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월 07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핑크 슬라임이라는게 대체 뭔데?

영국의 인기 쉐프인 Jamie Oliver의 Food Fight. 지난해로 보이는데 올리버가 지적한 부분은 Pink Slime이라고 불리는 인공적으로 생산된 고기 패티.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FDA에서도 해당 생산 방식에 대해 인체에 유해하다는 판정을 내리지는 않았고, 지난 오랜 기간 동안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렇게 pink slime방식으로 만들어진 햄버거 패티로 맛있는 햄버거들을 제공해 왔었다.

패스트푸드 업체 입장에서 볼 때 이 TV프로그램에서 가장 치명적인 내용은 ‘스튜디오에서 방청을 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또한 올리버가 Pink Slime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이는 ‘세탁기, 암모니아 용액이 담긴 플라스틱 병, 올리버가 낀 공업용 고무장갑’등등의 장치였다. 그에 더해 지방덩어리로 보이는 각종 소고기 부산물들이 시각적인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한 패스트푸드업체는 더 이상 햄버거 패티에 pink slime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공식문건에서 “우리의 결정은 그 어떠한 특정 이벤트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자발적인 사용 중단 조치임을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학교 급식에 해당 pink slime 제품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꾼다는 뉴스들이 들린다. [Source: CBS보도]

이 케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이슈관리 인사이트:

  1. 해당 이슈에 대응한 패스트푸드 업체는 이미 그 이슈를 잠재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판정했었고, 미리 준비된 이슈대응 프로세스에 따라 가능한 신속히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이슈 대비에 대한 문제
  2. 글로벌 시장경제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환경에서 이제는 글로벌 이슈와 로컬이슈간의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이슈에 대한 모니터링과 센서링에 있어 지역적 분리 및 대응 의미 없음
  3. 지난 광우병 파동에서도 얻은 인사이트이지만 식음료를 비롯한 여러 부정적 이슈에 있어서 ‘혐오감’이라는 감정은 공중들에게 가장 파격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 : 이슈관리 매니저들은 혐오감에 대한 뇌신경학적인 깊이 있는 검토 필요
  4. 기업의 기존 포지션들이 여론/여론 감정에 의해 유효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에 주목해야 함.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인체에 무해하며,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기업의 입장이 통하지 않는 환경도 인정해야 함 : 공중들의 감정과 그들 대다수의 입장에 주목
  5. 식음료 업계에서 여타 잠재적 이슈를 가지고 있는 많은 기업들은 이 케이스를 통해 준비의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겠음: 현재의 이슈환경은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 발화점을 만들어 주기만 기다리는 휘발류로 가득 찬 풀장이라는 느낌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라.




2월 06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Management Override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적 생각









일부 기업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를 위한 ‘위기관리’는 곧 반사회적, 반이해관계자적, 반기업 철학적 행위를 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 적용 및 위반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법정에서 진행되는 로펌의 ‘위기관리’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많은 다름이 있다.

법적 판단결과를 포함한 포괄적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 물적, 인식적, 감정적 훼손을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적 위기관리간에는 분명 다름이 있다는 거다.

법적으로는 법적 변호 기술이 중요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위기관리 주체의 철학적 재무적 실질적 태도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오너, 경영진) 스스로의 위기관리 결단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

이상의 변화를 절대 원하지 않는 경영진이 리드한 의도적 범법 및 범죄행위들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실제로 가능할까 하는 것에 항상 의문을 가진다. 그 부분들은 절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

곧 이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기능화 문제를 초래한다. ‘시키는 대로 하라’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2월 03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왜 같은 이슈에 A사와 B사와 C사의 대응이 다를 수 밖에 없을까?








외부에서 볼 때 아주 명확한 이슈인데도 그 이슈에 관련 있는 기업 A와 기업 B와 기업 C의 실제 대응들은 왜 각기 다를까?

만약 하나의 명확한 이슈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동일한 의사결정과 관리 전략, 실행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1+1=2라는 상식적인 대응만 존재할 수 있다면 모두 책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른 모든 경영활동들이 그렇듯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해 최선의 전략과 실행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가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이슈나 위기에 각 기업들은 어떤 변수들을 경험하고 있을까? 무엇이 실행을 각기 다르게 만들까?

기업 철학

회사 본사 액자에 걸려 있는 사훈이나 우리의 사명 등이 보는 그대로 그냥 ‘액자 장식’인 경우 vs. 대부분의 기업 구성원이 당연한 철학으로 받아들여 “저희는 이런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기업 문화

내부에서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문화 vs. 상명하복에 토론 생략 문화 vs. 난상 토론 문화 vs. 위원회 문화

오너 또는 CEO의 생각

  • A사 : “사장님께서 절대 리콜은 안되다는 생각이십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 B사 : “이 정도까지 됐으니 이젠 털고 가자 하시는 것이 CEO 생각이십니다. 깨끗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C사 : ”저희 사장님은 이번 건에 별로 관심이 없으십니다. 왠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임원들의 정치적 역학

  • “그건 우리 부문과는 상관없지……”
  • “이번 이슈로 누구를 죽이려고 지금 이러는 거야?”
  • “나보고 책임지라 이 말이야? 지금? 왜들 이래?”
  • “당연히 이번 이슈의 책임은 OOO부서가 져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야. 항상 그 부서가 문제지…”
  • “제가 위기관리위원회 코디네이터 역할을 좀 하겠습니다. 워낙 시급한 상황이니까요”


팀장들의 관여 태도

  •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는 거야?”
  • “아무래도 우리팀으로만은 힘든 이슈인데, 이것 좀 도와줄 팀이 없을까? TF라도 만들어서…”
  • “몰라 몰라 알아서들 해. 난 빠질래”
  • “저희 팀이 일단 코디네이션 하겠습니다. 협조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실무진들의 실행 역량

  • “윗선에서 이렇게 이슈관리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 “나는 이런 일 한번도 안 해 보았는데…큰일이네”
  •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 할 수 있게 예산 줘 봤어? 맨날 지시만 하면 다야? 제길…”
  • “아…이거 해봤어요. 오케이!”


재무적인 현실적 제한

  •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 재정적인 상황으로는 그런 대응은 힘들겠습니다. 다른 방법은?”
  • “저희가 마음은 굴뚝인데요…예산이 할당이 안돼서요”
  • “딱 500만원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이번 건은 저희가 물러 설 수 없기 때문에 예산에 관해서는 초기부터 그리 제한을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 수준과 일선의 훈련 수준

  • “언제 우리에게 불만제로 취재 대응 방식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어? 본사 것 들 말이지…쯧쯧”
  •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는데 왜 난리들이야. 내가 그런 말도 못해? 또 그게 뭘 못 할말이야? 내가 틀렸어?”
  • “어제 MBC에 인터뷰 한 사람 누구야? 빨리 파악해서 보고 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 “난 몰라. 본사 홍보팀이 저번에 트레이닝 시켜준 대로 다 했어. 나는 하지 말라는 건 안 했어.”


기타 상황적인 변수들

이 밖에도 커넥션 자산, 명성, 이슈별 구도, 책임소재여부 등등이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현실 하나. 같은 보고를 해도 회사마다 CEO나 오너분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 에피소드.

A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아…그래? 그래서 OOO을 하겠다는 거지? 흠…거 괜찮네. 좋았어. 비용 절감한다는 데 뭐 반대할 이유가 있나? 오케이. 고마워. 조상무”



B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이거 봐. 조상무. 당신 그 공장에서 몇 년 일했어? 20년 넘게 있었지? 근데 왜 그런 비용절감 안을 이제야 내놓나? 지금까지 뭘 했어?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했었어야지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다들 병신 같이…”



이 두 회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를 보자. 왜 위기와 이슈관리의 실행에 있어 같은 이슈임에도 각각의 회사들의 의사결정이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나?

결론: 사람이 핵심이다. 그들의 철학이 핵심이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1월 312012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관리 시스템, 이 또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

기업 내 시스템은 사물이나 형태가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스템은 곧 사람이고, 그들 각각에 들어 있는 ‘what to do’에 대한 생각들의 조합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사온다는 말이나, 시스템을 (뚝딱!) 만든다는 말은 사실 의미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이러한 체계가 공유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시스템(system)’이라는 단어보다 ‘체계(體系)’라는 정감 가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려 한다.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흡사 IT시스템을 생각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도 있고, 마치 시스템이라는 것이 잘 포장된 박스에 담겨 팔리는 공산품처럼 느끼는 분들도 있어서 한마디로 ‘체계’라는 단어를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매니저 입장에서는 업무의 단순화 효율화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 체계라는 것을 좀 어떻게 한번에 구입하거나, 단순하게 가져다 심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그렇게 해본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더 현실적인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고민은 ‘체계가 곧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고, 공유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핵심이 있다’하면 스스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로서의 역량을 반신반의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체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이유가 ‘그들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과 ‘공유’ ‘협업’에 대한 자신을 강하게 갖지 못한다는 부분이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가 한다.

홍보부서에서 오랜 일을 한 분들일 수록 스스로 자신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에 있어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출입기자 또는 언론 관련 이해관계자들로 한정’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이러한 체계 구축 과정상 분명한 걸림돌이 된다. 심지어 “왜 홍보팀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거지?”라는 직접적인 질문을 받을 때는 상당히 어렵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에게는 실제 프로젝트에 돌입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사내 역량이 있다. 기업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션과 콜래보레이션에 일정기간 이상 익숙해야 하고, 이를 스스로 자기 부서의 직무기술의 중요한 핵심으로 정립하는 사전 역량이 그것이다.

기업의 대소와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인하우스 내부의 위기관리 매니저가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못하고, 내부에서의 코디네이션을 낯설어 하며, 협업에 대해 자신이 빈약한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비율이 매우 희박하다는 경험칙을 가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말 그대로의 ‘시스템’으로 납품을 받지만, 그 ‘시스템’은 그냥 시스템으로 조직내부에서 아무런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고 책장이나 서랍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어?” “위기관리에 대해 우리가 언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했었나?” 이 모든 이야기들이 그런 류의 기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은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끊임 없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유와 협업을 이끌어 내는 그 과정과 마지막 결과물이 곧 체계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겨우 해낼 수 있는 일이다.

1월 27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NDA와 이슈 정보 보안에 대한 이야기

보통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M&A 또는 일종의 네가티브 캠페인 등등에는 NDA (Non-disclosure agreement)를 인하우스와 외부 펌들이 꼭 사인을 하고 시작을 한다.

기밀유지 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 NDA)은 적어도 두 개의 기업이나 두 명의 사람 사이에서 기밀 물질이나 지식을 공유하길 바라지만, 일반적인 사용을 제한할 때 반드시 사용되는 법률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기밀유지 협약 (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 CDA)이나 기밀 협약 (confidentiality agreement, secrecy agreement)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말로, 협약에 따라서 보호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데 동의하는 계약이다. 기밀유지 협약은 당사자 간에 어떤 종류의 무역 비밀을 보호하면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밀유지 협약은 사적인 사업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출처는 여기]



이슈 정보 보안에 있어서 이런 NDA를 넘어서는 정보 유출이라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일부 경쟁상황과 기업정보(intelligence)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들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나 경쟁대상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보 유출의 핵심은 ‘인간정보’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리와 지속적인 가이드가 중요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한 정보 유출의 루트들은 빈도 순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 인하우스 내 고위 관계자를 통한 정보 유출 – 이 부분은 상당히 심각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다.
  • 외부 펌 쥬니어들을 통한 정보 유출 – 이 경우 사례들을 많지만, 이 루트가 쥬니어들인 관계로 프로젝트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다.
  • NDA가 커버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외부 협력회사들에 의한 유출 – 프린팅사, 기타 제작사, 기타 주변 업무 하(재)도급사. 이 경우에는 경쟁사측이 적극적인 정보전을 벌일 때 문제를 발생시킨다.


M&A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우리측에서 상대 측이나 경쟁사측의 준비그룹 구성원부터, 그들의 움직임의 대략적 방향들을 일정 시간 후 알 수 있는 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이런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 되는가?’하는 질문을 해보면 상대측도 우리의 자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 대부분 일방적인 정보 흐름만으로는 정보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기업 실무자들은 NDA를 일단 맺으면 ‘최소한의 보안 의무’를 득했다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정보 보안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곤 하는데, 좀더 실무자들 차원에서 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이 강해져야 한다 생각한다. 인하우스 내부 보고와 공유에 있어서도 엄격한 제한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흔히들 외부 펌에 의한 정보 유출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사실 외부 펌 접촉 담당자들이 임원급일 때는 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실히 적어진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물론 외부 펌 내부에서의 프로페셔널리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NDA를 추진하는 경우 외부 펌의 CEO나 임원급이 관리 하기 때문에 관리 수준 하에 있다 해도 별반 틀림이 없다.

반면 경험상 인하우스 내부에서 NDA 의무가 없는 중/고위 직원들을 좀 더 법적 책임과 의무 테두리로 끌고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잦기 때문이다. 중요한 비밀 정보는 항상 유출될 수 밖에 없다 전제 하고 커뮤니케이션 전 과정에서 정보 보안에 집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중장기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집착해야 한다.

기억하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새와 쥐가 주변에 누구인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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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신문이 살아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신문이 죽어간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신문시장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을 내세우기는 힘들다.

일부에서는 신문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구미 선진국들의 신문들과 같이 스스로 환경에 맞추어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문이다.

신문은 진짜 죽어 없어질까?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신문은 아직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내 의사결정자들의 대부분이 아젠다 설정에 있어 아직도 신문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회장님들이 아직도 신문을 보기 때문에 신문은 파워풀 한 셈이다. 대통령과 입법,사법, 행정 주체들이, 그리고 규제기관들이 계속 신문을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NGO가, 소비자들이 그래도 신문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기업 위기에 있어 ‘신문’의 파워는 아직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 특히나 아젠다 셋팅의 기능에 있어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대단하다.

만약 예전의 신문들이 길거리에 나부끼는 흔한 대자보의 의미를 가졌었다면, 이제 신문은 높은 분들에게 진상되는 ‘정보보고’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대중성은 줄어 들었을지 몰라도, 최고의사결정자들에 대한 접근성과 그들의 선호도는 그리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문이 신문 스스로 뉴스나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뉴스의 유통과 소비 메카니즘에서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아직도 사회를 움직이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대적으로 가장 강력한 미디어임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지난 연휴 전후를 통해 눈에 띄는 아젠다가 신문들에 의해 셋팅되고, 그에 대한 최고의사결정자의 반응을 도출하게 된 일련의 프로세스를 보면서, ‘아직도 신문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아젠다에 저편에 서있는 기업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MB “재벌 2,3세들 취미로 할지 모르겠지만…” [중앙일보]

1월 25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위기와 관련 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집단으로 의사결정 한다

상당히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얼핏 그냥 넘어가는 전제가 되곤 한다. 기업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그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사실을 두고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결과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도리어 공식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는 데, 참 흥미롭다.

단순한 강성 불만고객도 개인이 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적다. 나름대로 여러 지인들이나 법률, 언론 등에 익숙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하고, 그들을 찾아가 함께 對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곤 한다. 그래서 무섭다.

정부규제기관도 마찬가지다. 일개 사무관이나 과장 한두 명이 대기업 규제조치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들과 평가를 거쳐 對기업 규제조치를 발표한다. 그래서 무섭다.

언론도 그렇다. 기자 혼자 행하는 對기업 의사결정이 얼마나 되나. 노조도 마찬가지고,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NGO나 거래처들도 한두 구성원의 의사결정 방식이 아니라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해 기업에게 곤란한 위기 상황을 조성한다.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이 무서운 거다.

기업 내부에서 위기 시 개인이 아닌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CEO가 중심이 된 ‘빠른 의사결정’이 위기관리의 핵심이 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다. 상황과 관련 해 일개 개인이나 부서의 홀로 대응이 실패하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 위기관리는 단체전일 수 밖에 없다. 단체와 단체가 각자 수 많은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맞부딪히는 상황이 위기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의 효율성을 이야기하면서 일개 부서나 일개 개인에게 위기관리 실행을 전담 해 맡겨 놓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처방이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을 만만하게 바라보는 시각, 만만하게 대응하는 실행, 단편적으로 행하는 의사결정들이 모두 이해관계자를 보는 시각과 더불어 그들 내부의 의사결정 형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1월 20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홍보임원들은 현재의 위기관리를 빨리 손에서 놓아 버려라

홍보부서의 업무기술서에는 공통적으로 ‘위기관리’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서 이 ‘위기관리’라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천차만별의 다름이 있지만, 어쨌든 ‘위기관리’라는 딱지를 붙이고 일을 시작하는 부서가 홍보부서다.

홍보임원들이나 십여 년을 훌쩍 넘겨 홍보일을 하는 홍보팀장들의 일상을 보면 대부분 연차가 올라갈 수록 ‘위기관리’의 업무 포션이 다른 잡 업무 보다 많아 지곤 한다. 마치 5분 대기조 같이 평소에는 대기(?)하다 출입기자들이나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하면 출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 기업 주변의 전반적 환경을 보면 기업에게 딱히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비(?)를 거는 이해관계자들은 정해져 있다. 보통 언론이 가장 자주 그리고 심하게 시비를 건다. 그 다음이 정부규제기관, NGO, 고객 등이 되겠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나 이슈단체도 강력한 이해관계자고, 투자자나 주변 커뮤니티도 문제가 되겠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상 공중들이 또 하나의 유의미한 이해관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거의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 한다. 이 많은 위기요소들을 기존처럼 홍보부서 몇 명이, 더욱 정확하게는 홍보부서 시니어 한 두 명이 관리(management)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인 시대가 되었다.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웬만해서 기자 이외에는 전화통화도 힘들다. 하루에 20시간을 일한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문제는 바쁘기만 할 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관리를 하는 방식은 유사하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항상 잘되면 회사가 전체적으로 잘 해 위기를 관리한 것이다. 어쩔 때는 위기를 잘 막아내고(?) 나면 ‘사실 그게 무슨 큰 위기였었냐?’하고 퍼포먼스를 폄하 받을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 항상 힘든 방어에 밤을 새고 나면 ‘홍보부문은 무얼 하길래 이런 것도 막지 못하나?’ 비판 받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안팎으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홍보부서는 ‘항상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수십 년간 별로 변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스스로 조직 내에서의 입지를 좁혀간다. 일부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오너분이나 CEO의 ‘급변 사태’를 맞아 위기(재앙)를 관리 한 공로를 일부 인정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분들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기업에게 발전적인 위기관리 공로라고는 볼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홍보부서는 빨리 위기관리의 실행책임을 놓아버려야 한다. 이제까지 자기 부서에게만 대부분 씌워졌던 이 올무를 벗어 전사적 시스템에 씌우는 전략적 노력을 해야 맞다. 이슈들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라. 그리고 사내 부서들을 어떻게 코디네이션 해 그들과의 이슈 그리고 위기를 사전 방지 관리 대응 할 수 있을지를 경영진과 부서장들과 고민하라. 이를 통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빨리 위기관리 일선에서 일정부분 벗어나 조직을 움직이고 조율하는 홍보부서 시니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만 바빠하고 남는 시간에 최고경영자들에게 더 중요한 전략을 조언하고, 발전적 의미의 사내 정치에도 좀 더 힘을 쓰길 바란다. 내부에서 비전 있는 홍보 시니어를 트레이닝하고 키우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오래가고 높이 가는 홍보출신 임원들이 많아 지면 좋겠다. 밖에서 영입된 전직 기자들에게 고스란히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낡은 실무자들의 모습을 후배들이 그만 보았으면 한다는 거다. 제발 빨리 위기관리를 손에서 놓으시길 바란다.

1월 192012 Tagged with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위기와 기업 재앙은 다른 의미다


위기관리 현장에 있어 무조건 침묵하거나,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위기도 존재한다. 더욱 정확하게 말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라 그렇다. 말 그대로 ‘기업 재앙’이다.


일부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그건 불가능한 일 일 뿐더러,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별반 소용없는 일이라 해도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사의 위기를 다루지 못하도록 상상을 뛰어 넘는 갖가지 노력을 하는 때도 있다. 시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기업 재앙’이라 그렇다.

작년만 해도 몇몇 기업에서 직간접적인 루트를 통해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조언을 구해왔었다. 이들과는 한두 번의 미팅 후 별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지 않았다. 일련의 접촉 후 몇 개월이 지나 실제 그 기업들이 ‘한국적 재앙’을 마주하고 있는 것을 모니터링 하면서 그 접촉 중단 이유를 알았다. 그들이 생각하거나 원하는 ‘위기관리 시스템’과 우리가 제공하는 ‘위기관리 시스템’간에 다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 기업이 찾고 있었던 것은 이런 류의 재앙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었구나!”

확실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흔히 규정하는 ‘위기’에 대한 관리는 시스템으로 되지만, 기업’재앙’관리는 시스템으로는 소용이 없다.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재앙을 맞았을 때 그 기업 시스템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라. 이 때 시스템으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은 해당 재앙이 전반적인 기업존립을 흔들지 않도록 ‘영향력 확산 방지’에 집중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서 침묵하고 언론을 통제해 보려 시도 할 뿐이다.

일부 기업들이 생각하는 ‘위기’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재앙’과 맞닿아 있어 공감대가 생기기 어려움을 종종 깨닫는다. 이런 정의의 다름도 아쉽지만, 더 아쉬운 것은 ‘재앙’수준의 위기에 주로 신경을 쓰다 보니 기업으로서 당연히 관리해야 하는 ‘위기’에 대한 민감도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매장에서의 인명 사고 등에는 그리 민감하게 움직이지 않아 보이는 조직이 기업 오너에 대한 언론의 사소한 비판에는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들이다. – 이 경우들도 실무 임원이나 팀장들의 변과 같이 월급을 받는 조직원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이 이해가 된다. 곧 실무그룹들이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기업의 기업문화와 위기관(危機觀)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최근 모 대기업은 회장께서 홍보최고임원에게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에 참석하라’하시고 회사에서 결정하는 중요 사항들에 대해 리스크 관점에서 홍보최고임원의 전문 의견을 사전 청취하시기 시작하셨다 한다.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재앙을 최소화 하기 위한 자발적 내부 노력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국적 위기’ 곧 ‘기업 재앙’의 발생빈도나 임팩트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 노력이 빨리 빨리 이루어져야, 진정하게 기업에게 필요한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위기관도 그래야 진정한 위기관으로 변화 가능하다.

진지하게 기업 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이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고민하는 실무자들이 ‘아이들 장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폄하되지 않으려면 빨리 ‘기업 재앙’ 부분에 집중 된 기업의 위기관을 털어 내야 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재앙관리 시스템을 알아보러 다니는 불쌍한 홍보담당자들이 없었으면 한다.

1월 17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깨진 유리창을 이전의 깨끗한 유리창으로 되돌리기?

언론을 통해 (최근에는 SNS나 소비자 방송 등을 통해) 회사 제품의 치명적 문제를 지적 받았다고 치자. 보도의 톤앤매너는 물론 제시 된 모든 조사결과들이 해당 제품의 생명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기업은 외부 전문가들과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의 밑단을 보면 종종 해당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소비자 인식과 환경으로 어떻게 다시 회귀할 수 있을까?’라는 이상적 니즈를 깔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기업에게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는 위기에 있어 일단 발생한 위기는 ‘깨져버린 유리창’ 상황을 기업에게 선물한다. 쇼윈도와 같은 대형 유리창이 야구공 등의 강한 충격으로 구멍이 뚫리며 단박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 아파트 유리창이 작은 구슬 등에 의해 구멍이 뚫리면서 사방으로 금이 간 채 흉측한 모습을 띠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깨진 유리창을 먼저 상상하는 것이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의사결정자들이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상(像)이 아닐까 한다.

일단 유리창은 깨졌다. 금이 갔다. 비와 바람이 그 구멍으로 들어온다. 언제든 자칫 잘 못하면 와르르 무너져 위험하고 결국 창틀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위태위태한 상황이 위기 직후 남겨지는 모습임을 상상해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은 ‘안전필름‘이 부착된 채 깨진 유리의 모습]



이런 상황에서 사후 위기관리 옵션은 3가지로 나뉘겠다.

1. 깨진 유리창을 방치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혹시 무너져 내릴까 조마조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가끔 달려있던 유리 조각들이 방안으로 날아와 떨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두고 본다. : 방치 전략, 노코멘트전략, 무시전략

2.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뚫린 구멍은 가능한 테잎으로 막고, 주변 금 간 부분들도 가로 세로로 테잎을 붙여 무너져 내리지 않게 유지한다. 일단 그렇게 겨울을 견뎌 본다. : 미봉책. 단편 대응. 모면. 로우 프로파일 전략.

3. 깨진 유리창의 유리를 새 유리로 갈아 끼운다. 세찬 비바람과 강풍에 유리창틀 마저 망가질까 두려워서다. 갈아 끼운 반짝이는 새로운 유리창으로 겨울을 난다. : 하이 프로파일 전략. 위기 후 개선.

이상의 옵션들 중 어떤 옵션을 선택하느냐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변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상당히 비유적으로 묘사했다)

  • 집주인의 의중 (세입자의 컴플레인에도 절대 유리창을 갈아주지 않는 집주인들도 있다)
  • 실제 구멍의 크기와 주변에 금이 간 범위
  • 새 유리창 교환 비용
  • (유리 교체 시) 깨져버린 헌 유리조각들의 조치/폐기 어려움
  • 주변 환경 (바람이 세게 부는 태풍 시즌, 강추위, 세찬 장마 철)
  • 유리창을 바라보는 내부 구성원들의 심미감(審美感)


최근 발생한 모 기업 위기를 분석하면서 이 분들은 과연 앞으로 어떤 유리창을 가지게 될까 궁금해진다. 원래 그랬던 이전의 맑은 유리창으로 스스로 ‘뾰로롱~’ 돌아가 달라 모여 기도하는 중은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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