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8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시국 사건을 매일 뉴스로 지켜보고 있는데요. 이슈 중심에 있는 분들을 대신해서 언론상대로 브리핑하고 질의응답 받는 분들이 보입니다. 대변인이라고 하던가요? 그런 분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가요? 변호사가 많아 보이는데? 어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처럼 이슈 중심에 있는 주요인사를 대신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은 사실 ‘누구나’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뉴스에 등장하는 일부 대변인의 경우 일단 ‘누구나’의 영역에는 속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변인은 주요인사나 기업, 조직을 대표해 언론 및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핵심 업무로 삼습니다. 당연히 자신이 대변하는 주요 인사의 의중이나 생각을 가까운 거리에서 제일 잘 이해하고 즉각 업데이트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만약 이런 기반이 없는 분은 사실 대변인으로서 의미나 가치가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대변하는 주요인사의 메시지가 아니라 대변인 자신의 개인적 메시지를 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 바로 그런 부류입니다. 일단 정치는 말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대변인이라고 해도 일단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메시지에 오류가 납니다.
그와 더불어 대변인은 내부와 외부의 중간에 서서 이슈를 이해, 분석,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주요인사의 편을 들어 일방적 메시지를 선포하는 행동만 반복하는 사람은 제대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변인의 무기는 메시지입니다. 그 메시지에는 정확한 상황분석에 의한 준비가 기반이 됩니다. 그 준비에는 다양한 정무적 감각과 이슈관리 전략이 포함되어야 하지요.
이런 기반과 준비가 모자란 대변인의 경우에는 자신이 대변하는 주요인사는 물론 외부로도 신뢰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황당한 변명, 무책임한 발언 등으로 해석되는 메시지를 주로 전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대변하는 주요인사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제대로 된 대변인은 자신이 대변하는 주요인사를 위해 그 주변의 공인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창구들과 메시지를 철저하게 통제관리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정치적 위치와 권한을 지닌 사람을 뜻 합니다. 2차대전 시 독일의 히틀러를 대변했던 괴벨스가 그 전형입니다. 주변 창구들을 통제관리 하지 못한다면, 대변인은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창구들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됩니다. 별 의미나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지요. 제대로 된 대변인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메시지가 아주 집중적이고 정확하게 관리됩니다. 잡음이나 뒷담화가 흘러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전제들이 좋은 대변인을 만듭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대변인직을 차지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나 대변인 일을 잘 해 낼 수는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내가 그 분하고 친하고 말이 잘 통하니 대변을 해주어야 하겠다. 내가 언론에 오래 있었으니, 혹은 법조에 오래 있었으니 대변인 역할을 해야지 등과 같은 생각은 ‘누구나’ 부분에만 한정되는 것입니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 위와 같은 전제들을 챙겨 스스로 관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대변인이 될 수 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