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 잘해도 본전?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홍 팀장은 요즘 신이 난다. 최근 한 두 달 동안 별로 나쁜 이슈나 기사들이 없다. 오랜만에 기자들과 웃으면서 소주 한잔도 맘 편히 하고, 집에도 자정 이전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 기자들과 여러 회사 홍보팀장들이 그룹을 만들어 주말에 시원하게 라운딩도 가능해졌다. ‘아 이게 얼마만이야…’ 게다가 지난주 새로 출시된 신제품이 아주 훌륭하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출시 기자간담회와 포토세션도 아주 성공적이었고, 연이어 사장님에게 인터뷰들이 어랜지 되어서 나름 만족스러우신 듯하다. 몇 일 전부터는 방송사 프로그램들에서도 우리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서, 홍보팀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렇게만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다면…얼마나 좋아’ 홍 팀장은 회사 옥상에 올라가 담배 한가치를 꺼내 물면서 기분 좋게 웃는다. 이미 이 여름에 연간 홍보팀 업무 수행 타깃을 다 달성했고, 사장님과 면담해서 새로운 타깃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니 ‘이번 연말에는 보너스 좀 나와 우리 홍보팀 직원들 좀 따뜻하겠군…’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순간 조 과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울린다. “어…조 과장, 왜” “네…팀장님. 지금 빨리 내려와 보셔야 하겠습니다.” “응? 왜? 무슨 일이야?” “빨리 내려와 주세요. 사무실에서 말씀 드려야 해서요” 후다닥…홍 팀장은 계단을 달려 내려가면서 동물적으로 굉장한 일이 터졌구나…감지한다. “단 한방에 홍보팀은 간다” 사실 조 과장이 이야기를 해도 홍 팀장은 이해가 힘들다. 내일모레 쉰을 바라보는 홍 팀장은 최근에야 ‘블로그’가 어떤 것인지 조 팀장을 통해 설명 들었다. 매일 쓰는 사무 프로그램과 인트라넷이 홍 팀장에게는 가장 익숙한 IT 혜택의 전부다. 이메일 정도는 자유롭게 쓴다고 동창회에 나가면 신세대로 불리지만…솔직히 요즘 온라인 바닥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어떨 때는 두렵다. 조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그 증정용 지구본에 대해 한 파워 블로거가 문제를 제기했고, 그 블로거가 우리 회사를 비판하는 상당히 부정적인 포스팅이 다음 미디어 블로거 뉴스에 탑으로 포스팅이 되었단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소비자가 이와 비슷한 내용을 아고라에 올려 댓글이 오늘 아침부터 수천건에 이른단다. 거의 대부분이 우리 회사를 비판하고, 회사의 소유구조라던가, 심지어는 돌아가신 창립자의 친일 행적 의심까지…지금까지의 논란 이슈들이 여러 네티즌들에 의해 집대성되어 토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홍 팀장은 진땀이 흐른다. 뭘 확실히 알아야 개입을 하지… 홍 팀장이 아이디어를 낸다. “조 과장, 그 처음 글 올린 사람을 한번 만나서 그 포스팅을 좀 빼달라고 할까?” 조 과장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아니면…다음 쪽에다가 전화해서 그거 아고라인지 뭔지 그거 좀 어떻게 해달라고 하면 안돼?” 조 과장이 아무 말 없이 찬물을 마신다. “말을 좀 해봐 바. 어떻게 해야 해?”
“팀장님,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뭐? 뭔 소리야…뭐 광고를 주던가, 글 올린 놈한테 명예회손 소송한다고 하던가, 그거 온라인에서 편집하는 선수들한테 육탄 돌격을 해서라도 진정을 시켜. 아…우리 영업직원들한테 전부 공지해서 거기 아고란지 뭔지에 들어가서 쫌 해명글도 올리고 그러라 그래.” 조 과장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한마디 한다. “팀장님, 그건 절대 안됩니다.” 이때 IT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홍 팀장님, 왜 우리 회사 홈페이지에 과부하가 걸리죠? 게시판이 거의 다운될 지경이에요. 뭐 지도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사람들이 왜 이러는 건가요?” 홍 팀장은 조 과장에게 전화를 넘긴다. “아…팀장님, 지금 이런 이런 일이 아고라에서 문제가 돼 네티즌들이 항의방문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네…” 홍 팀장은 답답해서 소리친다. “조 과장, IT쪽에다가 잠시 우리 홈페이지 닫으라 그래… 게시판 댓글들 싹 지워버리던가……씨…” “팀장님…안돼요. 제발…” 갑갑하다. 홍 팀장은 어디다가 이 사건을 하소연할 때가 없다는 걸 느끼면서 점점 더 까마득해진다. 조 과장은 홈페이지에 포스팅 할 공식 사과문을 만든다고 영업팀, 법무팀과 IT팀 실무진들과 긴급회의를 하러 갔다. 그래도 아직 그나마 젊은 조 과장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홍보맨에 주어진 팔자? 기획 부사장이 또 전화를 해온다. “홍 팀장. 지금 아고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아요? 어떤 대책이 없어? 이 영업쪽에서 이런 문제 일으킨 게 누구야? 영업 부사장은 이거 아나?” “네…알고 계십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헥헥… 마케팅 상무가 심각한 표정으로 홍 팀장에게 다가온다. “홍 팀장님, 지금 우리 마케팅 담당자 회사 메일로도 난리가 났어요. 심지어 우리 광고대행사랑 프로모션 대행사들 한테까지 항의전화가 와. 이거 어쩔 껍니까?” 홍 팀장은 갑자기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상무님, 사실 이게 홍보팀 문제입니까? 영업쪽에서 사려 깊지 못하게 이렇게 일 처리 한 게 문제 아닙니까? 마케팅에서도 그런 제작물 있으면 필터링 해줘야 했던 거지요. 안 그래요?” 박 상무는 얼굴이 굳어진다. “아니…홍 팀장, 홍보팀이 어느 부서 돈 가지고 일합니까? 지금. 솔직히 지면광고 계획 없어도 홍보팀 면 세워 줄라고 계획 바꿔가면서 도와주는데……지금 홍보팀에서 저희에게 이러면 되요?” “아…저…아니 그냥 제가 흥분을 해서 그렇습니다. 일이 하도 꼬여서요…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금연인 사무실에서 담배를 꺼내 문다. 불은 감히 못 붙이고…혼자 뇌까린다. “홍보팀 면을 세워 줄라고 회사 광고비를 지출한다고? 홍보팀장이 뭐 자연인이야?…회사를 위한 거니까 하는 거지…나를 보고 하는거야…XXX” 홍보담당자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면 종종 “100번 잘해도 필요 없더라. 한방이면 홍보팀은 간다.”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하곤 한다. 아무리 신제품 출시를 잘 지원해 주었어도, 시장의 루머를 잠재워 주어도, 경쟁사를 언론 플레이를 통해 견제해서 영업 시장에 숨통을 틔워 주어도…부정적인 기사 ‘하나’ 못 막거나 온라인에서 ‘우당탕’ 한번이면 홍보팀원들은 다 바보가 된다. 홍보팀원들이 일으킨 문제라면 이런 비판을 달게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문제들은 다른 부서에서 기인한다. 아니면 외부 시장과 환경으로부터 다가온다. 반면에 사내에서의 비판과 업무평가의 대상은 오직 홍보팀이다. 상당히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홍보팀은 항상 긴장한다. 그게 주어진 팔자다.
|
|||||||||||||||||||||||||||||||||||||
정용민의 미디어트레이닝
미디어 트레이닝 insight
미디어 트레이닝 insight
최근 full day media training을 통해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말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다.
사실 개인과도 오랫동안 이야기 할 기회가 그렇게 자주 그리고 많이 없는데, TV 카메라나 낯선 기자 앞에서 말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게 기본적인 문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함께 하는 트레이니분들의 대부분은 낯선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적절한 말하는 방법을 모른다. 비지니스를 하면서 많은 정보와 사실관계들이 머릿속에 정리는 되어 있지만, 그걸 낯선 환경에서 전략적으로 펼쳐 놓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겠다.
2. 중요한 메시지를 맨 앞에다가 끌어다 놓는 것에 서툴다.
사실 머릿속에서 메시지 설계를 할 때 중요한 부분을 먼저 떠올리긴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뒤 부분으로 본능적으로 밀어 놓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방식도 하고 싶은 말을 번호를 매겨 맨 앞 단에다가 놓고 그 메시지를 펼쳐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말을 할 때는 보통 반대가 되는 분들이 많다. 평소에 중요한 부분을 앞으로 끌어내서 말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연습을 해 보는 게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 약간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겠다.
3. 어려울 수록 원칙과 철학을 언급하자.
어려운 질문처럼 사람을 진땀 나게 하는 경우들이 사실 없다. 그런데 ‘원칙과 철학을 강조하자’는 원칙을 머릿속에 넣고 적절히 활용한다면 또 그렇게 진땀까지 흘릴 필요는 없다. 기업의 원칙과 철학은 universal하고, 인간적이고, 박애적이고, 진정성이 있으며 선하다. 이에 대해 아무리 강조를 해도 충분하지 않다. 어려울수록 원칙과 철학을 강조하자.
4. 인간적이자.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벽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 제품에다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상상을 하라는 것이다. 내 앞에 우리회사의 제품을 사용해 피해를 본 성난 소비자가 마주 앉아 있다고 상상을 해보자. 그 소비자 몸의 상처를 상상해 보자. 아픈 가슴을 같이 공감해 보고 최대한 인간적이 되어야 위기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빛을 발한다.
5. 공감과 인정의 차이를 알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 둘간의 차이에 대해 확실하게 알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워 진다. 공감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감이 많아 질 수록 강제적인 법적 책임은 부가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고 상대방과 적이 되어서는 모든 것이 해결 불가능하다.
6. 버릇을 모니터링하자.
TV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한번 모니터링 해보자. 그러면 내가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버릇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겠다. 대변인의 기본적인 준비 프로세스다.
7. 짧게 이야기 하자.
기자가 자주 질문을 하더라도 상관 없다. 짧게 핵심을 이야기하자. 단문형식의 대답이라는 것이 아니다. 핵심 메시지를 짧게 말하자. 군살을 빼자. 답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기자가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하나의 큰 봉투에 다 넣으려 하지 말자.
8.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메시지로만 답하자.
여러 개의 답변을 한꺼번에 담지 말자. 서로 헷갈리기도 하지만, 핵심에서 벗어나게 된다. 답변자만 손해다.
9. 한 개의 이슈에 하나의 핵심 메시지만 고수하자.
곁가지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들은 하나의 이슈만 가지고 인터뷰이를 만나지 않는다. 인터뷰의 효율성을 위해 여러 이슈들을 리스트화 해서 인터뷰를 시작한다. 물론 하나의 이슈에 대해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 개의 이슈에서 파생된 곁가지 질문들까지 각각의 핵심 메시지로 대응하려면 힘들다. 곁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원래 그 큰 이슈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기억해서 반복하자. 덫에 걸리는 것 보다 낫다.
10. Polite한 Transition에 익숙하자.
Transition에 익숙한 인터뷰이가 노련한 인터뷰이다. Transition을 실행하면서 기자를 화나게 하거나 답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방법이 이상적이다. 이는 여러 번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연습하다 보면 익숙해 진다.
11. 어려운 말, 전문적인 단어 쓰지 말자.
상식이다. 중학교 2-3학년생 눈높이에 맞추라 했다.
12. 감정을 잘 컨트롤하자.
질문을 개인적으로 받아드릴수록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당연히 메시지를 망각하기도 쉽고, 실수하게 된다. 아차 하는 순간이면 벌써 물 건너간 상황이다. 긴장하지도 말고 흥분하지도 말자. 말이 쉽다고 할지 모르겠지만…연습하면 가능하다.
13.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말고 해결방안을 이야기하자.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일반적인 답변들을 분석해 보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분량이 전체 인터뷰 답변 중 8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인터뷰의 목적이 핵심 미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데 문제에 대한 기나긴 부분들이 핵심 메시지는 아니다. 또한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 문제에 대해 구구절절 한 설명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의 습관적으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다.
14. 반복하자
힘들지만 반복하자. 모든 trick들을 익혀서 익숙하게 반복하자. 8번 반복해야 겨우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다 한다. 반복하자.
15. 연습하자
좋은 코치를 만나서 연습하자. 회사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대변인이라면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평소에 잘하자
평소에 잘하자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홍 팀장은 아침 출근 후 여느 때와 같이 커피 한잔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랩탑을 켰다. 최근 경쟁사와 여러 부문에서 부딪히는 사례들이 많아서 매우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어젯밤 늦게 대학교 같은 과 후배로 유력 경제 주간지인 주간OOOO에 다니는 한 기자로부터 이메일이 한 통 들어와 있다. ‘홍 선배, 잘 지내죠? 다른 게 아니고…우리 쪽에서 선배 회사 취재 중이야. 방향이 쫌 그런데……선배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하세요.’ 이 녀석…전화를 하지. 전화 걸어보니 받지 않는다. 제 앞길도 힘든 신입 기자가 그래도 선배를 챙겨 준 게 고마워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이거 뭐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지…참…답답하네…” 홍 팀장은 혼자 뇌까린다. 팀원들을 다 모아 밤새 취재 문의가 들어왔었는지 확인하고,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쓰라 지시했다. ‘무슨 이슈인지 알아야 접촉을 하지…’ 게다가 그 주간지 O국장하고는 이전 단체 술자리에서 약간 안 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서로가 껄끄러운 사이다. 일단 그 주간지 모회사인 OO일보 O부장에게 지금 그 주간지가 어떤 기획을 하고 있는지 좀 알아달라 부탁했다. 얼마 후 전화가 왔다. “홍 팀장, 알아봤는데…좀 세다. 크게 갈 거 같아. 당신네 사업부진에 관한 건이라는데 자세하게 말 안 해. 얼핏 말하던데 한 6P정도라던가?” “네…6…6P요…?” 평소 시간ㆍ예산투자에 관심 쏟아야 “네…홍 팀장님, 최근 OO사업부문 매출이 어떤가요? 그게 지금 그 정도까지 된 게 언제부터 그랬죠?” “김 기자님, OO부문의 경우 아직도 그 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습니다. 전체적 시각으로 보시기 보다는 분야를 세분해서 보시면…” “네, 압니다. 그러니까, 그쪽 지난 한 5년간 매출 추이 자료 좀 만들어 주시고요…” 각종 자료 요청을 받아 놓고 전화를 끊었다. 불길하다. 아래 조 과장에게 자료 정리를 지시해 놓고, 홍 팀장은 사무실을 나선다. ‘그 주간지 그 국장이랑 평소에 좀 잘 해 놓을걸’ 홍 팀장은 후회한다. 가까운 O그룹 홍보실 마 부장에게 도움요청 전화를 한다. “형님, 주간 OOOO에서 우리 회사 조진다는데, 좀 도와주세요.” “어? 거기가 왜? 당신네 뭐 잘 못했냐?” “아뇨…사업 부진관련이라는 데…” “후후…당신네 사장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 그거 위험한데…” 며느리 마음은 며느리가 안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형님이 좀 도와줘요. 저 좀 살려주는 셈 치고” “거기 OOO이가 실세야. 나랑 친한데…너도 알지? “네..근데 그 분이랑 나랑 좀 그래…그래서 더 죽겠어요” “그래도 가서 무릎 꿇어야 하지 않겠냐? 그 선수랑 계속 그럴 건 아니잖아? 아무튼 내가 알아 볼게. 상황을…” 조급한 마음에 아주 오래 전 OO일보 부장까지 지내다가 지금은 계열사 사장으로 가있는 O사장님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그래요…홍 팀장,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또, 극한 상황을 대비해서 마케팅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부사장님, 주간OOOO에서 저희 회사 실적을 가지고 상당히 큰 기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케팅에서 쫌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뭐?…사장님 오신지 얼마나 됐다고…어떻게 해서든 그 기사 처리해요. 예산 지원 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홍 팀장, 당신네 X됐다. 안되겠어. 그게 조금 사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당신네 경쟁사 쪽 고위 임원하고 연결돼 있는 것 같은 냄새도 난다.” “네??? 우리 경쟁사요?” 식은땀이 또 솟는다. 얼마 전부터 트러블이 있었는데 총 반격을 해오는 것 같다. O 사장께서도 똑 같은 답변을 해오셨다. 큰일이다. 다시 홍 팀장은 마 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진짜 죄송한데요. 저희가 얼마든지 베팅 할 의향이 있으니 어떻게든 기사 정리가 안될는지 한번 그쪽 반응을 타진해 주시겠어요?” “당신네가 돈을 쓴다면 뭐 어떻게 쓴다는 거야?” “마케팅 쪽에서 6P라고 하니까, 6P 다 광고를 밀어 넣어서라도 어떻게든 정리 해 달라고 했어요…아니면 연간 광고계약으로 가든지…어떻게든…” “알았어. 급하긴 급한가 보군…후후…” 30분 후 다시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안되겠다. 못한데. 조금만 빨랐어도 좋은데 오늘이 너무 늦었다.” 뭐…오늘 오전에 취재 요청이 있었는데 무슨. “기사가 다 나왔대. 다 끝났어. 그냥 사내에 먼저 공지하고 윗 분들 놀라지 않게 하는 수 밖에 없겠다.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네…형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기업 차원의 체계적인 인맥 관리를~
홍 팀장은 최후 수단으로 직접 그 주간지 사무실을 찾아간다. 홍보팀 여직원 신 대리와 김 주임을 불러 시원한 맥주 한 박스와 닭튀김 몇 박스를 직접 들고 주간지 사무실에 들어갔다. 저쪽 구석에서 지난번 껄끄러운 술자리 때문에 서먹해졌던 O국장이 홍 팀장네를 쳐다 본다. “O국장님,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안녕하셨죠?” “홍 팀장…웬일이야? 여기저기서 전화 많이 받았어,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 하나?” “국장님, 보통 때 같으면 모르는데요, 저희 사장님이 새로 부임 하신지가 얼마 안돼 사내 분위기가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가면 문제가…” “이런 기사? 이런 기사가 뭔데? 당신이 내용을 알고 있어?” “네? 아니요, 전체적으로 저희 사업 부진에 대한 내용이라고 들어서요…” “누가 그래? 그런 거 아니야. 전체적으로 우리가 그쪽 회사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게 있어서 그래도…전체적으로 균형 맞춰서 썼으니까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을 거야” “국장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희 쪽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걱정 마, 그리고 여기저기서 전화하지 말라 그래. 당신이 직접 오는 건 괜찮지만…O선배, O사장, 마 부장에 왜 OO그룹 쪽이 다 나서고 왜 그래? 그거 역효과란 거 몰라?” “죄송합니다. 제가 모자라서요……” “됐어. 그냥 기다려. 기사에 문제 있으면 나중에 이야기하고. 잘 가.” 직원들과 들고 들어갔던 맥주와 닭튀김은 그냥 주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돌아 나왔다. 신대리가 위로를 한다. “팀장님, 저희가 할 일은 다한 것 같아요. 저희가 알잖아요. 힘내세요…” 그래. 홍 팀장은 길거리에서 미국 출장 중이신 사장님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홍보팀에서 진행한 여러 노력들을 말씀 드렸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죄송스럽게도 기사화 될 것이라는 보고를 드렸다. 사장님께서 전화 저 건너에서 한숨을 쉬신다. “홍 팀장, 홍 팀장이 안 된다면 정말 안 되는 거지. 하지만, 우리 회사 정도가 유력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조금 문제네요. 경쟁사하고도 자존심 문제고… 알았습니다.” 홍 팀장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휴대전화를 끊는다. 보통 홍보팀의 네트워크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여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딱히 정확한 답변이 없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면 모두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생성부터 유지 확장 성장 단계별로 가장 핵심은 ‘시간과 예산’이다. 평소 시간투자와 예산투자 없이 위기시에만 찾아 나서는 네트워크는 당연히 부실할 수 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홍보팀장이나 임원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기업이 의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기업 차원의 네트워크’는 분명 ‘개인 차원의 네트워크’와 질이 다르다. 홍보팀장의 개인적인 ‘형님, 아우’ 사이에 목을 메고 있는 기업은 항상 불안하다. 사실 그것 조차도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

비보도(Off-the-Record)
이명박 대통령은 “독도는 일본이 (자기의 영토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기 쉽다. 분쟁의 여지도 없다. (일본에) 큰 지도자가 나오면 실마리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대변인은 “다른 것은 다 써도 좋지만, 일본 총리에 대한 발언은 비보도를 해달라”고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 발언은 일본 정상을 폄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국익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현장에서 즉석회의를 가졌고 대통령이 작심하고 강조한 발언이므로 보도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익 관점에서 한일관계에 미칠 파문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표결에 부친 결과 대다수 언론은 비보도에 동의했고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고뉴스 등 청와대를 출입하는 인터넷신문 3개사는 반대했다. [미디어오늘, 청와대 ‘비보도 남발’, 무기력한 기자단]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문제가 될만 한 부분은 ‘큰 지도자가 나오면…’이라는 부분이다. 대통령은 민감한 문제를 가지고 취재기자들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그 민감한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한 발언을 하셨다.
기자들 시각에서는 ‘소위 대통령이신 분이 이런 민감한 시기와 이슈에 이런 종류의 민감한 발언을 하시는데는 ‘어떤 의지’를 표현하시기 위한 것이 아닐까?’ 했을꺼다.
그런데 이동관 대변인께서는 ‘비보도’를 요청하셨다. 그 이유는 ‘일부 메시지가 국익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 ‘큰 지도자가 나오면…’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국익에 손상을 주는 메시지’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통령께서 국익에 손상을 주시기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셨다는 이야기다.
일반기업에서도 홍보담당자들은 이런 필터의 역할을 하기 위해 힘든 나날들을 보낸다. 사장이나 오너분들이 기자들에게 툭툭 던지신 말들을 비보도는 아니더라도 완화하거나 수정하려는 노력으로 날들을 새곤한다.
미디어오늘에서는 청와대의 무분별한 비보도 또는 엠바고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VIP의 전략적이지 못하신 메시징 기술이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터들에게 비보도나 엠바고 지원은 필요 없다. 그 아래에서는 대변인이 심심한 법이다.
미디어 트레이닝 명구(名句) 하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내부가 먼저다!
내부가 항상 먼저다!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홍길동 홍보팀장은 사내전화를 받았다. 고객만족팀장의 전화다. “음…홍 팀장님, 저 잠깐 3층 회의실에서 미팅 좀 할 수 있을까?” “네? 무슨 일이?” “아니…조금 민감한 문제라서…10분 후에 3층에서 뵙시다.” “네” 홍 팀장은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품 사고군…” 무겁게 3층으로 내려가니 고객만족팀장이 회의실에 들어오고 문을 굳게 닫는다. “저…홍 팀장. 홍보팀에서 협조를 좀 해주실 사항이 있습니다. 어제 저녁 저희 안양지점에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안양 사는 소비자 OOO씨가 우리 OO제품을 구입했는데 그 안에 조그만 나사 같은 이물질이 있었나 봐요. 그 집 애가 그걸 먹다가 그만 식도에 걸려서…” 홍 팀장은 온몸이 쭈뼛해진다. “혹시… 죽었나요?” “아뇨…아뇨…애가 죽지는 않았는데…어젯밤 서울 OO 병원으로 이송 되 식도수술을 했대요. 근데 이 아버지가 절대 합의 안 한다, 용서 못한다 그러네. 문제는 그 애 삼촌이 OOO TV 기자예요. 그것도 사회부…” 홍 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물어본다… “기자 이름이 뭐래요?” “흠…뭐라더라.. 조OO 기자라던가?” “조 기자라…조 기자…” 홍 팀장은 일단 상황파악을 위해 보고일지와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정보, 그리고 조 기자의 이름 등을 적어가지고 사무실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또 난리다. 홍 팀장은 OOO TV 출입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 기자에 대한 신상을 묻고 개인휴대전화 번호를 얻었다. 출입기자 왈 “홍 팀장, 왜 그래? 사회부랑 무슨 관계가 있어? 뭐 일 터졌어?” “아니야… 그냥 아는 사람이 있다 해서, 전화번호나 줘 봐” “에이…아닌 것 같은데…그 선수 까칠한 선수야..조심해” 홍 팀장은 더 심난해진다. 위기, 홍보팀 혼자 해결하려 해선 안돼 오전 11시…홍 팀장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그 조 기자다. “네, 홍길동입니다.” “네…홍 팀장님이시죠? 저 OOO TV의 조OO입니다. 어제 안양에서 OO제품 이물질 사고가 났다는 데 알고 계시죠?” “흠…네…조 기자님. 저도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저희가…” “아뇨..됐고요. 거기에서 나온 게 나사라고 하는데 알고 계시죠?” “네, 조그만 이물질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니…이물질 종류가 아니라 그냥 나사예요. 제가 아침에 OO 병원에서 의사한테 그 나사를 넘겨 받았거든요. 아주 큰 나사예요…삐쭉한…” “아…네…” “그게 어떻게 들어간 거죠? 회사 입장을 말해주세요.”
홍 팀장은 문제의 이물질 유입에 사과를 하고 회사의 배상 방침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또 한번 절절한 사과를 하는 데 조 기자가 말을 자른다. “홍 팀장님. 내가 그런 말 들으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요. 이게 왜 여기 들어가 있냐는 거죠? 생산과정에서 들어간 거죠? 봉지 보니까 OO지역에서 만들어진 건데 거기 공장에서 들어간 거 맞죠?” “조 기자님…그 이물질이 일단 저희 쪽에 수거가 되어야 저희가 분석을 해서 유입경로를 추적할 텐데…아직 저희가 그 물질을 회수하지 못해서…” “아…참…답답하시네. 그냥 예, 아니오만 대답해 주세요. 거 선수끼리 뻔한 소리 마시고. 이 공장에서 들어갔겠죠? 그렇죠?” 홍 팀장은 미디어 트레이닝 기억을 더듬어서 또 답변을 한다. “조 기자님, 이번 사안은 단순하게 생각해서 예다, 아니다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 피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서 이에 적절한 배상과 시정조치를 강구해야 하는데…” “에이…진짜…알았습니다. 일단 끊을게요” 딸깍! 홍 팀장 이마에서는 땀이 흐른다. 전화 인터뷰를 딴 것 같지는 않은데 그 기세로 봐 아마 인터뷰를 위해 오후에 찾아올 기세다. 조 기자가 다음엔 어떤 내용을 취재 할까? 누구에게 연락을 할까 예상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왔다. 간단하게 먹는 둥 마는 둥 국수를 한 그릇하고 뛰어 올라왔는데 책상전화가 울린다. “어이…홍 팀장, 나 OO 공장장인데…거 OOO TV 조모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우리공장 제품에서 뭔 나사덩어리가 나왔다고……어떻게 그런 게 들어갈 수 있냐 묻더라고. 이거 대답해야 하나? 홍보팀에 전화해보라고 했는데 막무가내더라고.” 헉…홍 팀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뒷골을 만진다. “그래서 어떻게 답변하셨습니까? 공장장님?” “응..뭐 내가 아는 게 없어서…그런 경우는 없을 텐데…아마 만약에 그게 나사라면 컨베이어 라인 그 위 천장부근에서…” 으악…끝장이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홍보팀 중심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그때 영업 부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홍 팀장, 뭐..이런 일을 지금 알리면 어떻게 해. 우리 OO마트 담당하는 영업 직원에게 방송국에서 전화 왔었다고 하던데…그 직원이 어젯밤에 고객 불만 접수 한 걸로…” 홍 팀장은 아예 주저 앉아버리고 싶어진다. 고객만족팀장에게로부터도 전화가 온다. “홍 팀장님, 그 소비자 아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우리팀원 하나 보내서 이물질 수거할려고 했는데…거기서 몸싸움이 좀 있었나 봐. 애 아빠가 멱살을 잡고 해서…근데 그 자리에 TV 방송국에서 나와 있었다고 해요…” 끝장이다. 더 어쩔 수가 없다. 그날 저녁 OOO TV 뉴스에는 다친 아이, 의사 인터뷰, 최초 접수 받은 회사의 영업직원, 회수과정에서의 몸싸움, 공장장의 원인발표(?), 그리고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선언까지가 드라마틱하게 꾸며져 방영되었다. 일반적으로 위기를 홍보팀이 혼자 해결하려 하면 꼭 이런 결과를 낳는다.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에 항상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해야 진정한 하나의 목소리(one voice)가 가능해진다. 모든 외적 활동이나 메시지들은 홍보팀장에게 공유가 되어야 하고, 홍보팀에서는 안팎의 메시지들을 관리해야 한다. 내부의 합의되고 일치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가 위기를 관리한다.
|
|||||||||||||||||||||||||||||||||||||
입력 : 2008년 07월 25일 17:41:37 / 수정 : 2008년 07월 25일 17:43:39 |
질문자 vs. 답변자
언론 인터뷰도 그렇고 대정부질의응답도 그렇고 질문자와 답변자 중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답은 그 인터뷰와 질의응답을 지배하는 사람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겠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서 정보로 승패를 가르려 하지 않고 말자르기, 윽박지름, 일장연설로 게임의 룰을 해치는 케이스는 열외겠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어제는 하루종일 클라이언트 부문별 내부인력들로 부터 이슈 블리핑을 들었다. 평생 그일을 해 오신분들의 아주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설명들을 듣고 우리 컨설턴트들이 기록을 했다.
보통 언론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두가지 형태로 크게 나눌수 있겠다. 하나는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알면서 물어보는 질문이다. 첫번째 질문은 문제가 없지만, 두번째 질문은 항상 민감한 결과를 생산한다.
특히나 답변자보다 질문자가 더 많이 알고 있거나 더 자세히 알고 있을 때가 문제다. 옛말에 적을알고 나를알면 위태로움이 없다 했는데 그말이 딱 맞다.
보통 언론인터뷰야 그냥 스토리라인을 잡아서 진행하곤 하지만…어떤 특정 이슈를 가지고 문제점을 파악해 기사를 써야겠다 마음먹으면 그 때부터는 정보전이다. 어떻게서든 기자들은 답변자로부터 사실을 확인하려 하고, 숨기고 있는 부분을 끌어내려 한다. 반면에 답변자들은 어떻게든 유리한 사실만을 밝히고 싶어하고, 숨길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한 수성전을 펼치려고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략적인 승패는 소화한 정보의 양에 달려있다. 따라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코치들은 답변자들의 그것보다 좀더 폭 넓은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서…맞서야 한다. 명심.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역할은 나누라고 있는 것
역할은 나누라고 있는 것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이른 아침 출근길 운전 중 홍길동 홍보팀장은 알 수 없는 번호에서 걸려온 휴대전화 콜을 받았다. “저 안녕하세요. 저 OO일보 OOO인데요. △△△차장에게서 팀장님 번호 받아 전화하는 겁니다. 급하게 확인 좀 해 주실께 있습니다.” 불길하다. 출입기자가 아니다. “저 O기자님. 제가 운전 중인데요. 바로 회사로 들어가는 데 한 십분 정도 후 제가 이 번호로 전화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아…네…저 급하니까. 빨리 전화 주세요.” “근데…확인 하실 게 어떤 일인가요? 먼저 간단하게만 이라도…” “아뇨. 이따 말씀드릴께요. 빨리 전화 부탁합니다.” 딸깍. 홍 팀장은 회사 도착까지 한 십 분간 여러 가지 가정들을 떠 올린다. ‘공장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우리 제품에 이상이 있어 무슨 제보가 들어간 거 아닌가?’ ‘얼마 전 회사에 M&A설 소문이 도는데..그것 때문인가?” 맑은 아침이지만 갑자기 홍 팀장의 마음에는 구름이 잔뜩 낀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미리 출근해 있는 홍보팀원들을 다 모은다. “여기서 기자들에게 전화 받은 사람 있어?” “무슨 어제부터 도는 이야기 들은 사람?” “사내에 무슨 꺼리가 있을게 있나?” 답변들은 다 한가지로 “아니오”다. 더욱 홍 팀장은 막막해 진다. 홍 팀장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잠깐 고민 하다가 아까 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네..아까 전화 드린다고 했던 OOO입니다.” “네…O팀장님, 저…거기 사장님 이력이 어떻게 되시죠? X대 출신에 예전에 OOOO 활동하시고 하셨지요?” “네..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뇨. 근데 최근에 왜 거기 사장님께서 가지고 계셨던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셨지요? 한 80억 원어치 되시는 것 같은데…” “네? 그거야…” 왜, 스트레스 홍보팀장 혼자 받나?
홍 팀장의 머릿속에 불꽃이 튄다. 아 이거 큰 건이다. “O기자님, 무슨 말씀이신지 일단…만나서 이야기하시죠. 제가 계신 그곳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아뇨…저희 마감 아시잖아요. 제가 정신이 없어요. 일단 제가 물어보는 부분만 컨펌 해 주세요.” “저희 사장님 관련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방금 그 보유주식 매각문제도 제가 파악을 해야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누구랑 이야기해야 하나요? 혹시 CFO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통화하고 싶습니다.” “저…O기자님, 그럴게 아니라 제가 알아보고 바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고 손목시계를 내려다 봤다. 8시다. 뭔가 대형 이슈가 터진 것 같은데 사장님이나 임원들이 전원 출근하려면 앞으로 한 10~20분은 더 있어야 한다. 사장님에게 1보를 보고 하자니…너무 아는 게 없다. 사장님에게 전화로 횡설수설하느니 주변 정보들을 더 찾을 필요가 있겠다. 홍 팀장은 평소 친분 있던 같은 OO일보 산업부장과 증권부장에게 주변 정보를 얻으려고 전화를 한다. 그런데 둘 다 전화 통화가 안 된다. 회의 중 인가. 전화해 달라는 문자를 넣어두고. 사장님께 어떻게 보고를 드리고 설명을 드려야 하나 궁리 한다. 최근 정치면과 사회면 그리고 증권면에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세부 모니터링을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바로 밑 김 과장에게는 재무팀 동기를 통해 왜 사장님이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을 매각했는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 등등을 우회적으로 알아보라 지시했다. 홍 팀장은 고민한다. 사장님께서 출근하셨단다. 사장실로 무겁게 올라가고 있는 동안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까 O기자가 다시 전화를 해 온 거다. “O기자님, 바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사장실 복도를 걸어간다. OO일보 증권부 O부장 전화가 울린다. “O부장님, 죄송한데…바로 전화드릴께요” 사장 비서가 사장실로 홍 팀장의 입장을 알리는 순간. 다시 홍 팀장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까 재무팀에 자초지종을 알아오라고 지시했던 김 과장의 보고전화다. “어, 김 과장, 뭐래?” “네…팀장님. 이게 좀 복잡하고 심각합니다. 사장님께서….” “알았다” 사장님 앞에 선 홍 팀장이 보고를 한다. “사장님, 오늘 아침 OO일보 측에서 문의가 왔습니다. 사장님 신상과 최근 주식 매각 관련 사안 인데요…” “아. 그거? 벌 것 아니야. 개인적인 일이니까 신경 쓸 거 없다 그래. 왜 기자들이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홍 팀장이 너무 느슨한 거 아니야?” 홍 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사장님, 제가 보기에 이번 이슈는 상당히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최근 정치 상황과 회사 경영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 해야…” “아니..거…당신 일이나 똑바로 해요. 기자들한테도 쓸데 없이 신경 쓰지 말고 지네들 일이나 잘하라고 하고…” 직감적으로 큰 문제다 느낀 홍 팀장은 ‘일단은 막아야겠다’는 결정을 한다. 사장실에서 뛰어 내려오자 마자 홍 팀장은 OO일보로 차를 몰아 간다. 전화가 계속 울려댄다. 전화들을 계속 받으면서 문제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헐레벌떡 OO일보 편집실에 들어 선다…여기저기 눈길도 주지 않는 데스크들의 바쁜 모습을 거스르면서 편집국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시작한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
홍 팀장은 어디선가 따르릉 하는 자명종 소리를 들었다. 눈을 뜬 홍 팀장은 온몸이 다 젖어 몸을 일으킨다. 어제 기자들과 마신 술에 머리가 깨지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 아침 9시. 꿈이다. 너무 너무 바빴고 죽을 만큼 고민 됐던 꿈이다. 자신의 홍보팀원들 얼굴이 스르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많은 녀석들은 내가 그렇게 바쁠 때 무얼 한 거야. 사장님은 역시나 관심이 없으시더군. 이거 진짜 그런 일이 생기는 거 아니야… 아침 마음이 너무 심난하다. 홍 팀장은 생각한다. “다음주 출근 하면 꼭 ‘위기발생시 업무분장’을 다시 해 봐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있던 업무분장은 도대체 어땠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 모니터링은 폭넓게 잘돼가고 있는지, 예전에 알고 지냈던 여러 부장들과도 간만에 전화 한 통씩 돌려봐야지. 그리고…” 대부분의 홍보팀장들은 위기시 이렇게 개인전을 펼친다. 시간과 정보의 압박 때문에 차라리 내가 혼자 하는 게 낫다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홍보팀 내 역할은 분담을 하라고 있는 거다. 혼자 다 하는 게 잘하는 게 결코 아니다. 여럿이서 완벽하게 손발을 맞추는 게 잘하는 거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 스트레스를 혼자 받나.
|
|||||||||||||||||||||||||||||||
입력 : 2008년 07월 21일 14:50:50 / 수정 : 2008년 07월 21일 14:52:30 |
이번 기고문에서는 약간 글의 형식을 바꾸어 봤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스타일인데…피드백을 봐서 재조정을 해야 하겠다.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홍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모니터링이다. 오프라인 매체들은 물론이고 온라인 매체와 각종 소셜 미디어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홍보팀의 중요한 업무가 됐다. 군대로 치자면 홍보팀의 모니터링 활동은 전방 철책 안에 들어가 있는 수색대의 업무들과 같다. 위기 발생 전조를 실시간으로 입수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최초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파수견(watchdog) 기능이다. 이미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전조가 없이 발생하는 위기는 매우 드물다. 거의 모든 위기 사례들에서도 일종의 전조는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러한 전조를 초기에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큰 재앙으로 발전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일선에서는 이 모니터링을 상당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부담스러운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홍보 실무자들은 이러한 모니터링 업무에서 좀더 자유로워 지려고 노력한다. 홍보팀의 신입 막내들 수준에서 일선 모니터링을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만큼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전조 없는 위기 없다…‘워치독’중요 홍보 업무를 하는 분들의 거의 공통적인 환경이겠지만, 아빠가 홍보를 하는 집은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모니터링 담당자가 되곤 한다. 심지어는 부모님들과 가까운 친인척들도 ‘9시 뉴스’에 우리 회사 관련 보도가 나오면 바로 전화들을 걸어오곤 한다.
홍보 담당자들도 사람이다. 이들에게도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고, 밤낮이 있다. 이들에게도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는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 또는 사각 시간대를 치고 들어오는 위기가 꼭 문제다. 출입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9시반 경 CEO로부터 울리는 휴대전화는 홍보팀장들에게는 거의 지옥의 콜이다. “어이…당신 MBC 뉴스 봤어? 거기에 왜 우리 회사가 그렇게 언급되는 거야?”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날이면 홍보팀장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른다. 아무런 전조가 없었기 때문에 보도가 나가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일단 확인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어떤 말이 가능할까. 모니터링 후 신속 보고로 연결돼야 기업에서 홍보팀 같이 일년 365일 24시간 불안한 상태로 대기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 만큼 CEO분들은 홍보 조직을 가엾이 여겨 주었으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잘 되도 본전이고, 잘 못 되면 큰 실책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24시간 대기 모드에는 우울함이 저변에 깔려 있다. 조마조마한 것이다. 실무자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 좀 더 체계적인 오프라인 온라인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예전처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연구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모니터링을 모니터링에서만 끝내기 보다는 좀 더 신속한 보고체계와의 연계,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분석 보고 시스템의 도입 등이 좀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본 골격이 되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홍보담당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
|||||||||||||||||||||||||||||||
[PR 선문답] 몇명이 나갈까요?
[질문] 모방송에서 취재가 나왔는데 우리 쪽에서는 누구 누구 몇명이 들어가야 하나요?
[답변] 여러분들이 들어가서 인터뷰를 해야 할 만큼 복잡하고 전문적인 이슈인가요?
[질문] 아니요…답변 내용이야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그래도 혼자들어가기에는…
[답변] 그러면 인터뷰 하실분과 핵심분야에 정보를 많이 가지고 계신분 이렇게 두분 정도로 제한하시죠.
[질문] 방송사에서 일부 소비자들도 같이 대동한다고 해서요…한두명으로는 조금…
[답변] 그건 그림을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한 설정 같은데요…가능한 여럿이서 마주 앉는 상황은 피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질문] 그래도 우리측에서 좀 몇명은 마주 앉아야 안되겠습니까?
[답변] 그러시지 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핵심 인사 한분이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인파이팅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질문] 근데…그게 나중에 책임 소재도 있고…만약에 제가 말을 잘 못하거나 우물쭈물하면…
[답변] 자신감을 가지시고 키메시에만 머무르시면 되십니다. 지난번 미디어 트레이닝 하실 때 그렇게만요.
[질문] 그래두…
[답변] 힘내세요…
참 힘들다. 힘든 것을 알기에 더 힘들다. 혼자 회사라는 거대한 조직을 ‘대표해서 말하라’ 하는 것 자체가 어마 어마한 부담이다. 또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마주 앉아서 TV 카메라가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분명 고통이다.
게다가 그 이슈가 부정적이고 할말 조차 없는 것이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 일을 ‘억지로’ 하시라 하는 우리도 고통이다. 모든 대변인들과 PR인들에게 Good luck!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상황을 기록하고 공유하자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
||
최근 온라인상 위기 발생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기존 인터넷 언론은 물론 블로그와 같은 개인 온라인 미디어들이 관리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예전과 같은 위기관리의 시간표는 이제 소용이 없어져 버린 듯 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위기 관리에 있어서 ’24시간 내’에 대응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24시간이면 거의 모든 상황이 굳어져 버려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전 오프라인 미디어의 뉴스 개발 단위가 하루 단위였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인해 초단위로 바뀌어 버렸다. 우리가 예전 서류업무를 손으로 필기 처리 했을 때는 아마 한 개의 업무 처리 단위가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렸을 일을 요즘에는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과 이메일, 메신저들로 몇 시간 또는 하루 이틀에 마무리 하는 변천과도 같다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어떻게 위기에 대한 대응을 초단위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의 압박을 이겨내면서 성공적으로 외부 언론들 및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예전보다 수십 배 늘어난 커뮤니케이션 대상들과 어떻게 우리 한정된 홍보 조직이 꼼꼼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현실적인 질문의 답이 바로 ‘사전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이다. 사전에 검증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위기 대응 역량’의 기본이 됐다는 것이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사내의 역할을 규정하고, 책임과 의무를 확정한다. 각 핵심 대변인들이 커버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대상들을 리스트화하고, 이들에 대한 분석을 수립하는 것이 1단계다.
2단계는 이러한 기본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해 보는 단계다. 가상 상황을 부여하고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팀 내부에서 상황 파악과 적절한 의사결정이 잘 이루어지는지, 포지션 결정이 정확하게 이루어 지는가를 본다. 또한 그 포지션에 따라서 언론을 포함 한 각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 공유 될 키 메시지들이 잘 정리되는지, 예상질의응답이 완벽하게 구축되는지를 점검한다.
![]() |
||
3단계는 가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실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점검’해본다. 이러한 연결 프로세스를 정기적으로 점검 보강하면서 실무자들은 업무 숙련도를 상승시키고, 사내 전체적으로는 팀워크와 시스템 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실제로 가상 위기 상황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팀 내 커뮤니케이션 실행 상황을 분석해 보면 가장 익숙하지 않은 것이 ‘상황 및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록’ 부분이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위기를 처리하는 상황 관리 부분 다음으로 바쁜 곳이 바로 커뮤니케이션팀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제한적으로 언론에게만 문의가 오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관련 정부 담당자, 거래처, NGO, 직원, 심지어는 집안 식구들에게도 오는 전화에 위기 관리팀이 모여서 업무를 봐야 하는 워룸(War room)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는 여러 커뮤니케이터들이 처리한 상황들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기록 정리해 공유해야 한다. 일단 언론의 경우에도 위기시 취재 방식이 단편적으로 홍보팀장의 유선상 이야기만을 참고하기 보다는 홍보임원, 마케팅 임원, 영업 임원 그리고 사장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크로스 체크를 한다.
이런 크로스 체크는 취재방식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며,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한 좋은 수단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커뮤니케이터들은 전체가 하나의 메시지로 묶여 통일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시지가 전달된 대상과 이슈 그에 대해 전달된 메시지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사내 커뮤니케이터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외부 커뮤니케이션 시에는 정해진 메시지 처리 시트(sheet)에 대상 이해관계자, 질문 내역, 전달 메시지 등을 자세하게 메모해 ‘상황 기록 공유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 담당자는 실시간으로 이를 취합해서 조정 통제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기록과 공유는 완벽한 위기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