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월 09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해가…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매각 가격으로 거론된 6000억∼1조원을 투자할만큼 자금사정이 여유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면서
“하이트-진로와 진검승부를 하기 위해서는 2조원대 오비맥주까지 동시에 인수해야 하는데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라 해도
경기침체기에 무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는 롯데의 경우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확률이 높고, 경영권 인수 후 2∼3년 후 재매각되는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트-진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 연구원은 “누군가가 OB맥주와 두산의 주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해 2009∼2010년 대대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는 한 하이트-진로의 입지는 점점 더 굳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 뉴스]

동부증권측의 보고서에는 참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다. 구태여 하이트-진로에게 호재가 되고 있다는 표현까지 쓴 이유가 참 궁금하다.

투자의견에서 해당사가 불투명성이나 변수들이 많으면 분명히 호재라는 결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여러가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참 이상하다.

몇가지 보고 내용과 그에 대한 지적.

매각 가격으로 거론된 6000억∼1조원을 투자할만큼 자금사정이 여유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

바로 얼마전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두산으로부터 두산테크팩을 4000억원에 매입했다. 소위 말하는 stapled financing이라는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는 차에 1조원이 없어서 두산주류를 매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모든 포텐셜 비더들을 규정하는 이유가 뭘까? – 아마추어 투자자들이나 초급 기자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오케이.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라 해도
경기침체기에 무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에 부정적일 것?

이 부분은 마치 새로운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듯 하다. 해외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최근상황이 좀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닐까? 그리고 어짜피 바이 아웃하는 주체는 그렇게 무리하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누군가가 OB맥주와 두산의 주류 경영권을 모두 인수해 2009∼2010년 대대적인 전쟁을 치르지 않는 한 하이트-진로의 입지는 점점 더 굳어질 것?

이 내용이 가히 화룡점정이다. 마치 사람이 늙지 않는 이상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아무 의미가 없다.

한번 계산을 해보자.

이 보고서에서 말하는 누군가가 하이트-진로와 대대적인 전쟁을 치룰 전열을 다듬으려면 얼마나 드는가를 계산해 보자. (Max)

오비맥주 2조 + 두산주류(소주) 1조 + 두산테크팩(소주 및 맥주 병) 4000억 = 3조 4000억 (최대)

2005년 하이트가 단독 기업 진로를 얼마에 인수했나? 3조 4천 100억 가량이었다. 물어보자. 진로 하나를 가질래? 아니면 오비맥주(OB Blue+Cass+Cafri+Budweiser)와 두산주류(처음처럼)+두산테크팩을 가질래? 해 보자는 말이다. 진로 기업 하나 값이면 원스탑 수직 수평 기업 결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하이트-진로 전열의 중심이 어디인가를 보자. 진로의 오너 기업인 하이트 매출의 본가가 어디인가를 기억하자. 정확하게 롯데의 진원지와 일치한다. 영남시장에서 하이트와 롯데가 각자의 대중주를 가지고 경쟁한다는 변수가 어떻게 호재인가?

오비맥주가 영남지역에서 얻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5-15%가량이다. 국내에서 두번째 큰 시장에서 90%가량을 하이트에 양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시장점유율 41%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한 후 이 영남시장에서 하이트 시장점유율 절반만 가져와도 하이트는 힘들다. 하이트가 힘들면 진로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이런 유력한 변수들이 하이트-진로에게 오히려 호재라니 이해가 안된다.
 

12월 09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극약처방

GM의 상황과 위기대응 방식을 보면…

극약처방 느낌이 떠오른다.

말기암 환자에게 암덩어리가 죽을지 그 환자가 죽을지 확실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 마지막 한방이외에는 전혀 옵션이 남지 않은 극적인 상황이 떠오른다.

엄청나게 강한 항암제를 처치하고 그 환자의 반응을 보는 꼴이다. 암덩어리 또는 환자 둘 중 하나는 결국 죽겠다.

GM’s Commitment to the American People

“While we’re still the U.S. sales leader, we acknowledge we have
disappointed you”

 “At times we violated your trust by
letting our quality fall below industry standards and our designs
became lackluster.”

“We have proliferated our brands and dealer network to the point where
we lost adequate focus on the core U.S. market”

“We also
biased our product mix toward pick-up trucks and SUVs.”

“Despite moving quickly to reduce our planned spending by over $20
billion, GM finds itself precariously and frighteningly close to
running out of cash”

(source; Automotive News)

PR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최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최악의 메시지다…(지금까지 해 왔던 과거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 말이다…)

과연 GM이 살아날 수 있을까?

12월 09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전략적인 포지셔닝과 일관된 실행

만약 이들 경영자가 11월 청문회에서 이런 자세를 보였다면 자동차 산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그렇게 심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며, 구제금융을 비롯한 지원책이 일찍 결정되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면, 지금 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파산 위기에 처했는지 알 것 같다.  

이 사례를 보면서 경영자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경영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해서 문제를 아주 크게 만드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 같다.
[변지석님,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대표들]


경영과 마케팅 관련 멋진 insight들을 구경 할 수 있는 블로그 ‘Creativity, Innovation, and Tech –
변지석
‘에서 변지석님이 미국 Big 3 CEO들의 위기대응 방식에 대해 아주 정확하신 insight를 지적해 주셨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들에게 있어 위기관리 실패의 많은 부분이 이 잘못의 인정과 사과의 기술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는 사실은 여러 위기관리 실무 전문가들에게는 이미 공감되고 있는 사실이다. (김호 사장님의 경우에도 이에 대한 글을 여러번 쓰셨다)

좀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Big 3 CEO들의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략적인 포지셔닝의 실패’라고 본다. 실패하는 위기관리에서 항상 목격되는 공통적 사항들의 하나는 ‘포지션이 변하는 것’이다. 물론 포지션이 무조건 변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포지션은 진화(evolution)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혁명적으로 180도 변화(revolution)하면 안된다.

혁명적인 포지션 변화라는 것은 최초 포지션에 대한 의사결정이 제한되고 왜곡된 상황파악에 근거하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너무 내부의 이야기만을 CEO가 듣고 그에 의해 결정하는 자기중심적 포지션인 경우가 많다.

그러한 포지션은 실제 위기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더욱 견고해져야 하는데, 부서지고 꺽어지게 된다. 여론에 따라 포지션을 flexible하게 가져가는 것 또한 위험하다. 일단 정확한 상황파악과 내외부의 균형있는 인풋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포지션이 정해진다면 그 다음은 일관성이다.

그 일관성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포지션은 원래부터 전략적인 포지션이 아니었던 반증이다. Big 3 CEO의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변화했다. 여론에 밀려 포지션을 바꾸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변지석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만약 이들 경영자가 11월 청문회에서 이런 자세를 보였다면..’이라는 아쉬움을 제공하고 있다.

위기관리 노력의 절반 이상은 정확하고 전략적인 포지션을 정하는 데 투자하라고 충고 하고 싶다. 위기관리, 서비스, 마케팅, 세일즈, 기획, 재무, 감사, 법무, 생산, 품질관리, 기술, 인사…이 모든 것에는 일관성이 중심이다. 전략적인 포지셔닝과 일관된 실행 처럼 좋은게 없다.

 

12월 092008 Tagged with , , , 4 Responses

그러면 매체를 차별하세요. 네.

[[주장]]
“언론(미디어)은 차별하면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매체에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관계를 맺어야 하고요. 만약 자신이 출입처로부터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자가 생기게 되면…상당히 관계가 힘들어 집니다. 회사에 관한 부정확하고 일부 의도적인 기사가 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지요. 온라인상의 네티즌들과도 같은 맥락이죠.”

[[반론]]
“에이…OOO경제지 그런 거 누가 봅니까? 우리 본사에서는 그런 마이너 까지 신경 못 씁니다. 쓰라고 하세요. 그걸 누가 본다고…”

[[다른 반론]]
“아니 유투브가 미디어예요? 그거 애들 장난 하는 데지…거기 회사 관련해서 뭐가 올라간다고 뭐 그리 심각하겠어. 만약 그런거 올라가면 그걸 올린 녀석한테 소송을 걸어 버리지 뭐…간단히”

[[또 다른 반론]]
“그런 말은 PR담당자들이나 그러는 거지…우리같은 경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언론에 신경 안씁니다. 일도 바빠 죽겠는데…시시콜콜 말이나 만들어 내는 그런 언론에 신경 쓰고 뭐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왠만해서는 관심 조차 없습니다.”

“네. 그러시군요. 그러면…이런 가정을 한번 해 봅시다.”

만약…


만약…

자신의 이런 비밀 사진이나 동영상이 말씀하신 그 마이너 경제지에 실린다면…장난질 같은 유투브에 올라간다면…그리고 그 초라한 마이너 웹사이트에 실린다면…그것도 까만 모자이크 없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시하실 수 있나요? 신경이 안 쓰일 까요?

만약…그렇다면

됐습니다. 그렇게 가지요. 신경 끄죠 같이. 네.

[[정리]]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 마이너나 메이저나 아무튼 “언론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주장은:

1. 회사와 내 자신을 완전히 다른 개체로 생각하거나
2. 과격하리 만큼 무모하거나
3.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슬프다)

What do you think?
 

12월 082008 Tagged with , , , , 9 Responses

일방적 추측

흔히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대화의 방향을 통제한다. 사람은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게 되니까. 질문을 내치는 사람은 드물다. 질문을
받으면 대개는 생각해 보게 되고 대답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하며, 추측을 토대로 말을
늘어놓는 데 익숙하다. 그 추측이란 게 사실은 얼마나 일방적이며, 잘못될 수 있는 것인가?
[한겨레]

한국리더십센터 고현숙 부사장께서 기고하신 글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가져왔다. 오늘 오전에 우리 팀장 하나가 포텐셜 클라이언트 미팅에 다녀왔다면서 보고를 했다. “그 인하우스 담당자분이 에이전시 출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인하우스 조인한지 얼마 안되신…”

내가 물었다. “어느 에이전시 출신이시래?” 팀장이 말한다. “그건 안 물어 봤는데요.” 내가 물었다. ‘왜? 물어보지 않거나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아니요. 그냥…”

궁금하다. 왜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할까? 특히나 제안이라는 부분은 추측에 근거하면 안되지 않나.

12월 072008 Tagged with 1 Response

Juggling Situation

CHICAGO: JPMorgan Chase will be laying off 42 out of 45 corporate communications
staffers at recently acquired Washington Mutual.[
PR Weeks]

JPMorgan이 최근 인수한 Washington Mutual의 Corporate Communications 담당 기존 인력들을 90% 이상 날려버림.

90년대 중반 내가 다니던 학교 같은 동기 중에 뉴저지 Prudential에서 Corporate communication을 담당하는 한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는 그들도 구조조정으로 (바로 윗 뉴스와 비슷한) 대규모 lay-off이 있었다고 했다. 내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인원이 퇴사를 해도 너네 회사가 굴러가니?
남아서 일하는 몇 안되는 너희들은 어떻게 일을하니?”


거의 90%가량의 인원을 날려버리고…나머지 10%가 100%의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그들의 노하우를 알고 싶었다.  

그 선수가 웃으면서 허공을 올려다 보며 대답했다.

“그냥 저글링 중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도 저글링 중인 모든 corporate communication 담당자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12월 072008 Tagged with 2 Responses

Nice Shot!!!

Favreau wasn’t talking to reporters about the incident, but transition officials said he had offered an apology to Clinton.

The Clinton camp reaction? “Sen. Clinton is pleased to learn of
Jon’s obvious interest in the State Department, and is currently
reviewing his application
,” Clinton aide Philippe Reines told the
Washington Post. [CNN]

Nice Shot!!!!! 이런 논평을 내 놓는 사람. 참 멋지다.

12월 072008 Tagged with 2 Responses

바보 죤 파브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죤 파브로는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자신의 탤런트를 믿고 생각이 있었어야 했다. 이를 통해 많은 노인들은 젊은 것들은 생각이 없다는 사례로 내세울 것이다. 죤 파브로는 자신이 한세대와 한연령대를 대표하는 비주얼이었다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참 안타깝다. 인재가 참 드물다.

12월 052008 Tagged with , , 12 Responses

송년회의 커뮤니케이션 진단

얼마전 옆자리에서 송년회인지 회식인지 모여 저녁식사와 술을 함께 하는 무리들을 관찰하게 됐다. 사실 우리 회사도 어느 정도 비숫하기 때문에 그들의 조직내 커뮤니케이션 다이나믹스를 유심하게 관찰 했다.

송년회나 회식이라는 것의 주 목적은 커뮤니케이션과 Bonding이 아닐까?

그러나 그런 목적을 달성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조직에서 극히 일부다. 회식 자리들을 유심하게 관찰해 보자. 상당히 많은 직원들은 문자를 보내고 받고, 시계를 보고, 딴 생각에 빠져있다. 회사 가장 최고위 임원이 무슨말을 하는지, 어떤 대화들이 오가는 지 서로 별로 관심이 없는 직원들이 사실 더 많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회식을 하기 싫은 야근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 사실을 회식을 주창하는 일부 사람들만 모른다. 그게 커뮤니케이션과 bonding이 이루어 지지 않는 가장 큰 문제다.

송년회와 회식의 커뮤니케이션 다이나믹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월 05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이해, 익숙하지 않음, 낯설음, 두려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나 회사의 직원들에게 PR 제안서(proposal)을 써 오라고 하면 청첩장이나 브로슈어를 만들어 가져오곤 한다. 브로슈어 타입의 제안서인 경우에도 이 제안서가 여러명에 의해 공장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팔다리 머리 다리가 따로 놀곤 한다.

아주 흉칙한 브로슈어다.

일단 제대로 된 제안서에는 제안서를 꾸민 사람의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플로우를 따르라고 하는거다.

옛날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놀부와 흥부라는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놀부라는 형은 아주 마음씨가 고약했죠. 반면에 동생 흥부는 너무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놀부는 이것 저것 욕심을 부려 부자가 되었고, 흥부는 마음이 착한 나머지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결국 이 놀부는 욕심을 부리다 하늘의 미움을 사서 가족과 재물을 잃고 패가망신을 했고. 흥부는 착한 마음씨 때문에 가족과 재산이 풍성해 져서 아주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런 제안서 플로우가 있다고 치자. 전체적으로 생각의 흐름이 있고, 다음 장면에 예상되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결론이 있고, 스토리를 듣고 난 뒤에는 기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학생들이나 일부 직원들이 만드는 제안서는 이런 꼴이다.

옛날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놀부와 흥부라는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놀부는 욕심을 부리다 하늘의 미움을 사서 가족과 재물을 잃고 패가망신을 했고. 놀부는 이것 저것 욕심을 부려 부자가 되었고, 흥부는 마음이
착한 나머지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반면에 동생 흥부는 너무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이 놀부라는 형은 아주 마음씨가 고약했죠. 흥부는
착한 마음씨 때문에 가족과 재산이 풍성해 져서 아주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런 제안서 플로우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는 말하고 있는데 일단 이해가 잘 안된다. 그리고 앞의 부분과 뒷 부분이 연결이 안되니 다음을 예상할 수도 없다. 정상적인 시청자라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더구나 끝나고 나면…기억에 남는 것은 황당함 뿐이다.

1. 플로우, 플로우, 플로우
2. 제안서 만드는 순서를 거꾸로 말 것. (ex. 프로그램 먼저 아이디에이션 하고 전략을 우겨 만들기)
3. 제안서를 잘라 각자 만들어 합체 말기. (ex. 죽은 사람들 시체를 부분 부분 잘라 합친 프랑켄슈타인?)
4. Key Message를 잘 만들기 위해 공 들이기. (–> 현재 이 것이 가장 priority 적게 가져가는 부분)
5. 만들고 나면 같이 읽어보고 읽어보고 읽어보고 해서 껄끄러운 매듭이나 곁가지들을 갈아내기.

물론 자신이 미처 안해 본일은 이해는 가도, 익숙하지 않다. 낯설고 두렵다. 그러다 보면 그런 낯섬과 두려움을 피하고 싶어진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피해서는 일이 안된다. 그리고 두려움도 없어지지가 않는다. 한번 두번 익숙해지고 친해지고 두려움을 날리는 버릇을 들이면 그것이 더 익숙해 진다. 그 때부터 일을 제대로 하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66 67 68 69 70 97