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월 23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페덱스 위기관리로부터 배우는 준비의 중요성

2011년 12월 19일 유투브 업로드
(미국시간 12월 18일)

2011년 12월 23일 한국시간 오후 6시 45분 현재 해당 동영상 시청자 수 5,47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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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reddit이 초기 주요한 확산 채널이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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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노출 지역들을 보면 상당히 전세계적으로 골고른 노출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페덱스측의 대응



한국시간 2011년 12월 21일 유투브 업로드 (미국시간 12월 20일)

2011년 12월 23일 한국시간 오후 6시 45분 현재 해당 동영상 시청자 수 27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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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페덱스측의 사과 동영상은 초기 페이스북이나 reddit의 관여가 별로 없었다. 주목할 부분은 유투브 서치 ‘fedex’에서 초기 노출이 많이 일어 났다는 부분이겠다. 소셜 공중들이 유투브 상에서 ‘이런 동영상에 대해 페덱스는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찾아다니는 상황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장기 노코멘트 하면 안된다. 동영상은 동영상으로, 또한 같은 채널로 대응하라는 인사이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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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의 문제 동영상은 전세계 골고른 노출을 보이는 반면, 사과 동영상은 영어권 지역에서 주로 노출이 됐다. 전반적으로 회사의 사과에 대한 일반 공중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인사이트. 또한 지역상 편차가 있다는 것은 문제의 동영상은 모션중심인데 비해, 페덱스의 사과 동영상은 (영문) 메시지/음성 중심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론

  • 문제의 동영상 업로드 이후 실제적으로 공중들에게 가시화된 것이 미국시간 기준 12월 19~20일이었음. 페덱스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최고임원의 사과 동영상을 만들어 미국시간 기준 12월 20일에 업로드했음. 기술적으로 하루만에 사과 동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했다는 스피드에 주목 할 것. (모니터링-내부 심각성 공유-상황파악 및 보고-최고의사결정자의 결정-세부 대응안 마련-동영상 콘티/메시지 확정-동영상 촬영준비/촬영-편집-컨펌-업로드= 1일이 우리 기업들에게는 가능할까?)
  • 유투브도 유투브지만 페이스북이 새로운 위기확산 채널로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함. 다른 상황에서도 이 부분은 재컨펌 되어야 할 부분
  • 사과 동영상의 노출 채널을 보면서 다른 채널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채널을 통해 빨리 대응하는 것이 가장 기본 활동이라는 점 (You tube vs. You tube, Facebook vs. Facebook, Twitter vs. Twitter) 이런 인사이트는 평소 어떤 위기가 어떤 채널에서 발생할지 예측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가능한 많은 기업 채널을 관리 성장시켜 놓을 필요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줌 (BP, Toyota, 신라호텔 등 유사 케이스 참고)
  • 사과 동영상의 경우 그 노출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포맷에 있어 창조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 위기는 글로벌 위기인데 사과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완벽히 이해하기 힘든 영어로만 제공된다는 점. 또한 구두 메시지로만 사과 메시지가 전달되어 흡수력과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 한다. 문제는 제작 기간이 문제인데, 어떻게 이런 제약들을 극복하면서 노출범위와 흡수력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는 점이 고민. (예를들어 Toyota Recall케이스에서는 한개의 영어 동영상을 여러개의 언어로 캡션화 해 각각 제공된 적이 있다)  

Anyway…준비되어 있어야 정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반복적 인사이트에 또 한번 박수!



 

12월 22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분석하라

마케팅에서도 그렇고 홍보에서도 그렇지만 기업과 이해관계자가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메시지들이 이들에게 닿게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 커뮤니케이터에게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며, 중요한 일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런 류의 이해관계자 미디어 소비 패턴에 대한 공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기본적인 질문을 몇 개 던져보자는 거다.

“얼마 전 전국단위로 갑작스러운 정전이 되었을 때 당신은 그 상황에 대한 첫번째 정보를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최초 상황과 관련된 정보 취득 이후 어디에서 세부적인 원인들과 여러 조치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까?”
“해당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설명과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상황인식을 규정하게 영향을 준 곳은 어디입니까?”

최근 모 지인이 이야기해 준 상황과도 비슷한 이야기다. 그는 저녁 송년 모임에서 1차를 끝내고 거래처 사람들과 함께 스크린 골프장을 찾았다고 한다. 김정일 사망이 발표된 당일이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스크린 골프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스크린 골프장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 폰을 동시에 켜 트위터와 페이스북등을 체크했다고 한다. 무언가 일이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속보성(?) 매체를 소비한 경우다.

10년 전만 해도 동일한 상황에서 이들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그 공간에서 소비할 수 있는 미디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달라 졌다. 물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인구도 아직 많고, 소위 말하는 속보성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인구들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위기 시에는 새로운 미디어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인구들은 대부분 새로운 미디어 소비에 익숙한 인구들을 의지하게 된다. 그들이 전해 주는 구전 속보에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는 뉴스 수요의 격차에 관한 이야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주목해야 하는 인사이트가 아닌가 한다.

단순하게 말해서 일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 관한 긍정적인 뉴스들에게는 그렇게 큰 관심도 없을뿐더러 미디어나 뉴스 소비에 있어 그리 적극적인 니즈를 품지 않기 마련이다. 위기시에는 조금 다른 상황이 된다. 훨씬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과 부정적인 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뉴스 소비에 나서게 된다는 게 기업에게는 문제다.

기업이 왜 뉴스를 전하는 미디어보다 빨리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게 직접 사실(facts)을 듣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프레임 된 설명(framed explanation)을 듣고 해당 상황을 규정해 버린다. 그래서 이전에는 해당 상황에 대한 미디어의 프레임에 기업의 보이스를 반영시키는 것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업무였다. 극단적으로 우리 기업의 프레임을 그대로 투영하기 힘들다면, 프레임 속에서 우리 기업의 목소리가 균형적으로 자리잡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도래한 새로운 기회이자 위협은 이런 프레임을 정하는 미디어가 더욱 다양화 되었다는 부분이고, 기업 스스로가 통제가능 한 미디어를 가지게 되었다는 부분이다. 이런 환경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미디어 소비행태는 계속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단순하게 빨라야 했던 예전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더해, 이제는 통합적으로 여러 창구를 통해 한가지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내부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기업 스스로 통제 가능한 기업 SNS를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전환(convert)시키는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전처럼 위기 시 단순 언론 브리핑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은 이제 장례를 치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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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준비 해야 관리할 수 있다. 준비 없으면 관리 당한다

거의 모든 위기에는 전조(前兆)가 있다. 전조 없이 오는 위기는 드물다. 반면에 전조를 무시하고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흔하다. 기업은 항상 느리다. 위기는 그에 비해 쏜 살 같다. 최근의 이해관계자 환경을 보라. 10년 전보다 수백 배 빠른 스피드를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기업은 이들이 요구하는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예전 기업의 위기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사이클이 변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4번 이상의 변화 싸이클이 목격된다. 기업의 위기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기업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실시간으로 폭발과 해소를 반복한다. 기업은 이런 위협적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준비하라 했다. 미리 준비해야 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미리 예상하여 준비하는 것이 힘들다면, 전조를 보고라도 빨리 준비하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준비’ 자체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주저한다. 고민한다. 그 동안 시간은 간다.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은 절대 기업의 편이 아니다.

위기대응 체계가 있으면 전조를 보고 해당 위기관리를 위해 기존의 체계를 재편제하거나, 점검 준비 강화하면 된다. 문제는 기존에 위기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일부 체계만 존재하는 기업의 경우다. 이들은 앞의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밀린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공부(준비) 해 놓은 기업이 전조를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데 항상 더 빠르다. 공부(준비)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기업은 아예 위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허겁지겁하면서도 전체적인 준비가 더디고 느리다. 위기관리를 잘하고 잘 못 하고 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 생각 하는 일부 기업들에게 취약점이 더 많기도 하다. 이에 반해 어느 부분이 덜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기업이 더 강하다. “우리는 강력한 홍보팀을 보유하고 있다” 말하는 기업들이 엄하게 소셜미디어상에서 구멍을 보이거나, 대관업무에서 실패하는 것을 본다.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모두가 강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어느 구멍이 문제인지 꼼꼼히 돌아보는 게 좋다.

위기의 전조는 항상 기업에게 말한다. “준비하는 게 좋을 껄?” 그러나 기업 구성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왜 내가 준비해야 하지?”하며 고민만 한다. 위기는 한 발자국 한발자국 가까워 오는데 계속 고민만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다 위기를 알몸으로 맞는다. 준비된 게 없으니 침묵한다. 내부에서는 고민이 많고 나름 위기관리 중이라 생각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왜 저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내 욕 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적 침묵은 완벽한 준비의 토대 위에서만 겨우 존재 가능하다. 준비 안된 채 침묵하는 것은 그냥 어쩔 수 없는 ‘말 없음’이다. 별로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입을 다무는 셈이다. 불행하게도 준비 안된 벙어리에게 이해관계자들은 그리 관대하지 않다. 그들에 의해 관리되는 상황으로 위기를 더 키우고, 적대적인 일부에 의해 우리 기업은 관리되어진다. 스스로의 전략과 노력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포기하니,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억지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진짜 위기를 맞게 되는 거다. 실패하는 원인은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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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011 Tagged with , , , 6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가 위기요소여서는 안된다

기업 소셜미디어들이 많아지면서 이와 함께 기업 트위터들의 메시지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비판을 하는 트위터러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셜미디어 붐이 일어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인간화’하라는 조언들을 많이 했었다. 문제는 이 ‘인간화’ 전략 자체가 아니라 이 인간화 전략이라는 것이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의 부실로 ‘개인화’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는 항상 위기를 부르게 된다. 이전의 언론홍보 관점에서 보면 개인적 사실을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대관 업무에 비유를 해 보아도 대관업무 담당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대관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에 전달하는 셈이다.

기업 내부에서 일반 언론홍보나 대관업무, IR업무 등은 실무자의 개인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상식화하는 데 비해, 왜 기업 소셜미디어는 방치하는 지 궁금하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놀이(play)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윗 분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기업들의 그 반복적 무심함이 더 놀랍다.

모든 업무에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최소한 직원에게 업무를 진행 전담 시키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IT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소셜미디어를 기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일괄 전담시키면 기업이 힘들어진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실무자가 전담하거나 지휘해야 맞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이폰을 사가지고 출근하니 어느 날 자신을 주변에서 ‘IT오타꾸’라 부르며 조직의 소셜미디어를 전담시키더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설화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아주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에게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훈련시키지 않은 시니어와 회사에게 있다고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개인화의 또 다른 병폐는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이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가 이에 따라 자주 성격이 변한다. 매번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다. 소셜미디어 자산이라는 것이 누적이 되지 않는다. 일부 담당자들은 기업 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스타성을 발휘한 뒤 연봉을 높여 이직을 한다. 영리하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도 개인적인 중장기 커리어를 위해서도 이런 식의 개인화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업의 소셜미디어가 항상 불안한 기업의 위기요소로 자리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관련 포스팅: 소셜미디어 시대, 위기관리 환경 변화

12월 19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체계가 곧 매뉴얼이란 의미는 아니다

먼저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대외비다. 그 존재유무에 대해서도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 공개하거나 자랑할 만한 주제가 아니다.

외부 언론이나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혹시 이번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 했습니까?”라 물으면 “네, 그렇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습니다.”까지가 전부다. 해당 매뉴얼은 공개하거나 그에 대해 세부적으로 왈가왈부할 주제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움직여 대응하는 체계 그 자체만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매뉴얼에는 외부 공개 시 문제가 될 소지의 내용들이 들어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회사에 OOO위기 발생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인 OOO은 내부의 누가 컨택, 정보제공, 관리한다는 내용들이 들어 있고, 그 대상 이해관계자들의 주요정보와 기타 어프로치 전략들이 들어있는데 이런 대외비 문건들을 어떻게 외부공개 하고, 어떻게 열람시킬 수 있겠는가? 일종의 경쟁정보이기도 하고, 일종의 불법정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차라리 해당 매뉴얼은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전략적일 때가 있다.

체계와 매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체계가 있다 없다를 놓고, 위기관리 매뉴얼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판정을 내리려 시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체계와 매뉴얼에는 그리 정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해당 위기를 매뉴얼화 해 놓지 않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뒷 부분에서 부연 설명] 또한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매뉴얼만 구축해 놓은 기업들도 수 없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매뉴얼’을 보고 체계유무를 가늠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위기에 매뉴얼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매뉴얼화 되지 못할 위기관리 체계가 상당수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은 모든 위기요소들에 골 고르게 분포되는 게 맞는다는 주장은 틀린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국내기업들의 현실에서 오너나 CEO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류의 매뉴얼은 존재할 수도 없을뿐더러, 존재해도 그 의미가 없다. 누가 기업 오너에게 ‘조사해 보니 회장님께서 위기요소라 우리가 회장님과 회장님 가족들의 탈법이나 범법행위를 대비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할 수 있나? 모든 위기를 매뉴얼 화 해서 관리한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

기업은 말할 수 없어서 말하지 않을 때도 있고, 말하지 않아야 해서 말하지 않을 때도 있다. 문제는 기업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그 기업을 판단한다는 부분이다. 그래서 영원히 이는 전략의 문제이고, 딜레마다.


12월 14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한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항상 힘들어 할 때는 회사의 위기발생시 먼저 커뮤니케이션이 앞장 서야 하는 긴박함을 느낄 때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 또는 실행 이후에 위치하는 게 합리적인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니 힘들다.
   
기업 내에서 시간~분 단위 데드라인에 맞추어 돌아가는 몇 안 되는 담당자들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인데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빠른 의사결정’이다.

물론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실무 단에서의 빠르고 정확한 상황분석 보고가 선행되는 게 맞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많고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시(timely)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이보다 더 곤혹스러울 때는 의사결정이 자꾸 번복되는 상황 일 때다. 그 이전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추가 상황보고들이 올라오는 상황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을 힘들게 한다.

특히나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준비(preparation) 업무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절반 이상인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1차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직후 상당 시간과 여럿 인력들을 투입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준비하고 대기할 때 발생한다. 1차 의사결정과는 사뭇 다른 의사결정이 내려오면 이전의 준비작업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런 처음으로의 회귀작업을 두세 번 이상 하다 보면 위기관리를 위한 준비(preparation)가 과연 필요하거나 가능한가 하는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의사결정이 항상 단번에 끝나야 하고, 절대 변경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의사결정이야 언제나 변화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나중에 위치하니 이를 배려해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확실한 의사결정 이전에 일단 준비하고 보자 하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한 작업이 될 가능성이 많아 자제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모래성을 쌓고 무너뜨리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기 싫은 실무자들은 여러 의사결정 시나리오들을 한꺼번에 짜놓고 이 옵션에 따라 각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준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좋다. 이 또한 상당한 전문성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들겠지만, 의사결정이 변화함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소모적인 업무에서는 많은 부분 벗어 날 수 있어 좋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맨 마지막에 위치하니 우리가 가능한 빨리 의사결정을 내려주자’하는 생각을 해달라는 거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일단 진행되었으니, 앞의 의사결정을 뒤 엎는 무책임해 보이는 의사결정 번복은 가능한 자제하자’하는 생각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더욱 정확하고, 빠르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배려들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관련 포스팅: 이슈관리시 CEO의 머릿속을 정리하는 툴: 시나리오 맵

관련 포스팅: 위기 대응의 의사결정론 : 시나리오와 평가 그리고 선택

12월 09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에 대한 정의는 이해관계자가 내린다

기업이 생각하는 위기(Crisis)는 기업마다 그 유형이나 범위가 다른 법이다. 식품회사의 위기와 정유회사의 위기는 다른 게 맞다. 정보통신회사의 위기를 그대로 맥주회사에 적용할 수는 없다.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를 기반으로 볼 때도 위기는 다양한 정의(definition)를 가진다. 어떤 식품 회사에게 ‘이물질이 들어간 식품’은 위기적인 요소가 아니다. 자사는 식스 시그마 수준을 넘는 제품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1억 개에 한두 개 정도의 이물질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위기라 정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 어떤 식품 회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위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런 류의 문제를 회사의 위기로 정의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위기를 정의하는 방향이나 관점이 다르다. CFO에게 위기를 물으면 Finance관련 문제들을 위기라 말한다. 마케팅 임원에게 위기를 물으면 광고관련 위기나, 프로모션 관련 위기, 브랜드의 중장기적 위기에 대해 설명한다. HR임원은 좋은 인력을 찾지 못하거나 그들이 자사에 입사하길 꺼리는 점을 위기로 정의한다. HR임원에게 생산 기술부문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런 게 무슨 기업 전반의 위기죠? 그건 공장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CEO가 생각하는 위기의 모습과 입사한지 일년이 안된 직원이 보는 위기의 모습이 다르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위기 정의(Definition) 통합’ 작업이다. 우리에게 어떤 것이 위기들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빌딩을 짓는 단계를 예로 들면 건물이 튼튼하게 서기 위해 지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건너 뛰고 체계에 먼저 손을 댄다. ‘위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또는 CEO나 오너께서 ‘위기’라 칭하시는 그 요소들만을 위기로 일방 정의해 체계 구축에 뛰어 든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하나의 상황, 사건, 사고,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것이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이 하나 있다. ‘이것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기도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라 보지 않는 것을 기업 스스로 위기라 정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것을 위기라 부른다면 기업은 무조건 위기로 정의하는 게 맞다.

고객이, 언론이, 소셜 공중들이, 정부가, NGO들이, 주주와 투자자들이, 그리고 심지어 내부 직원들이 ‘이것은 위기다’라 하는데 기업 오너나 CEO가 ‘이게 무슨 위기냐?’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공통된 원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12월 072011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One Window보다 One Voice가 더 중요하다!

일부 기업에서 아직도 하나의 창(one window) 전략을 이야기하면서위기 시 모든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의 부서로 집중되어야 한다주장하신다.

문제는 이 하나의
(one window)이라는 개념이 대언론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나왔다는 부분이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하나의 부서, 즉 홍보실/대변인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적용이 맞다.

그러나 기업차원의 위기에 있어 하나의
창문이라는 개념은 현실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기업위기가 점차 전문화되어가고, 복합화되고, 멀티 이해관계자 관여가 되는 환경에서 하나의 창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실행조차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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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여러 개의 창문이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활짝 열려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multi-windows and one voice가 더 실질적 전략이다. 그래서 위기 시 협업과 통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이해관계자 일선에서의 접점 커뮤니케이션 역량 향상이 중요해진 환경이 도래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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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입을 맞추자

관련 포스팅 : 커뮤니케이션 창구의 일원화?





11월 242011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Corporate Crisis Dynamics

올해를 마감하면서 클라이언트들의 위기들을 포함, 일반적인 기업 위기발생시 관여 부서들과 관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다이나믹스를 한번 취합 정리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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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위기관리 프로젝트에 있어서 10년전보다 기업들의 수준들이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은 최근 다음과 같은 요구들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 기사를 빼주실 수 있어요?
  • 뉴스보도를 안나가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 미리 뉴스 스크립트를 받아 볼 수는 없나요?
  • 온라인에서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많은 클라이언트 위기관리 매니저분들이 이제는 ‘언론만을 향한’ 위기관리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을 향한’ 위기관리에 대해 이해하시기 시작했다. 기업 위기관리는 단체전이며, R&R과 팀워크와 체계가 밑바탕이라는 점에 공감하신다. 기업 홍보팀이 이제는 위기관리 활동에 있어 전사적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신다.

수십년간 기업 홍보팀을 사로잡았던 ‘위기시 기사를 빼는 게 우리 일의 전부’라는 old crisis job description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큰 변화라고 본다.

 

11월 212011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이해관계자그룹 vs. 기업위기관리위원회 – 축구팀의 비유

올해에도 여러번의 기업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그 결과에서 인사이트들을 끌어내면서 반복적으로 적어 놓은 핵심 스토리라인을 정리해 본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 기업 위기 발생시 그 위기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위협하게 됨 (기존의 언론 중심 위기관리 시각에서 진일보 해야 함)
  • 그러나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그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360도 방향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음
  • 그 이유는 기업이 평소 이해관계자별로 디자인 된 세부 대응 R&R과 팀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대응역량에 있어서도 기업 최상층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기업 위기관리팀의 구성을 축구팀에 비유해보면 더욱 정확하게 이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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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가장 이상적인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를 보여준다. (상당히 흔치 않은 사례/일부 대기업에 해당) – 이해관계자별 대응과 위원회내부의 협업, 그리고 CEO의 리더십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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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일반적으로 홍보팀만이 주축이 되는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기업 위기에 대한 정의와 공유에 문제. 매번 지는 게임이며 질 수 밖에 없는 대응. 반면교사 없음. 홍보팀장 및 임원의 소모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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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기업 오너 또는 CEO와 관련된 특수한 케이스의 위기시 발견되는 구조. 전사적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CEO가 의도적으로 관련 부서들을 대응활동에서 제외. 이 상황을 전사적 위기라 해석하지 않는 직원들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구멍들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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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보안과 같은 특수 위기시에 발견되는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CEO가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위기. 특수 위기라 정의되어 직접 관련 일부 부서만 위기관리에 동원. 역시 많은 이해관계자 구멍들이 기업을 위협. 이해관계자에 따른 상시적 R&R과 팀워크가 절실. (왜 경기장 밖에 머무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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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일반적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기업의 핵심적인 자산들을 파괴하는 상황. 역시나 기업내부의 많은 부서들은 경기장 바깥에서 경기를 시청하거나, 응원하고 있음. 심각한 반면교사를 통해 향후 이해관계자별 R&R을 배분하고, 리더십 및 팀워크를 강화하는 연습을 반복 반복 반복해야 함.

다양하고 수 많은 케이스, 공통된 문제. 아주 단순한 솔루션 그러나 실행하기 힘든 테스크.

문제 의식을 느끼는 것이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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