트에 임하는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기업에서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처리 완료 할 수 있는 이슈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이슈나 위기가 아니다)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증상들은 바로 이렇다. (다른 실무자 분들께서 실무적으로 추가할 insight가 있으면 언제든 추가 부탁 드립니다.)

평소의 기업 일반 증상들과 위기시 이상 증상들을 기반으로 정리해 봤다.

 

  1. 평소 실무자들과 이메일이나 전화 연결이 힘들다. 이메일 답변이 없거나 상당시간 지연되고, 전화 연결시 연결되는 확률이 상당히 저조하다.
  2. 평소 회의가 무리하게 많다. 그 시간대도 일반적인 비즈니스 시간대를 무시하면서 길다.
  3. 대부분 회의와 실행이 연결되지 않는다.
  4.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출장이 잦고 길다.
  5. 위기관리 부서내 담당자들간에 바톤 돌리기가 성행한다.
  6. 각 부서간의 silo thinking이 대단하다. 정보공유는 물론 정치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7. 평소에 이슈 예측이나 그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 논의 기회가 없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8. 평소에 구축한 효율적인 위기 대응 자료 DB나 플랫폼들이 없거나 적다.
  9. 본사에서는 상당 부분 자신들이 컨트롤 하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사나 지점에 대한 통제력이나 파악이 상당히 부실하다. (보고만 번지르르 해 본사를 행복하게 한다)
  10. 본사가 일선 인력들을 과신한다. 우리는 고품질의 인력들을 채용해 수준 높게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자신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노력과 다른 실행들이 종종 벌어진다.
  11. 일부는 위기관리를 위해 본사에서 지시한 사항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부정적인 보고나 핑계(excuses)만 공유된다.
  12. 심지어 위기관리를 일선에서 실행할 인력들의 역량이 전무하다. 홍보팀의 경우를 들자면 극단적인 기사나 보도들에 대해 지시 받은 일선 대응 활동에 전혀 자신 없어 하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회의실에서만 머무른다. 대관이나 법무, CS 등도 매일반.
  13. CEO가 일선 업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100% 이해란 힘들겠지만, 일선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14. CEO가 부재중인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를 대체해 의사결정을 못한다.
  15. 외국기업의 경우 저 멀리 본사의 의사결정 없이 어떠한 초기대응 조차 제한되거나,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16.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 및 실행 지시만 내리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에는 관심이 덜하다. 평소에도 지시만 있고 퍼포먼스 체크나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17. 일부 부서 또는 일부 직원에게만 위기관리 오너십을 부여한다. 당연히 해당 부서나 직원은 ‘밑질 수 밖에 없는 업무’에 불안해 하고 괴로워한다.
  18. 평소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아무런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는다.
  19.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 조사 분석 활동이 부실하다.
  20. 대행사만 내세워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려 애쓴다.
  21. 위기관리 대응 보다는 사후 인적쇄신 또는 자아비판 풍토가 강하다.
  22. 실무자 및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욕이나 관심이 없다. 왜 B2B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나 하고 묻는다.
  23. 위기관리 관련 예산이 아예 없거나, 비현실적이다.

 

[이상 포스팅은 2011년 포스팅]

 

 

2013년 추가

 

  1. 오너나 CEO가 사적인 방식들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한다.
  2. 오너나 CEO 주변에 훈수를 두는 외부 분들이 많다. (심지어 사모님이나 아드님, 따님들이 훈수)
  3. 내부적으로 진언을 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상당히 터부시 하는 기업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4. 우리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언론, 대정부, 대검찰, 대소셜미디어, 대NGO 대응 활동 전반)
  5. 위기 시 위기관리보다는 자기 부서가 무언가 했다는 사후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일이든 가시화를 시도한다.
  6. 기업 내 의사결정그룹들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이해하지 못 한 채 위기관리 실행을 지시한다.
  7. 위기 발생시 의사결정그룹내에서 미시적인 것들을 주로 논의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
  8. 오너나 CEO의 위기관리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임원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못한다.
  9.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리스닝하지 않는다. 일선에서는 리스닝하는데 의사결정그룹에 적절하게 보고되지 않는다.
  10. 반복적으로 경험을 하고도 매번 대응 준비라던가, 대응방식에 별반 나아짐이 없다.
  11. 내부적으로 누가(who) 어떤 위기를 관리하라 지명해 지시하기보다 그냥 다같이 하자고 한다.
  12.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13.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14. 실제 위기관리를 리드하셔야 하는 CEO께서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열외하신다.
  15. 자사 위기관리 후 평가에 있어 내부적으로 성공한 부분들을 주로 공유한다.
  16. 최고경영진과 일선 위기관리 실행 실무자들간에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다.
  17. 똑같은 위기인데도 매번 의사결정 기준이 바뀐다.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Jul, 2013)

 

2017년 추가

41. 대표이사에게 위기 상황을 보고를 위해, 일선에서는 PPT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

42. 비싼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놓았는데, 대표이사 알현이 힘들다. 그냥 부서 임원하고 팀장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와 일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위기관리 컨설턴트를 고영했는지도 대표이사가 모른다)

43. 대표이사부터 모든 임원들이 각자 자기가 아는 영향력자들에게 두서 없이 전화를 돌린다. (결과적으로 자사 위기를 홍보한다)

44. 평소에 갖추어 놓지 않고서 위기 때 급하게 만들어 무언가 할려고 한다. (말 앞에 카트를 맨다)

45. 오너나 대표이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변호사를 고용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46.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쓴다. 갖가지 클리쉐가 충만하다. 종종 검찰수사나 일부 고객들에 맞서 싸우려 한다.

47. 사내에 아직도 언론 기사를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위임원들이 있다. 홍보팀 예산은 월 100만원이다.

48. 임원들이 심지어 포탈이나 소셜미디어도 장악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믿는다. 몇년전 국정원 사례를 든다. (3500명 댓글부대)

49.  일선에서는 10만원을 아껴보려고 고객들과 싸운다. 그러다 온갖 부정기사나 고발, 소송이 걸린다.

50.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만나면 ‘창구일원화’ 개념은 약 30초 정도 기억하고, 허심탄회하게 기자에게 은밀한 이야기들을 설명한다.

51. 대표이사가 혼자 모든 결정을 한다. 다른 부서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위기 시에도 그냥 대표이사의 메신저 지시만 기다린다. 함부로 나서면 안된다.

52. 법무나 대관과 협의 없이 홍보만 뛰어 다닌다.

53. 홍보임원이 위기대책 회의 때 바쁘게 기자를 만나러 다닌다. 대신 회의에는 팀장이나 다른 홍보실 직원들이 대리 참석한다. 대표이사나 다른 부서 임원들은 다 참석한다.

54. 로펌의 의견에만 충실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그런 포지션 위험하다 해도, 대표이사께서 로펌을 믿으시니 그리 할 수 밖에 없다 한다.

55. 오너나 대표이사께서 지인인 60-70대 전직 고위관료 또는 정치인들에게 위기 대응을 문의한다. 특히 여론관리(?)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을 묻는다. 오래된 답변들이 주로 돌아온다.

56. 내부고발자나 이슈 원점을 두고 ‘본때를 보여주어여 한다’는 내부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로펌이나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대신 ‘신속하고 과감한 합의’를 조언하는데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다.

57. 법정에서 자사의 결백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고, 여론과 12라운드를 벌인다.

58. 위기가 발생해서 거의 피크를 찍고 있는데, 위기관리전담팀을 만들거나, 위기관리 담당자를 뽑는다고 서치펌에게 연락한다.

59. 현재 타오르는 타사 위기 사례를 보고도 그게 자사에게도 곧 발생할 수 있다 믿지 않는다. 당연히 개선이나 준비가 없다.

60. 위기관리 예산을 오너나 대표이사가 대부분 쓰신다. (용도는 대외비)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Aug, 2017)

2월 04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모글코리아 기고문] 위기관리,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유리하다

위기관리,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유리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뭐라도 잃을게 있으면 그것을 본능적으로 감싸고 보호하려 하는 법이다. 아무것도 잃을게 없으면 말 그대로 ‘이판사판’이 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그렇다. 사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기업은 별로 관리 해야 할 위기가 없다. 스스로 관리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고민은 곧 잃을 것이 있는 기업들의 몫이다.
소중한 고객들을 잃는다고 생각 해 보자. 회사의 명성이 땅에 떨어져 사라져 버린다 생각해 보자. 우리 품질과 안전에 대한 시장에서의 믿음이 망가져 버린다 상상해 보자.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회사의 가치가 사라져버리고, 직원들이 뿔뿔이 떠나버린다는 가정을 한번 해 보자. 잃을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나 하나 살펴보다 보면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어떻게 하면 위기를 관리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게 된다.
위기관리는 ‘주로 대기업들의 고민 주제’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잃을 수 있는 것들이 크고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회사는 대기업이 아니라서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까지는 좀 무리라고 이야기하는 실무자들도 만나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안타깝지만 중소기업들은 한번의 대형 위기로 인해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취약한 존재들이다. 반면에 대기업은 위기 시 일부 선방을 하거나 특정 부문에 타격을 감내하고도 생존할 여력들이 있는 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은 위기관리 전문용어로 상당한 ‘취약성’을 가진 기업들이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은 위기관리에 있어 더욱 민감해야 하고, 빨라야 하며, 전략적이어야 한다.
일단 위기관리를 해 보겠다 생각한다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위기관리에 더 유리한 면들이 있을 것이다. 크게 세가지로 하나씩 살펴 보자.
작아 효율적인 위기관리 조직
첫째, 조직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할 때에는 빠르고 정확한 상황파악과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수십여 명에 이르는 대기업내의 위기관리위원회(또는 위기관리팀)가 중소기업에서는 10여명 이내로 축소되어지니 훨씬 빠르고 정확한 상황파악과 공유 그리고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특히, 일부 중소기업은 오너 또는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직관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기 시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리더십을 확보 할 수 있어 유리하다.
위기 시 관리해야 할 이해관계자 수도 적어
둘째, 위기 시 관리해야 할 이해관계자들의 종류와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위기 시 출입기자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 정부 규제기관들, 검찰, 국회, NGO, 거래처, 투자자, 온라인 공중, 고객, 직원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이해관계자 그룹들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가진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이들 중 일부 또는 극히 일부만을 관리해도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위기 발생 가능한 요소들도 적어
셋째, 위기가 발생 할 수 있는 요소들도 상대적으로 적다. 기업의 비즈니스 분야들과 고객들의 수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생산 판매하는 제품의 수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적을 수 있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대적으로 작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대형 위기 발생 가능성은 훨씬 적다.
정리하자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위기관리위원회를 운용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위기 시 이해관계자 관리 부담이 적고,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의 파악이나 위기 발생시 사회적 파장도 적어 대기업보다 유리하다. 다른 말로 옮기자면, 위기관리에 있어 중소기업은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중소기업들에게 필요한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체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몇 가지만 기억하고 실천하면 된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조직문화
첫째, 커뮤니케이션 하는 조직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작은 조직이라고 구성원들 하나 하나가 상호간에 원할 하게 소통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 오산이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조직은 절대로 위기 시에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다. 평소 잘하던 커뮤니케이션도 위기가 발생하면 얼어 붙는 법이다. 중소기업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먼저 평소에 소통이 잘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강한 철학과 원칙 공유
둘째, 철학과 원칙을 강하게 세워야 한다. 작은 조직이 유리한 점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신속함에 효율을 더할 수 있는 위기관리 방식이 회사의 철학과 원칙을 강하게 세워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품질은 우리의 종교다”라는 기업철학을 평소 가지고 있는 기업에게 일부 제품의 품질관련 위기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위기에 대한 대응 의사결정은 그리 복잡하거나 느리게 진행 될 리가 없다. 기업 철학에 의거해 정확한 대응 전략과 대응 방식을 순식간에 고안해 낼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은 글로벌대기업들이 고안한 방식이다. 몸집이 커지고, 구성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세계 각국에서 복잡다단한 위기들이 연이어 질 때 가장 확실하게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 그것을 기업 철학으로 만들어 세워 놓고 모두에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위기에 대한 조직 민감성 극대화
셋째, 조직의 위기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노력을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한다. 모든 기업 위기의 소재들은 일선 직원들이 인지하고 경험하고 있는 것들 속에서 발아한다. 조직원들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위기란 생각보다 그 수가 훨씬 적다. 대부분이 ‘올 것이 왔다!’하는 이야기를 한다. 평소 조직 전체가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위기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토론 해, 방지하거나 완화시키거나, 대비 할 수 있게 된다. 위기라는 단어와 표현을 평소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위기관리팀을 위한 비상연락망
넷째, 비상연락망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위기 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 비상연락망이다. 이상하게도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서로 통화가 잘 안 된다. 별로 크지도 않는 조직 내에서 누가 어디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알 방법이 없어진다. 열명 정도의 위기관리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종종 여의치가 않다. 잘 꾸며진 비상연락망은 위기관리팀이 얼마나 경쟁력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얼마나 실제로 잘 운용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위기요소 지도
다섯째, 위기요소 지도를 만들어라. 평소에 위기를 감지해서 지속적으로 트레킹 하는 체계를 만들라는 의미다. 예를 들자면 위기관리팀이 고객 컴플레인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서 특이사항을 미연에 감지해 보는 것이다. 그 특정 컴플레인들을 분석해서 정기적으로 위기관리팀의 논의 주제로 삼는다. 주관부서와 유관부서들이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해 인지 하고, 완화 또는 방지 작업을 해서 결국 위기 요소의 지도에서 빠져 버리게 만들면 성공이다.
이해관계자 관리
여섯째, 회사와 관계된 주요 이해관계들과의 관계를 항상 관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의 이해관계자 관계들은 오너 또는 대표이사가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지연과 학연 등의 인맥을 중심으로 그 넓이와 깊이가 달라지곤 한다.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중소기업이라면 일부 핵심 임원들의 개인적 네트워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좀더 체계적인 이해관계자 망을 구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기업과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가 평소에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면, 위급한 위기 시 그러한 관계는 큰 힘을 발휘해 준다는 사실이다.
직원 대상 교육과 훈련
일곱째, 위기관리팀과 직원들을 항상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위기대응 훈련이라고 해도 좋다.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형태를 잘 선정해서 실제 위기가 발생했다는 전제를 놓고 대응하는 연습을 정기적으로 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주의할 것은 보여 주기식의 ‘민방위훈련’ 형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리 다 짜인 각본에 따라 정해진 인력들이 순서대로 움직여 보는 것은 시연이지 훈련이 아니다. 실제와 같은 상황을 조성 해서 긴급하게 소집된 위기관리팀이 신속하게 논의하고 의사결정하고 대응하는 일련의 생생한 경험들을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자의 위기관리 학습과 훈련
여덟째, 최고 의사결정자 또한 스스로 학습하고 훈련 받아야 한다. 중소기업에게 딱 한가지만 조언하자면 ‘사내 최고의사결정자가 위기관리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소개 해 주고 싶다. 리더의 의사결정이 회사를 살린다. 물론 최고의사결정자인 기업 오너 또는 대표이사는 해당 비즈니스에는 경쟁력 있는 전문성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대기업처럼 위기가 여기저기에서 자주 흔하게 발생되고 이에 대한 관리 경험이 풍부한 분들도 중소기업에는 많지가 않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얼마나 위기관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하는 점은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다.
고품질의 자문 그룹
아홉째,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품질 좋은 자문 그룹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가까운 로펌이나 변호사에게 평소 위기관련 자문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나 홍보대행사 등에 위기요소 진단이나 훈련을 요청해 보는 것도 좋다. IT기술 전문가들에게나, NGO측으로부터 필요한 조언들을 받아 보는 것도 좋다. 평소 이런 자문 그룹들과의 관계가 대형 위기 시 좀더 효율적인 위기관리 활동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토대가 된다. 일종의 주치의 그룹을 만들어 놓는 셈이다.
좋은 사회적 명성
마지막, 평소 사회적으로 좋은 일과 활동들을 많이 해 놓아야 한다. 기업 위기에서 망가지는 것은 기업의 연속성과 명성이다. 비즈니스 연속성과 기업 명성은 상호 불가결한 대상들이다. 평소 기업이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여러 사회적 명성을 쌓게 되면, 불행한 위기 시 비즈니스 연속성의 훼손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위기를 보고 공중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기업이 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또 다른 기업에게는 공중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설마, 그럴 리가 있어? 뭐가 잘 못된 거겠지?” 이 둘간의 차이는 위기관리에 있어 어마 어마한 차이다. 평소 관심을 가지자.
뜻이 먼저 있어야 길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위기관리에 있어 유리하다. 여러 가지 유리한 점들이 많고, 위기를 관리하기도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쉽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위기관리에도 별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위기에 대한 취약성은 대기업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위험해 질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중소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조직 전반에게 위기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강화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조직 전체가 위기관리를 해야 하겠다는 공유된 의식만 있으면 반쯤은 성공한 것이다. 뜻이 있어야지 길이 보인다. 위기관리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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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92013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프로세스 FAQs] : 빅데이터 기술이 위기 감지 역량을 완성해 줄 수 있을까?

FAQs : 1단계 감지단계

[질문] 최근 들어 빅데이터(Big Data)라는 개념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 기업이나 조직에게 이상적인 감지 역량을 완성시켜줄 수 있을까요?
[답변] 기본적으로 빅데이터가 최근에 생긴 새로운 개념이냐 하는 부분을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기업이나 조직 주변에 ‘빅데이터’ 자체가 과연 존재하지 않았었느냐 하는 것 입니다. 분석 기술이나 어플리케이션들이 발달하면서 기업이나 조직들이 주변에 존재하던 방대한 데이터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고, 이들을 가능한 분석해서 통제하에 놓을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최근 새로 생긴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새로운 개념이라기 보다 새로운 자신감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이러한 빅데이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었습니다. 단, 위기관리를 위해 센서링과 모니터링을 통해 취합된 데이터들을 최대한 분석해 위기관리 의사결정 기반으로 삼는 기업이 있었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해당 위기요소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을 분석해 결과를 제시하는 ‘기술’에 있다기 보다는, 해당 데이터들을 수집해 더욱 더 전략적인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내려야겠다는 기업이나 조직의 ‘의지’에 있지 않나 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정보를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핵심
만약 위기 발생 이전이나 직후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들을 최대한 활용해야겠다는 위기관리위원회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최신 기술이 아니더라도 이미 전략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데이터들을 취합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한 핵심 정보들이 종종 문제가 될 경우들도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도 사람은 빠질 수 없어
위기 감지 체계에서 더욱 더 중요한 핵심은 방대한 데이터들을 최신기술을 사용해 취합해 유목화하고 그에 따라 분석 도출되는 ‘1차 정보’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 1차 정보를 충분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가지고 재분석해 보고용 정보로 필터링 하는 ‘훈련된 인력’이 가장 핵심입니다. 즉, 사람이 빠진 데이터 분석은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기술이 더욱 발전 해 위기관리 매니저들을 배제한 상황에서도 직접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의사결정 지원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전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기관리 현장에서 도움이 될는지 현재상황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계속 발전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존 정보 취합 역량들이라도 빨리 체계화 해야
그 수준의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기업이나 조직내부에서는 현존 위기 요소 감지 능력이라도 더욱 더 민감화 하고, 체계화 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에도 많은 빅데이터 수집 및 처리 수단, 채널들이 존재합니다.
영업 일선에서 들어오는 거래처 동향이나 경쟁정보들은 하루에도 어마 어마하게 쏟아 집니다. 직원들간에 공유되는 업무 관련 정보들도 그렇습니다. 홍보팀에서 취합되는 언론을 비롯한 오프라인 온라인 여론관련 정보도 방대합니다. 고객만족팀에서 보고되는 온오프라인 소비자 관련 문제들도 셀 수가 없습니다. 대관에서 전해지는 규제기관들의 움직임들과 의회나 NGO들의 동향들도 시시각각 새롭습니다. 법무나 감사 부문에서 취합되는 첩보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케팅 부문이나 브랜드 SNS채널들에서 분석되는 내용들도 중요합니다. 생산 기술에서 언급되는 각종 기술이나 안전, 성분 관련 정보들도 필요합니다. 구매나 인사 총무에서도 위기관리 위원회에 전달해야 할 많은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존에 이 모든 정보들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분석해 평시 또는 위기관리 의사결정에 주제로 삼느냐 하는 것뿐입니다.
의지는 있는데 기술이 없어 실패하는 기업?
위기관리 9개 단계 중 맨 첫 단계인 ‘감지’ 단계에서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내부와 외부 환경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들을 분석하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기술이 없으면 규정된 인력들을 선정해 관리 의무를 부여하면 됩니다. 그들로 하여금 좀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해당 정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라 하면 됩니다. 그 이후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그들을 도와주면 될 것입니다. 시급한 것은 기업이나 조직의 그러한 의지나 노력입니다.
부서별로 담당자별로 산재해 있는 위기 요소 감지 역량들을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취합해 분석하고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으로부터 위기관리 ‘감지단계’ 강화를 위한 체계 수립 노력은 시작되어야 하겠습니다. 그 담당자들 즉, 사람들의 역량을 어떻게 통합 해 관리하고 필터링 해 위기관리위원회 역량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가 일차적 고민의 주제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평소 고민하고 기존 역량 체계화 노력이 없으면 항상 실패
대부분 이런 체계에 대한 평소 고민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막상 위기가 발생하면 그 때 가서 일선 감지 역량들을 취합해 보려 시도합니다. 그러나 위기상황은 기업이나 조직으로 하여금 그런 시도들이 안정화 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기업이나 조직은 항상 “시간이 없고, 정신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세세한 정보들까지 신경을 쓸 수 있나?” 반문합니다. 사전에 체계에 대한 고민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질문들은 반복됩니다.
현재 상황에서 주어진 체계 속에서 고민해 보십시오. 빅데이터 기술이 위기관리 의사결정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우선 기업이나 조직은 생존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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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82012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및 이슈 발생시 중요한 3가지 질문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를 분석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이 맞닥뜨린 위기나 이슈에 대해 한번 질문을 해 보자.
1. 전례가 없던 위기/이슈인가?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발생한 위기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창립 이래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에 더해 동종업계나 이종업계 등에서도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던 위기/이슈인가 하는 부분까지 물어보자. 일반적으로 이런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2. 위기/이슈 발생 유형을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형태였는가?
전례가 있었느냐 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의미 인데,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번 건과 같은 위기나 이슈발생 시기나, 유형, 방식들을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느냐가 핵심이다. 전례가 없었어도 위기/이슈발생 가능성을 평가해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기/이슈로 판명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즌이나 시기 등도 도출 가능하다. 유형이나 방식 또한 그렇다. 이에 대한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3. 위기나 이슈에 대한 관리 및 해결 방법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는가?
관리 및 해결 방법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또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문제의 해결방식을 알면서도 위기나 이슈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몰라 실패하는 경우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 해결책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조금만 고민했었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안이하게 생각했었던 경우들이 문제다.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자사나 업계에 전례가 없었던 위기/이슈라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물론 유형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예측이 전혀 불가능했었던 위기나 이슈라면 이 또한 일정부분 감안이 된다. 해결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위기나 이슈 또한 그렇다.
문제는 99% 이상의 위기/이슈들이 이 질문들 중 2~3개 정도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전례가 충분히 있었고, 충분하게 예측 가능했었으며, 그 해결책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해당 위기나 이슈를 맞닥뜨리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미 불산 유출 사례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특히 유사한 불산 가스 유출 사례가 있었다. 해당 기업이나 지역 방재 기관들이 낯설어 하면 안 되는 사례였다.
2. 불산 가스를 다루는 업체 차원에서는 충분히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측 가능한 위기 유형이었다. 내부 매뉴얼에는 위기관리팀이 명기되어 있었고, 정/부 담당자까지 설정되어 있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였다.
3. 불산 가스 누출 시 해결방법에 대해 정확한 노하우가 존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소석회를 현장에 준비 해 비치해 놓지 않았다. 지역 방재 기관 또한 미쳐 최악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상의 3가지 질문들에 대해 해당 업체와 지역방재기관들은 모두 guilty 답변을 한다. 상당히 많고 다양한 위기들이 이렇게 2-3개 질문 이상에 guilty 답변들을 한다.
최근 대기업들 공히 골치 아파 하는 경제민주화 이슈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오너 법적 처벌,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편법지원,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 골목 진출, 빵집 논란…등등 분명히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규모의 유사 이슈들이 반복되어 왔다. 분명하게 전례를 통해 해당 이슈를 오랫동안 인지 해 왔었다.
2. 해당 이슈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충분한 예측이 가능했었다. 비단 미국에서의 Occupy Wall Street 상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떤 형태로 우리 기업에게 임팩트를 가져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예상 할 수 있는 형식으로 연결되는 이슈였다.
3. 대기업 차원에서 해당 경제민주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법무, 기획, 비서, 대관 및 대국회, 대NGO, 대언론 등등의 주관 및 유관 부서에서 해당 이슈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확실히 알고 있다. (물론, 오너의 결심이 선행되어야 해서 실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자)
이상과 같이 경제민주화 이슈도 사실 익숙한 이슈였으며, 어떻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 했고, 해결책도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슈로 보인다.
이상의 대표적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 발생 이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위기 발생 이후에도 관리에 별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히 불행한 위기관(危機觀)이며, 불안한 위기관리 환경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항상 이상의 세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각각에 정직하게 답해보라.
그리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개선하라.
진정으로 위기관리를 원한다면.
 
8월 222012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타이밍을 보면 위기관리를 안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타이밍을 보면 위기관리를 안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개인이나 조직이 빨리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이다. 단순하게 속력이나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 시 거대한 조직이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일 때에는 그 안으로부터 여러 인사이트 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평소에도 일정규모 이상의 조직은 빨리 움직이기 힘들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위해 상당히 지루한 시간들을 조직은 물리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결과인 실행을 바깥에서 목격하려면 긴 세월이 흐르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하나의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길게는 일년에서 적게는 수주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광고, 프로모션, 영업, 마케팅, HR 등의 활동에 있어서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기업간 대부분 비슷해 보인다. 이를 건너뛰거나 생략하고서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다고도 생각들을 한다.
그렇다면 위기 시 빨리 움직이는 기업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본능에 의거해 조직전체가 반사신경에 기반한 실행력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한 두 명의 의사결정자에 의해 군대조직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조직 구성원들이 타고 태어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라서 그럴 수 있을까?
대부분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빨리 움직이는 기업은 미리 그 위기를 예상하고 준비했던 기업이다. 상당히 구조화 된 모니터링 시스템과 센서링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전사적으로 해당 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감지해 공유하고, 이에 대한 발생 시나리오를 개발 해 충분히 사전 공유했던 기업이다. 어느 누군가가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조직의 장을 맡고, 해당 위기에 대한 대응 주관과 유관 부서들을 통합해 리드하면서 발생 시기를 ‘기다려 왔던’ 기업이다.
빠른 기업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매번 반복적으로 조언한다. “준비하라, 준비하라, 준비하라” 해당 기업은 준비한 기업이다. 발생하는 위기를 100% 사전에 소멸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발생 사실을 전제로 여러 상황들을 예상해 준비하는 업무를 하는 게 위기관리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위기관리 현장은 어떨까?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적절한 대응준비가 선행되고 있을까?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면 대기업일수록 그런 부분에 있어 사전 협업이나 통합된 시나리오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보는 것처럼 당연히 준비해 타이밍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을 어이없이 비켜나가는 기업들을 보라.
물론 기업 내부에서 실제 위기관리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여러 현실적 사정들을 이야기한다. “홍보팀만 하는 게 위기관리가 아니라서요” “조직은 큰 흐름 속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어느 한 부서가 튈 수는 없어요” “오너 분이 관련되어 있는 위기라서 실무팀들이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거든요” “우리라고 위기관리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여러 이유들에 어쩔 수 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을 무시한 채 ‘이래야 한다’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실질적이 아니라는 비판도 이해한다.
하지만, 좀더 솔직히 기업 내부를 되돌아 보자. 10년전에 같은 위기를 겪었지 않나? 몇 년 전에도 이런 이슈는 있었지 않나? 당시에도 우리 부서가 이렇게 움직이면 안됐었다 사후 개선을 약속하지 않았었나? 당시 로펌과 홍보팀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그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내부 워크샵에서 이야기 나누지 않았었나? 당시 위기관리를 지휘하시던 부사장이 퇴임을 하신 직후 사내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조속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지 않나?
그때 그때 위기관리가 잘 안 되는 현실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사하거나 동일한 위기에 있어 매번 비슷한 현실적 이유를 대는 것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윗분들이 보실 때에도 매번 비슷한 현실적 이유를 제기하는 실무자들은 ‘우리는 위기를 관리 할 수 없어’하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들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위기와 위기관리를 반복하면서 개선되고, 향상, 강화되는 그 무엇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 더 나은 대응과 관리방식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시스템상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매번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그 때부터 허둥지둥 위기대응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위기 발생 직후부터 상황이 변하고, 주변의 의견들이 변하고, 전체적인 여론이 흘러간다. 그에 대한 혼란 속에서 해당 기업은 회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보고서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물리적 시간은 그냥 하염없이 흘러간다. 이윽고 내부적으로 모든 타이밍을 이미 놓쳐버렸다는 공감대가 슬슬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미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 시기가 지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거나 연장되면 우리에게도 더 이상 좋을 게 없으니 그냥 이대로 상황을 종료하도록 합시다” 당연히 때를 놓치고 불안해 하던 내부인력들은 그 제안에 박수를 친다. 위기관리가 끝나는 순간이다. 위기관리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내부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의 혼란과 난상토론만 있었을 뿐이다. 혹시 이런 경험에 익숙하지는 않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타이밍에 기다렸다는 듯이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기업들은 분명히 준비된 기업이다. 위기는 어떤 기업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는 모든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주변의 조직들과 기업들에게는 ‘위기는 존재하지만 위기관리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 더 이상의 현실적 핑계나 실패의 반복은 그만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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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공기관은 공기관다워야 한다 : 병무청과 경찰청 케이스

최근 병무청과 경찰청이 현 시국과 관련 하여 특이한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해프닝의 수준이나 그 대응 메시지에 있어서 참 민망하기 그지 없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자.

“등록금, 군복무로 해결” 병무청 문자 논란 [MBC]

이 해프닝에서 병무청의 공식 입장을 보자.

병무청은 “평소 목돈 마련 기회라는 문구로 유급지원병 제도를 홍보하고 있는데, 실무자가 이슈에 맞춰 문구를 바꾸다 이같은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습니다. [MBC]

병무청은 “평소 목돈 마련 기회라는 문구로 유급지원병 제도를 홍보하고 있는데, 실무자가 이슈에 맞춰 문구를 바꾸다 이같은 일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NTN]

병무청은 “문자메시지 발송은 병 의무복무기간 만료 후 하사로 6-18개월 연장복무하며 하사 임용시부터 월 120-180만원 수준의 보수를 받는 유급지원병의 복무 특성을 강조하고자 하였으나 안내 문구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였다”라며 “앞으로 유급지원병 등 현역병 모집안내를 위한 문자 발송시에는 신중을 기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경닷텀btn뉴스]


경찰 “촛불집회 말고 불법집회로 방송하라” 보도지침 논란 [경향신문]

이 해프닝에서 경찰청의 공식 입장은 어떤가?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교통정보센터 관계자가 리포터들에게 개인적으로 의견을 전달한 메모”라며 “용어 선택은 리포터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서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문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한대련등 등록금 관련 불법 집회’라는 용어로 합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포터가 방송하는 것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등록금 집회를 표현하는 용어가 리포터마다 다르게 쓰여서 통일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쿠키뉴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교통정보센터 관계자가 리포터들에 개인적 의견을 전달한 메모”라며, “용어 선택은 리포터들이 알아서 판단하면 된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특이한 해프닝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조직들은꼬리자르기를 시도한다. 위의 두 케이스에서도 여지없이실무자또는개인적으로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조직의 공식 입장이기 보다는 개인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오디언스 입장에서 보면 이런 주장은 논리적이지도 공감이나 이해가 가능하지도 않는 메시지다. 조직은 항상 위기시 조직 중심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는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스스로 이게 최선이라 생각하는 데, 그들을 뺀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최선이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조직이 아무리 크고, 조직에 아무리 많은 개인들이 소속되어 있어도, 그 조직의 이름을 걸고 그 소속원이 전달하는 모든 메시지는 그 조직을 대변하는 메시지다. 스스로 아니라 해도 소용이 없다. 오디언스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소속원이 말단 직원이라도 그 메시지는 조직의 책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과 트레이닝이 필요한 거다. 꼬리 자르기상처투성이 생존은 가능하겠지만 유효하지 않다.

 

두 번째 경찰청의 메시지에는 논리적인 오류도 있다. ‘리포터가 방송하는 것을 강제할 수 없다면서 리포터는 uncontrollable한 존재들이라 주장하다가, 뒷부분을 보면통일할 필요성이 있다‘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 주장 한다. Uncontrollable한 대상에 대한 더욱 고압적인 느낌의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 이 것이 경찰청 생각의 기저라면 분명 문제다.

 

참 특이한 해프닝들이다. 이상의 두 케이스를 보면 혹시 공기관에서노이즈 마케팅이라는 기업들의 아주 조악한 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든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공기관이 노이즈 마케팅을 하면 국민이 괴롭다. 공기관의 생존목적을 해하는 짓이다.

 

 

공기관은 공기관다워야 한다.

 



 




11월 16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버럭’의 위기관리 시스템 : 가부장적 조직의 특성

주행중 화재 ‘품질 빨간불’… 현대차회장 대노 [경향신문, 2010. 11. 14]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12일 현대차 주요 임원들을 회장실로 불러들였다. 전날 발생한 아반떼 사고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간부들을 호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판매개시된 지 두 달만에 생긴 뜻밖의 사고여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

 

우리나라 조직들에서 흔히 목격되는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에 이름을 하나 붙이자면 버럭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버럭’ 시스템은 사실 상당한 위력과 효과를 가진다. 실행되지 않던 위기관리 활동들도 VIP의 ‘버럭’ 한방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굴러가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조직에서도 목격된다.

 

이건희 전 회장 ‘장고 폭발’ 사고에 大怒 [동아일보, 2009. 10. 29]
MB,
  대북경계에 충격받아 ‘大怒’ [세계일보, 2009, 10. 31]

이 시스템은 해당 위기의 원인이 ‘정상’이 아닐 때 종종 발현된다. 정상이 아닌 원인들로 인해 해당 위기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또한 해당 위기에 대한 전조나 사전 논의가 없었거나 또는 해당 논의를 실무차원에서 처리하려 하다 VIP를 놀라게 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사실 보쓰를 놀라게 하는 부하처럼 나쁜 부하들이 없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 볼 부분은 해당 위기에 대한 실제 위기관리가 일선과 전문 그룹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정확하게 위기관리가 잘 되었는데 ‘버럭’ 하실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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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경찰서를 전격 방문,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질책을 한 후 나오고 있다. 왼쪽은 이기태 일산경찰서장. (고양=연합뉴스) 2008. 3. 31.

앞서 말한 대로 이 ‘버럭’의 리더십과 위기관리 시스템은 분명 효과가 있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이 전향적인 자세로 위기관리에 임할 수 있는 임파워먼트를 흡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형 조직에게는 이 ‘버럭’ 위기관리 시스템이 더욱 더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VIP께서만 ‘버럭’하지 않으시면 위기관리에 신경을 쓰거나 실행에 임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위기이고 문제지만, 내부 보고 누락이나 언론 관리 등을 통해 VIP의 눈과 귀만 막으면 어느 정도 위기관리(?)가 된다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조직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생각을 하기 보다 VIP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는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기에 여러 대기업과 조직들에게서 목격되는 이런 가부장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찹찹하게만 느껴진다.


 

 

10월 082010 Tagged with , , , 2 Responses

위기관리? 바깥보다는 속을 먼저 들여다 보자!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여러 논의를 하다 보면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지난 100년간 신문이 지배하던 시대에도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의 대부분은 위기관리를 힘들어 했다. 50년간 TV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에도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은 그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어 힘들어 했다. 지난 10여 년간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여론과 소비자들을 연결시키던 Web1.0시대에도 여지없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조화 하지 못했다.신문이나 TV는 아직도 아는 지인 기자들과 데스크들을 통해 읍소와 우회적인 협박에 의지한 채 사후약방문 활동에 열중한다. 또한 이 활동 자체를 위기관리로 알고 그런 관리를 그리워 한다.

홈페이지에는 게시판을 이미 닫거나, 폐쇄형으로 만든 지 오래다. 각종 온라인 매체들의 논란제기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조직 스스로 익숙한 오프라인 커넥션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거들의 이유 있는 항의들에 대해서는 접근차단과 소송으로 맞서는 게 상책이라 인식한다.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소셜미디어 시대에 들어와서는 더더욱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요원해져 버린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셜미디어 유저들의 가장 큰 힘은대화. 그 대화에 참여하거나 그런 대화를 읽기 위해서 소셜미디어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너무 많은 투자와 관심과 노력을 요구한다.

아직도 제대로 대응 준비하지 못한 신문과 TV와 라디오와 잡지 그리고 온라인 전체들도 모두 살아있는데, 소셜미디어만 딱히 우대(?)하면서 조직내에서 호들갑 떨기도 뭐한 거 아닌가?

지금까지 존재하던 전통매체들과 신매체들의 변화들을 그대로 강물에 흘려 보내고 소셜미디어의 변화에 적절히 적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업이나 조직들은 먼저왜 OOO과 같은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가?”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피해자라던가 희생자라는 선입견을 버리자. (언론이나 소비자, 정부, 국회, 검찰, NGO들이 기업이나 조직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나?)

우리는 스스로 우리에게 왜 이런 위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를 알고 있다. 알고 있는 게 문제다. 알고 있으면서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그 이유는 더 큰 문제다.

그런 문제와 이유에 대한 내부적인 공론화와 혁신적 개선 없이는 위기관리는 절대 불가능하다. 소셜미디어의 2세대 3세대 4세대가 발현할지라도트렌드에 눈을 주기보다는 먼저 우리 자신의 속안을 들여다 보라는 이야기다. 미디어 트렌드가 뭐가 중요하냐 하는 거다. 문제가 우리속안에서 영원하다면 매일이 위기인데.

 

9월 14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7)

 

위기관리,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

 

정 대표도 알겠지만, 이쪽 업계가 생각보다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상당히 많은 일반 소비자들과 접점에 닿아 있는데 비해 민감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지…” 모 대형유통기업의 고위임원께서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

 

외부에서만 보면 정말 멋진 회사들과 위대하고 거대한 회사들의 위용.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대기업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위기대응을 할 수 있나?’하고 불평한다. ‘이렇게 위험한 사건을 어떻게 내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해결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고 있나?’ 놀라곤 한다.

 

사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어떤 하나의 큰 위기가 발생되려면 그 이전에 300여개 이상의 전조들과 소규모 위기들이 선행한다. (하인리히의 법칙) 이런 자잘한 전조들과 소형 위기들에 대해 해당 기업이나 조직들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침묵하는 듯이 보이는 것이 문제다.

 

위기시 어떤 기업이 그 위기를 모른 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을까? 그런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비춰지는 기업들은 많이 존재한다. 그것이 문제다. 내부에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앉아 힘들게 대응안을 마련하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볼 때는 해당 기업이 아직까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게 되는 상황이 문제다.

 

심지어 특정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그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의 공식대응문이 배포되는 속도도 예전의 일간지 마감 일정에 맞추어져 있는 곳들이 흔하다. 3-4시간을 훌쩍 넘겨도 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극단적으로는 오늘 8시나 9시 뉴스에 관련 위기가 보도되기 전에만 우리 입장을 정리하던가 아니면 내일자로 입장을 정리해도 별 문제가 없다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 미투데이가 존재하는 시대다. 각종 포털들과 인터넷 뉴스들을 사이트는 물론 SMS과 푸쉬 기능을 통해 뉴스 소비자들 손에 실시간전달한다. 심지어 일부는 이런 뉴스 전파 상황을 휘발성환경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민감하지 못한 기업/조직들의 반응과 대응속력은 위기관리 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이 휘발성으로 변해감에 따라 기업이나 조직의 대응도 그에 버금가는 속력과 정확성 그리고 전파 역량을 보유해야 살아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위기에 조직이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것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단추다. 위기에 대한 조직의 민감성은 우선 보고체계와 프로세스로서 1차로 검증이 가능하다. 일선에서의 위기요소 감지가 얼마나 정확하게,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적절한 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과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의 발달로 특정한 문제가 발생되면 위기관리팀 전원이 경고 SMS 또는 Alert를 받게 되어 있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시스템이 조직의 위기 민감성을 한층 높여주는 자산이다.

 

내부 문화에 있어서는 일단 적절하게 보고된 위기요소에 대해서는 그 발생의 책임이나 평가를 최소화하거나 일정기간 유예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일선에서의 위기 민감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이 사태를 상부에 보고하면 나와 우리 부서에 강한 질책이 떨어질 것이 틀림없어하는 생각이다. 일선 인력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사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항상 경계하자.

 

의사결정그룹들간에는 위로는 CEO부터 실무팀장급에 이르기까지 정기적인 위기요소 검토 및 대응 회의 등을 통해 항상 역동적으로 민감성을 업데이트 해야 하겠다. 반복적인 위기요소 검토와 모니터링은 결국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종의 정기적인 위기관리 훈련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평상시 업무에 있어서도 ‘What if?(만약에?)’라는 마인드를 제고하자.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업무분야에 이런 문제나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러면 나는 그리고 우리 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고안하는 것이 좋다.

 

CEO의 역할에 있어서도 주목 해야 한다. 여러 내부 미팅시에 CEO가 반복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표출하는 것도 조직 전체를 위해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 CEO가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강조할 때에는 그에 대해 부정적인 책임소재파악과 비판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해당 위기요소를 발견하고 정확하게 보고하고, 빠르게 대응했던 핵심 관계자들을 치하하고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내적으로 CEO위기라는 단어를 말하기 조차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누구든지 문제가 있으면 말하게 하고, 그에 대해 개선점을 제안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그런 위기를 숨기거나 우습게 보고 그냥 지나쳐 간 직원들을 경계하자. 그들이 초래한 심각한 위기들을 돌아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

 

CEO부터 일선의 일용직 직원들까지 사소한 위기에더라도 상당한 민감성을 가지고 움직일 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살아 움직일 수 있다. 그런 민감성을 지닌 조직이 실제 큰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더 침착하고,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조직이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해 유지하다 보면, 조직 내 그 누구도 놀라지 않으며, 외부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놀라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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