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트레이닝

7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6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경계하자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경계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과 소비자들은 위기시 줄곧 회사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대응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지난 과자, 캔, 빵, 떡볶이 떡, 소시지 등의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론된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 돼 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제품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 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타사 홍보임원 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 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지난번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결 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 년 전 기업관에서 그리 크게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그 이윤은 더 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뿌리 깊게 공유되어 있는가는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필자의 생각에 대해 ‘정말 나이브(naive)’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필자 스스로도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에서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인한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 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대증적 활동 갖고 위기관리‘잘했다, 못했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 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히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 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다…)

이렇게 대증적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24일 10:12:19 / 수정 : 2008년 06월 24일 10:16:02
6월 20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편집의칼날 vs. 기록확보

그러나 인터뷰가 끝난 뒤 마마가니 홍보관은 “한국 언론은 한시간 인터뷰하고 또 10초만 내보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비아냥처럼 들린 이 말은 MBC의 PD수첩을 두고 한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PD수첩에는 “OIE 결정은 권고 사항일 뿐 강제력이 없다”는 취지의 코멘트만 반영됐을 뿐이었다. 30초쯤 될 듯했다. 한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OIE 관계자는
이런 당연한 얘기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중앙일보, 1시간 인터뷰하고 30초만 골라서 방송]

최근 클라이언트들의 TV 취재 대응이 늘고 있는데 여기서 항상 듣는 이야기가 오늘 중앙일보 기사에서도 언급된다. “아무리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도 TV 방송에 나가는 것은 자기네 입맛에 맞는 몇 초 잖아…” 맞다.

우리가 보는 20분짜리 버라이어티쇼도 6-7시간을 찍을 때도 있다. TV라는게 시간의 압박을 받기 때문에 서사적으로 쭉..나레이션을 진행하면 졸립다. 당연히 편집을 해야 하고, 제작 방향에 맞추어 짜집기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TV뉴스는 진정한 저널리즘을 추구하기 보다는 센세이션을 제공한다. 그래서 더 인기가 많은거다. 여기에서 진정한 그 무엇을 기대하는 것은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다. 편집의 칼날이 비켜가길 기도하는게 차라리 효과가 좋다.

요즘 기업들의 대응은 TV 취재팀이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면 회사측에서 미리 준비한 ENG를 같이 돌리면서 동시 스케치를 한다. 취재팀까지 함께 찍어서 현장 기록을 확보한다. 그리고 TV방영에서 편집상의 문제가 발견되면 자사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해당 인터뷰 부분 (앞뒤가 다 들어간 편집이전 분량)을 대응으로 올려 놓고 원 답변의 내용을 공개한다.

활용을 하건 안하건…기록확보는 중요하다.

6월 20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Do Not Speculate

농심측은 “벌레가 라면과 함께 튀겨져 효소가 파괴되면 과산화수소수 반응이 일어날 수 없다”며 “3개월 이상 유통·보관하는 과정에서 라면 포장지 겉면에 붙게 된 바퀴벌레가 라면을 끓일 때 섞여 들어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 “라면에 바퀴벌레”…식약청 조사 착수]

위기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주 실수하는 부분들이 true fact와 speculation의 경계를 혼동하거나 넘나든다는 거다. 이 N사는 이전 새우깡 케이스에서도 speculation으로 위기를 성장시켰다. 중국 공장으로 이물질 혼입처를 speculate했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아니었다.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바퀴벌레가 제조 생산 과정에서는 들어갈 수 없다는 과학조사 결과만 밝히면 되는 데..굳이 친절하게 speculate 까지 해가면서 바퀴벌레의 유입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대변인이 하지 말아야 할말… “OOOOO 한 것 같다...”

만약에 수습기자가 “캡…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먹다 가시가 목에 걸려 죽은 회사원 OOO씨는 원래 생선 알레르기가 있었던 사람 같은데요…”하면 “이런 X, 너 기자 맞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같은거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야? 둘중에 뭐야?”할꺼다.

OOOO한거 같다…는 말 버릇은 위기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 그리 좋은 예후를 남기지 않는다. 

6월 18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메시지는 수신자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시지는 송신자(sender)로부터 나지만 수신자(receiver)에게 머무른다. 따라서 수신자(receiver)의 것이다. 쉽게 말하면 보고 듣는 사람이 생각하는 그대로가 메시지다. 그러니까 메시지를 만들어 보낸 사람이 왈가왈부 부연 설명하지 말라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6월 18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비논리적 커뮤니케이션

비논리 커뮤니케이션 사례 A. 연예인 OOO

1. OOO는 기자회견을 통해 4월 말 서울 이태원에서 70대 노인을 폭행한 사건으로 사회에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산속에 들어가 칩거 생활을 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

2. 이후 최민수의 은둔 생활은 언론의 노출을 피할 수 없었고 그는 인터뷰를 통해 “사치나 물욕 등 심신의 즐거움을 주는 쪽을 거부하고 싶다”며 “평생 마음을 연마하면서 살겠다. 이런게 나한테는 편하고 어울린다” [뉴스엔]

3. 서울나들이

4. “주변에서 은둔이니 칩거니하며 나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 나는 내 자신과의 약속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내 자신이 선택한 부분에 대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생각이다.자연을 좋아하고, 홀로 떨어져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라면서 “여론을 형성해서 바람몰이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당분간 여러곳에 머물며 시간을 보낼 예정” [스포츠서울]

결론

  • 사죄–> 자숙 –> 즐거움 거부 –> 평생 연마 –> 나와의 약속일 뿐 –>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
  • 사죄 –>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

사죄라는 것은 분명히 대상이 있다. 피해자인 70대 노인 또는 그를 포함한 국민 전체에게 대한 사죄의 뜻으로 초기에는 인터뷰를 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그렇기에 그 대상들은 화를 누그러 뜨렸던 것 같다.

그러나 2달여가 지나자 그 사죄에서는 대상의 개념이 사라졌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신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 정도라는 주장의 발전이다. 그가 자연을 생각하는지, 차기작품을 생각하는 지, 아니면 무엇을 생각하는 지 그에 대한 설명이나 논리가 없다. 커뮤니케이션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분이다.

[제안 답변] 미안하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보고 싶어 잠깐 나왔다. 자숙의 시간은 계속된다. 나의 행동으로 피해 입으신 분 그리고 실망하신 다른 여러분들에게 계속 용서를 구하고 있다.  이번 서울 방문은 인간 OOO이 아닌 아버지 OOO의 마음으로 인한 방문이었다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다시 한번 미안하다.

비논리 커뮤니케이션 사례 B. 연예인 OOO

[모 연예 케이블 뉴스] 미스코리아 출신 탈렌트 OOO씨가 지난 O월 결혼을 했다. 종군위안부 화보집등의 문제로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졌있던 그녀가 부산에서 화촉을 밝혔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식 내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결혼이벤트사 담당자 인터뷰) 그녀가 예식내내 눈물을 흘렸나?

(답변) 글쎄요..저희도 메이크업 하시는 분들이랑 모두 왜 이렇게 우세요? 했었어요. 아마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좋아서 그랬을꺼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켜보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하는 눈물이라고 생각해요…”

결론

  • 신부가 운다 –> 좋아서 운다 –> 오랫동안 지켜보아 주셔서 감사해서 운다

신부가 우는 것은 보통  자라온 생각,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  기쁨등등의 이유가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이 배우는 여러가지 스캔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 고생했던 과거들을 기억하면서 울었을 수도 있다. 인터뷰어는 그 부분을 듣기 위해 물었는데…답변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켜보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하는 눈물’이란다. 이 ‘지켜보다’라는 표현은 무슨 뜻일까…

[제안답변] 아마 지난 여러가지 가슴 아팠던 일들을 생각하시니 눈물이 나셨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부분만 아시겠지요.

비논리 커뮤니케이션 사례 C. 아침방송

[모 TV의 아침방송] 최근들어 팥빙수에도 웰빙 시대가 열렸다. 오미자등 갖가지 재료로 더욱 풍성해지고 고급스러워진 팥빙수들을 소개한다.

[인터뷰] 어떻게 오미자와 같은 전통재료로 이런 고급 팥빙수를 만들게 되었나?

[전통 팥빙수 집 주인] 네…요즘에는 손님들이 인스턴트를 싫어하시고 해서 이렇게 전통재료를 이용한 팥빙수를 만들게 되었어요…

결론

  • 손님들인 인스턴트를 싫어 함 –> 그래서 전통재료 고급 팥빙수를 만듬

인스턴트의 반대말은 아마 슬로우 푸드나 직접 집이나 가게에서 만든 재료를 사용한 home made가 어울리지 않을까?  인스턴트의 반댓말이 전통재료의 고급은 분명 아닌 것 같다.

[제안답변] 요즘 손님들께서는 저희 전통 음식 재료들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강하셔서 이렇게 우리나라 전통의 웰빙 팥빙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대결론]]

보통 연예 프로그램이나 오락 프로그램들에서 이렇게 비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들이 창궐한다.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이나 기사들을 많이 보고 읽는데, 그들에게 이러한 비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복적 노출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가 궁금하다. Brainless Communication의 세대가 되가는 것은 아닌지…

6월 162008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의 한계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여러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해져 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고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자주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있는가?” 하는 궁금함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공중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기업내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공중을 바라보는 철학은 1970년 PR학자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기업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 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만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기술(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철학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 자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에게 믿음이 가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못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는 항상 의문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6월 162008 Tagged with 0 Responses

Bad Message는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말에 버스를 타고 가다 발견한 모 버스내의 안내문구다. 총 58개 가량의 단어(띄어쓰기 기준)들이 쉼표 없이 연결된 이 기나긴 문장을 읽으면서 몇가지 궁금한게 있다.

  • 이 문장을 쓴 담당자는 이 글을 승객들이 완전히 이해하리라 진짜 생각했을까?
  • 이 게시물을 보고 전체 버스에 게시하라 결재를 한 임원이나 사장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 이 게시물을 읽고 승객들은 이 버스회사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까?

참으로 미스테리다.

6월 09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아무도 믿지 말자

아무도 믿지 말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한 기업 내에서 외부와의 ‘공식적’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매시간 하고 있는 부서는 어딜까? 바로 홍보 부서다. 홍보 부서가 외부로 전달하는 모든 정보는 공식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 전체가 진다.

반면 다른 부서들은 어떨까? 기획, 인사, 생산,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의 정보는 대부분 외부 공유를 위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 공유를 위한 것이다. 더욱 이 정보가 외부공유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그 정보에 기업 스스로의 ‘주관성’이 많이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경쟁사보다 전국 시장점유율에서 뒤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영업부문은 주관적으로 전국 권역별 판매나 브랜드별 판매를 분리해 내부 공유하는 트릭을 쓴다.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접근 전략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오직 ‘내부 정보’일 뿐 외부에 밝힐 수 있는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 큰 그림을 보기 원하는 기자들에게는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관리 부문은 어떨까? 이 세상 어느 회사에도 우리 생산 부문의 생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진다거나, 품질관리 수준이 열악하다고 홍보팀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생산 부문은 없다. 우리의 품질 관리 수준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1000만개당 1개 이하로 품질 이상 비율을 관리한다. 절대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잘못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도록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적외선 검사기(inspector)를 2중 3중으로 설치해 놓았다… 이런 이야기가 생산관리 부문의 주된 메시지다.

재무부문에서도 누구 하나 홍보팀에 다가와 “사실 우리가 진행한 유상감자가 이런 이런 연유다”라는 내용을 솔직하게 알려주진 않는다. 인사부문이나, 총무, 기획 등 모든 담당자들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조차 나름대로의 ‘홍보(?)’를 하고 있는 데서 정보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

홍보맨은 기업 내부의 ‘기자’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홍보담당자는 기업 내부에서 ‘기자’가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각 관련 부문에서 전해오는 정보들을 객관성과 진실성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100% sure와 100% true간에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보담당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기업은 부도덕한 악덕 기업이 돼버린다.

홍보팀을 둘러싼 부문들이 홍보팀을 속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내부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된 정보와 외부로 공유해도 될 떳떳한 정보간의 차이를 모를 뿐이다. 이를 필터링하고, 이해하는 것이 홍보담당자의 임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가끔 일부 CEO들께서도 이렇게 객관적이지 않는 내부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리시는 분들이 계시다.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경우 참으로 곤혹스럽다. 사장님의 화두를 가지고 달려드는 기자들에게 떳떳하게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내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자인 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당장 객관적인 정보를 들이미는 경쟁사로부터 반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사장님께서 정확한 이야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고 발뺌을 하면 사장님은 무엇이 될까?

항상 각 부문이나 CEO로부터 나오는 정보는 다시 한번 홍보담당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객관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을 선별해 전달할 필요가 있다. 홍보담당자는 그래서 바쁘다. 일단 거짓말쟁이가 되고 나서 그 정보의 소스에게 손가락질을 해 봐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09일 11:10:37 / 수정 : 2008년 06월 09일 11:19:37
6월 07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Problem과 Solution의 부조화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세션을 진행하면서 항상 하는 제안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꾸 문제(problem)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아라. 대신 해결방안(solution)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라.” 하는 것이다. 물론 해결방안이 나오려면 문제(problem)에 대한 확실한 분석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는 문제의 핵심을 확실하게 지적하셨다.

In his interview with TIME, Lee says he “fully understands” the protesters’ point of view. “This is a matter that concerns their health and safety of their young children,”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걱정이 문제가 아니겠는가…하셨다.

그다음 단계는 그러면…그 걱정(concern)을 해결해 주면 된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걱정을 해결해 주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이번 정부의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모든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촛불집회에 나가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안다. 태어난지 10여년이 갓 넘은 중학생들까지…)

그런데…문제에 대한 이해에 비해 해결방안(solution)이 참 이상하다. 이 해결방안이 위기관리를 하기에 적절한 전략적 해결방안인지는…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와 청와대 수석/내각이 동의(同意)란 이해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10 11 12 13 1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