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11월 26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합참의 보고 체계 개선] 조직의 강한 철학과 원칙이 가장 근본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최전방 소초에서 합참에 직접 상황 보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합참 최고 사령부가 최전방 소초에서 직보를 받기로 한 겁니다. 또, 동시 보고 체계도 도입됩니다. 지금까지는 최전방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중대와 대대, 연대, 사단, 군단, 군 사령부를 거쳐 합참에 보고되는 7단계의 작전 지휘 계통을 밟았습니다.이를 한 단계로 통폐합했습니다. 보고 단계가 너무 많아 상황 전달이 늦어지거나 내용이 왜곡되는 경우를 막겠다는 겁니다. [YTN,[단독] 최전방 소초, 합참에 직접 보고!]
노크 귀순 이후에 합참에서 새로운 보고 시스템 개선안을 내놓았다.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도 여러 기업들에게 제안했었던 내용이라 더 관심이 간다.

일반적으로 기업들도 일선으로부터의 보고를 중요한 의사결정그룹에 직접 연결해 대응 소요시간을 줄이고, 보고의 정확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들이 있다. 이번 합참의 개선안을 보면 일선과 헤드간의 핫라인 시스템과 동시 보고 시스템이 그 기반인 듯 하다.

실제 컨설팅 경험으로 보면, 일선과 헤드간의 핫라인 시스템은 운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하다. 운용되더라도 기존 핫라인의 운용 목적, 즉, ‘일선으로부터의 빠르고 정확한 보고’의 가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핫라인의 문제는 일선 매니저들과 중간 매니저 및 임원들의 중간 인지와 관여, 위기관리 리더십이 1차적으로 초기 배제된다는 문제가 있다. 당연히 위기 대응의 리더십을 가지는 그들이 이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는다. 합참에서도 이 한계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데, 추진해 발표한 것을 보면 외부 홍보용 체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동시보고 체계가 그나마 운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지금과 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단선 라인을 넘어가면 여러 단계를 거치는 올드 스타일 보고 시스템은 개선할 수 있어 보인다. 일선에서의 감지 직후 핵심 라인들과 의사결정 그룹에 동시 전파되는 시스템을 고안해 운영한다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선에서도 해당 보고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유일하게 제공되는 시스템이라고 여겨지면 활용 가능하다. (복수 보고 시스템이 존재하면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된다)

동시보고 체계에도 사실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동시보고의 횟수가 잦고 그 보고 품질이 매번 떨어지는 경우 보고라인에 걸쳐 있는 핵심 인사들이 정보보고에 대한 신뢰성 판단이나 위급성에 면역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 가능하다. 잦은 보고나 저품질 보고가 반복될 수록 일선에의 압력은 강해지고, 일선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압력에서 벗어나고자 다시 이전의 보고 시스템으로 돌아가고자 할 수도 있어 보인다.

또한 실제 운용 시 동시 보고 체계는 1차 보고에만 한 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1차 보고 후 여러 위 라인들로부터의 추가적인 상황 문의나 점검 확인들이 보고 일선으로 집중 해 쏟아지게 되면 실제 일선에서는 대응 시간 배분을 위기 대응 보다는 보고 처리에 더 할애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더 악화된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위기 시 보고 시스템에는 어느 하나 정답이 없어 보인다. 그 보고 환경과 과정에서의 조직적 정치적 변수들이 너무 많고, 운용에 있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변수들도 또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 대응의 일부 실패는 용서 받을 수 있지만, 느리고 왜곡된 보고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해당 조직의 강한 철학과 원칙이 가장 근본으로 중요하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