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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5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공항에서 항상 느끼는 불합리

처음 국외발 비행기를 탔던 게 약 15년 전 쯤으로 기억된다. 그 흔한 배낭여행 한번 가보지 못하고 군대 다녀와서 유학길로 허겁지겁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탔었다.

그 후로 역마살 때문인지 무리다 시피 마일리지를 기록하면서 여행이나 출장들을 다니곤 하는데…매번 공항에 머무를 때 마다 흥미로운 상황들이 목격되곤 한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공항에서 목격한 여러 상황들 그리고 관찰 일기.

공항 시스템을 얼핏 보면 상당히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잘 갖추어진 듯 보이는데…이게 매번 느끼지만 웃기는 소리다. 얼마 전 세스 고딘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항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불평성 포스팅을 했었는데, 진짜 그렇다. 경험상 몇 가지 비합리적이고 일관성 없는 프로세스들을 한번 정리해 보자.

  • 티케팅을 하는 승무원들이 어떨 때는 본인 얼굴들을 전부 다 확인하려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냥 한 명이 두세 명의 티케팅을 할 수 있게 배려할 때도 있다. 솔직히 여권의 얼굴을 티케팅하려는 사람과 일치시켜 본다기보다는 몇 명이 다 있나 하는 수준인데…이럴 필요가 굳이 있을까?
  • 코트는 물론 벗어야 하겠지, 근데 두께 2-3mm 순면 짚업 후드티를 벗어야 할까? 앞에 있는 여자는 조금 더 두꺼운 캐시미어 가디건을 그냥 입고 검사대를 통과하게 하고는 나 보고는 벗어 검사대에 올리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 신발. 항상 벗어야 할까? 같은 인천공항이라도 어떨 때는 벗어서 무좀균이 득실 거릴 찌도 모르는 슬리퍼를 신게 하지만, 또 어떨 때는 그냥 신고 나간다. 어떤 여자의 굽 없는 단화 스타일의 운동화는 벗으라고 하다가도 어떤 여자의 굽 15cm짜리 운동화는 그냥 지나 보낸다.
  • 벨트. 이것도 항상 벗어야 할까? 변태도 아니고 가뜩이나 골반바지를 입고 돌려맨 허리띠를 벗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허리띠가 두꺼운 가죽재질이라면 오케이. 얇은 일본비단으로 된 허리띠에다가 폭발물을 숨기는 재주가 있다면 테러리스트 하지 말고, 특허를 내서 먹고살 테다. 어떨 때는 벗으라고 하고 어떨 때는 그냥 가라 하니 창피하고도 헷갈린다.
  • 화장품, 액체류. 100ml니 50ml 기준은 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그 큰 가방에서 샘플용 로션을 빼라고 할 때는 진짜 난감하다. 25ml짜리…그 것도 다써서 정확하게는 3.74ml 가량 남아 있을 찌도 모르는 그 고무 튜브를 빼라니. 또 어떨 때는 향수병이 철렁 찰랑 들어 있어도 오케일 때는 또 뭔가.
  • 어떤 공항, 같은 공항이라도 때에 따라…노트북을 빼라고 할 때는 뭐고, 그냥 스캐너에 집어넣으라고 하는 때는 뭔가. 그 이유가 뭘까?
  • 이해안되는 금속감지기. 어떨 때는 청바지 단추나 탭에도 반응하는 이 감지기가…어쩔때는 아무 소리도 안 낸다. 내 몸에 출국할 때와 똑같은 청바지 탭들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출국 때 삑삑 울리게 했던 철제 시계가 떡 하니 차여져 있는데 소리가 없다. 그럼 출국 때 그 감지기는 뭔가.
  • 외국 일부 공항에서는 티케팅을 할 때 1차 수하물 스캐닝을 한다. 어차피 핸드캐리는 출국심사 전에 스캔을 하는데 먼저 여기서 한 번 더 한다. 체크인을 한 백들도 다 2차 스캔을 하는데…줄을 100미터 이상 세워놓고 하는 이 1차 스캔의 필요는 어디에 있을까? 한 번에 확실하게 하면 안되나?
  • Duty Free에서 구입한 제품들을 어쩔때는 직접 손에 쥐여 주는 곳이나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기내 앞에서 배분한다. 출국 시에 샀던 로열 살루트는 안전하고, 입국하면서 산 랑콤 향수는 위험할까?

그리고…

출국이나 입국심사시에 인천공항에서 인상을 과도하게 찌푸리고 있는 입국심사원들은 항상 왜 그런 걸까? 휴일에 일하는 게 불만인가? 해외 여행 다니는 것들에 대한 증오인가? 법무부의 위신이나 문제있는 출입국자들에 대한 경고라고 한다면…오해다. 집어 치울 것.

또 그리고…

모항공에서 인천공항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셀프 체크인 장비. 이 소프트웨어…특히 여권 스캐닝 소프트웨어…누가 납품했는지 모르지만 감사를 한번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주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저품질 납품을 걸어서 납품비는 반만 줘도 되겠다. 출국 기분을 항상 망치게 하는 에러 투성이다. 그 간편해야 할 기계 앞에 각각 서 있는 수많은 랜드 직원들은 다 뭔가? 중간관리자급 이상도 보인다. 그 시간에…다른 일을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이런 상황이 상당히 불합리하고 일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별로 문제제기가 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내 생각으로는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많은 부분들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한다. (순전히 관찰을 통해서 그냥 떠오른 생각이다.)

인천공항에서 한참을 바라본 많은 여행객들의 특이한 행동들…

  • 눈동자들이 빨리 움직인다. 평소보다 상당히 불안하고 빠르다.
  • 같이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시 말 속력이 약간 빠르다.
  • 목소리의 크기 또한 높다. 과도하게 높거나 여성의 경우 짜증스러운 경우들도 많다.
  • 발걸음이 빠르다. 비행기 출발시간과 관계 없이.
  • 면세지역을 이동하는 데 있어서 같은 지역을 좌우로 반복 통행한다. 목적을 둔 쇼핑이 아닌 경우가 많다.
  • 여러 가방 주머니와 바지 점퍼 주머니에 자주 손을 넣어 휴대물을 반복 점검한다.

결론적으로 보면 약간 흥분상태다. 초조함과 어색함이 보인다. 따라서 곰곰이 왜 공항의 프로세스가 이따위일까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그래서 이렇게 불합리한 시스템이 도도하게 운영되는 듯하다. 세스 고딘의 포스팅 때문이 아니라…내가 지금까지 십여 년간 쭉 느껴온 스트레스라서 화가 난다.  

 

 

 

9월 232008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말이 나왔으니 하는 PR 예산 이야기

십여 년 전과 지금의 PR 시장 환경 간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PR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서 한편으론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저가 예산 프로젝트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두부 한모를 사더라도 한모에 1800원 붙여 있는 두부를 내려다보면서 “이거 한판 다해서 1000원에 합시다”하면 딜이 이루어 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 전보다 인하우스들이 RFP를 잘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변화겠는데, 그 RFP를 읽다가 보면 종종 깜짝깜짝 놀라서 AE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각종 trade show와 event들을 PR 지원하고, 각종 기사와 온라인 포스팅들을 이 정도 해 달라 제시하면서, 또 거기에다 여러 부가 전문 서비스들을 attach로 달면서 예산범위는 1000만원. 이런 식이다.

상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도 담당팀은 고사하고 AE 한 명 월급도 안 되는 예산인 것을 알 텐데, 그런 RFP를 여러 개의 에이전시들에 돌리면서 경쟁하라 요구하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도리어 궁금하다.

그러면 안 하면 되지?

맞다. 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한다. 그러니 계속 그런 예산들이 돌아다니고 인하우스 내부로도 예산을 늘릴 명분이 없어진다. 이런 악순환은 거의 모든 서비스 업계에 일반적인 병폐다. 몇몇 업체들이 tangible quality and value를 기반으로 high fee structure를 유지해 주어야 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인하우스도 발전할 수 있다.

현재 광고대행사의 기획 제작 비용 그리고 미디어 예산이 스탭들 짜장면 몇 그릇 값이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광고업계는 존재하지도 발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전시나 인하우스에 지금과 같은 인재들이 마케팅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하우스에서도 예산이 곧 그 부문의 힘이다. PR 부문이 사내에서 비교적 평가와 검증 그리고 비중의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예산에도 그 원인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에이전시 예산을 저가로 가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인하우스에게 KPI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득이 되지는 않는다. 경험상 에이전시건 인하우스건 예산이 말을 한다. 좋은 퍼포먼스는 정상적인 예산에서 나온다. 그래야, 제대로 된 시장이다.

9월 112008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홍보는 정직하다

한 조직이 홍보 하는 수준 처럼 그 조직의 실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가 없다. 흔히들 “우리 회사는 홍보가 제일 문제야. 홍보가 제대로 안되서 우리 회사 이미지가 약간 처지지…”하는데 아니다 그 이미지가 정확한거다. 회사가 실제로 그 정도 수준에 있기 때문에 홍보가 그 정도 수준으로 될 수 밖에 없는거다. 닭이 먼저냐 닭걀이 먼저냐 하는 이슈가 아니라,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 그 회사가 그대로 들여다 보인다는 거다.

어떻게 하면 홍보를 잘 할 수 있나? 회사가 잘되면 홍보가 잘되는거다. 더욱 성숙한 기업 철학을 키워 나갈 수록 홍보는 잘되는 거다. 기업 철학은 훌륭한데 홍보가 조금 약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기업 철학이 머릿속에만 있는 건 아니잖은가. 기업 철학이 좋으면 행동하게되고, 밖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좋은 기업 철학 밑에서 어떻게 홍보라는 기능이 마비되거나 지리멸렬 할 수 있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려는 전략이 아니라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도 그렇고, 촛불집회와 쇠고기 파동에 대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을 봐도, 대북 이슈관련 커뮤니케이션도, 경제위기설에 관한 커뮤니케이션도…

너무나 정확하게 정부와 청와대의 수준을 반영해 주고 있는거다. 뭐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아쉽다느니 하는 것도 “조금 나아졌으면…제발…”하는 아주 대승적인 바램이 있기 때문이지, 실제로 그런 지적들을 기술적으로 접합 시킨다고 정부와 청와대의 홍보수준이 올라 가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를 열고, 여론조사를 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컨설팅을 받아도…중심적인 축이 성장하지 않고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절대 소통의 수준은 올라가지 않는다. 일종의 meatball sundae의 개념과도 같다.

제일 먼저는 생각을 바꾸는 거다. 그래야 태도가 바뀌고 그게 습관이 되어 실행으로 시현된다. 그 다음이 홍보다.     

9월 022008 15 Responses

PR이 비지니스가 아닌 7가지 이유?

1. PR은 그릇수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선배, 왜 보도자료를 내면 기사가 한두개 이상 안 나죠?” 시니어 AE가 답한다. “너…니네 출입기자들하고 밥은 몇그릇씩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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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R은 마라톤이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묻는다. “아니 그렇게 기사가 나고 인터뷰를 해댔는데도 매출이 안올라요…” 시니어 AE가 말한다. “아직 멀은거지 뭘…더해 죽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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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R은 인간관계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묻는다. “한두번 본 것도 아닌데…그 기자가 이럴 수 있어요?” 시니어 AE가 말한다. “그 기자가 네 형제냐? 형제끼리도 싸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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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R은 투자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묻는다. “클라이언트가 월 1000만원에 고작 서비스가 이거냐고 해요.” 시니어 AE가 말한다. “조선일보 광고 하루 할 돈으로 일년 PR하는데…광고보다는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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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R은 사람이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얘기한다. “선배, 새로 맡은 클라이언트 일이 너무 많아서 제 밑으로 사람 하나 뽑아 주세요.” 시니어 AE가 말한다. “내가 어디서 납치라도 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없다…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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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PR은 신뢰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말한다. “선배, 기자들이 자꾸 인하우스에 전화를 돌려달래요.” 시니어 AE가 말한다. “공부해…클라이언트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놔. 그러면 기자들이 널 찾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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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R은 서비스다.

쥬니어 AE가 시니어 AE에게 말한다. “선배, 방금전에 인하우스랑 김기자랑 술먹는다고 저보고 합류하라고 전화가 왔어요…” 시니어 AE가 이야기 한다. “야임마, 지금 새벽 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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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2008 Tagged with , , 6 Responses

PR을 해서 좋은점 그리고 나쁜점

PR을 하면서 사람이 바뀐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일종의 직업병인 듯 한데 기존 성격상의 영향도 있겠다. 솔직히 제대로 배운 PR 업무를 수년동안 하다보면 다음과 같은 좋은점들이 생긴다. (좋다 나쁘다는 내 개인적인 판단이니 감안들 하시길)

  • 아침에 항상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일찍 일어난다 (모니터링 때문에)
  • 아침 뉴스를 꼼꼼히 보고 듣고 읽는다
  • 항상 모든 일처리를 ‘분단위’로 종결 하려 애쓴다.
  • 약속을 꼭 지키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
  • 기억력을 좋게 유지하려고 애쓴다.
  • 말을 조심해야지 항상 고민한다.
  • 어떤 자료라도 모아서 차곡 차곡 정리하는데 익숙해진다.
  • 좋은 식당들과 수준별 술자리들을 잘 안다.
  •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동시에 이야기 잘한다. (입은 하나인데…)
  • 기자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과 친해 진다.
  • 시간 압박 스트레스에 의연해진다. (데드라인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다.)
  • 몸놀림이 빨라진다.
  • 전화를 받으면서 문서작업을 할 수도 있다.
  •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 항상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 애쓴다.

나쁜점이라면…

  • 아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 활자중독이 된다. 뉴스 시간이나 시그널 뮤직만 들어도 긴장한다.
  • 모든것을 분단위로 하려다 보니…마음만 항상 급하다.
  • 약속이 어그러지면 아주 불쾌하다.
  • 기억력이 쇠퇴되는 것을 느끼면 불안해진다.
  • 말조심을 못해서 문제가 일어나면 죽고싶다.
  • 너무 많은 자료 때문에 어디있는지 몰라서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 좋은식당과 술집들 때문에 허릿살이 는다.
  • 식사와 말을 동시에 해서 소화불량이 만성이다.
  • 너무 많은 사람들과 친해서 야간에 너무 바쁘다.
  • 시간압박 중에서도 의연하게 일하다가 종종 데드라인까지 먹어 삼킨다.
  • 하루에 너무 많이 움직인다.
  • 전화 도중에 문서작업을 하면서 말이 헛나오거나 오탈자 문서작업을 종종한다.
  • 체력이 중요하지만 관리를 못해서 그 자체로 더 스트레스다.
  • 항상 웃으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바보 AE가 잘하는 말…

  • 죄송합니다.
  • 미안합니다.
  • 잘못했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내일(다음주, 다음달)까지 해드릴께요… (보도자료를 그리냐?)
  • 어? 제가 깜박했습니다.
  • 네? 기사가 낫다구요?
  •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를…
  • 어디에 그 자료가 있는지 지금 찾고는 있는데…
  • 그쪽 식당은 제가 아는데가 없어서요…베니건스나 가실래요?
  • (휴대폰 전화 받아서) 실례하지만…누구시라고요?
  • 저..죄송한데요. 제게 한시간만 더 주시면 안될까요?
  • 언제 전화하셨어요?
  • 죄송합니다. 다시해드릴께요…
  • 저…죄송합니다. 어제 기자와 술이 과해서 오늘 약간 회사 늦겠습니다…
  • 그건 아니죠. 저희가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 물어보고 전화드릴께요.
  • …….. (묵묵부답)

쥬니어 시절에 이런 말들에 익숙할 수는 있다. 그러나 쥬니어 시절에 반복적으로 이런말 들을 한다는 것은 두가지 이유다. 1번. 머리가 나빠 개선이 불가능 한 경우. 2번. 일에 관심이 없는 경우.

1번은 다른 일을 알아보는게 좋다. 찾아보면 PR보다 쉬운 일들은 무궁무진 많다. 2번의 경우에는 선배들에게 몇대 맞고 고치던가. 아니면 1번과 같이 떠나면 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게 제일 불행하다.

8월 272008 Tagged with , , , , , , 16 Responses

AE, 블로거로 만들기

지난 일년간 우리 AE들에게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들 중 하나가 “블로깅 해라”였다. 현재 정기적은 아니더라도 블로깅을 한다 볼 수 있는 AE는 한두명 정도. 나머지들은 아직도 블랭크 블로그를 온라인상에 처박아 놓았거나, 한두개 철지난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블로그를 방목 중이다. (자기 블로그에 성인사이트 안내 댓글이 무수히 달려 있다는 것도 모르는 선수도 있겠다)

일년이 지난 지금 고민은 “어떻게 많은 AE들을 블로거로 만들수 있을까?”다. 일년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거다. 일년동안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것은 죽었었다는 것과 같다 생각하니 갑자기 짜증스럽다.

AE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블로깅 환경을 조성해 주었었다.

1. 블로깅 교육 – 내부교육. 블로그 그리고 블로깅, 나아가 블로거 관계
2. 블로깅 교육/워크샵/세미나 – 외부 전일 또는 반일 프로그램
3. 각종 블로그 및 블로깅 관련 최신 정보 제공 – 물론 그 중의 많은 부분이 영문.
4. 팀블로그 오픈 운영
5. 팀블로그에 고정란 만들어 기고문 스토킹
6. 개인 블로그 오픈 압력 및 포스팅 모니터링 (일부 강제적)
7. 꾸준한 파워 블로거들의 insight 공유, 그에 대한 개개 AE들의 insight 수렴
8. 내 블로그에의 초대, 토론 권유
9. CEO 블로그 오픈. AE들에게 지원 및 참여 권유
10. 보이지 않는 상시적인 블로깅 압력 (이 부분이 가장 AE들이 치를 떠는 부분이다)

이런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AE들은 요지부동이다. 블로깅을 하지 않는 AE들의 reason들은 보통 이렇다.

1. 해야죠
2. 제가 글을 잘 못 써요
3. 제가 IT person이 아니어서…
4. 쓸게 없어요
5. 사실…부사장님…블로깅을 하고 싶지 않아요. 남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게 쪼금.
6. 바빠서요.

이들의 결론을 해석해 보면. 결론의 결론은 “블로깅 하기 싫어요”다. 그게 소위 말하는 ‘행간’이다. 하기 싫어하는 일을 시켜야만 하는 부사장의 마음은 무얼까. “앞으로 밥벌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란 말이야”라고 아주 얄팍한 현실적 소리에 넘어갈 그들이 아니다.

그들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국내외 최고의 학위들을 거머쥐고 있고, 관계자산에 대해 뼈져리게 실무에서 단련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블로고스피어의 파워에 대해 경이롭게 분석하고 있다. 클라이언트들과 이야기 할 때 꼭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블로깅은 하지 않는다!

무언가 ‘큰(BIG & BOLD)’ 동기 부여를 해서 블로깅을 사랑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무슨 방법이 좀 없을까?

 

8월 25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딜레마: 서비스 vs. 업종

2001년 말경으로 기억한다. 당시 PR 업계 최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한 최대 커뮤니티로 기록된다) 커뮤니티였던 홍사모(www.koreapr.org)가 년말 망년회를 가졌었다. 그 자리에서 PR업계의 미래에 대해 한 시간정도 발표를 한 기억이 있다.

당시 몇가지 핵심 주제를 기억해 보면:

1. 미디어 중심의 PR에서 메시지 중심의 PR
2. 업종 중심의 PR에서 서비스 중심의 PR

로 간추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중에서 오늘은 두번째 업종 중심 vs. 서비스 중심에 따른 에이전시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4년만에 CK에 돌아와 rejuvenation을 진행하면서, 큰 고민이 있던 것이 서비스 중심으로 AE들을 성장시키느냐, 아니면 업종 중심으로 AE들을 관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많은 PR 에이전시 경영진들이 서비스 중심의 구조 개편과 업종 중심의 구조 개편을 상호 혼동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 적용하는 경우들이 많은데…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신중 했으면 한다.

많은 AE들이 에이전시에서 일정 기간 재직 하다보면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곤 하는데, 그 이유의 많은 부분이 이 ‘업종 중심의 에이전시 구조’에 있다고 본다. 보통 에이전시들을 보면 소비재팀, IT팀, 금융팀, 중공업팀…등등 흡사 기자들의 출입처 배분과도 유사한 업종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동일 출입처 기자들의 네트워크 extension이 원활하고,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계는 업종 PR에 있어서 media relations의 영역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다는 점이다. 일상에 충실하게 되는 것이다.

숙련도는 강해지지만 그외의 전문성은 향상되지 못한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소비재 업체들을 5년동안 서비스 한 AE도 자신의 소비재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IPO를 한다고 하면 그 때 부터는 사실 해당 지원 서비스에 막막한 게 현실이다)

인하우스 PR팀을 보자. 업계에서 20년 PR한 선배들을 봐도, 산전 수전 공중전을 다 겪으셨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자신감들은 솔직히 부족해 한다. 어깨 넘어로 해나갈 수는 있다 해도 나이가 먹고 감은 떨어진다. 따라서 항상 지금까지 해왔던 분야에만 자신을 가지고 임하려고 한다. (회사적으로 볼 때는 성장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 생긴다. 인하우스 내부에서 구하지 못하는 솔류션을 에이전시는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에이전시의 구조 또한 인하우스의 구조와 다르지 않고 실무 타입이 인하우스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인하우스는 그 이외의 솔루션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에이전시가 항상 ‘고부가가치 사업을 할 토양이 안된다’ 또는 ‘PR 업계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얼마나 ‘서비스 중심의 구조 개편’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왔었는지 자문해야 한다.

인하우스는 업종 중심의 전문성을 가져가는게 맞다. 반면에 에이전시는 서비스 중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비지니스가 커지고, 업계가 발전한다. 인력들이 성장하고, 에이전시 사장들도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대우받게 된다. 답은 쉬운데…어려워 한다. 마냥.

8월 22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기사 꺼리가 없다구?

What do you mean you’ve got ‘no news’? NOTHING has happened with your clients? Nothing… at all? What you mean is that you haven’t got a press release to issue. But you’ve most certainly got news. Surely? If you don’t, what the hell are you doing in the PR industry? But, well, it seems a large chunk of the PR industry is stuck in broadcast mode. Happy to talk to you if they’re flogging a press release, but highly, highly unable to react to a request for a shout-out. [Holtz report]

사실 나도 실무자 시절에 제일 어려운 전화 중 하나가 기자로 부터 “뭐 기사꺼리 좀 없어?”하는 전화였다. Holtz가 그의 블로그에서  Mobile Industry Review의 Ewan MacLeod 기자가 한탄스럽게 쓴 글을 예로 들면서 “어떻게 PR에이전시나 담당자가 자사에 대해 릴리즈할 뉴스꺼리가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는가” 지적했다.

우리 AE들에게도 “자네 클라이언트 기사 꺼리 좀 없어?” 하고 지금 묻는다면 80% 이상은 “글쎄요. 딱히…”라고 할 것이라 생각된다. “기사 꺼리가 없다”하는 말은 “PR인으로서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 이기 때문에 참 하면서도 난감한 말이다.

기자들이 이런 반복 답변을 듣게 되면 더이상은 그 PR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지 않게 되고, 점점 더욱 뉴스가 고갈되는 상황이 초래된다는 점도 문제다.

항상 재미있고 듣고 보면 즐거운 뉴스 꺼리들을 머릿속에 넣어 놓고 있는 PR담당자들이 선수다. 기사화는 되지 않아도 즐거운 소식들을 많이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항상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하고, 상상해 보아야 한다. 시간 날때마다 보도자료를 써서 정리해 보는 습관도 좋다.

“글쎄요…딱히 꺼리가 없네요.”


이런말 하는 에이전시에게는 돈을 주지 말라고 Holtz가 그랬다. 에이전시에서 일하고 있지만, 일리 있는 이야기라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떡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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