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분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했었다. 오늘 아침 모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면서…참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몇십분짜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이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디어 트레이닝이 아니라 기업 철학의 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항상 실무자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테크니컬한 개선에 목말라 있다. 물론 이러한 갈증을 느끼는 실무자들은 어느 정도 성숙된 실무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슈에 몰입해 보면…이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자주 도출하게 된다.
반대로 좋은 기업 철학이 있었다면 좀더 이 실무자들이 멋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을 하기도 한다.
몇가지 오늘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1.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은 Perfect하다?
아니 완전한데 무슨 문제인가? 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반대하고 있나? 완전함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게 오직 유일한 문제인가? 하늘 아래 완전한 것은 없다. 그리고 실제 완전하다면…이런 문제들이 벌어지지 않는다.
2. 커뮤니티 주민들과 환경 NGO들은 모두 우리의 적?
같은편에 서는게 좋다고 했다. 항상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적으로 본다. 언론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맞서고 있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한다. 언론은 회사가 생각하는 그 ‘적의 편’이다. 그러니 잘 될리가 있나?
3. 전문용어 쓸테니 알아서 골라 들어라?
모르겠다. 어디서 어떻게 무슨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공학 박사들이나 알아 들을 단어들을 ‘은,는,이,가’로 연결한다. 매일 쓰는 이야기라도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아니다. 이 모든 jargon들은 노이즈고 오디언스를 화나게 한다. 자신들은 그것이 가장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정의들이라 착각한다. 비행기 엔진에 대한 이야기도 중학교 2학년이 고개를 끄떡이며 재미있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이다.
4. 2.0 공격은 항상 1.0으로 대응한다?
회사가 적으로 아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각종 2.0 미디어들을 사용해 회사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이전의 1.0 미디어로 반박을 한다. 마치 다련장포를 맞고나서 화살로 반격하는 듯 하다. 그러니 화가 나고…왜 사람들이 우리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 고민한다. 익숙하지 않다고 계속 1.0 미디어로 대응한다면 결과는 항상 뻔하다.
5. 감정은 과학으로 대응하라?
회사들은 왜 그렇게 과학적이어야만 한다고 고집할까? 비판은 감정적인 부분이다. 특히나 소비자들의 비판은 많은 부분이 감정적이다. 과학적인 부분은 그 감정을 촉발하는 스타터의 역할뿐이다. 라이터에서 발화한 불이 마른 산을 다 태우고 있는데…회사는 그 최초의 라이터에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저 멀리 타고 있는 산불 전체를 보지 않는다. 과학적인 논리들로 대응하는 것은 아주 아주 초기에 필요한 대응방식이다. 빨리 과학적 대응을 포기하는 것이 사는길이다. 동감, 공감하려고 노력해라. 그 이후에 과학적인 논리를 아주 쉽게 커뮤니케이션해라. 이게 진정성이다.
6. 대변인은 없어도 된다?
왜 언론이 공장에 가면 하이바를 눌러 쓴 공장 책임자가 지휘봉을 잡나? 언론훈련을 받았어도 이는 위험하다. 간단한 공장 소개 정도가 아니라 이슈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논박을 한다. 훈련 받지 않은 사람은 회사를 대표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훈련받은 홍보담당자가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생산과정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공부해야 한다. Expected Q&A에 대해서 상세하게 공부해야 한다. 모르는 부분은 현장에서 추후 제공을 약속하는 한이 있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인 생산 전문가들을 언론 앞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그저 거간꾼이 되어서는 안된다.
7. 문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해결책은 제시 안해도 된다?
이러니 문제가 커진다. 일단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이 따라야 한다. 해결책을 시원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논란은 계속된다. 최초부터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포지셔닝에 관한 문제다.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싸워야 하는게 맞다. 총력을 기울여서 싸워라.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렇지 못하다면…그럴 게재가 안된다면…운을 기다리지 말고 문제를 인정해라. 그리고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라. 이게 위기관리다.
매번 위기관리 프로젝트에 개입하면서 놀라고 있다. 현실에 대한 놀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